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1화 〉 전운(戰雲)(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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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고구려가 그런 성명을 발표하는 시점 나는 평양 번화가인 여명 거리 어느 보석 상점에 들러서 민은정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걸어보게 하고, 내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있었다.
옛날 애인들에게 했듯 이제 민은정에게 그러고 있었으니 이건 하수정과 서한국에게 예물을 사준다는 핑계로 민은정을 데려와서는 꼭 그녀에게 예물을 사주는 것처럼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저게 더 마음에 든다. 너는 어때?”
“총비서 동지께서 마음에 든다고 한 것이 제 마음에도 드는 것입니다.”
“그러지 말고, 진짜 네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2개나 사 주시려고요?”
“그래, 그러니 너도 2개 골라. 나도 2개를 고를 테니까. 그래서 내가 고른 1개와 네가 고른 1개, 그렇게 2개는 네가 가지고, 다른 2개는 하수정 중사와 강수진 수석에게 1개씩 가져다줘. 알았지.”
“예, 총비서 동지.”
북한에 몇 개 없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까지 파는 보석 상점에서 내가 이러고 있을 때, 정작 수진은 민재인 위원장이 주관하는 고구려위원회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런 질문을 받고 있었다.
“강수진 수석, 남북한과 우리 고구려의 우리말 정책을 하나로 통일하기로 한 합의는 어떻게 됐소?”
“우리 고구려와 한국은 이미 합의가 되었으나 북한은 아직 대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에서 초나라 또는 위구르로 나간 한국어 선생님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오?”
“제가 평양으로 가서 김정은 총비서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고 오겠습니다. 위원장님.”
“그러시오. 내 그 일은 전적으로 강수진 수석에게 맡기겠소. 그래야 우리 고구려는 물론 남북한이 하나의 정책으로 통일된 같은 한국어를 가지게 될 것이니까 말이오. 그리고 박 수석, 중앙아시아와 일본 그리고 기타 외국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이나 동포 중 고구려로 이주한 이는 현재까지 모두 몇 명이오?”
“중앙아시아 각국에서 고구려로 이주한 독립투사의 후손은 모두 1,278명입니다. 그리고 일본 재일 교포 중에서 이주한 동포는 752명, 아시아 각국에서 이주한 동포는 456명, 미국에서 온 이는 320명,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이주해온 이는 147명으로 총원 2,953명입니다.”
“2,953명이면 너무 적으니 다시 한 번 더 각국 언론에 광고를 내고,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서 재외 교포들을 더 많이 아주 많이 우리 고구려로 불러들이시오. 일자리와 주택을 제공하고, 정착 지원금을 주는 등 정착을 돕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표명하라는 말이오. 그리고 연변 조선족들은 어떻게 되고 있소?”
옛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구는 한중전쟁 개전과 동시에 북한군에 의해 완전히 장악됐고, 그 이후에도 북한군이 주둔하면서 자치구 내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한족과 만주족 등은 모두 추방했다.
그런 저간의 사정을 알기에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물은 것이다.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조선족들은 지금까지 추방한 이들을 제외한 약 40만여 명에 대해서 정밀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밀 심사란 무늬만 조선족이고 사실은 중국인인지. 범죄자인지. 그도 아니면 중국인도 아니고 조선족도 아닌지. 뭐 그런 것을 심사한다는 말이오?”
“바로 그렇습니다. 아주 철저하게 심사하고 있으니 우리 고구려에 어울리지 않는 조선족 아니 가짜 조선족과 범죄자들은 모두 추방될 것이고, 진짜 우리 민족만 남을 것입니다.”
“좋소. 그러나 말을 덧붙이자면 그 심사는 철저하게 그러나 공명정대하게 해야 하오. 다음 경제수석, 고구려에 투자하려는 기업 현황은?”
남북한과 고구려의 한국어 정책은 북한의 한국어 정책 때문에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반면 고구려는 한국의 한국어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였으니 한국에서 이주해온 이들은 뭐 별 탈 없이 사용했으나 북한에서 이주해온 이들은 약간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차피 같은 말이었으니 약간만 적응하면 될 일이었다.
그리고 해외 거주 한국인이나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고구려 이주정책은 고구려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정책으로 특히 해외 거주 독립투사의 후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하나 아직 2,953명만이 고구려로 왔으니 그리 성공적이지는 않아서 민재인 위원장이 각국의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각국 언론에 광고까지 내라고 한 것이었다.
하고 연변 조선족 자치구에 남은 약 40만여 명에 대해서는 또 한 번의 정밀 심사가 진행 중이었으니 그렇게 심사에 또 심사를 거쳐서 남는 이들만이 고구려 국민이 될 수 있었다.
어떻든 그렇게 남북한과 고구려의 한국어 정책 통일 그리고 해외 거주 한국인이나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고구려로의 이주 정책, 연변 조선족을 대상으로 하는 정밀심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고구려에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도 이때에는 제법 많았다.
