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을 향해(5)
육상총대의 방어망이 그렇게 허물어지고, 일부 대원들이 후퇴를 결정한 순간 아파치 공격헬기들도 무장이 다 떨어져서 철수할 수밖에는 없었다.
하나 그런 전장의 상황은 모조리 한국군 지휘부로 실시간 전송됐고, 국군 1군단이 전속력으로 이 자위대 방어진지로 달려왔다.
“철수한다. 곧 공군 3사단의 F-35A 대대와 1군단까지 온다니까 우리는 아쉽지만 철수한다.”
“무장만 남아있었으면, 쪽발이들 정말 싹 쓸어버리는 건데,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대대장님.”
“그래, 그리고 이래서 최후의 승리는 언제나 보병들 몫인가 봐. F-2 삼족오, A-1 흑룡에 이어서 우리까지 공격했는데도 자위대 쪽발이들을 다 처리하지 못했으니까 말이야.”
“제3전투기사단의 F-35A 대대가 와도 그렇겠죠?”
“맞아. 저 쪽발이들의 명줄을 확실히 끊어버리려면, 그들이 아니라 1군단 보병 애들이 빨리 와야지.”
“하긴 땅개들은 땅개들이 처리해야죠.”
“우리도 땅개야.”
“우리는 항공이죠. 순수한 땅개가 아니라.”
한국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1여단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 18대가 그렇게 돌아서는 즉시 육상총대 사령관 스기모토는 약간 정신을 수습하고는 곁에 있던 중앙즉응연대 사라카와
일등육좌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에 매복한 것은 한국군에게 일격을 가하기 위함이었는데, 그 작전은 실패했다. 저 아파치들은 이제 물러가지만, 곧 한국 공군이 우리의 마지막 명줄을 끊기 위해서 다시
나타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니 부대를 후퇴해 도쿄 외곽에 최후의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시가전을 준비한다. 할 수 있겠지?”
“예,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특수작전군 애들이 그렇게 하려고 개별로 후퇴를 선택한 것이지 않습니까.”
“그래, 그러나 내 명령도 없이 후퇴한 책임은 물어야겠지.”
“그건······.”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사령관 스기모토가 지휘하던 육상총대는 동경 중심가에서 약 55km 떨어진 일본 가나가와현 이세하라시(伊勢原市) 탑의 산과 그 옆 이세하라토산 료쿠치 공원
등에 매복해있었다.
그러다가 한국군이 나타나면, 육상자위대의 가장 막강한 화력인 75식 130mm 다연장로켓과 M270 MLRS, 99식 자주 155mm 유탄포, 19식 장륜 155mm
자주유탄포(차륜형자주곡사포) 등으로 일거에 타격을 가하려다가 이렇게 실패했다.
그리고는 최후의 수단으로 시가전을 선택하고 도쿄 외곽으로 철수를 서둘렀다.
그러나 그들이 다 도망치기도 전에 한국 공군 제3전투기사단의 F-35A 20대가 다시 나타나서는 그들 머리 위에 폭탄 세례를 안겨주었다.
“나 대대장이다. 민간인 지역은 폭격을 금지한다. 도망친 놈들을 폭격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그냥 둔다.”
“제법 도망갔는데, 그래도 말입니까?”
“그래도 민간인 거주 지역을 포격할 순 없지 않나. 그러니 이만 돌아간다. 뒤는 A-1 흑룡과 여타 무인공격기와 1군단 참매 소형무장 헬기에 맡긴다. 그들도 출격해서 이곳으로 오고
있다니 뒷일은 그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철수한다.”
“뭔가 모르게 아쉽습니다.”
“그래도 민간인 지역을 폭격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탑의 산과 그 옆 이세하라토산 료쿠치 공원 등에 매복해있다가 바로 옆의 민간인 거주 구역이자 이세하라 시내로 도망친 육상총대 중앙즉응연대와 기타 자위대원들은 그렇게 한국 공군
제3전투기사단 소속의 F-35A 전투기 대대의 폭격에서 살아남았다.
