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37화 (337/470)

동경을 향해(9)

한일전쟁을 조속히 승리로 끝낸 다음 일본을 식민지배하고, 항복 조건을 어겼다는 꼬투리를 잡아 초나라를 다시 침공하여 초나라 자위대를 없앤다.

그리고 모든 무기의 연구, 생산, 보유 또한 금지한 다음 우리 마음대로 요리하자는 내 의견에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말했기에 내가 즉각 그 말을 받았다.

“전쟁 영웅이면 몰라도 전범은 무슨 전범입니까. 그리고 항복 조건 22항이 항복 조건 중 단 하나라도 어길 시 옛 중화인민공화국이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선전포고한

것으로 간주해 즉각 전쟁을 재개한다. 이겁니다. 그런데 지금 과연 초나라가 그 항복 조건을 다 지킨다고 믿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딴죽을 걸려면 얼마든지 걸 수 있고, 곧바로 전쟁을

재개할 수 있는 겁니다. 하니 하루라도 빨리 한일전쟁을 승리로 끝내고, 잠깐 정비한 다음 바로 초나라를 상대로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어내자는 것이죠.”

“김 총비서의 그 말을 들으니 우리 참 나쁜 놈들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오.”

“흠! 사실 나도 약간 양심에 찔리기는 하지만, 국가와 민족의 백 년 아닌 천년대계(千年大計)도 아닌 만년대계(萬年大計)를 위해서는 더 나쁜 짓도 할 수 있으니 그런 말 다시는

하지 마시죠.”

“저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면 더 나쁜 짓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 위원장님.”

“허! 이 대통령까지. 좋소. 그럼 그렇게 일을 추진해봅시다.”

“그럼 이쯤에서 중간 점검 한번 하시죠. 우선 일본은 100년간 식민지배하면서 초중고대학은 물론 일반인과 직장인들에게까지 우리말과 우리 역사만 가르친다. 그리하다가 반발이

심해지면, 그때는 음악과 미술, 문학을 가르치고, 다시 반발이 더 심해지면 도덕과 체육 정도를 더 가르친다. 그러나 절대 이공계 학문은 가르치지 않고, 우리의 최종 목적은 일본을

200년 전 과거로 되돌려놓는 것이다. 둘째 초나라를 상대로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 자위대를 금지하고, 모든 무기의 연구와 생산과 보유도 금지한다. 단, 경찰은 허용하고, 경찰에

필요한 권총과 소총과 경기관총 정도는 우리가 지급한다.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하나 더 제안하자면, 일본과 초나라의 산업 중 우리를 추월한 부분을 골라서 우리 북남과

고구려로 그 산업 기반을 완전히 옮겨버리자는 것입니다. 즉 일본과 초나라의 산업 중에서 우리를 추월한 각 산업을 우리가 다 빼앗고, 일본과 초나라가 다시는 그 산업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일본이야 어차피 우리가 식민지배할 것이니 그건 쉬운 일이겠으나 초나라가 자기들이 우리보다 우위인 산업기술과 그 기반을 우리에게 넘기겠습니까?”

내 새로운 제안에 이세연 한국 대통령이 이렇게 물어오기에 희미하게 웃어준 다음 대답했다.

그때 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도 희미하게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전쟁을 다시 일으켜서 초나라 자위대를 폐지하고, 무기의 연구, 생산, 보유도 금지하고, 최종적으로는 우리가 탐내는 초나라 산업에 대해서도 그 기반을 아예 다 빼앗아오자는

것이죠. 이미 초나라 즉 옛 중국의 군사기술은 우리가 다 빼앗고, 확보하고 있듯 다른 탐나는 기술도 그렇게 하자는 말입니다.”

“민재인 위원장님이 조금 전에 말했듯 우리 참 나쁜 놈들 같습니다. 허허허!”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면, 더 나쁜 짓도 할 수 있다니까요. 하면, 합의된 것입니다. 하하하!”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의 말에 맞장구를 친 다음 나도 이렇게 한바탕 웃자 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도 따라 웃었다.

