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26화 (326/470)

#326

북벌 다음은 남정(南征)(10)

국제사회가 아니, 미국을 제외하면 남북한과 고구려의 행보에 딴죽을 걸 만한 국가가 아예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이 이때의 국제정세였다.

거기에 러시아마저 이때는 한 수 접어주고, 남북한과 고구려를 묶어서 중국 대신 미국과 함께 G2 국가로 인정하고 있었으니 더 말해 무엇을 하랴.

그런 상황이니 남북한과 고구려가 일본을 식민지로 삼는다고 해도 그걸 표면적으로 반대할 국가는 있겠지만, 그걸 막을 방도는 무력뿐이었으니 사실상 막을 수 없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미국과 러시아는 이때 남북한과 고구려를 상대로 전면적인 무력 충돌까지 하면서 일본의 식민지화를 막을 이유도 그렇게 해서 얻을 실익도 없었으니 일본은 이제 온전히 우리

한민족의 손아귀에 떨어진 것이었다.

“그건······.”

“아마 침공까지는 안 했을 것이오. 물론 시시콜콜 이리저리 간섭은 했겠지.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들이 제시한 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았소. 그 때문에 한국은 우리를

침공했소. 자, 여기서 우리가 독일처럼 과거 잘못을 진솔하게 사과하고, 배상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오?”

“총리께서는 그것이 정한론 때문이라고······.”

“아베와 그 일당, 그리고 수많은 우리 일본 국민의 인식에는 아직도 한국이 우리 일본보다 미개하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나는 생각하오. 아니, 그래. 그리고 그것이 정한론이

아직도 힘을 잃지 않고 있는 이유요. 그래서 방위대신 조차 이 모양 이 지경임에도 아직 한국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그것이 곧 우리 일본에는 불행으로 다가오겠지. 그런데 왜

하필이면, 내가 총리일 때냐는 말이야. 아베 일당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가 아니라.”

“······.”

일본 총리 이시바와 방위대신 마사요시가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 남북한과 고구려가 일본 본토에 상륙하자 애국심에 불타서 자원입대한 모리는 마침 생산된 10식 전차 조종수로 배치됐다.

그리고는 열심히 정말 열심히 조종 연습을 했지만, 전차는 자동차처럼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총 한번 쏴보지 못한 그와 사수 다나카, 전차장으로 내정된 요시다도 그저 애국심 하나로 입대한 우익인사였을 뿐이었다.

그들만이 아니라 새로 생산된 10식 전차에 태워지는 모두가 입대 전 총 한번 쏴보지 못하고 입대한 그야말로 골수 우익이거나 정한론의 망상에 빠진 이들이거나 재특회 소속이거나 일본

회의 소속이거나 하여튼 그런 우익인사들이었다.

하여간에 그렇고 그런 그 우익인사들은 불타는 애국심에 이처럼 자진 입대했고, 그렇게 최신 10식 전차에 타고는 하나둘 앞 전차를 따라 이동하면서 시즈오카현 후지시(富士市)로

향했다.

그곳에서 남북한군의 진격을 막으려고 말이다.

“과연 우리가 조센진들을 막을 수 있을까?”

“조센진들의 개로 싸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나으니까 죽기로 싸우면 못 막을 것도 없지.”

“말로는 그렇지만, 그놈들의 흑표전차가 우리의 10식 전차보다 더 좋은 것은 물론 놈들은 중국과의 실전까지 치른 놈들인데, 죽기로 싸운다고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하는 말이다.”

“정신일도 하사불성! 그러니 사무라이 정신으로 싸우면 우리가 이길 수 있으니까 자꾸 그런 약해 빠진 소리 더는 하지 마라. 모리!”

“놀고 있네.”

“그럼 놀고 있지. 그러니 전차나 잘 몰아.”

“걱정하지 말고, 앞이나 잘 봐. 아무 곳이나 총 쏘지 말고.”

