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2화 〉 전운(戰雲)(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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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만약 지금 한창 개발 중인 F-3 전투기의 개발을 완료해서 양산하는 단계라면 모르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한국 공군조차도 상대할 수 없는 전력이었기에 일본 총리 이시바는 이렇게 불같이 화를 냈다.
“총리, 우리에게는 항공자위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믿음직한 해상자위대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고유 영토인 다케시마를 포기하는 그런 짓과 한국에 굴복하는 그런 짓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천황폐하의 자랑스러운 신민으로서의······.”
“이 미친 작자야! 그만 입 닫아!”
통합막료장 다모가미의 입은 총리 이시바가 이렇게 소리치는 순간 일순 닫혔으나 그 회의에는 그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나선 것은 뜻밖에도 외무상 에사키였다.
“총리, 통합막료장의 말처럼 우리에게는 믿음직한 해상자위대도 있으니 우리 스스로 우리의 고유 영토인 다케시마를 포기하는 것과 한국에 굴복하는 그런 행위를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외무상까지 그런 황당한 소리를 하니 한국과의 전쟁도 불사하자는 통합막료장 다모가미의 저런 천둥벌거숭이 같은 소리가 나오는 거야. 그리고 여기 이 보고서에 한국은 6개의 전투비행사단에 F-1 삼족오 전투기 300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400대, F-35A 전투기 153대, F-16 전투기 76대, F-15K 전투기 20대, 그리고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5대와 FA-50 44대를 합쳐서 총 전투기가 무려 1,038대가 있다고 분명히 나와 있는데도 그딴 소리야. 거기에다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400대를 가진 고구려와 역시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0대와 F-1 삼족오 전투기 400대를 가진 북한 공군까지. 그리고 뭐 해상자위대! 해상자위대는 그 많은 전투기가 한꺼번에 쏘는 미사일을 뭐로 다 막아 낼 건데, 그렇게 해서 중국 해군이 괴멸당한 것을 뻔히 아는 작자들이.”
“그런 짝퉁 메이드 인 차이나 이지스함과 우리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은 차원이 다릅니다. 총리.”
“그래서 이제 고작 10척뿐인 이지스함으로 스텔스 전투기만 해도 1,153대나 되는 남북한과 고구려 공군을 상대하겠다. 그럼 나머지 비스텔스 전투기와 대함미사일과 숫자도 헤아리기 어려운 탄도미사일도 모자라서 순항미사일과 방사포, 로켓 등은 뭐로 막을 것인데. 역시 미친 짓이야.”
“그래도 미리 겁먹고 한국에 항복해서 우리 스스로 다케시마를 헌납할 수는 없습니다.”
외무상 에사키가 이렇게 말하면서 총리 이시바와 맞서자 가만히 듣고만 있던 방위대신 마사요시가 끼어들었다.
“이것 보시오. 에사키 외무상, 누가 다케시마를 한국에 헌납한다는 말이오. 단지, 전쟁이 아닌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자는 것이지.”
“당신 같은 사람이 이 시기에 방위대신에 앉아있으니 한국놈들이 우리 전투기를 공격해도 이렇게 찍소리도 못하고, 오히려 다케시마를 가져다 바치자는 소리나 하지.”
“에사키, 가져다 바치는 것이 아니라 외교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뭐라고!”
“그만! 둘 다 그만!”
자신을 앞에 두고 방위대신 마사요시와 외무상 에사키가 기어이 언쟁을 벌이자 일본 총리 이시바가 이렇게 소리쳐 둘을 일단 갈라놓았지만, 일본은 이미 주전파와 화친파 둘로 쪼개진 모양새였다.
그때 가만히 앉아 사태의 추이만을 살피던 부총리 니시가와가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총리, 일단 한국에 특사를 보내 우리 조종사들부터 돌려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에 이 문제의 중재를 요청하십시오. 그러는 한편으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F-35A 전투기를 더 도입하여 항공자위대 전력을 보강하고, 해상자위대는 물론 육상자위대 등의 전력도 보강하십시오.”
