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44화 (344/470)

동경 입성(4)

국군 2군단 2기갑사단이 일본 시즈오카현 고텐바시(御殿場市) 후지 학교에서 전투를 벌이는 그때 국군 5군단 9기동보병사단 1연대는 일본 규슈 오이타현 오이타시 일본 육상자위대

서부방면대 서부방면 전차대 기지에 진입해 있었다.

이곳에 있던 자위대 전차들은 모두 기타큐슈 방어전에서 5군단에 격파되었기에 지금 이곳 주둔지에 남은 전차는 없었고, 몇몇 자위대원만이 남아있다가 9기동보병사단 1연대에 의해 모조리

사살당했다.

이때 규슈의 주요 자위대 기지는 거의 파괴된 상태였으나 그 파괴된 곳에도 이렇게 몇몇 자위대원들은 남아있었고, 간혹 민병들도 출현했기에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북한 인민군 4군단과 국군 5군단은 기타큐슈에 상륙한 이후 여러 갈래로 남진을 계속해서 그중 국군 5군단 9기동보병사단 1연대는 이 오이타에 들어왔다.

그러나 5군단 본부는 더 남쪽인 미야자키현 노베오카시(延岡市)에 들어가 있었고, 5군단 5기갑사단은 그보다 더 남쪽인 휴가시(日向市)까지 진격해 있었다.

북한 인민군 4군단은 규슈의 서쪽인 구마모토현에 입성해서 지금 그곳의 일본인들을 소개하고 있었으니 곧 규슈도 남북한군의 손아래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이 인민군 4군단은 10, 11, 12기계화보병사단과 33, 34, 35기동보병사단 등으로 이루어진 군단으로 그 중 33기동보병사단장 김상문은 지금 구마모토의 그 유명한 구마모토

성(城) 앞에 서 있었다.

“저 꼴도 보기 싫은 가등청정(加藤淸正:가토 기요마사) 동상부터 박살을 내 버려. 당장!”

“예, 사단장 동지.”

성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 동상을 본 김상문이 이렇게 지시하자마자 그를 호위해 온 K-21 보병전투장갑차가 40mm 기관포를 발사해서 동상을 진짜 박살을 내

버렸다.

그러자 김상문이 다시 이렇게 말했다.

“이 구마모토 성(城)도 불태워버렸으면 좋겠지만, 참는다. 참아. 다만,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이라는 이름이라도 새겨진 무엇이라도 있으면 모조리 없애버려. 알았나.”

가토 기요마사를 한자어로 하면 가등청정이다.

이 자는 임진왜란 당시 왜 제2군을 이끌고 조선을 침략, 한양을 거쳐 개성을 함락하고, 함경도에 진출해 선조의 서자인 임해군과 순화군을 포로 사로잡는 등등 한 악질적인 왜장이다.

그러나 이제 그의 본거지인 구마모토는 북한 인민군 4군단에 의해 점령당했고, 그의 동상부터 시작해서 이름까지 그 흔적이 모조리 사라질 판이었다.

하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고, 그날 오후 가토 기요마사의 무덤이 있는 혼묘지(本妙寺)에 역시 인민군 4군단 33기동보병사단장 김상문이 이끄는 일단의 병력이 K-21 보병전투장갑차는

물론 굴착기와 불도저까지 끌고 나타났다.

“저 동상부터 파괴해!”

혼묘지 뒤에 서 있는 또 하나의 가토 기요마사 동상도 그렇게 파괴됐다.

그런데 그 동상을 파괴하는데, 민병인지 그냥 일본인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10여 명이 일본도를 빼 들고 동상 파괴를 막으려고 난동을 부리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자 김상문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그들은 K-21 보병전투장갑차에 의해 바로 사살당했다.

하나 난동을 부리는 일본인들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가토 기요마사의 묘 정지묘(淨池廟)를 굴착기로 파버리려는 순간에는 20여 명의 일본인이 난동을 부리다가 역시 모조리 사살당했으니까 말이다.

“파. 파라. 파서 곧 비가 온다니 비 오면 더러운 흙탕물 구덩이가 되게 해.”

