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25화 (325/470)

#325

북벌 다음은 남정(南征)(9)

북한 인민군 8군단의 선두에 선 북한 특전사령부 예하 정찰여단은 야마구치현 하기 시내로 진입해 반항하는 일본인을 가차 없이 사살하면서 시민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그 정찰여단 1대대장 조일용이 대대원들을 휘몰아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정한론(征韓論)의 창시자이자 이토 히로부미의 스승이자 이제는 전범이 된 아베 전

일본 총리의 정신적 지주이자 그가 가장 존경한다고 한 요시다 쇼인을 모신 쇼인 신사였다.

그리고는 대대원들에게 이렇게 명령했다.

“날래 날래 저 보기 싫은 동상부터 파괴하라! 그리고 저 쇼인 신사와 쇼카손주쿠(松下村塾)는 즉각 불태운다. 실시!”

요시다 쇼인을 모신 쇼인 신사는 그렇게 북한 특수전사령부 예하 정찰여단에 의해 불태워졌다.

그리고 그가 기도 다카요시, 요시다 도시마로, 타카스기 신사쿠, 구사카 겐즈이와 더는 말이 필요 없는 이토 히로부미, 그리고 일본군을 창설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야마가타 아리토모 등을 가르친 쇼카손주쿠(松下村塾)도 불에 태워졌다.

그런데 이 시설들은 지난 2015년 메이지 유신의 유산으로 세계유산으로도 선정된 곳이었다.

하나 그런 것은 북한군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고, 그것과는 상관없이 요시다 쇼인과 그의 제자들이 한반도에 저지른 짓에만 관심을 두었으니 어찌 불태우지 않겠는가.

그렇게 쇼인 신사와 쇼카손주쿠는 불타올랐다.

“1중대장, 너는 가서 굴착기 구해와라! 아예, 여기를 파서 물구덩이로 만들어버리게 말이다.”

“예, 대대장 동지.”

“2중대장, 너는 저기 이토 히로부미의 고택이라는 저 집도 태워버리고, 이 근방에 있는 조선 침략자들의 흔적도 모두 찾아 없앤다. 알았나!”

“알갔습네다. 대대장 동지.”

“야, 거기 불 꺼진다. 다시 붙여. 나무 조각 하나라도 남기지 말고 싹 태워버리라는 말이다. 날래!”

그렇게 요시다 쇼인 신사와 그가 제자들을 가르친 쇼카손주쿠, 이토 히로부미의 고택은 물론 임진왜란에 참전해 조선 도공들을 무수히 잡아간 모리 테루모토의 동상과 묘지, 기도

다카요시의 고택, 그리고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은 그 가쓰라의 고택 등도 불타고, 어떤 곳은 굴착기로 파헤쳐져 물구덩이로 변해버렸다.

“이 정도면 되겠지?”

“충분합네다. 이제 비만 오면 여긴 온통 흙탕물 구덩이로 변할 것이니 말입네다.”

“그래도 마음에 안 들어. 이 제국주의자들의 흔적을 이런 식으로 밖에는 지울 수 없다는 것이 말이야.”

“그럼 폭발물이라도 설치합네까?”

“그것이 좋겠다. 날래 설치한 다음 다 날려버리자!”

북한 인민군 8군단과 정찰여단은 그렇게 나가토시와 하기시를 점령해 조선 침략자들의 흔적을 없애고, 이어서는 마스다시(益田市)까지 점령한 다음 기어이 야마구치현을 벗어나서

시마네현으로 진격해 들어갔다.

“총리, 남북한군이 기어이 히로시마와 시마네현으로 진입했습니다.”

“우리 육상자위대는?”

“시모노세키 해안을 지키던 중부방면대와 북부방면대, 동북방면대는 거의 전멸했고, 기타큐슈 해안의 서부방면대와 동부방면대의 살아남은 병력은 지금 남북한군과 후쿠오카를 사이에 놓고

전투 중이나 곧 그들도 전멸할 것입니다. 총리.”