애국심에 불타서 입대한 모리와 다나카가 그런 이야기를 나눌 때 전차장 요시다는 줄줄이 이동하는 10식 전차들을 보면서 나름 흐뭇한 감흥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많은 전차라면 잘하면 남북한과 고구려군을 막을 수 있겠다는 나름의 자만심이 용솟음쳤으니 말이다.

물론 그 자만심은 자신만의 자만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어떻든 그들은 그렇게 시즈오카현 후지시(富士市)로 향했고, 또 일부는 후지산 북쪽 야마나시현 호쿠토시(北杜市), 또 일부는 더 서쪽인 나고야와 오사카, 고베로 이동했으나 그들의

행보를 한국 정찰자산이 놓칠 일은 만무했다.

그리고 그 보고를 받은 합참의 수뇌들은 모두 합참의장 김진규만 쳐다봤다.

“그 표정들은 다들 일본의 전차와 장갑차 공장부터 공격해 더는 생산 못 하게 막자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의장님, 이대로 두면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니까 우선 일본 전차와 장갑차 공장부터 타격하겠습니다.”

“그렇게 해. 공짜로 전차와 장갑차 공장 좀 얻어 보려다가 오히려 역효과만 나고 있으니까. 젠장. 그리고 공군에 통보해서 전차든 장갑차든 바퀴 달고 땅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을

모조리 쓸어버리라고 해! 이 기회에 싹 정리하자고. 다들 알았나.”

“예, 의장님.”

“그리고 후쿠오카는 어떻게 되고 있어?”

“곧 점령될 것입니다.”

“5군단에 빨리빨리 점령하라고 다시 한번 더 독촉해. 1군단은 벌써 히로시마까지 들어갔는데, 5군단은 후쿠오카도 점령 못 하고 뭐 하는 거야.”

남북한군이 일본의 전차와 장갑차 공장을 아직 타격하지 않은 것은 합참의장 김진규의 말 그대로 점령해서 공짜로 이용할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공장에서 전차와 장갑차가 끝없이 생산되어 전선으로 나오자 기어이 이렇게 타격하라고 명령한 것이었으니 세상에 공짜는 정말 없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합참의장 김진규의 독촉을 받은 국군 5군단장 손석민이 후쿠오카를 향해 군단을 재촉하는 때 국군 1군단 1유도탄사단과 한국 해군 구축함에서 사거리 500km 현무-3A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1,000km 현무-3B 순항미사일, 사거리 1,500km 현무-3C 순항미사일, 사거리 3,000km 현무-3D 순항미사일이 이와쿠니 비행장과 그 앞 해상에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

“1여단부터 발사한다. 1여단 발사!”

“발사!”

국군 1군단 1유도탄사단 1여단의 사거리 500km 현무-3A 순항미사일이 그렇게 가장 먼저 하늘로 솟구쳐올랐다.

그 뒤를 이어서 각각의 현무 순항미사일이 역시 목표를 향해 하늘로 날아올랐고, 한국 해군 구축함들도 그 사격에 동참했다.

그리고 그 미사일들의 뒤를 따라서 대한민국 공군 제1전투기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들이 이와쿠니 비행장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애애앵~”

“미사일이다. 적 미사일이다.”

대한민국 국군 1군단 1유도탄사단과 해군이 발사한 현무 순항미사일이 다가오자 일본 10식 전차를 생산하는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 미쓰비시 중공업의 전차와 장갑차 등의 생산설비를

지키려고 배치된 일본의 87식 자주대공포와 81식 지대공 미사일(SAM-1), 93식 지대공 미사일(SAM-3) 포대에 비상이 걸렸다.

“막아! 막아! 무조건 막아!”

이 포대를 지휘하는 일본 육상자위대 동부방면대 제2고사특과군 다케다 일등육좌가 목이 터지도록 이렇게 소리쳤지만, 현무 순항미사일은 마음처럼 요격되지 않았다.

“쿠콰쾅!”

그리고 제일 먼저 떨어진 현무 순항미사일이 이런 굉음을 토해내면서 장갑차 생산설비를 날려버리자 다케다 일등육좌는 미칠 것만 같았다.

