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277화 (277/470)

〈 277화 〉 유비무환(有備無患)(9)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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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군기지는 이때 해군 제2함대가 옮겨와서 제법 어수선했으나 이곳의 기지전대도 그 2함대에 통폐합되어 부대는 줄어들었고, 그 덕분에 관리와 명령체계는 단순화된 점은 있었다.

해군 작전사령부는 예전 국방개혁으로 없어졌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이때에도 대한민국 해군은 합동참모본부에서 바로 각 함대를 직접 지휘했다.

그건 그렇고 대한민국 해군 2함대가 평택에서 이곳으로 옮겨온 이유는 역시 바뀐 안보환경 때문이었으니 이때 북한의 위협은 사라지고, 바다 건너 해서도(옛 중국 산동성과 강소성 북부) 연운항(连云港)에 해군 4함대가 주둔하면서 옛 중국 현재 초나라를 견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위장망 제대로 덮어! 야, 위장망!”

“예, 여단장님.”

“그래도 오른쪽이 보인다. 오른쪽! 저 지붕이 완성될 때까지는 어쩔 수가 없으니까 제대로 덮어!”

그런데 지금 그 해군 2함대에 해군이 아닌 합참 예하 미사일사령부 2여단이 들어와서는 현무-2A, 2B, 2C와 현무-3, 4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을 배치하더니 위장망을 치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공병들이 이들 탄도미사일을 실은 차들이 주차할 지붕 달린 주차장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어수선한 가운데, 위장망을 다 친 현무 미사일들이 줄줄이 늘어선 모습을 합참 예하 미사일사령부 2여단장 하종기는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 합참 예하 미사일사령부는 한중전쟁 이후 합참 직속 국군 유도탄사단까지 다 흡수해서 몸집을 기존 5개 여단에서 6개 여단으로 불리고, 전력을 더 강화한 부대였는데, 그 2여단이 이 부산 해군기지에 전개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만이 아니라 3여단은 부산 바로 옆 진해에 배치됐고, 한반도 남부를 지키는 육군 6군단의 6유도탄여단은 김해공항에 주둔하고 있었다.

“총리, 아무래도 한국과 북한과 고구려의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뭐가 이상하다는 말인가?”

“미사일 전력을 대폭 증강하고, 한국은 부산, 진해, 김해, 양산 등에 북한은 강원도 고성 등에 그 미사일들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방금 고구려까지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해놓고, 왜 남북한만 거론하고, 고구려는 빼는가. 그리고 그것이 뭐가 이상하다는 건가. 옛 중국 이제는 초나라를 타격하기 좋은 위치에 가져다 놓는 것 같은데. 혹 자네, 그 미사일들이 우리 일본을 노린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그렇다면 정확한 정보와 자료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하게. 괜히 그런 분위기 운운하지 말고. 알았나.”

“그렇게 무시할 사항이 아닙니다. 총리.”

“정확한 정보 없이 그런 소리 하려면 나가.”

“남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총리.”

“이봐. 나카무라. 북한은 몰라도 한국은 절대 우리 일본을 공격하지 못해. 왜냐하면, 우리 일본에는 아직도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한국이 공격하지 못하면, 북한 혼자서는 또 우리 일본을 공격하지 못해. 고로 남북한은 우리 일본을 공격하지 못해. 그건 고구려도 마찬가지고. 알았나.”

“그렇다고 해도 준비는 해놓아야 합니다.”

나카무라는 일본 총리 이시바의 비서실장 같은 인물이었다.

그가 아니었으면, 이시바는 아베를 몰아내지 못하고 총리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가끔 나타나서 이런 쓸데없는 소리나 하는 거저 귀찮은 존재일 뿐으로 전락했으니 토사구팽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어도 그 비슷한 존재인 것은 맞았다.

“그런 준비와 자위대에 관한 일은 자네가 아니라 방위대신이 하면 되는 일이니까 자네는 그런 일에 신경 쓰지 말고 북한에나 다녀와.”

“방위대신 그자는 친한파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자로 절대 믿을 수 없는 자입니다. 그런데 그런 자에게 자위대를······.”

“지금 방위대신 마사요시가 자네 정적(政敵)이라서 그런 모함을 하는 것인가.”

“절대 아닙니다. 총리. 그러나 그런 자에게 자위대를 맡겨놓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입니다.”

“자네처럼 정한론(征韓論)이라는 허황한 꿈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 통합막료장 다모가미가 그 자리에 앉아있는 한 마사요시같은 신중한 인물이 방위대신으로 있어야 하니 더는 그를 험담하지 말게. 그리고 한국만이 아니라 북한과 고구려까지 핵을 가진 강대국이야. 그런데 우리가 무슨 수로 그런 한국을 정벌한다는 말인가.”

“우리도 얼마든지 핵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총리!”

“미국은 고사하고 남북한과 고구려의 눈을 피해 과연 우리가 핵을 만들 수 있을까. 핵실험은 어디서 하고. 또 우리가 핵무기 만드는 것을 그들이 알면, 그때는 그냥 두고만 볼까. 모르기는 몰라도 김정은 위원장은 당장 여기 도쿄로 핵미사일을 발사할 거야.”

“총리의 말처럼 우리 일본에 미군이 있는 한 그들은 절대 핵미사일을 못 쏩니다. 그러니 우리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북한에나 가서 정상회담과 함께 이제 국교수교를 하자고 해. 그래야 지금 한창 벌어지는 북한과 고구려의 각종 건설 공사와 지하자원 채굴 등에 우리 기업도 참가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도 이용하지. 그것이 북한에 청구권으로 5년간 5,000억 달러라는 거금을 주기로 한 이유니까.”