“그럼 이제 남은 것은 육상총대와 여타 패잔병들뿐인가?”

“그렇습니다만 이제 이와쿠니 비행장까지 손에 넣은 한국 공군이 전격적으로 동원되어 그들을 공습하면 역시 괴멸적인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항공자위대는 거의 전멸, 해상자위대는 잠수함 몇 척 이외에는 거의 괴멸적인 타격, 육상자위대는 이제 육상총대와 패잔병들뿐이라니······. 빌어먹을! 빌어먹을!”

“송구합니다. 총리.”

“방위대신이 송구할 것이 뭐가 있소. 다 정한론에 눈이 멀어 오늘날 일을 이 모양 이 지경으로 만든 아베와 그 일당들 때문이지. 그런데 전쟁이 날 것 같으니까 미국으로 도망갔던 그

아베 일당들이 미국에서 모조리 체포되었다면서?”

“예, 한국과 고구려의 강력한 요청 때문에 미국에서 모조리 체포되어 지금 추방 대기 중이랍니다.”

“하여튼 도움이 안 되는 자들이네. 그건 그렇고 이제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일본 총리 이시바 이하 방위대신 마사요시 등이 전쟁을 지휘하는 전시 벙커는 아직은 통신이 원활한 상태인지 외부의 상황을 비교적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들이 지휘할 자위대는 이제 육상총대와 패잔병들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싸워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항복하더라도 후회가 없습니다.”

“방위대신은 아직도 한국이 우리에게 항복을 권할 것으로 생각하시오.”

“그럼 아닙니까?”

“한국이 옛 중국에서 한 것처럼 후쿠오카와 야마구치의 우리 국민은 몰아내고 있지만, 산업시설은 폭격이나 포격하지 않고 있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짜 모르겠소.”

“우리의 방위산업체 특히 F-3 전투기 관련 시설과 방위장비청 등은 미사일로 공격해서 F-3 전투기는 물론 각종 미사일을 아예 생산도 못 하게 만들었는데, 그럼

그것은······.”

“어차피 F-3 전투기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체요. 그런 기체를 생산해봤자 실전에 투입할 수도 없소. 그러나 당장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F-2 전투기 생산 공장과 여타 전차

생산 공장, 함정을 생산하는 조선소 등은 한국이 폭격이나 포격도 하지 않고 있소. 우리에게 얼마든지 만들어보라는 것 같이 말이오.”

“하면 그것이······.”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오. 한국이 옛 중국의 산업시설을 완전히 파괴한 것과는 달리 우리의 산업시설은 완전히 파괴하지 않고 보전해서 우리의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한다. 즉 우리의

산업시설을 지금처럼 그대로 두고, 점령해서 그 모든 것을 자기들이 가지려고 한다. 그렇게 말이오.”

이시바 총리의 말처럼 남북한은 일본의 산업시설에 대해서는 아직은 그렇게 맹렬하게 공격하지 않았다.

다만, 말한 것처럼 F-3 전투기 생산 시설과 방위장비청 등은 탄도미사일로 공격해서 자위대가 사용하는 각종 미사일은 생산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일본은 개전 이후 지금까지 전차와 장갑차는 제법 만들었으나 그것을 운용할 병력이 없어서 만들어봐야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남북한처럼 예비군을 수백만 명 동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예비군인 즉응 예비 자위관, 예비 자위관, 예비 자위관보라는 3종류의 예비역들도 대부분이 도망가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거나 탈영하거나 해서 예비군이라는 것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었으니까.

물론 애국심에 불타서 자원입대하는 자들도 제법 있었지만, 애국심에만 불타는 그들을 병사로 만들어내려면, 특히 전차와 장갑차 병으로 만들어내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일본에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이미 남북한군이 히로시마와 시마네현으로 진입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방위대신 마사요시는 아름아름 들려오는 소문처럼 한국이 조국 일본을 식민지로 만들려고, 옛 중국에서 한 것처럼 산업시설을 무차별로 폭격하지 않는 것이라는 총리 이시바의

의견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1910년이 아니라 2022년이었다.

