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2화 〉 유비무환(有備無患)(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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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의 임기를 마치자마자 휴가를 갔던 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이 휴가를 중단하고 잠깐 복귀해 참석한 행사가 있었다.
그건 바로 옛 중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150 Kt급의 다탄두 각개재돌입발사체 핵탄두 3개를 가진 동풍-31A 이동식 발사 차량 30대와 1MT 핵탄두 1개 또는 여타 핵탄두 10개를 탑재할 수 있는 동풍-41 이동식 발사 차량 30대를 그 옛 중국으로부터 넘겨받는 행사이자 고구려군 최고사령부와 육군, 공군 그리고 전략유도탄사령부를 창설하는 창설식 행사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나와 이세연 대한민국 20대 대통령도 함께 참석해있었다.
“지금부터 고구려군 최고사령부와 육군, 공군 그리고 육군 예하의 전략유도탄사령부 창설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옛 중국은 항복조건 2항에 따라서 화학무기, 생물학무기, 핵무기 등 대량살상파괴무기를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하고, 레이저 무기, 레일건 등 신무기도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사찰을 받아야 하고, 3항에 따라서는 탄도미사일의 연구, 생산, 보유, 배치를 금지하고, 탄도미사일로 전용될 소지가 있는 로켓의 연구, 생산, 발사, 보유도 금지하고, 기타 순항 미사일, 대공미사일, 대함미사일 등등 여타 모든 미사일의 사거리는 50km, 탄두 중량도 50kg 이하로 제한하며, 생산량과 보유, 배치 수량은 각 미사일 당 200발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허가를 받아야 생산, 보유, 배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학, 항법, 기상, 탐사, 통신, 군사 등 어떤 형태의 위성이든 연구, 생산, 발사, 보유도 금지합니다. 단, 민간용 통신 위성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허가를 받아 임대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4항에 따라서는 어떤 형태든 핵 추진 함정을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동풍-31A 30기와 동풍-41 30기를 발사 차량에 실린 그대로 고구려에 반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타 핵무기는 국제원자력기구의 감독하에 모두 폐기처분을 하고, 핵 사찰도 받아야 합니다. 당연히 우리 고구려가 원하면 우리 고구려의 핵 사찰도 받아야 합니다. 그럼 각설하고 순서에 따라서 고구려위원회 국방국장이신 전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 서진성님이 고구려위원회 민재인 위원장님께 부대 창설 보고를 하시겠습니다.”
전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 서진성은 한중전쟁이 끝나고, 민재인 대통령이 퇴임, 신임 이세연 대통령이 취임해 새로운 국방부 장관을 지명하자 은퇴를 택하는 대신 민재인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고구려 국방국장에 취임했다.
그러니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에 이어서 고구려에서도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내는 최초의 인물이 된 것이다.
어떻든 그런 그가 천안문 광장에 가득 늘어선 고구려군 최고사령부와 육군과 공군 그리고 전략유도탄사령부 장병들을 한번 쳐다본 다음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간 다음 민재인 위원장을 향해 섰다.
“충성! 고구려 국방국장 서진성, 대고구려위원회 위원장님께 고구려군 최고사령부와 육군, 공군 그리고 전략유도탄사령부 창설을 정식으로 신고합니다.”
“충성! 부대 쉬어!”
온 세상 사람이 다 보란 듯이 옛 중국에서 넘겨받은 동풍-31A와 동풍-41 이동식 발사 차량도 길게 세워 놓은 다음 고구려는 이런 창설식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건 공식적으로 고구려가 핵보유국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었다.
뒤로 숨기거나 하지 않고, 그냥 당당하게 온 세상에 이렇게 알려버렸으나 이미 미국과 러시아, 영국과 인도는 어느 정도 고구려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기를 쓰고 반대했으나 그들의 목소리는 앞 네 나라보다 크지 않았다.
그리고 옛 중국이 영원히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핵사찰까지 받는다고 하자 좋아하는 국가가 더 많았으니 이 일도 그냥 흐지부지되어 고구려는 공식 인정은 못 받더라도 핵보유국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100%였다.
그 반면 대한민국은 거랑(巨浪)-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36발이나 보유했어도 보유 사실을 일절 알리지 않았으니 고구려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그렇다고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이 그걸 모를 리도 없는 데 말이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미국이 기를 쓰고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으니 아마도 주한미군 철수 등과 옛 중국의 항복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한국 국방부와 청와대는 생각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북한의 인민 여러분 그리고 고구려의 국민 여러분, 또한 이 자리에 계신 고구려군 장병 여러분, 오늘은 위대한 날입니다. 고구려가 멸망한 이후 1354년이나 흘러서 다시 고구려의 군대가 창설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고구려군에는 남북한의 장병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으니 이 또한 위대한 일입니다. 하고 장차 남북한군이 이 고구려군과 합쳐지는 날 우리는 다시 한 번 더 위대한 날을 맞이할 것입니다. 진심으로 고구려군의 창설을 축하하면서 이만! 그러나 고구려군 만세! 만세! 만만세!”
