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290화 (290/470)

〈 290화 〉 전운(戰雲)(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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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고구려가 준 시간이 24시간도 남지 않았을 때 일본 총리 이시바가 다시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뾰쪽한 수는 나오지 않았고 시간만 점점 더 흘러갔다.

그러자 기어이 7가지 조건을 들어주자는 의견이 각계에서 나왔고, 내각 안에서도 일부 인사들이 그 조건을 들어주자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미 주식 시장은 문을 닫았고, 외국 투자자와 기업은 모두 우리 일본을 탈출했습니다. 거기다가 미군도 자국과 오키나와로 철수했고, 미국 대사관을 비롯한 외국 대사관들도 다 철수했습니다. 아울러서 외국 관광객은 아예 발길이 끊겼으며, 전국에서는 피난을 간다고 난리입니다. 특히 한국과 가까운 쓰시마, 야마구치현, 후쿠오카현 등은 거의 공황에 빠져 난리입니다.”

일본 총리 이시바 연 긴급회의에서 가장 먼저 이렇게 말한 내각의 각료는 다름이 아닌 경제산업상 이토였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이때 일본 특히 한국과 가까운 대마도, 야마구치, 후쿠오카, 시마네, 히로시마현의 일본 국민은 거의 공황에 빠져 피난을 떠난다고 난리였다.

그러나 일본 총리 이시바는 아직 그 사실이 잘 믿기지 않아서 이렇게 되물었다.

“피난민이 정말 그렇게나 많소?”

“쓰시마, 야마구치, 후쿠오카현은 물론 시마네현과 히로시마현까지 온통 피난을 떠난다고 난리입니다. 그리고 이대로 가다가는 전쟁이 나기도 전에 우리 일본은 망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한국과 협상해서 그 7가지 조건을 들어준다고 하시고, 조건 완화를 요구하십시오.”

“피난민들의 안전한 이동을 최대한 보장하시오. 그리고 진심으로 하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그리고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나 한국의 고유 영토가 맞습니다. 둘째 위안부와 강제징용피해자 한 사람당 20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러니 천황 폐하는 빼고, 총리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하는 척만 하십시오. 셋째 대한민국이 집필한 역사 교과서로 식민지 침략 사실을 초중고대학생에게 일주일에 3시간 이상 교육하라고 했는데, 적당히 타협하여 역사 교육을 한다고 하십시오. 넷째 한반도에서 반출해간 것과 약탈해 간 것과 헐값에 사 온 모든 문화재를 즉각 반환하라고 했는데, 우리가 약탈해온 것만 돌려준다고 역시 협상하십시오. 다섯째 자위대 병력을 육해공 합쳐 3만으로 줄이고, 모든 전력을 지금의 10% 선으로 감축하라고 했으니 하십시오. 뭐가 어렵습니까. 여섯째 한일협정을 파기하고, 새로운 협정을 맺으면서 일제의 식민지 피해 배상금으로 남북에 각각 한국 돈 1경 원(미화 약 10조 달러) 총액 2경 원을 지급하라고 했으니 10년 정도 분할로 지급한다고 하십시오. 그리고 일곱째 독도가 대한민국의 고유영토임으로 기존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하고, 대한민국과 일본의 해상경계선을 대한민국 독도와 일본 시마네 현 오키노시마 정의 중간으로 확정한다고 했으니 하십시오. 우리가 손해 볼 것은 별로 없으니까 말입니다.”

경제산업상 이토가 이렇게 주장하고 다시 좌중을 둘러볼 때 총리 이시바의 반응은 바로 이것이었다.

“경제산업상이 이런 주장을 할 줄 내 미처 몰랐소.”

“다 우리 일본 경제를 위해서 드리는 고언입니다. 옛 중국을 보십시오. 지금 아예 쑥대밭이 되어서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습니다. 우리 일본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그 7가지 조건을 들어주는 것이 옛 중국처럼 쑥대밭이 되는 것보다는 우리에게는 훨씬 이득입니다. 그래서 이런 주장을······.”

“그래서 그 7가지 조건을 다 들어주자.”

