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292화 (292/470)

〈 292화 〉 전운(戰雲)(1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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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이시바는 그사이에 단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다.

아니, 일본은 단 하나도 변하는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이 바른 표현일 것이다.

그래서 조건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변명에 이세연 대통령은 그의 말을 중간에서 끊고, 냉랭하게 이렇게 말했다.

“총리, 위안부, 그냥 위안부가 아니라 일본군 종군 위안부요. 그러니 앞으로는 분명히 그렇게 부르시오. 그도 아니면 일본군 성 노예라고 표현하거나. 아시겠소.”

“그것은······.”

“그리고 내 분명히 다시 말하지만, 위안부가 아니라 일본군 종군 위안부이자 일본군 성 노예니 얼렁뚱땅 그냥 위안부라 호칭하면서 앞에 일본군을 빼버리는 그런 얄팍한 짓거리는 다시는 하지 말라는 말이오. 그리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총리와 마지막으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나 한번 해보라기에 나는 총리가 적극적으로 그 7가지 조건 중에서 몇 가지는 들어줄 줄 알았소. 그런데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단 하나도 들어줄 마음이 없군. 맞죠?”

“원안 그대로 다 들어주는 것은 우리 일본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나 그중에서 둘째 위안부와 강제징용피해자 한 사람당 소정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하고, 천황 폐하는 빼고, 총리인 제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하겠습니다.”

“위안부가 아니라 일본군 종군 위안부이자 일본군 성 노예라는 내 말 뭐로 들은 거요.”

“어떻든 그건 그렇게 처리하고, 셋째 역사 교과서에 식민지 침략 사실을 더욱 기술하여 교육하겠습니다. 넷째 한반도에서 약탈해 온 것이 확실한 문화재는 반환하겠습니다. 다섯째 자위대 병력은 일정 수준으로 감축하겠습니다. 여섯째 한일협정을 파기하고, 새로운 협정을 맺겠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도 일정액의 청구권 금액을 더 지급하겠습니다.”

“독도는 끝까지 일본 땅이라는 말이오.”

독도는 끝까지 일본 땅이라고 아예 거론도 하지 않는 일본 총리 이시바의 수정된 대안 제시에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직설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이시바 일본 총리의 망설임이 잠시 잠깐 느껴졌으나 대답은 예상한 그대로였다.

“그렇습니다.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독도는 우리 일본의 고유 영토입니다.”

“총리의 생각이 그렇다면 더 할 말이 없군. 이만 끊읍시다. 그리고 이제 2시간도 남지 않았음을 명심하시오. 명심.”

“대통령님, 다시 한 번 더 우리가 제시한 수정안을 재고해주십시오.”

“재고하고 말 것도 없소. 그러니 우리가 제시한 원안 그대로 그 7가지 조건을 다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지금부터 어디라도 꼭꼭 숨어 있으시오. 곧 우리의 현무 탄도미사일과 순항 미사일들이 총리 머리 위로 날아갈 것이니까. 그리고 그때도 지금과 같은 조건을 제시하는지 한번 두고 보겠소.”

“우리 일본이 얼마나 더 양보하면 되겠습니까?”

“더 양보할 것도 없고, 원안 그대로 그 7가지 조건을 받아들이면 되는 간단한 일이오.”

“그건 도저히······.”

남북한과 고구려가 제시한 7가지 조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나 한국의 고유 영토임을 인정하는 조건은 쏙 빼고, 나머지 조건도 원안이 아닌 수정을 해서 들어주겠다는 일본 총리 이시바의 제안을 일축한 이세연 대통령이 또 이렇게 말했다.

다른 조건은 어느 정도 수정해서라도 들어주겠다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인 독도 영토 문제만은 도저히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었기에 말이다.

“그럼 나도 더 할 말이 없소. 아, 이 말은 해야겠네. 반드시 살아있으시오. 그래야 총리 얼굴을 다시 보면서 좀 더 진전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말이오.”

“대통령님, 지난 1965년의 청구권 금액과 상관없이 한국에도 청구권 금액을 북한과 같이 5년 동안 5,000억 달러를 더 지급하겠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말이오.”

“대통령님이 아무리 현무 미사일로 저를 위협해도 다케시마는 우리 일본의 고유 영토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총리, 위협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오.”

“현실을 직시해도 다케시마는 일본의 고유영토······.”

“다케시마가 아니라 독도요. 그리고 더 말하면 입만 아플 것 같으니까 진짜 이만 끊읍시다.”

“대통령님, 다시 한 번 더 재고해주십시오.”

“못하겠소.”

“진심으로 부탁합니다.”

“그래도 못하겠고, 이 모든 일은 귀국이 자초한 것이니 내 말 반드시 명심하시오. 이 모든 일은 귀국이 자초한 것임을.”

“대통령님.”

이세연 대통령이 일본 총리 이시바와 이렇게 통화를 끝내는 그때 부산항에서는 이날을 위해서 그동안 개조한 한대자동차 소속 자동차 운반선 20척과 여타 해운회사 소속 자동차 운반선 30척, 각종 화물선 100척 등에 국군 1군단의 각종 장비부터 실리기 시작했다.

