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34화 (334/470)

동경을 향해(6)

일본 해상자위대의 최신 잠수함인 타이게이(大鯨)급 2번함 SS-514 하쿠게이함은 내분에 휩싸이고, 그 1번함인 SS-513 타이게이함은 취역하자마자 맞이한 한일전쟁에서 이렇다고

할만한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지금은 동경만으로 들어와서 최후의 결전을 준비했으나 그들의 머리 위에는 한국 해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20대를 비롯한 해상초계기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한국군은 이 타이게이급 잠수함 타이게이함과 하쿠게이함을 전력으로 취급하지도 않아 일본 잠수함 집계에도 포함하지 않고 있었다.

왜냐하면, 당연히 이들 잠수함은 정식 취역한 함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고 그것을 입증하듯 지금 이 두 함정은 살아는 있어도 전력 이외로 쳐야 할 상태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어떻든 일본에서 이렇게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나와 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과 이세연 한국 대통령은 고구려 대련조선소에 모여서 강제 절단식이라는 행사를 거행하고 있었다.

비록 한일전쟁 와중이었지만 말이다.

“우리의 용맹스러운 장병은 일본에서 열심히 싸우는데, 우리는 여기 모여서 한가롭게 강제 절단식이나 하고 있으니 이건 뭔가 이상하고 또 이상합니다.”

“이상할 것이 뭐가 있소. 총비서, 그리고 우리 세 사람이 결정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으니 이렇게 만나서 강제 절단식이라는 행사를 핑계로 만난 것이지. 그래야지만, 그

일들을 조속히 결론지을 것이 아니요. 안 그렇소?”

지금은 한가롭게 강제 절단식이나 할 때가 아닌 것 같아서 내가 이처럼 말하자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되묻는 바람에 뭐라고 대답하려는데, 이세연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맞장구를 치는

것이 아닌가.

“맞습니다. 민 위원장님. 우리가 결정해야 할 일이 어디 한둘입니까. 그러니 이런 행사를 핑계로 만나야지요.”

“헐! 두 분이 한국 출신이라고 합작하여 나만 따돌리는 것 같은 이 분위기는 또 뭡니까?”

“이세연 대통령과 내가 언제 김 총비서를 따돌렸다고 그런 말을 하시오. 그리고 따돌린다고 따돌림을 당할 사람이오. 김 위원장이.”

“총비서라 했다가 위원장이라 했다가 호칭부터 통일하시죠. 그리고 나도 삼국지의 조조처럼, 내가 세상을 버릴지언정 세상이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는 사람은 맞습니다만, 그래도 기분은

묘합니다.”

“묘할 것도 참 많소. 그건 그렇고 자, 식이나 얼른 진행합시다.”

“그래도 묘합니다. 묘해요. 민재인 위원장님.”

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과 이세연 한국 대통령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이 한일전쟁 중임에도 고구려 대련조선소에 모여서 이렇게 강제 절단식이라는 행사를 거행했는데, 이 강제는

바로 남북한과 고구려가 공동으로 건조하는 최초의 항공모함 일명‘고구려함’에 쓰일 그 강제였다.

이 말은 즉 남북한과 고구려가 합작 합동으로 최초의 항공모함 건조에 착수했다는 말이었다.

그것도 이 한일전쟁 중에 말이다.

“오늘 2022년 9월 1일 우리 남북한과 고구려는 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님, 대한민국 이세연 대통령님, 그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자 총비서 김정은 님을

모시고, 합동으로 만재배수량 11만 톤의 항공모함 건조에 착수합니다. 하여 이 강제 절단식을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 항공모함은 동북아 최대의 항공모함으로써 높아진 남북한과

고구려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드높이고, 우리 3국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는 최첨병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서 이 항공모함으로 말미암아 남북한과 고구려는 합동으로 이

함정을 운용할 합동 항모 전단까지 구성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남북한과 고구려 3국의 장병이 한 함정에서 또는 한 항모 전단에서 근무하는 신기원이 열리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고구려위원회 민재인 위원장님, 대한민국 이세연 대통령님, 그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님이시자 총비서이신 김정은님, 앞으로 나오셔서 위대한 고구려함에 사용될 강제를

절단해 주십시오. 내빈 여러분께서는 힘찬 박수 부탁합니다.”

