동경 입성(6)
북한 해군 부사령관 임철상이 물꼬를 트자마자 국군 특전사령관 강대호가 지지 않고 나섰고, 또 그에 지지 않으려고 해병대 사령관 강민철도 동경 공격 작전 선봉을 차지하려고 나섰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랐는지 국군 2군단 부군단장 이용기 소장까지 나서서 자기들이 동경 공략 작전에 선봉을 서겠다고 난리였다.
그러나 여기서 빠진 부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고구려군이었으나 그들이라고 그냥 끝까지 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다들 무슨 말씀이십니까. 동경 공략의 선봉은 우리 고구려군이 서야 합니다. 그러니 다들 양보하십시오.”
고구려 1기동여단장 정영진이 이렇게 나오자 가만히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던 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도 나서서 기어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고구려군도 아니고 한국군도 아니라 우리 자랑스러운 인민군 8군단이 선봉에 서야 하니 다른 부대는 다 뒤로 빠지시오. 내래 선봉으로 가서 동경을 단박에 함락시키겠으니까.”
“무슨 소리입니까. 선봉은 우리 대한민국 해병대가 서야 합니다.”
“우리 고구려군이 서야 합니다.”
“어허! 우리 해군이 선봉에 선다니까. 다들 그러네.”
“뭐니 뭐니 해도 선봉은 우리 특전사입니다. 그러니 다들 그렇게 아십시오.”
각 부대장이 자기 부대가 선봉에 서겠다고 이렇게 한마디씩 꺼내는 바람에 장내는 금방 소란스러워지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마침 연결된 화상으로 한국군 합참의장 김진규가 모습을 드러내는 바람에 장내는 일순 조용해졌다.
“다들 고생이 많소.”
“아닙니다. 의장님.”
“그래 1군단장, 동경 공략 작전은 다 수립했소?”
“아직 수립하지 못했습니다. 의장님.”
“그렇다면 다들 선봉을 서겠다고 우기고 있었겠군.”
“절대 아닙니다. 의장님.”
“아니긴. 그리고 동경 공략 작전 명령은 내가 하달하겠소. 가장 먼저 특전사령관은 항작사의 도움을 받아 모든 헬기를 이용해서 일본 왕궁을 점령하고, 일왕과 왕족들을 빠짐없이
사로잡으시오. 단, 한 명도 도망치게 하면 안 되오. 알겠소.”
“예, 의장님.”
“1, 2군단과 해병대, 북 8군단과 고구려군은 서로 선봉에 서겠다고 싸우지 말고, 1군단과 북 8군단은 부대를 일곱 방향으로 나눠서 각 일곱 방향에서 동경을 공격하고, 2군단은
부대를 세 방향, 해병대는 두 방향, 고구려군은 한 방향을 맡아 동경을 공격하시오. 그럼 총 스무 방향에서 동경을 포위 공격하는 것이니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오. 그리고
항공작전사령관과 공군 작전차장, 북 제7전투기사단장은 육군에 앞서 출격해 빈틈없는 항공지원을 부탁하오. 그리고 해군은······.”
남북한과 고구려 각 부대장의 설왕설래를 단 한방에 정리해버린 한국군 합참의장 김진규, 그리고 그의 명령에 남북한 모든 부대장이 토를 달지 않았으니 아니 못했으니 그것이 바로 계급과
직책의 힘이었다.
어떻든 그렇게 작전회의에 이은 작전 지시가 끝난 2022년 9월 5일 월요일 오전 11시 30분, 미리 점심까지 든든하게 먹은 대한민국 공군 제1전투기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120대가 출격하는 것으로 동경 공격 작전은 개시됐다.
***
남북한과 고구려군이 동경 공격 작전에 나서는 그때 국군 6군단 군사경찰단의 호위를 받으면서 일본 오사카에 입성한 남북한과 고구려의 일제 한반도침략조사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다이센
고분 입구에서 고분을 쳐다보고는 심각한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이 다이센 고분(大仙古墳)은 오사카부 사카이시 사카이구 다이센 정에 있는 고분으로 형상은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이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이 고분이 누구의 것인지 정확하게
모른다는 그것이었다.
이처럼 이 고분의 피장자가 누구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일본 궁내청에서는 닌토쿠 일왕의 능인 모즈노미미하라 중릉이라고 비정한다.
따라서 닌토쿠릉, 닌토쿠릉 고분이라고는 하지만, 궁내청에서 발굴 허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진짜 누구 능인지는 알 길이 없다.
“차관님, 이 고분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발굴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백제와 일본의 관계, 나아가서는 고구려, 신라 포함 한반도와 일본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장 발굴하시죠.”
“나도 그러고 싶소만, 아직도 국내에 친일파들이 남아있는지 일부 학자들이 대통령님께 이 고분의 발굴을 금지해달라고 청원도 올리고, 진정서도 내는 등 지랄하는 바람에 대통령님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으니 잠시만 더 기다려주시오.”
일제의 한반도침략조사위원회 소속 서울대 교수 조정규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자 이 위원회를 사실상 대표하는 최문호에게 다이센 고분의 발굴을 주장했다.
그러자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최문호는 오늘 아침 청와대에서 받은 일단 발굴을 보류하라는 통보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북한에서 나온 박정태와 고구려 문화재국에서 파견 나온 장수영이 그럼 자신들이 발굴하겠다고 나왔다.
“그럼 한국은 이 일에서 빠지시오. 친일파가 단 한 명도 없는 우리 공화국에서 발굴하겠으니까 말이오.”
“그건 아니죠. 지금 북한에는 친일파가 없다고 해도 예전에는 친일파가 있었으니 친일파와 연관된 남북한은 모두 빠져야죠. 그리고 태생부터 친일파를 완전히 배제한 우리 고구려에서
발굴해야죠.”