“총리, 그것이 쑥대밭이 되는 것보다는 훨씬 이득입니다. 미군도 전쟁을 피해 하와이와 괌 그리고 오키나와로 도망간 이때 한국과 북한이 전범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미쓰비시와 여타 우리 기업에 탄도미사일이라도 쏘면 그때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니 그 조건을 다 들어준다고 하시고,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협상을 하시는 것이······.”

“이런 미친 자야! 그래서 조센진들에게 그 조건을 다 들어주고 항복을 하자고!”

그 순간 이토의 말을 이렇게 끊고 나온 것은 총리 이시바가 아니라 통합막료장 다모가미였다.

그러자 경제산업상 이토 역시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맞받아 고함을 쳤다.

“말조심해. 이 미친 야욕에 눈이 먼 떨거지 같은 놈아!”

“뭐라고.”

“이 미친놈아! 한국에 스텔스기가 1,153대야. 1,153대. 그런데 무슨 수로 그 스텔스기를 다 막아낸다고, 미친놈! 그리고 탄도미사일이 몇 발인 줄은 알고 떠들어. 이 떨거지 같은 놈아! 하고 너 같은 미친 떨거지 같은 놈이 오늘날 우리 일본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장본인이야. 알아!”

“빠가야로!”

“그만! 그만!”

기어이 이런 사달까지 벌어지자 총리 이시바가 악을 쓰면서 경제산업상 이토와 통합막료장 다모가미를 떼어놓았다.

그러나 둘은 분이 안 풀렸는지 여전히 씩씩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같으면, 합참의장이 경제부총리에게 욕설했기 때문이었고, 정한론의 망상에 빠진 다모가미 처지에서는 한국에 항복하자고 하는 것이 경제산업상 이토였기 때문이다.

어떻든 한바탕 설전이 벌어지고, 장내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지 총리 이시바가 방위대신 마사요시에게 이렇게 물었다.

“방위대신, 진짜 한국의 침공을 막아낼 수 있겠소?”

“솔직하게 말하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위대는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즉응 예비자위관, 예비자위관, 예비자위관보들 대부분이 소집에 응하지 않았고, 자원해서 자위대에 입대하는 이도 수천 명이 고작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최선을 다한다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벌써 탈영병도 발생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그러니 이제 안전벙커로 가십시오. 여긴 최우선 타격 목표가 될 것이니까 말입니다.”

“예비군도 안 모이는데, 벌써 탈영병이 나온다고. 한국은 예비군 소집도 안 한다고 큰소리를 치는데.”

“······.”

총리 이시바가 이렇게 말하고 한숨을 토해내자 그와 대화하던 방위대신 마사요시는 침묵을 지켰지만, 통합막료장 다모가미는 눈치도 없이 또 끼어들어 이렇게 말했다.

“총리, 너무 실망하지 마십시오. 그래도 우국충정에 빛나는 우리 국민 수천 명이 자원입대했으니까 말입니다.”

“그자들은 모두 정한론의 망상에 빠진 자들이거나 재특회 놈들이겠지.”

“그렇다고 해도 우리 일본을 지키려고 입대한 애국자들입니다.”

“총이나 쏠 줄 알고? 한국인들은 총만 잡으면 바로 군인이 되는데, 그놈들은 과연······.”

“그래도 우국충정에 입대한 애국자들입니다.”

일본 자위대 예비군은 크게 세 종류인데 육해공 공통은 예비자위관이며, 육상자위대는 예비 자위관보와 즉응 예비자위관, 해상자위대에는 예비자위관보가 있다.

그런데 한국의 침공에 대비하려고 이들을 소집했으나 총원의 10%도 모이지 않았고, 나머지는 모두 도망쳐버렸다.

그것만이 아니라 육해공 자위대 내에서도 탈영병이 우수수 쏟아져 나와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에 일본 자위대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으나 정한론의 망상에 빠진 자들과 재특회와 골수 우익들 수천 명은 오히려 자위대에 자원입대했다.

그러나 그들은 총 한 발 안 쏴 본 자들이었으니 총리 이시바의 걱정처럼 방위대신 마사요시도 걱정이 많았다.

“총리, 경제산업상의 의견처럼 그 7가지 조건을 들어주고 항복하지 않을 것이면, 이제 그만 안전벙커로 가십시오. 여긴 위험합니다.”

