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1화 〉 북벌 다음은 남정(南征)(5)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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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고구려가 그렇게 초나라를 견제해주면, 미국은 이미 손에 넣은 동남아해(남중국해)와 그 오키나와 본섬만으로도 초나라가 영원히 태평양으로 나올 수 없도록 완벽하게 포위해서 다시는 일어설 수 없도록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남북한과 고구려가 꼭 옛 중국과 일본을 모두 아울러서 옛 중국보다 더 위협적인 패권국이 될 것만 같아서 불안감을 감출 수 없어서 기어이 이렇게 말했다.
“말은 그럴싸하나 나는 남북한과 고구려가 꼭 옛 중국과 같은 패권국이 되어 우리 미국을 위협할 것만 같은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시오?”
“또 무슨 그런 무시무시한 말씀을 하십니까. 그리고 우리 한민족은 지난 5천 년 동안 패권을 추구한 역사가 없습니다. 다만, 옛 중국과 일본의 침략에 대항해서 어쩔 수 없이 싸운 적은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쟁도 그런 차원이고 말입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그 5천 년 동안 면면히 이어진 한·중·일 삼국 간의 전쟁이 이번 전쟁으로 이제는 정말 마침표를 찍을 순간이 다가오는 것을 나는 느낍니다. 그러니 대통령께서 조금만 더 도와주십시오. 그럼 완전무결하게 평화로운 동북아시아를 보시게 될 것입니다.”
“한국이 주도하는 평화요?”
“아니,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요.”
“헐!”
“그렇게 비아냥거려도 그럴 것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평화, 얼마나 좋습니까. 아니 그렇습니까? 그러니 그 전범들이나 얼른 잡아서 넘겨주십시오.”
자기 말을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받아넘기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갑자기 목이 막히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뒤라는 것을 자신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진짜 일본은 어쩔 요량이오?”
“그들이 지난 1876년 2월 군사력을 동원해서 우리에게 불평등 조약인 강화도 조약을 맺게 한 다음 그 이후 우리를 침략 1945년 8월 15일까지 지배했으니 우리도 그들이 우리를 침략하고 지배한 69년 6개월 동안 그들을 지배해야지요. 그래야 서로 평등해지지 않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뭐라고요.”
“아, 그들이 저지른 일본군 위안부 만행, 731부대 만행, 민간인 학살 만행, 강제 동원과 징집, 문화재 약탈, 민족정기 말살, 창씨개명 등등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반인륜적인 만행은 저지르지 않을 것이니 그건 안심하십시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십니까. 그리고 지금은 21세기입니다. 그런데 일본을 70년간이나 식민지로 삼겠다니 그걸 지금 진짜 말이라고 하십니까?”
“21세기든 22세기든 우리가 당한 것만큼은 돌려주어야지요. 그러니 그렇게 아시고, 미국에 숨어있는 그 전범들이나 잡아서 어서 송환해주십시오.”
“그자들은 잡아서 넘겨줄 것이니 일본 식민지 문제는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시오.”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지 말고, 옛 중국처럼 일부 영토만 남북한과 고구려가 차지하고, 자치권을 주시오. 단, 그 자위대는 영원히 해체하고, 소총과 기관총 정도로만 무장한 경찰은 허용해주고, 말이오.”
민재인 위원장이 근 70년간 일본을 식민지배할 것이라는 의미의 말을 하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말문이 막히다 못 해서 기가 막혀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 마당에 그 일을 저지할 마땅한 수단도 없었으니 더 기가 막힐 뿐이었으니 이제 미국이 남북한과 고구려에 사정하고, 눈치를 보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해야만 했다.
그러니 이때 남북한과 고구려의 기세는 한마디로 욱일승천했기에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대답했는지도 몰랐다.
“바이든 대통령님, 우리가 미국의 중남미 정책과 중동 정책에 개입하지 않듯 앞으로는 미국도 앞으로 우리의 중국 즉 초나라와 일본 정책에는 개입하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진짜 이렇게 나올 거요.”
“초나라와 일본 문제에만 그렇습니다. 다른 것은 다 양보해도 그 두 나라 문제만큼은 결단코 양보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알아주십시오. 그러나 다른 것은 예전처럼 다 양보해드리겠습니다.”
“도대체 중국, 일본과 무슨 철천지원수라도 졌기에 그러시오.”
“역사를 왜곡하지 않는 진짜 역사학자를 불러서 물어보십시오. 그들이 우리에게 지난 5천 년간 어떤 짓을 했는지.”
“내 제대로 된 학자 불러서 물어볼 것이니 일본 문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오.”
“생각할 것도 없지만, 대통령님이 부탁하시니 다시 한 번 더 생각은 해 보겠으나 그 전범들은 속히 잡아서 넘겨주십시오. 그럼.”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전화를 끊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길게 한숨부터 토해냈다.
기어이 남북한과 고구려가 일본에 상륙했으니 이제 민재인 위원장이 공언했듯 일본이 그들의 식민지가 될 순간이 머지않았음에도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말이다.
아니, 자신이 이렇게 되도록 내버려 뒀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무리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는 국제사회라지만, 2차대전 종전 이후 이어진 일본과의 동맹은 이미 끝난 것이고, 중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던 동북아에는 새로운 질서가 자리를 잡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질서의 중심은 이제 남북한과 고구려이고 말이다.