정말 운이 좋다고 해야 했으나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있던 육상총대 대원 중 그렇게 살아서 도망친 이들은 약 2,000명도 되지 않았다.
약 1만여 명의 총병력 중에서 80%가량이 한국 공군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A-1 흑룡 무인공격기, F-35A 전투기,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에
박살이 난 것이다.
그러나 살아서 도망친 이들도 곧 날아온 A-1 흑룡 무인공격기와 참매 소형무장 헬기들의 족집게 공격을 받아야만 했으니 살아서 동경 외곽까지 가서 시가전을 전개할 인원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떻든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사령관 스기모토 휘하의 부대가 가나가와현 이세하라시(伊勢原市) 인근에서 그런 궤멸적인 타격을 입은 그때 요코하마와 가와사키의 일본 자위대 등의
방어망에도 한국 공군 제1전투기사단 3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60대가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또한, 동경 외곽 여기저기에 방어망을 만들고 자리 잡은 일본 육상자위대의 잔여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패잔병들도 한국 공군 제2전투기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60대와
제6전투기사단의 F-1 삼족오 전투기 100대, F-16 전투기 40대, F-15K 전투기 12대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의 AH-64DJ 롱보우 아파치 공격 헬기와 AH-1S/F 코브라 공격 헬기, OH-1 닌자 헬기 등의 헬기 전력을 찾기 위해 나선 제3전투기사단의 F-35A 전투기
40대는 그들의 흔적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복귀했다.
이렇게 한국 공군의 대대적인 타격으로 일본 육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의 살아남은 전력은 거의 괴멸적인 타격을 다시 입어 남북한군과 고구려군은 동경에 거의 무혈입성해도 될 지경이었으나
그렇다고 해도 아직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그리고 그것을 반증하듯 출격했던 각 전투기가 돌아오기도 전에 한국 공군 제2전투기사단 2, 3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120대가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올랐고, 이어서는
해군의 P-8A 포세이돈 20대, P-3CK 8대, P-3CK∥ 10대 총 38대의 해상초계기도 다시 무더기로 그 뒤를 따라서 날아올랐다.
“적 전투기가 또 옵니다. 숫자를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모두 숨어. 몸을 더 철저하게 숨겨 아니면 다 죽는다.”
대공 감시 장비와 레이더로 하늘을 감시하던 부하의 보고에 일본 육상자위대 동북방면대의 패잔병을 겨우 끌어모은 총감 가와구치 육장이 절규하듯 이렇게 소리친 것은 그때였다.
동북방면대의 주력 부대인 6사단과 9사단은 시모노세키 해안선을 지키다가 한국 공군의 공격을 받아 괴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그 패잔병과 제2공병단, 북부방면혼성단, 동북방면대 직할부대 일부를 끌어모은 가외구치 육장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다가 기어이 일본 가나가와 현 에비나시(海老名市)에 방어진지를
구축했다.
이곳에서 동경 시내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46km였으니 동경을 방어하려고 거의 배수의 진을 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또다시 한국 공군 제2전투기사단 2,3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120대가 나타나자 공포에 질려서 이렇게 절규했다.
“이번에는 진짜 섬멸한다. 다들 알았나!”
“예, 여단장님.”
“좋아. 2여단부터 공격한다. 공격!”
“공격!”
한국 공군 제2전투기사단 2, 3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120대를 사실상 지휘하는 2여단장 공진용 준장이 일본 육상자위대 동북방면대 패잔병들이 구축한 방어진지를
폭격하기에 앞서 이렇게 명령했다.
물론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자신들에게 어서 와서 폭격해달라고 광고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한국 공군의 각종 정찰자산에 의해 방어진지는 파악된 상태였다.
