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6화 〉 전운(戰雲)(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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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 이세연 한국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인사말에 이어서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아직 주일미군이 일본 사세보에 남아있다면, 아무리 큰소리를 쳤어도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개전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기에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말끝을 흐린 것이다.
그러자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그럼 이번에는 우리 한국에서 미국을 설득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김 총비서님 말씀처럼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제시하고, 우리 내부적으로는 개전 준비를 하시죠.”
“그럼 이 대통령은 개전 찬성이요. 김 총비서야 물어보면 입만 아플 것이고.”
“어차피 역사의 수레바퀴는 그렇게 굴러가고 있으니 더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그렇게 굴러간다. 하긴 여기 김 총비서가 쌀과 핵무기를 바꾸자고 할 때부터 역사의 수레바퀴는 오늘을 향해서 굴러온 것인지도 모르겠군. 좋소. 이 대통령도 김 총비서도 찬성이니 개전합시다. 대신 이 대통령은 반드시 미국을 설득해서 사세보 주둔 주일미군인 7함대를 모두 오키나와로 보내야 하오.”
“물론입니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 바이든에게 제시한 조건은 무엇입니까?”
“첫째 항공자위대 F-15J 편대를 독도로 출격하도록 명령한 일본 항공자위대 중부항공방면대 지휘관 전부와 항공자위대 사령관까지 대한민국 영토 독도를 침범한 범죄자들인 관계로 즉각 체포해 대한민국으로 넘길 것, 둘째 독도가 대한민국의 고유영토임을 만천하에 공포하고, 이를 영원히 인정할 것, 셋째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고 우기는 일본인이 영원토록 단 한 명도 없도록 철저히 교육할 것······. 그런 것이니 이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더 살펴보고, 우리가 일본에 제시할 최종 조건을 만들어보시오.”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은 이렇게 간단하게 났다.
그러나 그 결론은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일전쟁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민재인 위원장이 내가 쌀과 핵을 바꾸자고 한 그때부터가 아니라 내가 김정은으로 환생함으로써 이 일은 이미 그때부터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한일전쟁 개전을 기정사실로 하고, 그날의 정상회담을 끝내면서 만찬과 함께 술도 한 잔씩 나누어 마셨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일본에 제시할 조건을 완성한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3국 정상 공동명의로 이런 성명을 발표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친애하는 남북한과 고구려의 국민 여러분, 우리 남북한과 고구려 정상은 장고 끝에 일본에 7가지 요구사항을 정중하게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첫째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임을 인정하라. 둘째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피해자 한 사람당 20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고, 일왕과 총리가 공동으로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하라. 셋째 대한민국이 집필한 역사 교과서로 일본의 식민지 침략 사실을 초중고대학생에게 일주일에 3시간 이상 교육하라. 넷째 한반도에서 반출해간 것과 약탈해 간 것과 헐값에 사 간 모든 문화재를 즉각 반환하라. 다섯째 자위대 병력을 육해공 합쳐 3만으로 줄이고, 모든 전력을 지금의 10% 선으로 감축하라. 여섯째 한일협정을 파기하고, 새로운 협정을 맺으면서 일제의 식민지 피해 배상금으로 남북한에 각각 한국 돈 1경 원(미화 10조 달러)을 지급하라. 일곱째 독도가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임으로 기존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하고, 대한민국과 일본의 해상경계선을 대한민국 독도와 일본 시마네현 오키노시마정의 중간으로 확정한다. 이상 위의 7가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일본이 남북한과 고구려 우리 3국을 상대로 선전포고한 것으로 간주할 것임을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밝힌다. 그리고 이 조건의 수용 여부 결정은 오늘부터 정확하게 15일 이후인 2022년 8월 15일 0시까지이고, 그때까지 이 조건을 수용하지 않거나 어떤 다른 대답이 없으면, 일본이 정말 남북한과 고구려 우리 3국을 상대로 선전포고한 것으로 간주하고, 우리 남북한과 고구려도 그날로 군사행동을 개시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에 투자한 외국 기업과 일본 거주 외국인 그리고 외국 관광객은 남북한과 고구려가 일본에 대해 군사행동을 개시할 수도 있는 관계로 그 8월 15일 안에 모두 일본에서 철수하거나 떠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 이상입니다.”
남북한과 고구려 정상이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8월 15일까지 일본에 7가지 조건을 수용하라고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했다.
그리고 일본에 투자한 외국 기업과 일본 거주 외국인과 관광객의 철수를 강력하게 권고하자 일본은 그 순간부터 발칵 뒤집혔다.
그랬으니 이 성명을 들은 외국인만이 아니라 일본 국민까지 너나없이 전쟁을 피해서 외국으로 도망치려고 공항으로 항만으로 모여들어서 일대 아수라장이 펼쳐지지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일본거주 한국인과 조선총련, 재일교포, 고구려인도 철수를 시작했고, 그 철수를 지원하려고 한국과 고구려의 수송기와 수송선이 급파되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은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제3국으로 빠져나갔으나 한국인 중에서 전쟁을 피해 외국으로 도망치려고 난리를 치는 이는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바로 지난 한중전쟁의 학습효과와 징역 3년 이상의 형과 전 재산 몰수라는 강력한 처벌 조항과 그 처벌 조항에 따라서 지난 한중전쟁에서 외국으로 도망치려다가 잡힌 현직 국회의원도 신속한 대법원 판결로 징역 10년과 전 재산 98억 원 전액 몰수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것을 본 때문이었다.