그렇게 가토 기요마사의 묘는 파헤쳐졌고, 인근의 건물 중에서 그와 연관된 곳은 모두 불태워졌다.

그러나 구마모토에 남은 그의 흔적은 많았기에 이 일은 그냥 시작에 불과했다.

“우리 사단만 진격이 너무 늦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군단 본부는 벌써 미야자키현 노베오카시에 입성해 있는데, 우리 사단은 아직도 이 오이타를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말입니다.”

“우리는 진격이 목표가 아니라 일본인 소개가 목적이라서 할 수 없는 일이야. 그러니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쪽발이들이나 빨리빨리 소개해.”

“예, 그런데 정말 이 규슈의 전 일본인을 소개하는 것입니까?”

“2연대장, 그걸 지금 질문이라고 하나.”

“저는 단지 정말 그런지 궁금해서 말입니다.”

“인마, 내가 마지막으로 명령할 테니까 잘 들어. 아니, 이건 군단장님도 아니고 합참의장님도 아니고 국방부 장관님도 아니고 대통령님이 직접 내리신 명령이니까 알았어.”

“예, 사단장님.”

“좋아. 그럼 대통령님의 명령을 간단하게 줄이면, 이것이니 잘 기억해. 이 규슈의 모든 쪽발이를 혼슈로 이동시킨다. 그래야 부산에서 대마도를 거쳐 일기도(壹岐島) 즉 이키섬 그리고

규슈에 상륙한 다음에는 후쿠오카, 이곳 오이타, 미야자키, 가고시마 등을 지나서 저 밑 오키나와까지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럼 남북제도(파라셀제도)를 포함해 해남도까지

확실하게 우리의 영토가 확장된다. 그럼으로써 남한국해(동중국해)와 동남아해(남중국해)도 완벽하게 우리의 영향력 아래 둘 수 있다. 이제 알겠어.”

“예, 사단장님.”

“그리고 인마, 생각해봐라. 이 규슈와 오키나와 그리고 해남도까지 전부 우리의 영토가 되면, 얼마나 뿌듯하겠냐. 안 그래?”

“그건 그렇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영토가 헌법에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였지만, 실상은 고작 휴전선 이남이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명실상부하게 북한도 우리의

영토라는 개념이 들고, 고구려에 더해서 사단장님께서 언급하신 곳까지 우리의 영토가 되면 고구려의 광개토태왕께서 이룩하신 영토보다 훨씬 넓으니 우리 한민족 역사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보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뿌듯한 생각이 들 것입니다. 아니, 듭니다.”

“그렇지. 그리고 나중에 우리 손자 손녀들이 할아버지는 예전 한중과 한일전쟁 때 무엇을 했어? 그렇게 물으면 오늘 이야기를 해줘야지. 우리 한민족의 영토를 규슈, 오키나와, 해남도

그리고 저 고구려 배달도까지 넓혔다고. 그리고 남한국해(동중국해)와 동남아해(남중국해)를 우리 손아귀에 넣었다고 말이야.”

“정말 자랑스럽게 그런 이야기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군 5군단 9기동보병사단장 진태영이 예하 2연대장 나한식에게 말한 것처럼, 남북한과 고구려는 규슈의 일본인을 모두 소개한 다음 그곳을 영구히 대한민국의 영토로 만들려고 했다.

물론 명목상 규슈 지역 관할권은 고구려가 가질 것이지만, 고구려가 곧 대한민국이니 그것이 그것이었다.

어떻든 그런 목적을 가지고 국군 5군단, 국방개혁 이전에만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군 중 가장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던 그 기동 7군단이 모태가 된 5군단은 인민군 4군단과 함께 규슈를

정리하고 있었다.

이때 국군 1군단 저격대대 서한국 중사는 일본 나가노현 지노시에서 일본 자위대 패잔병이나 민병을 찾고 있었으니 이 말은 곧 1군단 본부 전체가 기어이 이곳까지 왔다는 말이었다.

“이제는 패잔병도 민병도 보이지 않으니 이게 전쟁인지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 중사님.”

“여기만 그렇지 다른 곳에서는 아직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으니 전쟁은 전쟁이지.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려.”

