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을 향해(10)
민재인 위원장의 이 의견에 이세연 대통령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으로 병력 동원 문제는 그렇게 일단락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논의할 것은 너무나 많았고, 우리 세 사람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김 총비서님, 우리 대한민국에서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만이 아니라 개인 차량으로 고구려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이제 국경을 개방해주시죠. 북한 주민은 차량으로 바로
고구려로 이동할 수 있는데, 우리 대한민국 국민만 섬처럼 갇혀서 그럴 수 없다는 것은 마치 차별처럼 느껴지니까 말입니다.”
“이 대통령님도 알듯 우리의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합니다. 하여 지금 신의주에서 안주 구간 1호선 국도를 6차선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 단절구간인 역시
신의주에서부터 안주까지는 한국 건설회사까지 참여시켜 새로 건설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여 이 도로가 다 개설되면 한국 국민이 차량으로 한국에서 우리 공화국을 거쳐 고구려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처하겠으니 기다리는 김에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도로가 하루아침에 개설되는 것도 아니니 그러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다닐 수 있도록 조처해 주십시오. 그리고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 안주까지는 이미 우리 건설사들이 8차선 확장
공사를 끝내지 않았습니까.”
“그 안주에서부터 신의주까지가 문제입니다. 하여 1호선 국도를 6차선으로 확장하고, 고속도로를 새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럼 그 안주에서부터 신의주까지는 1호선 국도로 이동하면 되겠군요. 6차선이면 충분하고도 남겠는데요.”
이세연 대통령이 자꾸 보채는 바람에 결국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는 없었다.
“좋습니다. 좋아요. 10월 1일부터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안주까지 그리고 그 안주에서부터는 1호선 국도를 이용해서 신의주를 거쳐 고구려 단동으로 마음대로 왕래하도록
허락하겠습니다. 하나 출입국 관리는 할 것이니 그것은 협조해주십시오.”
“물론입니다. 우리도 이상한 자들이 국경을 마음대로 통과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까요.”
“우리 고구려도 국경 출입국 관리는 철저히 하겠소. 그럼 되겠소.”
“됐습니다. 됐어. 그럼 그건 그렇게 하기로 하고, 민 위원장님, 고구려해(高句麗海, 옛 발해), 서해, 남북해(南北海, 파라셀제도 인근 바다) 정화 및 환경 회복과 내몽골 사막
지역 녹화, 요동과 요서의 역사 유적과 문화재 복구에 우리 인민을 좀 더 고용해주시죠.”
이때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로는 남북한을 거쳐 고구려나 러시아, 유럽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었고, 개성과 금강산까지는 한국 국민이 자가용을 이용해서 관광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가용으로 북한을 거쳐서 고구려로 갈 수는 없었기에 이세연 대통령이 이렇게 요청하기에 내가 흔쾌히 허락했다.
그리고 말처럼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는 그동안 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끝난 상태였다.
그러나 이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는 곧장 신의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안북도 안주에서 동쪽으로 틀어 자강도 희천으로 이어진다.
즉 이 고속도로는 정확하게 말하면 개성 희천 간 고속도로라고 불러야 했다.
“그럼 바다 환경 정화 작업할 잠수부 500명, 나무를 심을 인원 1,000명, 문화재 복구 인원 100명만 더 보내주시오.”
“1,600명, 알았습니다. 그런데 고구려해와 고구려 연안 바다는 물론 서해의 고구려 수역까지 모조리 어로행위를 금지했는데, 그건 언제까지 유지할 생각이십니까?”
“옛 중국 놈들이 바다를 완전히 황폐화해 놓았으니 그걸 복구하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이오. 그러니 적어도 10년은 어로행위를 금지하여 어족자원을 살린 다음 엄격하게 관리
감독하는 한편으로 어로 행위를 허가해야죠. 하니 남북에서도 어족자원 관리에 신경을 좀 더 써주시고, 불법어로 행위에 대해서는 단속도 강화하고, 금어기는 엄격하게 새로 정해서
철저하게 지켜주시오.”