“방위대신, 나보다는 쓰시마, 야마구치, 후쿠오카, 시마네, 히로시마현의 피난민들부터 더 안전한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조처해주시오.”

“이미 그러고 있으니 이만 안전벙커로 이동하십시오.”

일본 총리 이시바가 이렇게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뾰쪽한 수는 나오지 않고 시간만 점점 흘러가는 것을 느낄 때 전쟁의 위협을 몸으로 느낀 일본 대마도와 야마구치, 후쿠오카, 시마네, 히로시마현의 피난민들은 앞을 다투어 그 지역을 이탈했다.

그러니 일본이라는 나라를 탈출하는 대탈출 즉 엑소더스(exodus)에 이은 한국과 가까운 지역에서의 지역 대탈출 현상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일본은 점점 통제 불능의 상태로 빠져들어 갔다.

일본이 이렇게 공황에 빠져가는 사이 남북한과 고구려에서는 이세연 대통령과 나 그리고 민재인 위원장 명의의 대국민담화가 다시 발표되었으니 내용은 이랬다.

“친애하는 남북한과 고구려 국민 여러분, 지금부터 일본에 마지막 경고를 하겠습니다. 우리 남북한과 고구려는 일본 정부에 마지막으로 엄중하게 경고한다. 우리가 제시한 7가지 조건에 대한 답을 할 시간이 이제 7시간 남았다. 만약 그 7시간 안에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이 일본이 우리에게 하는 선전포고로 간주한다고 이미 밝혔다. 그런데도 대답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미 선언한 것처럼 그것이 일본의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주저 없이 군사행동에 돌입할 것임을 또 분명하게 밝힌다. 그리고 그 이후에 벌어지는 모든 일의 책임은 일본이 져야 할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대한민국 대통령 이세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노동당 총비서 김정은, 고구려위원회 위원장 민재인. 하고 아직도 일본을 떠나지 않은 외국인과 외국 기업이 있다면 즉각 철수하기를 바란다. 만약 이 경고에도 일본을 떠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전적으로 그 당사자들의 책임임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 이상.”

대국민 담화문 형식으로 발표된 이 방송을 유심히 본 남북한과 고구려의 수천만 국민 중에는 고구려 해서도(산동) 곡부에 터를 잡은 전 국군 21사단 백두산부대 65연대 3대대 12중대 1소대장 원은철도 있었다.

그는 기어이 고구려위원회 문화재국 일반직 9급으로 취업해서 연수를 마치고, 자신이 원하던 곡부의 공림 관리사무소에 배치되자마자 7급으로 초고속 승진을 해 있었다.

비록 월급이 한국의 70% 수준이고, 공무원 연금도 없었지만, 곡부 시내의 전체면적 200평, 건축면적 1, 2층 합쳐서 110평이나 되는 전원주택을 30년간 무상으로 임대했다.

그리고 고구려의 물가가 한국의 거의 절반 수준이었기에 그 월급으로도 사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도 원은철은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옛 중국인들이 천하제일산(天下第一山) 또는 오악독존(五嶽獨尊), 오악독종(五嶽獨宗), 오악지장(五嶽之長) 등으로 불렀던 동악(東嶽) 태산(泰山)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의 땅 1만 평도 그야말로 저렴한 가격인 3,000만 원에 분양받았으니 다 참전용사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

하여 이즈음은 옛 중국에서 압류했다가 역시 공매로 나온 6개월도 안 된 벤츠 GLC 300 4MATIC을 300만 원에 낙찰받아 주말이면 그 차를 타고, 그 땅이 있는 태안(泰安) 외곽으로 가서 은퇴 후의 전원생활을 꿈꾸면서 자기만의 낙원을 가꾸고 있었다.

아무튼, 그런 그가 대국민 담화문 형식으로 발표된 이 방송을 유심히 본 다음 혼잣말을 하면서 이렇게 호탕하게 웃었다.

“쪽발이들 엿 됐다. 엿 됐어! 그리고 상황이 이런데도 예비군도 동원 안 하고, 쪽발이들 정도는 현역으로도 다 싹 쓸어버릴 수 있다. 이거지. 하하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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