그러니 어서 와서 폭격해달라고 광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그 방어진지를 향해서 한국 공군 제2전투기사단 2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60대가 먼저 적당한 폭격 고도로
하강했다.
“어! 놈들이 우리를 확인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저런 고도로······.”
“놈들이 고도를 낮췄다고?”
“그렇습니다. 저런 고도면 폭격 고도입니다.”
“쏴! 이대로 있다가는 다 죽는다. 그러니 쏴! 얼른 쏴!”
“몸을 숨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저들이 우리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가정하고 내린 명령이나 우리 위치를 안다면······. 그러니 속히 쏴! 쏘란 말이다.”
총감 가와구치가 몸을 숨기라던 명령을 뒤집고, 사격 명령을 내리자마자 개중에 정신이 똑바로 박힌 동북방면대 패잔병들은 몸을 숨기고 있던 곳을 나와서 91식 지대공 유도탄부터 줄줄이
발사했다.
그리고 살아남아 있던 87식 자주 고사기관포와 11식 단거리 지대공 유도탄 발사 차량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격에 가세했다.
그러나 그런 사격에 스텔스 전투기가 맞을 일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거리 밖으로 물러난 뒤에 기다렸다는 듯 SDB-2(GBU-53)를 무더기로 발사했다.
고정목표물에 대해 최대 110km의 사거리와 이동표적에 대해 최대 74km의 사거리를 자랑하는 이 250 파운드급 활강유도 항공폭탄은 일본 자위대의 87식 자주고사기관포와 11식
단거리 지대공 유도탄의 사거리 밖에서 그렇게 사신(死神)처럼 동북방면대 패잔병들을 덮쳤다.
“이제 3여단 차례다.”
한국 공군 제2전투기사단 2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60대가 먼저 250파운드급 활강유도 항공 폭탄 SDB-2(GBU-53)로 공격을 가하자 그 뒤를 따라서 3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60대는 MK-82 500 파운드급 항공폭탄과 MK-83 1,000파운드급 항공 폭탄을 줄줄이 투하하고는 유유히 사라져버렸다.
일본 육상자위대 동북방면대 패잔병들이 이렇게 폭격받는 시점 한국 공군 제2전투기사단 2, 3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120대의 뒤를 따라서 이륙한 한국 해군의 P-8A
포세이돈 20대, P-3CK 8대, P-3CK II 10대 총 38대의 해상초계기는 동경 앞바다에서 일본의 잠수함들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에는 한국 해군 잠수함 9척과 한국형 방공구축함과 여타 구축함들도 동원되어 그렇게 해상자위대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 놓으려고 했다.
“우리 함은 아직 취역하지도 못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그래도 자랑스러운 대일본제국의 해군인 우리가 저따위 한국 놈들에게 항복할 수는 없다.”
“정식 취역하지도 않은 함으로 전투에 참전하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승조원들을 먼저 생각해 주십시오. 함장.”
“하라, 항명이냐?”
“항명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라는 충고를 드리는 것입니다. 함장.”
“현실을 아무리 직시해도 싸우는 것이 맞다. 그러나 승조원 모두가 반대한다면 달리 생각할 수는 있겠지. 그럼 좋다. 모두 투표한다. 싸울 것이냐? 항복할 것이냐? 그도 아니면
전쟁을 피할 것이냐?”
“좋습니다. 함장. 그리고 투표 결과에는 따라주셔야 합니다.”
“그건 투표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
“그럼 투표의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말 항명이라도 할 것이냐?”
한국군이 최후의 숨통을 끊어 놓으려고 하는 마당에 항복이냐 아니면 항전이냐를 놓고, 내분이 벌어진 곳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최신 잠수함인 타이게이(大鯨)급 2번함 SS-514
하쿠게이였다.
이 하쿠게이함은 2021년 10월 14일 진수되었는데, 취역은 2023년 즉 내년 3월에 취역할 예정이었으나 한일전쟁이 발발하는 바람에 이렇게 내분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