그렇게 우리 세 사람은 한바탕 웃었다.

고구려 대련의 어느 한식당 한적한 밀실이라고 하기보다는 골방 비슷한 곳에서 우리 세 사람은 그렇게 작당 모의를 하고 있었으나 이 모의로 말미암아 일본과 초나라 즉 옛 중국은 일대

격변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김 총비서가 원하는 산업이 뭐요? 자동차? 조선? IT? 도대체 뭐요?”

“조선은 한국이 가져가야죠. 대신 우리는 자동차와 IT산업부터 가져가겠습니다.”

“자동차와 IT도 한국이 가져가야 하는 것 아니요?”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되죠. 그리고 한국은 수소자동차, 우리는 전기자동차, 그런 식으로 분야를 나누어 서로 발전해 나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김 위원장이 백호 자동차를 만들어서 우리 고구려 심양의 완성차 6개 사와 특장차, 자동차 엔진, 부품 산업 공장을 모두 인수한 것이오?”

“그렇습니다. 옛 중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 바로 심양이고, 그래서 우리가 그 시설들을 다 인수한 겁니다. 그 덕분에 고구려에 한국 돈 수조 원을 투자했다는 것은 알아주시죠.”

“하하하! 알았소. 알았어. 이 대통령, 어떻소. 조선업을 가져가고, 자동차와 IT산업은 북에 양보하겠소?”

“우리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는 우위, 일본에도 절대로 뒤지지 않으니 조선업과 반도체 그리고 민간 항공을 주시면, 자동차는 북에 양보하겠습니다.”

“이제 김 총비서가 대답하시오. 인정하겠소?”

“어차피 조선과 반도체, 항공 산업은 우리에게 기반이 없으니 양보하겠습니다. 단, 군용 항공기는 지금처럼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3국이 함께 연구, 생산하는 것으로 하고, 민간

항공만 가져가야 합니다.”

“물론입니다. 그리고 군용 항공기는 당연히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우리 3국이 공동으로 개발해야지요.”

“그럼 되었군요. 하면 다른 산업은 어떻게 할까요?”

“북한이 원하는 것이 또 있소?”

“건설과 농업, 섬유, 식품 등을 더 원합니다.”

일본과 초나라 산업시설을 나눠 먹는 협상은 그렇게 이어졌다.

그 결과 한국은 조선, 반도체, 민간 항공, 소재, 부품, 장비, 의료, 의약품, 중화학 공업과 전기 전자 등을 가져갔고, 북한은 자동차, IT산업, 운수, 광공업, 건설, 농업,

섬유, 식품 등을 가져갔으며, 고구려는 우주산업, 금융, 통신, 철도 등을 가져갔다.

“자, 대충 된 것 같으니까 군수산업은 지금처럼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공동으로 발전시키기로 하고, 우주산업은 고구려가 가져갔으나 3국 공동으로 우주사령부나 항공우주국을 세우는

것은 어떻습니까?”

“3국 국방과학연구소에 이어서 3국 항공우주국도 세우자는 말이오.”

“예, 우리 3국이 각자 항공우주산업을 키우는 것보다는 역시 공동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래야 돈도 아끼고, 인력 낭비도 줄이고 말입니다. 옛 중국은 미국과 함께

항공우주 최강국이었고, 일본은 자체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쏘던 나라입니다. 그러니 우리 3국이 그런 기술들을 모조리 압수하여 공동으로 우주를 개척하자는 말입니다.”

“한국의 나로 우주센터보다 진일보하고 규모도 큰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와 해남도의 원창 위성발사센터가 우리 고구려에 있으니 그러면 좋기는 하겠소. 그리고 또 일본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도 곧 우리가 장악할 것이니 우리가 공동으로 인공위성도 쏘고, 달 탐사도 하고 말이오.”