민재인 위원장이 국방국장 서진성의 신고를 받고 이렇게 간단명료한 축사를 하면서 마지막에‘고구려군 만세! 만세! 만만세!’라고 외치자마자 늘어서 있던 고구려군 장병들도 이구동성 한목소리로‘고구려군 만세! 만세! 만만세!’를 외쳤다.
그러자 민재인 위원장이 단상에서 내려와 가장 먼저 국방국장 서진성과 악수하고, 이어서는 고구려군 최고사령부 사령관이 된 전 대한민국 합참 수석부의장 김정철, 부사령관이 된 전 인민군 대장 이희철 그리고 육군 사령관 전 인민군 대장 정기영, 공군 사령관이 된 전 대한민국 합참 공군부의장 조성식과 악수했다.
그리고는 옛 중국에서 넘겨받은 동풍-31A와 동풍-41 탄도탄과 여타 탄도미사일을 관리할 전략유도탄사령부 사령관이 된 전 인민군 전략로켓군 부사령관 김종명, 그리고 가장 먼저 창설된 고구려 육군 부대인 1기동여단 여단장 정영진, 공군 제1전투기사단 사단장 서병수와도 악수했다.
“민재인 위원장님께서 각 사령관, 지휘관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이제 정식으로 고구려군은 창설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고구려군 만세! 만세! 만만세!”
고구려군 창설식의 사회를 맡은 사회자의 이 말에 기다렸다는 듯 예포가 발사됐고, 어울리지 않게 비둘기와 풍선도 날아올랐다.
그리고 나와 한국 대통령 이세연이 차례대로 축사도 했다.
그런 다음에는 다시 장병들을 격려하고, 각 부대의 무기들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동풍-31A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 동풍-41은 거랑-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처럼 다탄두 각개재돌입발사체 핵탄두 10발이 탑재되어 있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로도 막기 곤란할 겁니다.”
“북한에서 가진 핵탄두도 다탄두로 알고 있는데, 김 위원장은 뜬금없이 무슨 그런 소리를 하시오.”
“우리 것은 탑재된 핵탄두가 10발이 안 되니까 그러죠. 그리고 창설식 끝났으니 다시 휴가 안 가십니까?”
“갈 겁니다. 가요. 그전에 이세연 대통령,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0대를 더 우리 고구려 공군에게 주시오. 그래야 우리 고구려 공군만으로도 옛 중국의 야욕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니까 말이오.”
“그럼 고구려 공군은 총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400대를 보유하게 되는군요.”
“그렇소. 그 정도는 있어야 옛 중국을 감시 견제하고, 러시아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니까 말이오.”
“알겠습니다. 바로 인도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민재인 위원장님께서 지분을 가진 기술로 만든 전투기가 삼족오니까요.”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F-1과 F-2 삼족오 전투기에 민재인 위원장의 지분이 있다는 바람에 기가 막혀서 잠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그 설계도를 구해준 사람이 누군데 그딴 소리를 한다는 말인가.
“이세연 대통령님, 아니 이거 왜 이러십니까. 그건 민재인 위원장이 아니라 내가 준 설계도로 만든 전투기니까 내 지분이 있는 겁니다. 내 지분이요. 알겠습니까.”
“그 말 정말이십니까?”
이세연 대통령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이렇게 묻기에 진짜 기가 막혀서 뭐라고 더 하려는 순간 민재인 위원장이 먼저 선수를 치고 나왔다.
“김 위원장, 이 대통령, 그래서 하는 말인데, 어차피 우리가 고구려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니까 이제부터는 남북한과 고구려가 각각 무기를 따로따로 연구·개발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고구려국방과학연구소를 세운 애초의 계획처럼 공군과 육군은 심양, 해군은 대련, 이렇게 남북한과 고구려의 기술자가 다 한곳에 모여서 F-2 삼족오 전투기를 넘어서는 F-3 전투기도 만들어내고, K3 전차, 새로운 방공구축함 등등도 만들어 냅시다. 그것이 하늘이 우리에게 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길이고, 우리 세 나라가 영원히 화합하는 길일 것이니까 말이오.”
내가 준 설계도로 F-1과 F-2 삼족오 전투기를 만든 공은 그냥 묻어버리려는 듯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말하는 바람에 이세연 대통령은 그저 고개만 끄덕이면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저도 그 말씀에 동감합니다. 남북한과 고구려가 각각 새로운 무기를 연구·개발하면 돈만 3배로 드는 것이니 한곳에 모여서 이번 한중전쟁에서 얻은 모든 기술과 남북한과 고구려가 지금 가진 모든 기술을 투자해서 더욱 발전된 전투기, 전차, 함정 등을 만들어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합의해서 고구려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이세연 대통령이 이렇게 초등학생처럼 대답하는 바람에 민재인 위원장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이제 내가 대답만 하면 남북한과 고구려가 합작으로 고구려국방과학연구소를 세운 것을 넘어서서 아예 남북한과 고구려가 합작으로 3국이 사용할 무기를 공동연구 개발할 것이 분명했으니 이러면 어떻게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