“자네는 혹 중국과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를 좀 아나?”
“어떤 관계를 말씀하십니까.”
“그들의 역사! 길게는 말고, 자네가 아는 지난 100년간의 역사만 말해 보게.”
민재인 위원장과의 통화를 끝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안보보좌관 에이브람스를 불러서 이렇게 물은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자신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남북한과 고구려의 중국과 일본에 대한 감정, 특히 일본에 대한 그들의 진정한 속내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100년 전이면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었고, 그래서 1945년 8월 15일까지 지배했습니다. 그 때문에 남북한과 고구려가 일본과의 전쟁 개전 날짜를 8월 15일로 잡았을 것입니다. 중국은 그때 한국에 개입할 힘을 잃었기에 아무 역할도 할 수가 없었고, 1950년 한국전쟁에서는 대통령님도 아시다시피 개입하여 한국의 통일을 막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에도 계속 북한을 배후 조종해서 역시 통일을 막았고, 경제력이 급성장한 이후에는······.”
안보보좌관 에이브럼스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고개만 끄떡였다.
지난 100년의 아주 간략한 역사에서만도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당하기만 했지 뭐 하나 제대로 된 반격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남북한이 급속도로 관계를 개선한 2019년 이후부터 힘을 합쳐서 먼저 중국을 물리치고, 이제는 지난 역사에 대해 일본에 복수하려고 한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일본이 한국에 한 짓을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사과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도 사실인가?”
“독일과는 달리 일본은 몇 번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는 했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단 한 번도 반성한 적도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진정한 배상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특히 아베 정권 때는 침략의 역사마저 부정하고,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한국과 북한을 이용했을 뿐이니 남북한과 고구려가 그를 전범으로 넘겨달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두 나라를 화해시킬 방법이 없겠나?”
“있기는 하겠지만, 일본이 수용할 수 없는 범위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선 중국보다 더 가혹한 항복 조건을 제시할 것입니다. 그 전에 식민지 지배에 대한 보상과 배상, 사죄는 기본이고, 막대한 배상금은 일본이 감당할 수준을 벗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자위대 해산, 한국이 주도하는 역사교육, 독도, 대마도 등 영토 문제, 문화재 반환 등등이 그 뒤를 따를 것이고, 그 모든 것을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남북한과 고구려가 제시한 7가지 조건도 수용하지 못해서 전쟁이 일어났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또 무슨 문제 있는데?”
“일본 왕실을 그냥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이니 일본이 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한국이 일본 왕실을 없애버릴 거라고?”
“그렇습니다. 한국 왕실도 일본이 없앴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사실 일본 왕 히로히토는 2차 대전 전범이자 한국을 식민지배한 장본인이었지만,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그 아버지 요시히토와 그 위 무쓰히토 일왕 역시 한국을 침략 지배하는 등 했지만, 역시 처벌받거나 하지 않았으니 그런 일본 왕실을 한국이 그냥 두겠습니까.”
한국이 일본 왕실까지 없애버릴 것이라고 하자 바이든은 다시 말문이 막히고, 기가 막혔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한국으로서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약간은 들었다.
그래서 안보보좌관 에이브럼스에게 이렇게 물었다.
“한국 왕비도 일본이 죽었다는데, 그것도 사실인가?”
“사실이고, 그때 죽은 왕비가 명성황후입니다.”
“물론 그 일도 일본이 사과하지 않았겠지.”
“예, 그것만이 아니라 그야말로 반인륜적인 범죄인 일본군 성 노예에 대해서도 사과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매춘부라고 비난까지 하고 있으니 더욱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꼬이고 꼬여서 오늘날 결국에는 이 지경까지 이른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두 나라를 화해시킬 방법이 없다.”
“일본 왕실 폐지와 함께 한국이 제시하는 모든 조건을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니 그럴 것입니다.”
“그럼 자네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금은 그냥 지켜보시죠. 일본 편을 들 수도 그렇다고 대놓고 한국 편을 들 수도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일본까지 한국에 넘어가면, 한국이 과거 중국처럼 우리 미국을 위협하지는 않을까?”
“한국은 중국과 다를 것입니다. 민족성부터가 다르니까요. 그리고 한국과 우리 미국은 아직 동맹국이지 않습니까.”
안보보좌관 에이브럼스가 한국과는 아직 동맹국이라고 하자 바이든은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딱히 반박하지는 않았다.
지난 한중전쟁에서도 한국은 나름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최대한의 노력을 해주었고, 그 결과 티베트와 동남아해(남중국해)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 한일전쟁을 앞두고도 한국은 최대한 미국을 배려하고 있었으니 역시 나름대로 동맹으로써의 도리를 다하려고 하는 것으로 봐야 했으나 흔쾌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는 뭔가가 있음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래, 동맹국은 동맹국이지.”
“그렇습니다. 그러니 좀 더 두고 보시죠. 그리고 친일 의원들이 한국의 일본 침략 규탄 결의안과 한국군의 일본 철수 결의안 등을 제출했는데, 그것은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그것만이 아니라 일본을 침략한 한국을 강력하게 응징하라는 친일 의원들과 친일 인사들의 서한도 수백 통이나 내 책상 위에 있네. 그러고 보면 우리 미국에도 친일파들이 참 많아. 아, 그리고 그 결의안들은 상하 양원 어디에서도 통과되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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