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3화 〉 한일전쟁(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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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이시바가 경제산업상 이토의 말을 이렇게 자른 다음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대한제국 황실을 자신들이 없애 버린 것처럼, 한국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었기에 한숨은 길었으나 그 제국주의 시절과 지금은 다를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는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산업상 이토도 지지 않고 재차 이렇게 말했다.
“불충한 생각이 아니라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천황폐하와 상황 폐하께서는 다른 곳으로 피신도 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시면서 황거에 그대로 계신다면서요.”
“그건 맞지만, 설마 한국이 이번 일과는 아무 상관 없는 황거까지 공격하겠소?”
“그건 진짜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가 대한제국의 황실을 없애버린 것처럼, 한국이라고 우리 일본의 황실을······.”
“나는 한국이 그렇게까지는 않으리라고 믿소.”
“저도 그러지 않기를 믿습니다만, 만에 하나 그에 대한 대비는 있어야 하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한국은 그러지 않을 것이오.”
“대비는 해야 한다니까요.”
총리 이시바와 경제산업상 이토, 그 두 사람의 옆에는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방위대신 마사요시도 있었는데, 그도 그들의 대화를 듣고는 길게 한숨을 토해내다가 급히 신색을 바로 했다.
그와는 달리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기타 각료는 더 많았고, 그들과는 달리 통합막료장 다모가미는 눈치도 없이 벙커 요원들에게 큰소리로 이런저런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일본 총리 이시바와 부총리 니시가와, 경제산업상 이토, 외무상 에사키 등 주요 인사들이 자위대 핵 벙커에 자리를 잡고, 이런 대화를 나누는 그 순간 2022년 8월 14일 밤 11시 30분이 찾아왔다.
그때 나와 민재인 위원장, 이세연 대통령은 삼각 통화를 하면서 일본 공격에 관한 최종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통화를 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고 하니 더 망설이지 말고 공격합시다. 무엇을 더 망설입니까?”
“망설이기는 누가 망설인다고 그러시오.”
“즉각 명령을 내리지 않으니 그것이 망설이는 것이죠. 그리고 이 일은 한중전쟁 이전부터 이미 결정되어 있었던 것 아닙니까. 그런데 망설이는 이유가 뭡니까?”
“김 총비서, 누가 들으면 진짜 우리 둘이서 일본을 침공하려고 그때부터 준비한 것으로 알겠소. 그러니 그런 이야기는 이 정도만 하고, 그럼 김 총비서는 당장 일본 공격에 찬성하는 것이고, 이 대통령의 의견은?”
“저도 찬성입니다. 일본 총리와는 더 말을 해봐야 입만 아플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시죠. 그리고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망설이다가는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으니까 김 총비서님의 의견처럼 바로 공격하시죠.”
“그럼 마지막으로 국방부를 통해서 우리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더 일본에 표명합시다. 그래도 일본이 반응이 없으면, 그때 진짜 공격합시다.”
“좋습니다. 남북한과 고구려를 대표해서 우리 한국 국방부가 그 일을 맡겠습니다. 그 대신 남북한과 고구려 국민에게도 대국민담화를 통해서 이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럽시다.”
“김 총비서까지 찬성이라면, 나도 찬성이오.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정부와 유엔 등 국제사회에는 공격 개시가 결정되면, 한국 외교부에서 각각 통고해 주시오.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는 내가 전화하겠소.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는 김 총비서가 알려주겠소?”
“그러죠.”
민재인 위원장, 이세연 대통령과 이렇게 3각 통화를 마친 나는 그 즉시 노동당 총비서 명의의 담화문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다음 작성된 초안을 읽어보고, 몇 가지를 고쳤다.
그때 즈음 가장 먼저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이 텔레비전을 통해서 발표됐다.
내용은 지금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모든 책임이 일본에 있다는 것과 그로 말미암아 부득이하게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무고한 일본 국민이 다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과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일본이 그 7가지 조건을 수용하라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일본의 성의 있는 대답이 없으면, 군사행동을 취하겠다는 내용이 명확하게 들어가 있어서 누가 들어도 그것이 선전포고이자 마지막 경고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민은정, 한국이 먼저 발표했으니까 이제 우리도 준비됐으면 발표하자.”
“예, 총비서 동지.”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을 끝까지 본 다음 나도 담화문을 발표하려고, 먼저 민은정에게 이렇게 말한 다음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을 한 번 더 쳐다보고는 조선 중앙텔레비전 앞에 섰다.
그리고는 목소리를 가다듬어 조금은 부드럽게 담화문을 읽어내려갔다.
