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입성(2)
국군 1군단 28기동보병사단 1연대 2, 3대대의 K-808 장갑차와 30mm 차륜형 자주대공포들이 동경 하네다 국제공항으로 달려가는 와중에 대한민국 해병대 2여단이 먼저 해군의
상륙함을 이용해서 공항으로 상륙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해졌다.
그 바람에 28기동보병사단 1연대 1대대장 김명성이 선두에서 달리는 1중대장 우용덕에게 이렇게 연달아 강압했다.
그러나 그들보다는 결국 해군의 상륙함을 동원한 해병대 2여단이 먼저 하네다 국제공항으로 상륙을 개시했다.
이때 동경 앞바다에는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을 수색한다고 한국형 방공구축함과 여타 구축함들이 설치고 다녔고, 한국 해군의 해상초계기 38대도 잠수함 수색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나 일본 잠수함을 찾아내지 못한 해상초계기들이 다른 공항으로 간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동경 하네다 국제공항에 착륙했으니 그들이 남북한과 고구려 육해공군 중에서 가장 먼저 그
공항에 착륙한 기체가 됐다.
그리고 이어서는 항공지원을 했던 AH-64 아파치 공격헬기 6대도 착륙했고, 이어서는 제1전투기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들도 착륙했다.
그렇게 동경 하네다 국제공항이 한국군의 손에 떨어졌고, 그 소식은 삽시간에 일본 전역으로 퍼져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때쯤 28기동보병사단 1연대 2, 3대대의 K-808 장갑차와 30mm 차륜형 자주대공포가 도착해서는 공항으로 이어지는 모든 도로를 차단했다.
“11시 방향, 적 전차! 거리 1,950m. 쏴!”
“확인!”
나고야로 바로 입성하지 않고 계속 진격하던 국군 1군단 5기계화보병사단과 3기동보병사단은 이카이시 산맥을 지나자마자 역시 다른 길로 그 산맥을 넘어온 6기계화보병사단,
25기동보병사단과 함께 일본 야나마시현에서 만나 함께 현청 소재지인 고후시(甲府市)를 점령했다.
그리고 군단장 이철영의 독촉에 부대별로 길을 나누어 동경으로 신속하게 진격하다가 전초부대로 나간 3기동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 1소대장 민태식의 K-2 흑표전차에 일본
육상자위대 10식 전차가 잡혔다.
“쾅!”
소대장 민태식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사수 조인식 병장이 주포를 발사해 건물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나오던 일본 육상자위대 10식 전차를 그대로 날려버린 것은 진짜 순식간이었다.
이들도 한중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이번 한일전쟁에서도 실전경험을 쌓는 중이었기에 적 발견과 주포 발사까지는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이루어졌다.
“그 폭격에도 살아남은 놈들이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소대장님.”
“그래서 최후의 승리는 우리 같은 보병의 것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지.”
“우린 보병이 아니라 기갑입니다.”
“대대 K-21 보병전투장갑차 탄 애들은 기갑 보병이다. 그리고 우리 사단이 기동보병사단이니 결국 최후의 승리는 우리 것이라는 말이다.”
“뭔가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말은 됩니다.”
“당연히 말이 되지.”
“그런데 또 있겠죠?”
“당연히 또 있겠지. 쪽발이들도 쉽게 죽지는 않을 것이니까.”
“그럼 이제 가시죠. 쪽발이들 엉덩이에 한방씩 날려주러 말입니다.”
“그래 가자! 군단장님, 사단장님도 모자라서 연대장님과 대대장님도 빨리빨리 진격하라고 닦달이시니까. 야, 장 병장. 달려! 육상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떨거지들은 장갑차들이 처리해도
되니까 말이다.”
국군 1군단 3기동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 1소대장 민태식 중위의 K-2 흑표전차는 일본 야나마시현 현청 소재지인 고후시를 그렇게 질주해 동경 중심가에서 직선거리로 약
75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오쓰키시(大月市)에 곧장 입성했다.