“F-35A 전투기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물건도 아니고, 그리고 우리가 자위대 전력을 증강하는 것을 알면 한국이 그냥 있겠소?”
“그건 모르는 일이니 일단 자위대 전력증강부터 당장 추진하십시오. 그리고 한국으로 갈 특사에게는 다케시마가 우리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것을 한국에 잘 설명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니면 우리 내부의 반발로 총리는 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당연한 소리. 그리고 나도 다케시마를 포기할 생각은 일절 없으니 일단 특사부터 보내 한국의 진짜 의도도 알아보고, 우리 조종사도 구하고, 추락한 우리 전투기에 대한 배상도 요구하고, 다케시마가 우리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것도 설명하지.”
“과연 그중에서 한국이 수용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특사부터 보내십시오.”
일단 의견이 이렇게 모인 것이 아니라 총리 이시바가 이렇게 결론을 내림으로써 그 길로 일본 특사가 결정되었는데, 그는 바로 니시가와 부총리였다.
그렇게 이세연 대통령과 일본 특사 니시가와가 마주 앉았을 때, 북경에서는 민은정과 수진 그리고 서한국과 하수정 중사가 만나고 있었다.
“민 중장은 요즘 하나도 안 바쁜가 봐.”
“강수진 수석님, 나도 무지하게 바쁩니다. 그러나 총비서 동지께서 하수정 중사와 서한국 동생의 예물로 이걸 가져다주라는 바람에 이렇게 또 시간을 내어 이곳 북경까지 날아왔습니다.”
“뭔데?”
“강수진 수석님 것도 있으니까 기대하세요.”
민은정이 이렇게 말하면서 다이아몬드 목걸이 2개를 내놓으면서 하수정과 수진에게 하나씩 주었다.
그러자 둘의 표정이 정반대로 변했으니 하수정 중사의 표정은 그야말로 영광에 겨워하는 그 자체였고, 수진은 멀뚱멀뚱 목걸이만 쳐다보고 있었다.
“민은정 중장님, 이것이 정말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내리신 것이 맞습니까?”
“그래, 그러니 이 목걸이에 담긴 뜻을 잘 헤아려라. 하 중사!”
“물론입니다. 민은정 중장님!”
“강수진 수석은 뭔 할 말 없어?”
“너무 부담스러운 선물인데.”
“호호호! 내 그럴 줄 알았다.”
“내 것은 없어요?”
“서한국 동생 것은 여기 있지!”
민은정이 이 말과 함께 고급스러운 한 쌍의 롤렉스 남녀 손목시계를 내놓았다.
그러자 그 시계를 본 서한국이 뛸 듯이 기뻐하면서 만세까지 부르자 수진이 혀를 끌끌 차면서 이렇게 말했다.
“너는 진짜 국군이야? 인민군이야? 정체가 뭐야?”
“나, 국군도 아니고, 인민군도 아니고, 그냥 고구려군!”
“놀고 있네.”
“그러지 말고, 나보다 훨씬 높으신 강수진 수석님, 하수정 중사와 결혼하면 우리 둘 다 고구려군으로 옮길 테니까 높으신 강수진 수석님이 좀 도와주시죠. 여기 민은정 중장님도 있으니까 높으신 두 분이 같이요.”
“진심이야?”
“고작 중사인 내가 어떻게 하늘처럼 높으신 강수진 수석님께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그러니 사실입니다. 대신 서민재 대위와는 같이 근무하기 싫으니까 그건 아시죠.”
“네가 진짜 고구려군으로 옮기면 내 반드시 서민재 대위 중대에 배속시켜서 빡빡 굴리라고 하고야 만다.”
“놀고 있네. 그리고 나 중사야. 중사. 그런데 구를 것 같냐.”
“굴리면 굴러야지. 그런데 진짜 고구려군으로 옮길 거냐?”
“내가 미쳤냐.”