“예, 그리고 다른 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기는 하지만, 우리 앞에 적이 없으니 좀 심심하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런 복합적인 감정입니다.”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마. 동경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박 하사가 원하는 적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니까.”

“그렇겠지요.”

“당연한 것 아닌가.”

“어, 미친놈이 나타났습니다. 우리가 심심해하는 것을 알았나 봅니다. 11시 방향, 거리 600m 보이십니까?”

“박 하사가 심심하다고 하니까 때마침 저런 애들이 나타나는군. 확인!”

“하하하! 그럼 쏘십시오.”

일본 나가노현 지노시 지노시청 옆 지노경찰서 옥상에서 주변을 경계하던 서한국 중사의 K-14 저격소총이 그렇게 다시 불을 뿜었다.

그 결과 약 600m 떨어진 시민문화회관 근처에서 자위대의 20식 소총을 꼬나쥐고 지노 시민을 통제하고 있는 1군단 군사경찰을 향해 소총을 발사하려던 민병 한 명이 먼저 서한국

중사의 저격소총에 맞아 쓰러졌다.

“명중입니다.”

“확인. 그런데 저런 민병들도 일본과 옛 중국이 왜 저렇게나 차이가 날까.”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국에 온전한 군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 그리고 애국심의 차이, 민족성의 차이, 뭐 그런 것 말이야. 그건 그렇고 여기서 동경까지는 얼마나 걸려?”

“여기 나가노현 지노시에서 동경까지는 직선거리로 150km, 그러나 도로를 따라가면 더 멀 것이고, 시간은 정확하게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하긴 싸우면서 가면, 오래 걸릴 것이고, 그냥 달리면 금방 가겠지. 그래도 기어이 이곳까지 왔네. 그리고 곧 동경이고 말이야.”

“그건 맞습니다. 곧 동경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럼 전쟁도 끝날 것입니다. 우리의 승리로 말입니다.”

“맞아. 우리의 승리로 끝나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지.”

“한중전쟁 승전에 이어서 한일전쟁 승전까지. 우리 한민족 5천 년 역사에서 이런 일은 처음일 것이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정말 공전절후 전무후무한 그런 일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공전절후, 전무후무한 일은 일이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것이 아니라 바로 그래.”

서한국이 이 말을 하는 순간 국군 1군단장 이철영이 군단 본부와 예하 부대에 다시 진격 명령을 하달하는 바람에 그와 박인철 하사도 곧장 또 짐을 챙겨야 했다.

그러나 1기갑사단이 아직 나고야에서 시가전을 치르면서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등을 소탕하는 관계로 1군단 예하 모든 부대가 동경을 향해서 속도를 올릴 수는 없었다.

그때 국군 2군단의 선봉 부대인 21기동보병사단은 별 어려움도 별다른 저항도 받지 않고, 하마마쓰, 시즈오카, 후지시를 거쳐서 요코하마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군단장 동지, 아직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답네다.”

“그럼 날래 쪽발이들 쓸어버리라고 해.”

북한 인민군 8군단은 이때 교토를 거쳐 나고야로 방향을 잡아 진격하고 있었는데, 그 나고야에서 국군 1기갑사단과 자위대와 민병 등의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8군단장

박수일이 이렇게 시큰둥하게 명령했다.

그러나 그 시큰둥한 명령에도 인민군 8군단 예하 모든 부대가 나고야 시내로 진입해 국군 1군단 1기갑사단을 도와서 시가전을 벌였다.

그 결과 나고야는 그날이 다 가기 전에 국군 1군단 1기갑사단과 인민군 8군단 수중에 떨어졌고, 일본 자위대가 최신예 10식 전차까지 동원해서 계획한 시가전은 국군에게 별 피해를

주지 못하고 그렇게 막을 내렸다.

“서 소장, 빨리 부대를 정비하시오. 우리 군단은 이 길로 동경까지 그냥 달리겠으니 말이오.”

“예, 박 상장님. 그리고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감사는 무슨 감사요. 하고 이제는 서로 돕고 살아야지. 안 그렇소?”

“그건 맞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 도와야 합니다. 하하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