대일청구권 5년간 5,000억 달러 중 첫 번째 1,000억 달러는 한중전쟁에 쓰인 미국제 미사일 대금으로 정산되고 있었으니 과연 북한에 돌아올 돈이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래도 한중전쟁 배상금으로 2,000조 원을 받았으니 뭐 믿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찜찜한 것은 쪽발이들이 그것을 노리고 꼭 청구권 금액을 준다고 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일본 총리 특사라는 나카무라라는 놈이 얼마 후 나를 찾아와서 하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더 그런 것 같아서 그의 말을 단박에 자른 다음 이렇게 말했다.

“이보시오. 특사, 그런 소리는 그만하고, 그래 우리 공화국의 고속도로와 국도, 철도 공사에 일본 기업도 참가하게 해달라는 것 아니오. 아니지. 그전에 수교부터 하자.”

“그렇습니다. 총비서님. 수교부터 해야 그다음 일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겠습니까.”

한중전쟁이 끝난 이후 내 지위에 관한 설왕설래가 한동안 이어졌고, 그 결과 임시 당 대표자 대회가 열려서 기어이 나는 총비서로 추대되었는데, 그것이 어제였다.

처음에는 총비서가 아니라 주석으로 추대해야 한다고 다들 난리였으나 내가 강력하게 반대해서 겨우 총비서로 결정된 것이었으나 나는 아직도 이 직위가 어색했다.

그런데 일본 총리 특사 나카무라가 이렇게 내 호칭을 부르자 이제 나는 국무위원장에서 총비서가 되었다는 자각이 조금은 더 들었다.

하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호칭은 총비서에서 주석으로 격상될 것이 불을 보듯 뻔했으니 이번에는 내 강력한 반대로 겨우 총비서에 머물렀지만, 언제까지고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김일성 다음으로 주석이 되어야지만, 북한에서 그와 김정일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일이 지금보다는 더 수월해질 것이니까 말이다.

“특사까지 나를 총비서라고 하니 그 호칭이 아직은 좀 어색하군. 어떻든 청구권 금액 1,000억 달러는 귀국 일본이 이미 한국에 지급했고, 그 돈은 지금 한중전쟁에서 쓰인 각종 미국제 미사일 대금을 정산하는 중이므로 공화국이랑 수교부터 하자.”

“바로 그렇습니다.”

“뭐. 좋소. 그건 내가 약속한 것이니까. 그런데 말이오. 요즘 걸핏하면 일본 선박들이 우리 공화국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을 침입하는 이유가 뭐요?”

“그런 적이 없습니다. 총비서님.”

“그럼 독도에 침입한 적은?”

“다케시마는 한국이 불법 점유한 우리 일본의 고유영토입니다.”

일본 특사 나카무라라는 놈이 목에 핏대까지 세우면서 독도가 자기네 고유영토라고 우기는데, 더 들어봐야 좋을 이야기가 하나도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놈을 그냥 쫓아버리려고 하니 놈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이러는 것이 아닌가.

“총비서님, 이러시면 우리 일본과 한 약속을 어기는 것입니다. 하면 우리 일본이 나머지 청구권 금액을 지급하지 못할 수도······.”

“그래서 청구권 금액 나머지는 못 내놓겠다. 그런 미친 개소리를 하려면 당장 일본으로 돌아가. 그리고 경고하는데, 앞으로 우리 공화국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을 침범하는 일본 선박이 있으면 바로 격침할 것이니까 이도 총리에게 반드시 전해. 알았어.”

“못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다 못해서 우리 일본이 시베리아횡단철도만이라도 이용하게 해주십시오.”

“일본의 시베리아횡단철도 이용을 한국도 허락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허락하면 부산항이 아니라 원산항에서 수출입물량을 처리할 것이냐?”

“한국은 어떻게든 설득할 것이니 총비서님께서도 허락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럼 한국부터 설득하고 와. 또한, 한중전쟁에서 사용한 미국제 미사일 대금의 완벽한 정산서도 들고 와. 그리고 우리 공화국의 배타적 경제 수역을 침범하면 격침당할 각오도 하고 다시 오면 그때 일본과 우리 공화국의 수교문제를 논의해보지.”

일본 총리 이시바의 특사 나카무라 놈을 이렇게 쫓아버리고, 그 길로 평양에 주둔하고 있는 북한 공군 제7전투기사단을 방문해서 이제 막 배치된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를 둘러보니 마음이 흡족해졌다.

“사령관, 조종사는 부족하지 않소? 아니, 베테랑 조종사 즉 한중전쟁에서 충분한 실전경험을 쌓은 조종사가 부족하지 않으냐는 말이오.”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그런 조종사가 부족합니다. 총비서 동지. 그러나 이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들은 모두 한중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조종사들입니다.”

“그럼 1, 2, 3, 4전투기사단의 전-1 삼족오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 중에는 실전 경험을 쌓지 못한 조종사들이 제법 있다는 소리군.”

“그렇습니다. 그러나 실전경험이 있는 조종사들이 거의 일대일로 붙어서 열성으로 가르치고 있고, 날마다 실전에 버금가는 훈련을 시행하고 있으니 어떤 적이라도 공화국 영공을 침범하면 일격에······.”

“남조선의 F-35A 전투기와는 자주 훈련하오?”

“고구려에 배치된 남조선의 F-35A 스텔스 전투기와는 서해와 요동 상공에서 만나 자주 가상 공중전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가상 공중전의 결과는?”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는 우세하고, F-1 삼족오 전투기는 다소 열세입니다.”

“스텔스 기체와 비스텔스 기체의 차이요?”

“바로 그렇습니다. 총비서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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