“무슨 소리요. 우리 공화국의 친일파들은 총비서 동지께서 모두 제거했으니 우리가 발굴하는 것이 맞소.”
“그래도 과거에는 친일파가 있었지 않소. 그러니 우리 고구려가 발굴해야죠.”
“어허. 우리 공화국에는 이제 친일파가 없다니까 그러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언급한 것처럼, 아직도 한국에 남은 친일 학자들 특히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친일 역사학자들이 이 고분의 발굴은 물론 일본 문화재 등의 압수, 압류 등의
중단을 촉구하는 국민청원과 진성서 등을 내는 등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 동조하는 일부 친일파들이 가세하는 바람에 대한민국 대통령 이세연마저 일단 발굴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이나 그건 단지 일단 보류일뿐이라고 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이 소식이 나에게 알려지거나 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에게 알려지면 이세연 대통령이 일단 보류가 아니라 극구 반대하더라도 고분은 발굴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알았는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최문호가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자자, 모두 진정하시고, 제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발굴 허락을 받겠으니 다 같이 발굴하는 것으로 하시죠. 그리고 이 주위에 고분도 많으니까 말입니다. 한데, 조 교수님, 이
고분이 정말 백제와 관계가 있을까요?”
“차관님, 이 고분은 하늘에서 보면 열쇠 구멍과 유사한 모양의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으로 최대 길이 840m, 최대 폭 654m, 분구의 길이는 525m, 분구 체적은 약
140만㎥, 삼중으로 만들어진 호(濠)로 둘러싸여 있는 일본 최대의 고분이자 이집트 쿠푸왕의 피라미드, 중국 진시황릉과 함께 세계 3대 고분이지만, 규모만 따지면 세계 최대의
고분입니다. 그런데도 이 고분을 관리하는 일본 궁내청은 관광객은 물론 고고학자, 심지어는 일본 왕가에도 이 고분의 접근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 이유가 이 고분이 백제와 관계가 있고, 고로 백제와 일본 왕족과의 관계가 너무나 밀접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입니까. 그런데 그건 음모론 아닙니까?”
“음모론인지 아닌지는 이제 이 고분을 발굴해보면 알게 되겠지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최문호와 서울대 교수 조정규의 이런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북한의 박정태가 다시 나선 것은 그때였다.
“조 교수 동무, 이 고분이 백제인과 관계가 있을지 아니면 고구려인과 관계가 있을지 그건 발굴하지 않은 이상 아직 모르는 것 아니오.”
“그건 아직 모르지만, 100% 백제와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아니, 그건 정말 아직 모르지 않소. 고구려와 관계가 있을지. 아니면 신라나 가야와 관계가 있을지 말이오. 그러니 고구려의 진정한 후예인 우리 공화국이 발굴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아니요?”
북한 박정태가 고구려의 진정한 후예가 북한이라고 하자 고구려 문화재국 장수영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태 선생님, 고구려의 진정한 후예는 북한이 아니라 우리 고구려입니다. 고구려! 그러니 우리 고구려가 발굴하는 것이 맞습니다. 당장 우리 문화재 국장님께 연락드리고, 오늘로
민재인 위원장님의 허락을 받고, 우리 고구려가 발굴하겠습니다. 그러니 다들 그렇게 아십시오.”
“발굴은 우리 공화국에서 해야 하오.”
북한의 박정태와 고구려 문화재국의 장수영이 다시 이렇게 언성을 높이자 최문호가 다시 나서려고 했으나 조정규가 먼저 나서서 말했다.
“북한도 고구려도 아닌 우리 다 같이 발굴하는 것이 이치에도 맞으니 두 분은 그만하시죠. 그리고 차관님, 일본이 세계 최대의 고분인 이 고분을 그것도 궁내청이 관리하면서 숨기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피라미드나 진시황릉과는 달리 이 고분은 세계문화유산인데도 세계에 자랑은 고사하고, 발굴도 하지 않고 꼭꼭 숨기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제가 다시 한번 더 장관님께 전화하겠으니 우리 다 같이 발굴하는 것으로 합시다. 그래서 이 고분이 가진 비밀을 온 세계만방에 알리도록 하죠. 그건 그렇고 이 오사카의 다른 유물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일제의 한반도침략조사위원회 위원들이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때 대한민국 공군 제1전투기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120대를 따라서 대한민국 공군 제1전투지원사단과
제2전투지원사단의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16대와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8 조인트 스타스 지상 조기경보통제기, 글로벌 호크, 전자전 정찰기 RC-135V/W
리벳조인트도 출격했다.
그리고 이 한일전쟁에서는 별로 활약하지 못한 한국군의 무인정찰기 올빼미와 천검 대전차미사일 2발을 단 송골매-2 무인공격기, 천검 대전차미사일 2발과 소형 항공 폭탄까지 단
송골매-3 무인공격기 그리고 한국군 최고의 무인공격기이자 천검 대전차미사일 4발과 GBU-39 SDB 활강유도항공폭탄 또는 KGGB(Korea GPS Guided Bomb) 즉
500파운드 유도항공폭탄까지 탑재한 A-1 흑룡 무인공격기도 무더기로 출격했다.
공군 전투기 등과 무인기들까지 이렇게 출격하자 이번에는 남북한 해군의 고속정들이 출동했고, 이어서는 항공작전사령부의 AH-64 아파치 공격 헬기 100대와 1군단과 2군단 예하
1, 2항공여단의 참매 소형무장 헬기 108대도 날아올랐으니 동경 하늘은 한마디로 한국군의 전투기와 무인기, 헬기 등으로 뒤덮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각 항공기는 고도를 달리해서 작전을 펼쳤기에 서로 충돌하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으니 그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탑승! 탑승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