그런데 한국이 조국 일본을 식민지로 만들려고 한다면, 국제사회가 그걸 용납하지 않을 것 같았다.

“총리께서는 그럼 한국이 진짜 우리를 점령해 식민지로 만들려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바로 그렇소. 그래서 한국이 우리의 산업시설을 그대로 두는 것으로 나는 생각하오. 모조리 파괴해 버리면 건질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니까.”

“정녕 그렇다면 더 악착같이 싸워야 하겠습니다. 총리!”

“그래야겠지만, 우리에게 이제 남은 것은 육상총대와 일부 패잔병들뿐이라면서.”

“비록 육상총대와 일부 패잔병과 조국을 지키려고 자진 입대하는 오합지졸뿐이지만, 정녕 한국이 우리를 식민지로 만들려고 한다면, 더 악착같이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겠지만, 남은 전력이라고는 별로 없으니···. 그건 그렇고 살아남은 해상자위대 잠수함들은 연락되시오?”

“한국군의 상륙을 저지하려고 치열하게 싸우다가 살아남은 잠수함은 총 6척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중 지금 연락이 가능한 잠수함은 소류급 SS-509 세이류함, SS-510 쇼류함,

SS-511 오류함 3척과 오야시오급 SS-595 나루시오, SS-597 다케시오함, 이렇게 총 5척뿐입니다.”

“그럼 나머지 1척은?”

“나머지 1척인 SS-512 토류함은 잠깐 통신이 되었다가 연락이 끊긴 것으로 봐서는 격침당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5척은 지금 어디 있소?”

“해상자위대 남은 전력과 함께 동경만을 지키라고 명령했습니다.”

“동경만을 지킨다고 한국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으나 어떻든 최선을 다해서 싸워 보시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그것뿐이니까. 그런데 황거(皇居)는?”

총리 이시바의 이 물음에 방위대신 마사요시는 일단 안도의 한숨부터 토해냈다.

야스쿠니 신사와 더불어서 총리 관저, 국회의사당 등등은 남북한의 탄도미사일에 타격을 받았지만, 일본 왕궁은 아직 안전했기 때문이다.

“황거는 아직 안전합니다. 한국군이 야스쿠니 신사 등은 공격해도 황거는 아직 공격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나마 다행이군.”

“그렇습니다. 총리, 그런데 정말 한국이 우리 일본을 식민지로 삼을 것 같습니까? 아니, 그러면 국제사회가 그걸 용인하겠습니까?”

“국제사회는 언제나 힘이 지배하는 곳이오. 힘이 지배하는 곳. 그래서 묻겠소. 지금 우리 일본과 남북한과 고구려 중 누가 더 힘이 셀까?”

“한국만이라면 우리 일본이······.”

“한국만이라도 경제력은 우리가 앞서도 군사력은 상대가 안 돼. 그건 방위대신이 더 잘 알지 않소. 그리고 한국도 이제는 핵으로 무장한 핵무장 국가요.”

“그건 맞지만, 그래도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생각이 오늘날 우리 일본을 이 모양 이 지경으로 만든 그 빌어먹을 정한론의 일단이오. 생각해 보시오. 한국은 우리 선조들에게 수많은 은혜를 베풀었소. 그런데 우리는 그걸

원수로 갚았지. 그것까지 좋다고 합시다. 그러면 독일처럼 진솔한 사과는 하지 못할망정 과거 잘못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배상도 해주고, 한국과 사이좋게 지냈다고

생각해 보시오. 그럼 오늘날 한국이 우리를 이렇게 침공했을까?”

옛 중국이 가지고 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지위는 이미 대한민국으로 승계되어 이때 대한민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와 함께 상임이사국이었다.

그리고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10개국에는 고구려와 북한까지 선출되어 있었으니 국제사회가 한국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싶어도 이제는 제동을 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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