전차와 장갑차를 단 한 대라도 더 생산해서 일분일초라도 더 빨리 전선으로 보내야 동경으로 진격해오는 한국군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인데, 그런 장갑차 공장이 미사일에 맞아

폭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다케다 일등육좌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에도 일본의 각종 자주대공포와 지대공 미사일의 발악에도 현무 순항 미사일들은 차례대로 날아와서 미쓰비시 중공업의 전차와 장갑차 공장들을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케다 일등육좌가 탄 지휘 차량에도 1발의 현무 순항미사일이 떨어져 그는 더는 절규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전범 기업이기도 한 미쓰비시 중공업은 더는 10식 전차와 장갑차를 생산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것이 끝이라면 오산이었다.

각종 현무 순항미사일의 뒤를 따라서 이와쿠니 비행장에서 이륙한 한국 공군 제1전투기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가 현무 순항미사일 다음으로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4여단 1대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대만이 이 미쓰비시 중공업으로 날아왔다는 그것뿐이었다.

다른 여단의 전투기들은 또 다른 목표물을 찾아갔으니 말이다.

어떻든 이미 현무 순항미사일에 일차 타격을 받은 미쓰비시 중공업은 이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대의 공습에 한마디로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전범 기업이기도 한 미쓰비시 중공업을 폭격한 한국 공군 제1전투기사단 4여단 1대대는 그렇게 폭격을 마친 후 유유히 이와쿠니로 돌아갔으나 그 가는 길에 예비역 대위 조용호가 이렇게

말했다.

“대대장님, 저런 전범 기업을 이제야 폭격한다는 것이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저런 전범 기업은 개전 초에 그냥 탄도미사일로 타격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건 나도 그래. 하지만 우린 지금 민항기를 모는 조종사가 아니라 전투기를 모는 군발이니까 명령대로 하면 되는 거야. 안 그래?”

“하긴 지금은 군인이죠. 고구려 항공의 민간 여객기 조종사가 아니라.”

“그래, 그럼 된 거야.”

“그런데 대대장님, 우리가 점령한 일본 각 공항에서 노획한 보잉과 에어버스 여객기 중에서 우리 고구려 항공으로 12대가 갔다는데, 그건 아십니까?”

“나도 그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확한 기종은 몰라. 전쟁 끝나고 가보면 알겠지. 그리고 앞으로 점령할 공항도 많으니까 더 많은 여객기가 우리 몫의 전리품으로 배당되겠지.”

“옛 중국에서 노획한 여객기 몰다가 이제는 일본에서 노획한 여객기 몰겠습니다.”

“뭔 여객기면 어때. 잘만 날아다니면 장땡이지.”

“하하하! 맞습니다. 잘만 날아다니면 장땡입니다.”

한중전쟁에 자발적으로 참전해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이번 한일전쟁에도 자발적으로 참전해 또다시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있는 예비역 강영석 중령과 조용호 대위가 웃으면서 이렇게

미쓰비시 중공업을 폭격하고 이와쿠니로 돌아갔다.

그때 같은 제1전투기사단 1여단 1대대장 장호익 중령은 대대를 이끌고 일본 육상자위대 등이 방어진지를 구축한 고베로 날아가고 있었다.

이 고베 일본 육상자위대 등의 방어진지는 급조된 것으로 애국심에 불타서 입대한 일본 우익들, 그리고 자발적으로 나선 고베 시민들이 주축이었다.

그중 가장 최신 무기는 바로 10식 전차로 이건 이제 폭격으로 폐허가 된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한일전쟁 전운이 감돌던 때부터 생산한 것이었으나 이 전차의 운용 병력은 진짜 초짜 중의

초짜 아니 그냥 앞에서 말한 그렇고 그런 우익인사들과 일반 시민일 뿐이었다.

그러니 무기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다고 봐야 했으나 지금은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가오는 한국 공군 제1전투기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가 더 문제였다.

“1편대부터 차례대로 투하한다.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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