그사이 일본 육상자위대 10식 전차 2대, 74식 전차 1대, 73식 장갑차 1대를 격파했고, 패잔병과 민병 10여 명을 사살했으니 민태식의 말처럼 공군이 아무리 폭격해도 최후의
승리는 보병의 몫이 맞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내 조국의 완전 통일 위하여 물불을 가림 없이 한데 뭉쳐 싸운다. 가평 춘천 탈환전 피의 능선 가칠봉 청사에 아로새긴 전공 세운 5사단······.“
“이 상황에서 무슨 사단가를 부르십니까. 그것도 이제는 바뀌어 안 부르는 옛날 사단가를요.”
“내 마음이다. 그런데 쪽발이들은 없냐?”
“아직은 없으니까 부르고 싶으면, 옛날 사단가 마음껏 부르십시오. 옛날 사단가나 지금 사단가나 뭐 별 차이가 있겠습니까.”
“맞다. 조국의 깃발 아래 민족의 이름으로 새 세기 선봉에서 용감히 싸워나가는 백전백승 열쇠부대 우리 5사단!”
“어, 적입니다.”
“어디?”
국군 1군단 5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 1소대 부소대장 진필호 중사가 국방개혁으로 제5기계화보병사단으로 바뀌기 이전 제5보병사단일 때의 사단가를 멈추고 묻자 그와 이야기를
나누던 명태성 하사가 적 출현을 알리는 동시에 번개처럼 주포를 발사했다.
“쾅!”
진필호와 명태성이 탄 K-2 흑표전차의 55구경장 120mm 주포에서 발사된 K-279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 막 도로 옆 수풀에서 나오던 일본 자위대의 90식 전차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명중!”
“저거 90식이잖아?”
“예, 그런데 저놈 혼자서 이런 곳이 있을 일은 없는 것 아닙니까?”
“맞다. 근처에 다른 놈도 있을 거다. 찾자.”
“예, 눈에 불을 켜고라도 찾아야죠.”
사단가를 멈춘 진필호 중사가 주포에 맞은 90식 전차를 확인한 다음 이렇게 말하자 명태성 하사가 다른 자위대 전차를 찾았지만, 일단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건 그들이 보지 못한 것뿐이었다.
이들 제5기계화보병사단은 3기동보병사단, 6기계화보병사단, 25기동보병사단과 일본 야나마시현에서 만나 함께 현청 소재지인 고후시(甲府市)를 점령했다.
그리고 군단장 이철영의 독촉에 서둘러서 부대별로 길을 나누어 동경으로 진격했는데, 그중 5기계화보병사단이 선택한 길은 일본 411번 국도였다.
그러나 곧장 야마나시현 고후시(甲府市)에서 출발해 이 도로를 탄 것이 아니라 후에후키시(笛吹市)를 지나 야마나시시(山梨市)를 가로지른 다음 고슈시(甲州市)까지 굴복시킨 이후였다.
그런데 그 고슈시에서 진필호 중사의 흑표전차에 격파된 90식 전차를 필두로 일본 자위대의 최신 10식 전차까지 100여 대가 나타나서는 이들 5기계화보병사단을 공격했다.
“사단장님, 적 10식 전차 100여 대 출현했다는 정찰기의 통보입니다.”
“무인기들부터 공격하라고 하고, 나머지 놈들은 내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알지.”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5기계화보병사단장 박인홍의 이 지시에 작전참모 나도형은 사단을 엄호하는 A-1 흑룡 무인공격기와 송골매-3 무인공격기에 일본 자위대 전차를 즉각 공격하라고 통보했다.
그리고 기갑수색대대와 1연대에도 공격 명령을 내리고, 2연대에게는 배후를 차단하고, 3연대에는 지원을 명령했다.
“슝!”
천검 대전차미사일 4발을 장착한 A-1 흑룡 무인공격기들이 5기계화보병사단 상공을 엄호하다가 공격에 나선 것은 나도형의 요청이 전달되지도 않은 찰나였다.
그러니까 공격 요청이 없었는데도 먼저 발견하고, 공격에 나선 것이었으니 일본의 10식 전차들에는 그것도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쾅!”
고슈시 외곽 풀숲에 숨어 있다가 5기계화보병사단을 공격하려고 나온 10식 전차 1대가 가장 먼저 천검 대전차미사일에 맞아 주저앉는 찰나 다른 흑룡 무인공격기 6대가 발사한 24발의
천검 대전차미사일도 목표를 찾아 쇄도했다.