또한, 건설장비 등을 전문적으로 수송하는 한대글로버스에서 동원한 수송선 20척에도 장비가 차곡차곡 적재되었으니 이 수송선 1척에는 자동차 7,300대를 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일본 본토에 상륙할 국군 1군단의 각종 장비부터 실리고, 이어서는 국군 5군단 그리고 인민군 7군단과 8군단 등의 장비가 착착 배에 실렸다.

그리고 그때를 맞춰 북한 사이버전 전담부대들이 일본 자위대와 관련된 모든 곳과 일본 통신망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강원도 고성 및 북한 각 지역에 배치된 탄도미사일들이 발사준비를 끝내고 대기했고, 한국으로 전개된 북한 전투기들도 한국과 고구려 공군 전투기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무장을 끝내고 역시 출격대기에 들어갔다.

“주일미군은 모두 떠났나?”

“예, 전부 하와이와 괌 그리고 오키나와 등으로 이동해서 지금 일본 본주, 규슈, 시코쿠, 홋카이도에 남은 미군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잘 된 일이야. 우리에게 정말 잘 된 일이야. 하면 지금 현재 해상자위대 상황은?”

“우리의 상륙작전을 예상하는 듯 사세보를 비우고, 간몬 해협(関門海峡)이 끝나는 야마구치현 우베 앞바다와 구레에 주력을 배치하고, 일부는 요코스카에 배치해 놓고 있습니다.”

“제3호위대군도?”

“그렇습니다. 해상자위대 전 전력을 그 3개의 지역에 3개의 함대로 나눈 듯 그 3곳에 포진한 상태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잠수함은?”

“구레에 정박한 잠수함은 이미 말씀드린 그 5척이 다입니다.”

“나머지는 바닷속으로 사라졌다는 말인데, 아직 우리 잠수함과의 접촉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몸을 사리는 것인가?”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해상자위대 놈들이 그 3곳에만 모여있는 것도 우리의 상륙을 경계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군이 동경으로 진격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과 또 각개 격파당하지 않고, 합동 교전으로 우리의 공격을 막아 보려는 심산일 것입니다.”

“해군부의장도 그런 생각이오?”

“예, 의장님. 자위대 이지스함이 고작 10척입니다. 뿔뿔이 흩어져 있다가는 모조리 각개 격파될 것이니 그렇게 3척씩이라도 모여야 용이라도 한번 쓸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같이 모여서 다른 방공 구축함, 여타 구축함, F-35B, 항공자위대의 F-35A 등과 합동 작전을 펼칠 계획인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육지의 방공미사일과도 협력하고 말이야. 그것이 일본의 최대 강점인 CEC(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 즉 협동 교전능력이니까.”

한국군 합참 작전차장 정용호와 이야기하다가 이어서는 해군부의장 안성환과 일본 자위대의 예상 방어 계획을 논의한 대한민국 합참의장 김진규, 그는 한중전쟁 때에는 합참 육군부의장이었다.

“바로 그렇습니다. 해상자위대의 여타 구축함과 F-35B,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항공자위대의 F-35A 등과 기타 정찰자산 그리고 육상자위대의 방공미사일시스템들과 합동 작전으로 우리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하나 전력 차이가 너무 나서 그건 다 헛수고일 것입니다.”

“그렇겠지. 그래도 일본 애들이 머리를 쓰기는 쓰는군. 그런데 일본의 정찰위성들은?”

“모두 요격 대기 중이니 명령만 떨어지면 곧바로 요격할 수 있습니다.”

“위성 요격하면서 하늘에 떠 있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도 모조리 요격할 수 있도록 해. 그래야 놈들의 협동 교전능력의 한 축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

“그것 역시 준비되어 있습니다. 의장님.”

한국 합참의장 김진규가 이렇게 하나하나 일본 자위대 상황을 확인하고, 공격 준비를 거의 마친 시점 이세연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일본 총리 이시바는 기어이 자위대가 지난 2021년 새로 마련한 전시통합지휘소이자 핵 벙커로 들어갔다.

한국이 제시한 7가지 조건을 다 들어주느니 끝까지 항전하자는 주전파, 요구 조건을 다 들어주자는 화친파, 수정안을 제시한 자신의 조건 어느 하나라도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한국이 수용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남은 것은 어떻게 될 줄 뻔히 알면서도 스스로 불구덩이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선택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일본의 파멸을 불러올 것이다.

“총리가 제시한 수정안까지 한국이 끝끝내 수용하지 않았으니 그 7가지 조건을 원안 그대로 다 들어주겠다고 다시 한국에 통보하십시오. 아직 시간은 1시간이나 남아있으니 말입니다.”

“경제산업상은 그 조건을 원안 그대로 다 들어주고도 우리 일본이 자주국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시오.”

“총리, 이대로 있다가 한국의 현무 미사일과 북한의 화성 미사일에 온 나라가 불바다가 되는 것보다는 그것이 훨씬 이득입니다. 왜 그것을 모르고 그런 이야기만 하십니까?”

“이 문제는 그렇게 경제적 논리로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요.”

“총리, 좀 전에 한국의 지인과 통화를 했는데, 한국은 이미 개전 준비를 완벽하게 끝냈답니다. 그러니 곧 남북한의 탄도 미사일들이 이곳으로 날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그 탄도 미사일 중 단 한발이라도 황거를 노려 천황폐하의 옥체에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그때는 어떻게 하시려고 이러십니까?”

“그런 불충한 생각은 하지도 마시오. 아무리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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