대신 자진 입대 청원자와 현역으로 재입대를 신청하는 예비역은 넘쳐났으니 그중에는 해남도에 터를 잡은 전 해병대 1사단 상륙돌격장갑차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황종수와 윤은성도 있었다.
“쪽발이들은 짱깨들보다 더 쉬운 완전한 당나라 군대 아닐까?”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는 어차피 우리가 상대할 전력이 아니니까 논외로 하고, 육상자위대는 그런대로 무장이 잘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전차가 약 1,000대, 장갑차도 약 1,000대, 자주포 300문, 견인포 500문, MLRS 100대, 헬기 750대 등이다. 그러니 결코 그렇게 만만하게 볼 당나라 군대 전력은 아니야.”
“너는 짱깨 400만 대군과 싸워 봤으면서도 그딴 소리냐.”
“내가 뭐?”
“우리 고구려와 남북한의 공군력이 얼마야. 한국 공군만 해도 6개 전투비행사단에 F-1 삼족오 전투기 300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400대, F-35A 전투기 153대, F-16 76대, F-15K 20대, EA-18G 그라울러 45대, FA-50 44대 총 1,038대다······.”
고구려 해남도에 터를 잡고, 농장을 운영하는 전 대한민국 해병대 1사단 상륙돌격장갑차대대에서 한중전쟁에 참전했던 황종수가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앞에 앉은 군대 동기에서 이제는 동업자가 된 윤은성에게 이어서 말을 했다.
“거기에다가 북한은 미그기 빼고, F-1 삼족오 400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0대고, 우리 고구려도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400대다. 그럼 총 F-1 삼족오 전투기 800대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1,000대에 F-35A 스텔스 전투기 153대다. 고로 1,153대의 스텔스 전투기를 가졌는데, 고작 전차 1,000대, 장갑차 1,000대, 자주포 300문, 견인포 500문, MLRS 100대, 헬기 750대가 무슨 소용이냐. 개전하자마자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으로 초토화하고, 이어서는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로 일본의 F-35 전투기 263대와 기타 전투기를 모조리 격추하고, 그다음에는 네가 칭찬한 해상자위대 함정들 모두 수장하고 나면, 땅에 기어 다니는 바퀴 달린 것은 모조리 공군 전투기들의 밥이 될 것인데. 그때 우리는 K-2 흑표전차 앞세워서 K-21보병전투장갑차 등을 타고 다니면서 기어 나오는 쪽발이들만 처리하면 된다. 그런데 그때까지 우리 공군 전투기들의 학살에서 살아남을 쪽발이가 있을까? 육상자위대는 몇 명이냐?”
“약 15만 명, 예비인원과 예비군까지 합치면 한 20만 정도 될 거다.”
“짱깨는 400만이었는데, 쪽발이는 20만이면 껌이네. 그런데 우리는 왜 안 부르지?”
“그러게 말이다. 3국 정상회담 이후 일본에 7가지 조건을 수용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난 이후 한국 전역은 물론 북한 전역 그리고 우리 고구려에도 계엄령과 전시동원 명령이 떨어졌다는데, 왜 우리 동원예비군은 안 부르지.”
“부르겠지. 그리고 불러야지. 그래야 이번에는 일본에 가서 돈 좀 벌어오지. 아, 말이 나온 김에 한국 국방부에 전화해볼까?”
“응. 해보자.”
전 대한민국 해병대 1사단 상륙돌격장갑차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황종수와 윤은성은 그렇게 한국 국방부에 전화를 걸었다가 아주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으니 바로 이것이었다.
“황종수 씨, 비록 전시동원 명령이 떨어졌지만, 아직 육군과 해군 동원예비군 동원령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굳이 일본을 상대로 육군과 해군 동원예비군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국방부 장관님과 합참의장님의 입장이십니다. 그 대신 한중전쟁에 참전해서 실전경험이 풍부한 예비역 조종사들은 동원하고 있습니다.”
“아니, 일본에 상륙하려면 우리 같은 노련한 해병도 필요한데, 왜 조종사만 동원합니까?”
“말씀드렸듯이 해병대는 현역만으로도 충분하기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굳이 동원예비군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아니, 현역이라고는 고작 3개 여단밖에 없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이미 국군 1군단과 5군단 그리고 북한 인민군 2개 군단 이렇게 총 4개 군단에 고구려군과 남북한의 특수전사령부까지 준비를 끝내고 명령만 기다리고 있고, 추가로 국군 2군단과 인민군 2개 군단도 출동 준비를 하고 있기에 해병대는 3개 여단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래도······.”
“황종수 님의 애국심은 잘 알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동원예비군 동원 계획은 없으니 그렇게 아시고, 관심 가져주시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