항공모함 건조의 첫발이라고 할 수 있는 강제 절단식은 그렇게 진행됐다.

그러나 그것보다 항공모함 건조라는 것이 더 큰 뉴스였고, 의미였다.

지금 벌어지는 한일전쟁에서도 만약 항공모함이 있었다면, 훨씬 수월하게 전쟁을 전개하고 있었을 것이나 항공모함이 없었기에 일일이 일본 공항을 점령해야 했고, 또 그렇게 점령한

공항에서 전투기를 이착륙시키고, 정비하고, 무장하는 등등을 하려면 수많은 인원과 물자가 또 움직여야 했다.

그런데 항공모함이 있다면, 그 모든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는 것이니 어찌 지금과 같이 번거롭게 공항을 일일이 점령하면서 전쟁을 치를까.

또한, 항공모함은 비단 그런 이유만으로 보유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이제 남북한과 고구려의 영토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 그리고 저 남북제도(파라셀제도)와 해남도까지의 광대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바다를 다 지키려면 항공모함 1척이 아니라 적어도 몇 척은 더 있어야 할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래서 우선 이렇게 고구려함이라고 명명한 만재 11만 톤의 핵추진 항공모함을 먼저 건조하는 것이었다.

하고 이 항공모함의 건조 과정을 보고, 이어서 2척의 항공모함을 더 건조할 계획이었다.

그러니 그렇게 3척의 항공모함이 다 건조되면, 남북한과 고구려는 광대한 영토를 어느 정도는 지킬 힘이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어떻든 그렇게 강제 절단식은 무사히 끝나고, 역시 남북한과 고구려가 합동으로 세우고, 운영하는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의 해군 부소장 황우영의 설명을 들었다.

“이미 보고한 것과 같이 고구려함의 만재배수량은 11만 톤입니다. 전장은 343m, 최대 선폭은 80m, 속력은 30노트 이상, 전투기는 최소 40대에서 최대 60대, 기타

전자전기, 조기경보기, 해상작전 헬기 등은 최소 15대에서 최대 30대를 탑재해 함재기는 평균 75대에서 최대 90대를 탑재할 예정입니다.”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 부소장 황우영의 설명이 이렇게 끝났지만, 나는 도저히 미심쩍은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묻고야 말았다.

“그런데 우리가 가진 기술력으로 진짜 11만 톤짜리 항공모함을 만들 수 있소? 그리고 내가 알기로 미국의 제럴드 R. 포드급의 길이가 337m, 비행 갑판은 78m로 알고 있는데,

이 함은 길이가 그보다 더 긴 343m, 폭이 최대 80m라면······.”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이기 때문에 11만 톤이 아니라 13만 톤짜리라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길이는 350m로 설계하려다가 줄인 것입니다. 김 총비서님.”

“헐!”

“김 총비서님, 대한민국의 조선 기술만이 아니라 여기 대련조선소에서 보유했던 옛 중국 항공모함 기술과 미국에서 지원해주기로 한 항공모함 기술까지 더해질 것이니 충분히 만들 수

있어서 드린 말씀입니다.”

“그래도 헐이오. 그리고 재래식도 아닌 핵 추진 항모 건조에 미국이 기술지원을 해준다는 말이오. 그러고서 미국이 도대체 뭘 원했소? 얼마나 바가지를 씌웠느냐는 말이요?”

“원자로 기술에 대한 지원료와 전자식 항공기 발진시스템(EMALS, Electromagnetic Aircraft Launch System) 등의 항공모함에 꼭 필요한 기술의 유상

구매와 자국산 F-35C 함재기와 전자전기, 조기경보기, 해상작전 헬기 등과 항모용 레이더와 대공 미사일 등등의 구매, 그리고 오키나와 본섬의 확실한 할양을 원했습니다.”