“우리 공화국은 철저하게 지키고 있으니 그건 한국에만 해당하는 내용인 것 같군요.”
“우리도 철저하게 지키고 있고, 이번에 참돔, 돌돔, 감성돔, 조피볼락 치어 각 100만 마리 합쳐서 총 400만 마리를 고구려에 기증해 고구려해에 방류했습니다. 김 총비서님.”
“그래도 불법 어로 하는 것은 한국 어민들뿐이니 단속을 더 철저하게 하고, 유자망은 금어기인데, 안강망은 또 안 그렇고, 저인망은 또 금어기인 그런 이상한 금어기를 정비하고,
금어기에 불법 어업 단속을 더 강화하면 되겠군요.”
“그런 불법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금어기도 새로 정비하겠으니 북도 잘 좀 해주십시오. 그리고 민 위원장님, 우리 국민에게도 일자리를 좀 나눠주십시오.”
“한국 국민은 월급이 적다고 고구려에서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일반적으로는 그렇지만 그래도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내주세요. 일이라면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오.”
옛 중국의 항복 조건 14항과 15항은 옛 중국이 황폐화하고, 오염시킨 발해와 서해, 기타 바다의 정화 및 환경 회복 비용으로 한국 돈 200조 원, 역시 황폐화한 내몽골 사막
지역의 녹화 비용 역시 한국 돈 200조 원, 동북공정 또는 서북공정으로 훼손한 한민족 등의 역사 유적과 문화재 복구를 위한 자금으로 한국 돈 200조 원을 내놓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돈 600조 원을 고구려가 받아 그중 200조 원으로 지금 옛 내몽골 일부(현 요서도와 요동도 즉 동경 110도부터 120도까지의 내몽골)에서 나무를 심고 있었다.
이 일에는 옛 중국군 포로 1만 명과 고구려인 특히 한국에서 이주한 50~60대, 그리고 북한인들까지 총 3만 명이 동원되어 대대적으로 나무를 심어 그사이에 거의 5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나무 심기를 멈춘 것이 아니라 아직도 나무를 심고 있었는데, 이제는 남북한과 고구려의 묘목이 모자라서 미국, 캐나다,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적합한
묘목을 수입해서 심고 또 심고 있었으니 옛 중국인들이 망쳐놓은 자연을 회복하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보여주듯 모든 중국인이 쫓겨난 옛 내몽골 지역은 이때 옛 중국인들이 살면서 가축을 방목할 때와는 달리 그사이에 초목이 무성하게 자란 곳이 많았고, 그런 초지와 일부
사막 지역에도 나무가 심어지고 있었다.
고구려가 이렇게 대규모로 나무 심기를 했지만, 몽골의 고비 사막 지역이 녹화되지 않는 이상 옛 내몽골 지역 녹화만으로는 황사와 사막화 방지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하여 고구려는 이때 몽골에 나무 심기를 계속 압박하고 있었고, 가축 방목 특히 식물의 뿌리까지 먹어버리는 염소의 방목을 금지하도록 하는 압박도 심하게 가하고 있었다.
“그럼 우리 공화국 인민을 더 보내도 됩니까?”
“아니,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가야지요.”
“자자, 싸우지 마시고, 한국과 북한 모두 적당한 인원을 보내세요. 그리고 이 대통령은 고구려해에 방류할 치어부터 좀 더 구해주시고요.”
“저번에 방류한 400만 마리로는 부족합니까?”
“고구려해뿐만이 아니라 서해의 우리 고구려 수역까지 방류하려면 400만 마리로는 부족하지요.”
“알겠습니다. 더 보내드리겠습니다.”
한국이 기증한 참돔, 돌돔, 감성돔, 조피볼락 총 400만 마리는 이미 고구려해(옛 발해)에 방류했고, 고구려 자체에서도 이때는 전복과 소라 등의 종패도 방류하는 등 어족자원
관리에도 나서고 있었다.