특히 한국 기업이 많았고, 기존 고구려 영토에 투자했던 외국 기업도 재투자를 원했으며, 북한 기업도 제법 투자하고, 투자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고구려는 아무 기업이나 투자할 수 없었으니 우선 제조물 책임법 등에 의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와 환경 규제, 임금 규제, 비정규직 규제, 이윤 규제, 고구려 임직원 채용 규제 등등 수많은 규제가 옛 중국보다 한국보다 더 많고, 엄격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민재인 위원장이 묻자 고구려 경제수석 이종수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고구려에 투자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적격성 심사를 시행해 통과한 기업은 약 75곳뿐이고, 나머지 기업은 모두 퇴출했습니다. 위원장님.”
“75곳이라. 하여튼 잘했소. 고구려의 법과 규정을 지키지 않을 기업은 투자하게 할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북한에서 우리 고구려에 투자한 그 백호자동차와 백호은행, 백호의류, 조선건설공사, 조선운수공사 등은 모두 김정은 위원장 아니 총비서 것이라고 하던데, 사실이오?”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강수진 수석, 사실이오?”
“백호자동차와 은행, 의류는 김정은 총비서가 100% 지분을 가진 김정은 총비서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조선건설공사와 조선운수공사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분이 20%이고, 나머지 지분은 북한 정부 각 부처 등이 나눠 가지고 있으니 그 두 공사는 북한의 공기업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퇴임하면 대기업 총수가 되겠군. 나 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 비서실 수석보좌관에는 북한 출신 인물이 없었다.
물론 수석이 아닌 일반 비서관과 행정관에는 북한 출신이 많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회의는 수석보좌관과 역시 한국 출신인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경호실장만이 참석한 회의였기에 민재인 위원장이 이런 말을 한 것이다.
“위원장님, 그것만이 아니라 조선광물공사와 조선식료품공사, 조선의류공사 등도 투자를 희망했습니다.”
“그들은 투자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소?”
“예, 했습니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오. 그리고 안보실장은 국방국장과 논의하여 일본이 다시 도발하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남북한과도 협의를 잘해 놓고 말이오.”
“예, 위원장님.”
“그런데 안보실장은 할만하시오?”
“야전에 있는 것보다는 좀 갑갑하지만, 아직은 할만합니다. 위원장님.”
“그럼 됐소. 아, 경호실장도 야전보다 갑갑하시오?”
“저는 몸이 근질거리면, 늘 경호원들과 함께 뒹구니 그럭저럭 견딜 만은 합니다. 위원장님.”
고구려 안보실장은 다름이 아닌 전 대한민국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였다.
그는 한중전쟁이 끝나자마자 전역하고, 민재인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고구려 안보실장으로 왔고, 전 대한민국 특수전사령관 박성혁 역시 전역하고 민재인 위원장 경호실장으로 왔다.
이때 한국 청와대에서도 이와 비슷한 회의가 열리고 있었고, 일본에서도 총리주재 회의가 열리고 있었으니 내용은 대충이랬다.
“총리, 남북한과 고구려가 발표한 성명의 주요 내용은 이번에 다케시마에서 추락한 아니 격추된 F-15J의 출격을 명령한 중부항공방면대 지휘관 전부와 항공막료장까지 영공침범의 범죄자로 기소했으니 한국으로 넘기라는 것이고, 넘기지 않으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전에 통합막료장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중부항공방면대 지휘관 전부와 항공막료장까지 영공침범 범죄자로 한국에 넘기는 것은 우리 일본이 주권국가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결사 항전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일은 할 수 없습니다.”
“그럼 한국과 전쟁이라도 불사하자는 것이오?”
“물론입니다.”
“미친! 방위대신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아직도 정한론의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자위대 통합막료장 다모가미가 한국과의 전쟁도 불사하자는 말에 일본 총리 이시바는 이렇게 반응한 다음 방위대신 마사요시에게 의견을 물었다.
“총리, 미국이 이번 일에 대해서 강력한 우려를 표시했으니 우리도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 다음 한국에 특사부터 보내시지요. 그래서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또한, 그래야 우리 조종사들을 무사히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미국이 한국과 더불어서 우리 일본에도 동시에 강력한 우려를 표시했으니 그러는 것이 우선 순서겠지.”
“그렇습니다. 그러니 특사부터 파견하십시오.”
“특사를 파견해도 안 된다면 다른 수단을 취하고 말이야.”
방위대신 마사요시의 말을 받아 일본 총리 이시바가 이렇게 말했을 때 곁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통합막료장 다모가미가 급히 끼어들었다.
“총리, 그건 우리 일본의 고유영토인 다케시마를 포기하는 짓이자 우리 대일본제국이 한국에 굴복하는 짓입니다.”
“그래서 남북한과 고구려를 상대로 전쟁이라도 하자는 이 말인가.”
“전쟁을 불사하더라도 그런 짓을 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가진 스텔스 전투기는 고작 F-35A와 F-35B 263대뿐이다. 그런데 남북한과 고구려와 전쟁을 하자. 이 미친 작자가······.”
일본의 항공 전력은 이때 F-35B 63기와 F-35A 200기 합쳐서 총 F-35 전투기 263기였다.
이 숫자는 한중전쟁을 앞두고 한국이 F-35A 전투기 전력을 200대로 증강하던 그때 일본도 위협을 느껴 F-35 전투기 도입을 늘려 이렇게 총 263대가 됐다.
그리고 일본 자체의 F-2 전투기도 추가 생산해서 300대를 보유하고 있었고, F-15 계열 전투기 200대까지 합치면, 일본의 총 전투기 수량은 763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