서한국은 아직 한국군에서 고구려군으로 옮길 마음이 없었으나 이때 다수의 한국군이나 북한군은 더 좋은 조건을 찾아서 고구려군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였고, 전역한 장병 중에서도 고구려군으로 재입대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이때만 하더라도 고구려군의 진급이 남북한군보다는 훨씬 쉬웠고, 한중전쟁 참전 경험이 있다면 더 진급 등에서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서한국 중사가 만약 고구려군으로 옮기면 곧바로 상사로 진급할 수도 있었으나 그는 아직 그럴 마음이 없었으니 그것도 신기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또한, 그가 고구려군으로 옮기면, 인민군인 하수정 중사도 고구려군으로 옮겨 같은 부대에서 근무할 수도 있을 것인데도 말이다.
“네가 그러면 그렇지. 그런데 그러지 말고 진짜 고구려군으로 옮겨라.”
“그건 됐고, 이제 일본과는 어떻게 되는 거냐?”
“몰라.”
“민은정 중장님, 이제 일본과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곧 개전합니까? 놈들의 전투기를 우리 공군이 격추하고, 그에 일본 특사까지 날아와서······.”
“동생, 이 자리는 그런 이야기 하는 자리가 아닌데.”
“그래도 궁금합니다. 저도 그렇고 수정 씨도 그렇고 둘 다 현역 군인이니까요.”
“여긴 그런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라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야.”
민은정과 수진에게서 향후 일본과의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못 들었지만, 서한국은 나에게서 결혼 예물로 롤렉스 시계를 받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는 없었다.
어떻든 그렇게 수진과 민은정, 서한국과 하수정이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때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은 미간을 찡그리면서 일본 특사 니시가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대통령님, 이미 말씀드렸듯이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일본의 고유 영토임을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고, 불법으로 체포한 우리 조종사부터 석방해 주십시오. 그리고 역시 불법으로 격추한 우리 전투기에 대한 배상금도 지급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넘기라고 한 영공침범 범죄자들은 못 넘기겠고, 오히려 우리에게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일본 고유 영토임을 인정하고, 조종사도 풀어주고, 배상금도 내놔라.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이것이오. 특사!”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특사! 우리 한국에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라는 말이 있는데, 그러니 그런 소리는 그만하고, 내 분명하게 다시 말하겠소. 그 F-15J 편대를 독도로 출격하도록 명령한 중부항공방면대 지휘관 전부와 항공자위대 사령관까지 우리 대한민국 영공 독도를 침범한 범죄자들이니 반드시 우리에게 넘기시오. 그리고 다시는 독도 영공이나 영해를 침범하지 마시오. 아니, 다시 한 번만 더 부총리처럼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고 우기는 자가 일본 정부 관리 중에 있다면, 그때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겠소. 그러니 즉시 돌아가서 3일 안에 내가 말한 그자들을 우리에게 인도하시오. 3일이요. 아니면 그 이후 벌어지는 모든 일의 책임은 귀국 일본에서 져야 할 것이오.”
“대통령님. 그런 말도 안 되는······.”
“3일이라고 분명히 말했소. 그러니 돌아가서 총리에게 그대로 전하고, 그 범죄자들을 인도하고, 독도가 한국의 고유 영토임을 온 천하에 공포하시오.”
일본 특사 니시가와를 이렇게 쫓아버린 이세연 대통령은 한동안 고민하다가 국방부 장관 김태호를 긴급 호출하고는 장고에 들어가서는 내가 지난 옛 중국 항복 만찬장에서 한 이야기를 곱씹고 있었다.
‘김정은 총비서의 말처럼 일본을 지도에서 지워버린다. 그럼 민재인 대통령은 중국, 나는 일본의 항복을 받은 위대한 지도자로 영원토록 기록될 것이고, 당장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의 재선은 떼놓은 당상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 아니, 그렇게 되겠지. 지금 우리의 국방력은 일본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미국인데, 미국이 문제야. 특사부터 보낼까. 한일전쟁이 일어나도 중립을 지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