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0화 〉 유비무환(有備無患)(1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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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이 이렇게 독도 상공을 침입해서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했다고 하더라도 절대 철궁-1D 공대공 미사일 발사 명령까지는 내리지 못하고, 그냥 경고사격 정도만 하고 멈추었을 것이다.
정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아니, 예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한국은 예전의 그 한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즈음의 한국은 한중전쟁 전의 한·중·일 삼국 중에서 가장 약소국 소리를 듣던 그 한국이 아니었다.
바로 얼마 전에는 한중전쟁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그 옛 중국의 수중 배수량 8,000톤에 이르고, 사거리 2,500km, 250~500kt 핵탄두를 탑재한 거랑-1A(巨浪, JL-1A)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12발을 실은 탄도미사일 전략 핵잠수함(SSBN) 샤급(하) 한 척을 강제로 넘겨받아 일부 개조를 거쳐서 고국양왕함(고구려 제18대 태왕)으로 명명해 실전에 배치했다.
그리고 같이 살아남은 공격 핵잠수함(SSN) 한급과 상급 각 한 척도 넘겨받아 소수림왕함(고구려 제17대 태왕), 미천왕함(고구려 제15대 태왕)으로 이름까지 바꾸고, 역시 일부 개조를 거쳐서 해군이 실전에 배치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영광과 부산 앞바다에서 격침한 진급 탄도미사일 전략 핵잠수함(SSBN)에서 꺼낸 거랑-2(巨浪, JL-2) 탄도미사일 24발을 북한의 핵미사일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문가와 초나라에서 강압적으로 데려온 전문가의 도움까지 받아가면서 대한민국 해군의 핵추진잠수함 단군왕검함과 치우천왕함 그리고 해모수함에 각 8발씩 탑재를 추진하고 있었다.
이것만이 아니라 고구려는 동풍-31A와 동풍-41까지 옛 중국에서 넘겨받아 전략 유도탄사령부까지 만들어서 그 핵미사일들을 실전 배치했으니 이제 남북한과 고구려는 핵을 가진 강대국이었다.
그러니 어찌 한국이 한중전쟁 전의 그 한국이겠는가.
그리고 한국 공군도 어찌 그 예전의 한국 공군이겠는가.
하고 지금 공군 제1전투기사단 1여단 1대대 1편대 장호익 편대장의 명령에 따라서 일본 항공자위대 F-15J 편대를 향해서 날아가는 철궁-1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이 철궁-1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물론 철궁-2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천검-2 장거리 공대함 미사일은 한중전쟁을 거치면서 그 짧은 시간에도 개량과 실전 사용을 거쳤다.
그리고 또 개량과 실전 사용을 거쳐서 이제는 처음 실전 배치됐을 때보다 그 성능이 월등해진 미사일로 거듭나 있었다.
그랬으니 지금 장호익 편대가 발사한 철궁-1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도 그냥 철궁-1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아니라 그렇게 개량을 거친 철궁-1A, 철궁-1B, 철궁-1C도 아닌 철궁-1D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이었다.
하여 공군 일부에서는 이 철궁-1D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실전에서 사용해 과연 철궁-1 미사일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고 싶어하는 이들이 생겨났고, 그 대표주자 중 한사람이 바로 이 장호익 소령이었다.
그리고 그는 한중전쟁 초기 FA-50을 몰다가 격추된 경험까지 있었기 때문에 이후부터는 진짜 호전적인 사람, 적기라고 생각하는 기체에는 용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으로 변해있었으니 어찌 그냥 호락호락 넘어가겠는가.
그런 성품에 군사력 특히 공군력이 한·중·일 삼국 중에서 최고라는 자부심까지 있는 그였고, 한국 공군 전체가 그런 생각을 가졌으니 또 어찌 그냥 넘어가겠는가.
그러니 이렇게 한중전쟁 전의 한국 공군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공대공 미사일까지 발사한 것이다.
“삑! 삑! 삑! 미사일이다. 편대장님, 적 미사일입니다.”
“편대 산개하라! 산개!”
“거리가 너무 가깝습니다. 으악!”
“산개해! 빨리!”
실전 공중전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는 일본 항공자위대의 F-15J 편대가 우왕좌왕 산개해서는 철궁-1D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특성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채프와 플레어를 마구잡이로 터트렸지만, 미사일은 속지 않았고 끝까지 F-15J 편대를 물고 늘어졌다.
“탈출해! 비상탈출!”
간이 배 밖으로 나와서는 스텔스 전투기인 F-2 삼족오 편대를 앞에 두고도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우기면서 자기네 영공이라고 주장하던 일본 항공자위대 중부방면대 F-15J 편대 편대장 요시무라가 이런 명령을 내리자마자 편대원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미사일에 적중당하지도 않았는데도 모조리 비상탈출하고 말았다.
그랬으니 주인 잃은 F-15J 전투기 4대는 독도 앞 해상으로 추락하다가 철궁-1D 미사일에 맞아 박살이 나고 말았고, 조종사들은 해상에 내려앉았다가 독도에 정박해 있다가 긴급 출항한 해군 고속정에 구조됐으나 곧 무단으로 영공을 침범한 범죄자로 체포됐다.
그때 장호익 소령은 편대를 이끌고 기지로 돌아가면서 사단과 합참에 다시 한 번 더 이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대통령 이세연이 이 독도 상공의 일을 보고받은 것은 청와대 안보실장, 국방부 장관 등을 이끌고 현무 미사일 생산 현장을 방문해서 미사일 생산현황과 배치를 보고받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뛰어들어와서는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우리 전투기의 대응 상황 등을 보고하자 일단 기부터 막혀서 잠시 멍하니 그만 바라봤다.