“경애하는 인민과 영용한 인민군 장병 여러분, 북남과 고구려가 7가지 요구조건을 전달했지만, 일본은 이 시간까지 답이 없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우리를 얼마나 업신여기는지를 바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와 민재인 위원장 그리고 이세연 대통령은 일본이 끝까지 대답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뜻을 모았습니다. 사랑하는 인민과 인민군 장병 여러분, 저들이 우리의 강토를 짓밟고 떠난 지 이제 정확하게 77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저들은 진심으로 공화국에 사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지난 역사를 왜곡하고, 또 왜곡하고, 또 왜곡했습니다. 하나 오늘부터는 절대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공화국과 고구려 그리고 대한민국이 손을 잡고, 저 오만한 자들을 징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역시 오만하기 그지없었던 옛 중국을 거꾸러뜨렸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저 일본뿐임을 다시 한 번 더 경애하는 인민과 영용한 인민군 장병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에도 경고합니다. 즉각 7가지 요구조건에 대한 대답이 없으면, 우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고구려, 대한민국과 손을 잡고, 군사행동을 취할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힙니다. 사랑하는 인민과 인민군 장병 여러분, 또 한 번의 전쟁이 일어나면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조금만 더 참고 견디어 주십시오. 그럼 우리는 저 일본을 옛 중국 다음으로 거꾸러뜨려서 지난 일제강점의 피맺힌 원한을 갚고, 영원토록 저들을 지배할 수도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니 그때까지만 참고 인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즉시 나는 노동당사에서 자모산 특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민은정이 여전히 그 아름다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이렇게 물어왔다.
“총비서 동지. 이렇게 해도 일본이 우리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겠죠?”
“그래, 그놈들은 미국놈들 앞에는 무릎을 꿇어도 우리 한민족에게는 죽으면 죽었지 무릎을 꿇지 않을 놈들이거든.”
“그럼 이번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제대로 고쳐놓아야겠습니다.”
“은정아, 버르장머리뿐이냐 아예 민족성 자체를 고쳐 놓아야지.”
“그래야 일제강점의 피맺힌 원한을 갚고, 영원토록 저들을 지배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까?”
“그래, 그러니 어서 가자. 가서 다시 그 양반들과 통화해야 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해야 하니까.”
“예, 총비서 동지.”
노동당사에서 그렇게 자모산 특각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다시 삼각 통화를 연결했을 때까지도 일본은 더 진전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때는 한국 국방부도 모자라서 외교부까지 나서서 일본에 그 7가지 조건을 수용하라고 독촉했지만, 일본은 더 진전된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 상황에서 나와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 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은 다시 삼각 통화를 연결한 것이고, 그 연결에서 내가 이렇게 말했다.
“자, 이제 쪽발이들의 대답은 명확해졌으니 다들 결정하시죠.”
“그 전에 이 대통령,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정부와 유엔 등 국제사회에는 알렸소?”
“지금 외교부를 통해서 각국 외교부로 알리고 있고, 각국 대사관에도 통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된 것 같네. 하면 이제 우리가 공언한 것처럼 군사행동을 취하는 일만 남았는데, 김 총비서는 찬성이고, 이 대통령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우리가 제시한 7가지 조건에 대해 일본이 성의 있는 대답을 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취하겠다고 공언했으니 그 공언이 헛말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군사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좋소. 합시다. 아, 그런데 이 대통령은 미군은 확실하게 모두 일본에서 철수했소?”
“오키나와를 뺀 나머지 지역에는 확실하게 단 한 명의 미군도 없습니다.”
“그럼 그것도 됐네. 하면 시간은 언제가 좋겠소?”
“벌써 0시 56분이니 새벽 03시가 어떻겠습니까.”
“2022년 8월 15일 03시라. 제2의 광복을 위한 여정이 시작되기에는 좋은 시간 같군.”
2022년 8월 15일 03시를 기해 일본을 공격하자는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의 제안을 민재인 위원장이 받아들이는 순간 그렇게 일본 공격은 결정되었으니 이는 역사적인 대사건이었고, 지난 한민족 오천 년 역사에서 이런 날이 또 있었을까.
원나라의 요구 때문에 1274년과 1281년 여몽 연합군이 일본정벌에 나섰으나 실패한 것과 1389년 고려 창왕 1년 2월 박위(朴葳)의 대마도 정벌 그리고 1396년 조선 태조 5년과 1419년 세종 1년에 있었던 대마도 정벌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일대 대사건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했다.
“2022년 8월 15일, 오늘은 광복 77주년이니 후세들이 이날을 기억하기에도 좋을 겁니다.”
“김 총비서는 벌써 그런 것도 생각하시오.”
“그럼요. 지난 역사에서 우리 선조들이 여몽 연합군으로 또는 대마도 정벌을 위해서 일본에 군사행동을 개시한 날들은 있지만, 그날들 외우기 쉽습니까. 하나 이날은 광복 77주년이니 금방 외울 것이고, 그러므로 후세들은 반드시 이날을 기억할 겁니다. 하고 학교 시험은 물론 각종 시험에도 이날이 자주 나올 것이니 안 외우고는 안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