“원자로 기술의 유상 지원도 모자라서 전자식 항공기 발진시스템 즉 전자기식 캐터펄트 기술도 유상 판매한다. 그런데 그건 미군의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이 사용하는 것 아니오.

그런데 그걸 우리에게 유상으로 판매한다고요?”

“바로 그렇습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데, 어떻게 미국 놈들이 그러도록 하였는지 물어도 되겠소?”

“그 기술을 판매하지 않고, 기타 기술지원도 해주지 않으면, 오키나와 본섬 할양은 없던 일로 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서 다시는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배수의 진도

쳤습니다. 더불어서 우리 고구려의 희토류까지 미국과 미국의 우방국에 판매를 중단한다고 공갈을 치면서 협상한 결과 기어이 판매 승인을 받아낸 것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미국 놈들이 기회다 싶어서 된통 바가지를 씌웠겠군.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자기들 몰래 원자로 만들까 봐 선수를 쳐 자기들 것 다운그레이드해서 만들도록 못

이기는 척 기술 지원한다고 그것도 무상이 아니라 유상으로 그랬겠지. 미국놈들은 그러고도 남으니까. 또한, 우리가 원자로 만들면 예전과는 달리 이제 제 놈들이 마음대로 뜯어 보자느니

뭐가 어떻다느니 못 할 테니까 말이야. 그래서 기술 지원해준다고 한 것이 분명해. 그래야 제 놈들이 원하는 성능 즉 자기들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뒤처지는 원자로를 우리에게 바가지

씌워 우리 항모에 탑재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항모의 전자기식 캐터펄트 유상 판매는 좀 의외인데.”

항공모함의 전자기식 캐터펄트 즉 전자식항공기발진시스템(EMALS, Electromagnetic Aircraft Launch System)은 기존의 증기식 캐터펄트를 전기식으로 바꾼

것을 말한다.

이 전자기식 캐터펄트는 증기 캐터펄트에 비해 가볍고, 더 작고, 유지보수가 쉽고, 고장도 적으며, 재충전도 빨리 되고, 에너지 소모도 적어서 유리한 점이 많아 미 해군의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도 이를 채용했다.

“미국의 의도야 그렇겠지만, 어떻든 바가지는 조금밖에 안 썼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획득한 옛 중국의 전자기식 캐터펄트 기술보다는 미국의 기술이 앞서있었고, 원자로 개발에 대한

기술지원과 기타 기술지원도 받아야 했기에 그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하나 그 기술을 이용해서 다음 항공모함에는 옛 중국에서 획득한 기술과 이제 일본에서 획득할 기술까지

더해서 더 발전된 온전한 우리만의 기술로 항모를 건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겠소. 그 미국놈들이 다음에도 바가지 안 씌우고, 기술에 족쇄를 안 걸고, 지원해줄 리가 만무하니까. 그런데 정말 함재기를 F-35C로 할거요. 삼족오가

아니고?”

“삼족오를 기반으로 한 함재기를 개발하고 있으나 이 고구려함에는 F-35C가 함재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항모의 함재기는 삼족오가 될지 F-35C가 될지 그건 현재로는 알

수 없습니다. 김 총비서님.”

“부디 삼족오를 바탕으로 한 함재기가 하루라도 빨리 개발되기를 바라겠소. 그래야 미국 놈들의 F-35C를 더는 구매하지 않지.”

“지금도 온갖 노력을 하고 있으니 곧 개발될 것입니다.”

“진짜 노파심에서 한 번 더 이야기하지만, 제발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또 바라겠소. 그리고 그러려면 하루라도 빨리 일본을 점령해서 그놈들이 가진 각종 항공기 기술과 함정 건조기술

등도 우리가 모두 다 뺏어와야 하지 않겠소. 내 우리 용맹스러운 인민군 장병들에게 더 용감하게 싸워서 하루라도 빨리 일본을 점령하라고 해야겠네. 안 그렇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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