그리고 무분별한 어로 행위로 어족자원을 완전히 황폐화한 옛 중국 어부들이 모조리 쫓겨난 고구려해와 해서도(옛 산동성과 강소성 북부) 앞 고구려 영해와 배타적 경제 수역 안 즉
고구려 수역의 서해는 지난해 12월 한중전쟁이 일어난 이후부터 사실상 어로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 이즈음은 점점 살아나고 있었다.
그러니 어로 행위를 10년간 금지하지 않아도 고구려해와 서해는 완전히 살아날 가능성이 컸고, 그럴 수 있도록 비단 어족자원 방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옛 중국인들이 바다에 투기한
쓰레기도 대규모로 거둬들이고 있었으며, 인공어초 설치 등 바다 목장화 사업도 펼치고 있었다.
또한, 해양의 미세플라스틱을 거둬들이는 일도 진행하고 있었기에 고구려 바다는 남북한보다 더 잘 관리되고 있다고 해야만 했다.
아울러서 동북공정 또는 서북공정으로 훼손한 한민족 등의 역사 유적과 문화재 복구를 위해서도 남북한과 고구려 3국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그 일도 추진하고 있었다.
하여튼 남북한과 고구려 3국 정상이 모여서 이런 논의를 이어가는 시간, 수진과 민은정도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저렇게나 오래 할까? 민 중장은 짐작 가는 것 있어?”
“아마 일본의 처리 문제가 아닐까.”
“일본의 처리 문제?”
“응, 전쟁이 끝난 이후의 일본 처리 문제. 그리고 더 한다면 초나라 문제겠지.”
“하긴 아직 일본의 처리 문제가 완전히 정리된 것이 아니니까. 그리고 초나라도 문제기는 하지. 다시 전쟁을 개전해야 할 만큼 말이야.”
“맞아. 그리고 반드시 초나라와는 다시 그리고 마지막 전쟁을 또 해야만 할 것이야.”
“그 말에는 동감이야.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 전쟁이기를.”
“당연하지. 우리가 전쟁광도 아닌데.”
***
한국 해군의 해상초계기들은 이때 동경 만에서 살아남은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 2척을 찾아내어 기어이 격침하는 전과를 올렸다.
그 보고를 받은 한국군 합참의장 김진규가 이렇게 물었다.
“하면 이제 계산으로는 일본 잠수함은 3척뿐인가?”
“그렇습니다. 의장님.”
“좋아. 좋아. 이로써 항공자위대와 해상자위대는 사실상 괴멸됐고, 육상자위대는 패잔병만 남은 것 같은데, 공군의 폭격은 어떻게 되고 있나?”
“이제 거의 마지막으로 남은 일본 육상자위대 잔적을 소탕하려고 제2전투기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120대가 출격해서 방어진지마다 폭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폭격이 끝나면 육상자위대도 완전히 정리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공군의 폭격만으로는 보병이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아. 그러니 제2전투기사단이 귀환하면, 다시 제1전투기사단의 전 전투기를 출격시켜서 그래도 살아남은 잔적을 찾아 폭탄을 안겨주라고
해. 또한, 육군 1, 2군단에는 빨리 진격하라고 하고. 최후의 승리는 언제나 보병의 몫이니까 말이야.”
“잘 알겠습니다. 의장님.”
“좋아. 그리고 상황을 한 번 더 점검해 보자고, 우리가 놓친 무엇이 없는지 말이야.”
보병 출신인 한국군 합참의장 김진규의 이 명령에 한국 공군 제2전투기사단이 자위대 패잔병을 찾아 폭격을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다시 제1전투기사단 1, 2, 3, 4, 5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300대가 다시 출격했다.
그렇게 출격한 전투기들은 일본 육상자위대 잔적과 한국 육군 1, 5군단이 동경으로 진격하는데, 방해되는 것들을 모조리 정리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