“합의된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순간 대한민국 이세연 대통령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두 분 잠깐만, 그러면 우리 나로 우주센터가······.”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십시오. 그리고 우리 3국 중 공화국은 대륙간탄도로켓 기술도 있고, 고구려는 그 2곳의 우주센터에서 입수한 각종 항공우주 기술도 있지만, 한국은 인공위성

제작은 몰라도 로켓 기술은 우리 중 가장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십시오. 단, 연구 인력과 여타 인력은 한국이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니

뭐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닐 겁니다.”

“우리 로켓 기술도 이제는 북한을 능가합니다. 모르십니까?”

“누리호 말이요?”

“그렇습니다. 우리 손으로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그래도 옛 중국의 우주기술에 비하면 한국의 우주기술은 뒤떨어지니 일단 양보하십시오.”

한일전쟁 와중임에도 협의할 것이 많아 논의는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결국에는 3국 합동으로 항공우주국을 세우기로도 합의를 봤고, 그 위치는 고구려 해남도 원창 위성발사센터로 결정됐다.

그리고 다음으로 논의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일본은 곧 우리 손아귀에 떨어질 것이니 이제 일본을 식민지배할 속칭 일본 총독부를 어떻게 설치하고,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냐 바로 그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솔직히 나는

그놈들이 경복궁에 조선총독부를 설치한 전례에 따라서 우리도 일본 왕궁에 총독부를 설치하고, 우리 3국에서 공평하게 인원을 파견해서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본 주둔군은

고구려가 병력이 부족하니 일부만 보내고, 나머지는 북남이 역시 공평하게 배분해 파견하고 말입니다.”

“우리 고구려도 지금 3개의 기동여단을 더 창설해서 훈련 중이고, 내주에는 일본으로 원정 보내 실전 경험도 쌓게 할 것이니 1개 여단 정도는 그대로 남겨둘 수 있소. 그리고 또

계속 병력을 징집, 모집하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여단 규모의 부대는 창설할 수 있을 것이오.”

“그럼 북남이 각 1개 군단 병력만을 남겨두면 되겠군요. 그러시죠. 이 대통령님?”

“하면 김 총비서님 말씀은 그놈들이 했듯 우리도 일본 왕궁에다가 총독부를 설치하고, 총독부 근무 인원은 3국이 공평하게 배분하고, 일본 주둔군은 남북은 1개 군단, 고구려는 1개

여단으로 하자는 말씀이시죠.”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공군도 각각 1개 여단을 남겨두고, 오키나와를 점령하면, 그 본섬은 미국에 할양해도 여타 섬에는 주둔군을 남겨둬야 하니 그에 필요한 병력은 또 따로

정하고요.”

“그러려면 한일전쟁을 대비해서 모집하고, 징집하고, 자발적으로 입대한 신병 훈련을 빨리 끝내고, 그 병력을 일본으로 보내 실전 경험을 쌓게 해야겠군요. 또한, 동원예비군까지

소집해서 일본으로 보내야 일본을 점령한 초기에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공화국은 이미 1개 군단 병력을 더 준비해두었습니다. 일본을 점령하면 말씀처럼 초기에 가장 반발이 거세고, 그런 정국을 안정시키려면 아무래도 지금 파병한 병력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내 말을 들은 민재인 위원장이 다시 나서서 이렇게 말한 것은 그때였다.

“북은 그러시오. 그리고 이 대통령, 굳이 동원예비군까지 동원할 필요가 있겠소. 그냥 한일전쟁을 대비해서 모집, 징집, 자원입대한 병력만 6군단으로 배치해서 일본 점령이 끝나면,

아예 6군단 전체를 일본 주둔군으로 남기시오. 그래야 1, 2, 5군단을 빼서 다시 초나라와 한판 벌일 것이 아니요.”

“그럼 본토에는 3군단만 남게 되겠군요.”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 이 마당에 3군단만 남아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니 1, 2, 5군단은 한일전쟁이 끝나는 즉시 빼서 초나라와의 일전을 대비하고, 6군단은 일본 주둔군으로 남기면

될 것이오.”

“적극 고려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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