“대통령님, 어떻게 할까요?”
“일단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일본에 강력하게 항의하세요. 외교부에도 일본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라고 하고, 그 구조한 일본 조종사들은 모두 서울로 끌고 와서 영공을 침범한 죄로 군법회의에 넘기세요.”
“알겠습니다. 다른 지시사항은?”
“북한과 고구려에도 알렸소.”
“아직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럼 당장 알려주시오. 일본에 대한 대응은 같이해야 하니까.”
내가 이 보고를 받은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이 보고를 받자마자 민은정이 옆에 있었는데도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내고 말았으니 그건 바로 이것이었다.
“전쟁은 언제나 작은 불씨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환생한 것으로부터 한중전쟁이 시작되었고, 이제는 한일전쟁까지 벌어질 것이다. 아주 작은 불씨로부터 말이다. 그러나 이 불씨로 말미암아 그 결과는 이미 한번 경천동지했지만, 다시 한 번 더 경천동지할 것이고, 세상 모두는 놀라서 자빠질 것이다.”
“총비서 동지,‘전쟁은 언제나 작은 불씨로부터 시작된다.’그건 진짜 좋은 말씀 같습니다. 어록으로 남길까요? 그런데 환생한 것으로부터······. 그건 무슨 뜻입니까?”
“은정아! 은정아! 민은정! 어록은 무슨 어록. 그리고 그건 그냥 아무 말이야. 아무 의미 없는 말. 그러니 기억에서 싹 지우고, 총참모부에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해서 강력한 성명부터 내라고 해. 또 공군에는 동해 상공의 초계를 더 강화하라고 지시하고, 탄도미사일 생산에는 더 박차를 가하라고 해. 이제 드디어 기회가 온 것 같으니까 말이야.”
“드디어 일본 정벌입니까?”
“너무 앞서가지는 마. 그러나 때가 온 것은 같다.”
“그럼 빈틈없이 준비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특히 탄도탄과 방사포를 말입니다.”
“그래, 한 방에 쓸어버리려면 뭐니 뭐니 해도 탄도탄이 제일이지. 그리고 300mm, 400mm, 600mm 방사포도 충분해야겠지. 그런데 600mm 방사포 최종 실험결과는 나왔어?”
“예, 우선 300mm 방사포는 벼락-1, 400mm 방사포는 벼락-2, 600mm 방사포는 벼락-3라고 총비서 동지께서 지시하신 것처럼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600mm 방사포 사거리는 최대 400km 이상, 탄두 중량은 250kg, 공산오차는 50m이며, 이는 한중전쟁 실전 과정에서 입증한 자료와 그 이후 추가 개량해서 시험 발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원형공산오차 50m, 최대사거리 400km면, 부산에서 발사해 일본 야마구치와 후쿠오카, 히로시마 등은 모조리 타격할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상대인 일본 해상자위대 구레와 사세보 기지를 모조리 타격할 수 있습니다.”
“좋아. 최대한 많이 생산하라고 해.”
북한의 방사포는 한중전쟁에서 한몫을 단단히 했다.
그중 300mm가 가장 큰 활약을 했고, 지난 2019년부터 본격 개발을 시작한 400mm 방사포와 600mm 방사포도 대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그 실전을 바탕으로 개량했고, 600mm 방사포는 위에 언급한 스펙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수준까지 와 있었다.
그러니 만일 한일전쟁이 벌어진다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과 함께 아니면 그에 앞서서 이 300mm와 400mm, 600mm 방사포로 목표물을 선제 타격한 다음 여타 공격수단을 동원하면, 일본이 제아무리 미사일 방어를 한다 해도 다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남북한에 앞서는 전력으로 평가되는 해상자위대 기지 타격과 이지스 방공구축함을 상대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도 최대한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만, 더욱 독려하겠습니다. 총비서 동지.”
“그래, 다시 한 번 더 생산을 챙겨보고, 모자라다 싶으면 독려해. 그리고 벼락이라는 이름은 마음에 들어?”
“예, 총비서 동지. 벼락-1, 벼락-2, 벼락-3 다 마음에 듭니다.”
“그럼 그건 됐고, 서한국과 하수정은 어떻게 되고 있어?”
“강수진 수석이 예물로 사용하라고 금괴까지 주었답니다. 그러니 아마 잘될 것 같습니다.”
“진짜?”
“예, 하수정 중사에게 직접 주었답니다. 그러니 잘 될 것으로 예상하고, 하수정 중사에게서도 그 비슷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예물을 보내야겠군. 그래야 하수정 중사가 내 뜻을 단박에 알아차릴 것이니까. 안 그래?”
“이미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예물을 보내야 더 확실하게 알지. 그러니 어서 내가 지시한 사항을 각 부처에 전달하고 와. 그러고 나서 예물 사러 가자. 민은정, 너에게도 목걸이 하나 사줄 테니까.”
일본 전투기의 독도 상공 침공과 그로 말미암은 사건이 터진 후 한국은 국방부와 외교부, 북한은 외무성과 총참모부, 고구려는 외교국과 국방국에서 거의 동시에 일본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재발 방지와 함께 일본이 특단의 조처를 하라는 성명까지 연달아 발표했고, 그 내용의 강도는 아주 강력했다.
이 남북한과 고구려의 성명을 접한 일본은 발칵 뒤집혔고, 정한론의 망상에 빠진 통합막료장 다모가미 같은 인물은 당장 한국을 정벌해야 한다고 악을 썼지만, 방위대신 마사요시는 상황 파악부터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