“전방 11시 방향, 적 전차. 거리 2,000m. 쏴!”
“확인! 쏩니다.”
“쾅!”
A-1 흑룡 무인공격기들이 공격에 나서는 찰나 다시 일본 자위대의 10식 전차를 포착한 진필호 중사의 흑표전차가 주포를 발사했고, 곧 10식 전차는 불길에 휩싸였다.
“격파!”
“또 없습니까?”
“일단 대기. 그런데 앞에 90식 전차도 그렇고 이번에 10식 전차도 그렇고 쪽발이들이 영 시원치 않은데, 안 그래?”
“육상자위대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북부방면대 애들이 모조리 우리 공군 전투기들의 밥으로 전락하고, 비리비리한 애들만 남은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너무 시시하고, 시원찮은 애들뿐이라 싸울 맛이 안 나는데. 명 하사는 안 그래?”
“아뇨. 그리고 정식 자위대원이 아니라 민병이나 예비자위관인지 즉응예비자위관인지 뭔지 하는 그런 애들이거나 민병 애들이거나 그러니 저 모양이겠죠.”
“그런가. 그래도 쪽발이가 짱깨보다 더 쉬워. 아주 쉬워. 너무 쉬워. 그리고 이런 쪽발이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만주벌판을 달리면서 짱깨들과 전차전 할 때가 그래도 재미는 있었는데
말이야. 명 하사는 안 그렇겠지만.”
“예, 안 그렇습니다. 그리고 짱깨나 쪽발이나 일단 우리가 살고 봐야 하니까요. 화내실 겁니까?”
“아니, 그러나 제대로 된 놈들이 나타나서 만주벌판을 달리면서 전차전 할 때의 그 쾌감을 다시 한번 더 느껴봤으면 좋겠다.”
“혹시 전생에 만주벌판을 달리던 고구려 개마무사셨습니까? 심심하면 만주벌판 이야기하시니까 말입니다.”
“그랬을지도 모르지. 어떻든 쪽발이들은 너무 시시하고, 시원치 않아. 그래서 쪽발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생각하십시오. 괜히 제대로 된 놈들 나타나서 우리가 당하는 수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 놈은 꿈에도 없을 것 같은데.”
진필호 중사가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이곳에 나타난 10식 전차를 모는 일본 전차병들은 대부분이 이번에 지원 입대한 신병이거나 민병들이었다.
간혹 자위대에서 전차를 몬 경험이 있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했으니 역전의 용사인 진필호 등 한국군의 밥이 되는 것이었다.
“쿠콰쾅!”
일본의 10식 전차 100여 대가 제5기계화보병사단 앞에 나타난 사실은 곧장 그 상공에 있던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도 전해졌고, 그 결과 역시 인근에서 초계비행 중이던 공군
제3전투기사단의 F-1 삼족오 전투기 편대에도 전파됐다.
그리고 바람처럼 나타난 F-1 삼족오 전투기 편대가 10식 전차들을 향해 대기갑확산탄을 투하하고 사라지는 찰나 이번에는 1군단 1항공여단의 참매 소형무장 헬기 6대가 나타나 천검
대전차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이 바람에 진필호 중사와 명태성 하사는 그저 그 장면을 구경만 해야 했으나 운이 좋은 것인지 그 공격에서도 살아남은 10식 전차 1대가 그들 앞에 나타나는 바람에 번개처럼 다시
주포를 발사했다.
“쾅!”
“격파! 좋아. 아, 그리고 명 하사, 나는 킬 마크 붙일 테니까 너는 그동안 쪽발이 전차 더 나타나는지 감시나 잘해라.”
“그러지 말고 킬 마크는 전투 끝나고 붙이시죠.”
“무인기들도 모자라서 F-1 삼족오 전투기에 참매 소형무장 헬기까지 나타났으니 이미 전투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니지. 이제 곧 아파치 공격헬기들도 나타나면 더 볼 것도
없겠지. 그러니까 우리는 딱 이 자리에서 날탄 장전해 놓고 쪽발이들이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래도 전투가 끝난 것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