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4화 〉 항복 그리고 고구려위원회(8)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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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한 이 날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법안이 통과되었으니 그건 바로 국회의원 특권 폐지 법안이었다.
내용은 우선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과 면책특권 폐지, 세비 삭감(연 1억 이상 초과금지), 의원 보좌관 3명으로 축소, 자동차 유지비와 유류비 지원 금지, 전화 요금과 우편 요금 지원 금지, 의원사무실 운영비와 각종 의정활동 지원비 등 폐지, 해외시찰 폐지, 해외출장 시 공항 귀빈실 이용 폐지와 재외공관 영접 금지, 항공기 이등석과 선박, 철도 최상급 좌석 제공 금지, 특정업무경비와 특별활동비 등 폐지, 10원 이상의 경비사용 때에는 반드시 영수증 첨부, 국회의사당의 의원 전용식당, 전용 주차장, 전용 이발소, 전용 미장원, 전용 승강기, 전용 헬스장, 전용 출입문 폐지, 그리고 국회의원 연금도 폐지됐다.
또한, 이 법을 어기는 자는 3년 이상의 징역형 또는 3,0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으니 누가 어길 수 있을까.
그러나 이 법이 통과되기까지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 국회의원들까지 기를 쓰고 반대했으나 민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력과 여당 대통령 후보인 이세연의 적극적인 노력, 배수의 진을 친 여당 출신 국회의장 장수영의 노력이 더해져서 겨우 통과되기는 했다.
그리고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법안과 함께 의미 있는 법안이 또 하나 이날 통과되었으니 그건 바로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못하도록 탈세, 횡령, 배임, 사기, 뇌물 등의 범죄에 따른 형량을 범죄 금액이 1억 원 이상일 경우에는 무조건 3년 이상의 징역형, 5억 이상일 때에는 5년 이상, 10억 이상일 때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하고, 그 범죄 액수의 최고 10배까지 추징하고, 몰수한다는 관련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 결과 수백억, 수천억을 횡령 배임해도 고작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던 재벌들은 이제부터 그럴 수 없을 것이 분명해졌다.
“북한에서 민은정 소장도 오고, 1군단에서 근무하는 동생도 휴가 나온다니 강 비서관도 휴가 다녀와. 고구려위원회로 가면, 쉴 날이 없을 정도로 할 일이 많을 것이니까.”
“대통령님도 안 가는 휴가를 제가 어떻게 먼저 가겠습니까.”
“나야 곧 퇴임이니 그때부터가 휴가야. 그러니 강 비서관이나 다녀와. 휴가도 안 보내준다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잔소리 듣기 싫으니까 빨리 가.”
“그래도······.”
“강 비서관 휴가 안 보내주면, 김정은 위원장에게 잔소리 듣는다니까. 그러니 빨리 가.”
이렇게 민재인 대통령에게 휴가를 얻은 수진은 우선 서울 아파트로 가서 대충 짐을 정리했다.
이 집은 이미 구매한 금액에 팔려서 민재인 대통령이 퇴임하는 5월 9일까지 비워주기로 했기에 말이다.
그렇게 한동안 짐을 정리하고 있을때 아니나다를까 사촌 동생이자 국군 1군단 저격대대에서 근무하는 서한국 하사가 휴가를 나와 그런 수진을 찾아왔다.
“살아왔네?”
“고작 인사가 그거냐.”
“그럼 이리 와라. 누나가 한번 안아주마!”
“놀고 있네. 그런데 너 진짜 고구려위원회 남북협력수석비서관으로 가?”
“그래. 그런데 그건 왜 물어.”
“아니다. 아냐. 그건 그렇고 진짜 참전용사에게는 집을 30년간 무상으로 임대한다는 것 사실이냐?”
“응, 전사자 유족에게는 50년, 부상자는 40년, 참전용사는 30년이다. 그러나 반드시 3년 이상 살아야 하니 그냥 임대해놓고 비워 놓으면 바로 임대취소니까 너는 결혼해서 고구려에 정착하지 않는 이상 그냥 임대하지 말고, 돈 있으면 마음에 드는 토지나 매입해라. 참전용사에게는 특혜도 주니까.”
“무슨 특혜?”
“다른 사람보다 싸게 파는 것이 특혜지 무슨 다른 특혜가 있겠냐. 그리고 무주택자 또는 재산 1억 미만의 서민과 참전용사에게는 우선 매수권도 주니까 마음에 드는 토지 있으면 사.”
“무주택자 또는 재산 1억 미만의 서민과 참전용사가 무슨 돈이 있어서 마음에 드는 토지를 사냐?”
“재산 1억 미만의 서민이 살 수 있을 만큼 저렴하게 판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도 이 집 팔았기에 이제 무주택자인데도 돈 제법 많고, 대한민국에는 집 없이 수십억 전세 사는 사람도 많다. 하고 너도 참전수당 받아서 돈 제법 있을 것 아냐. 그러니 싸게 팔 때 사놓으면 나중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손해는 안 볼 거라는 이 누님 말씀이시다.”
이제 고구려 영토가 된 옛 중국 점령지 주택 특히 쓸만한 아파트는 전사자 유족에게는 50년, 부상자에게는 40년, 참전용사에게는 30년을 무상으로 임대했다.
그러나 반드시 3년 이상 살아야 했고, 아니면 바로 임대를 취소했다.
그리고 점령지 토지는 남북한을 통틀어서 무주택자 또는 재산 1억 미만의 서민과 참전용사에게는 우선 매수권을 주었으니 이는 부자들의 선제 투기를 막으려는 조처였다.
또한, 토지 가격은 고구려위원회가 지정한 특정 지역 즉 투기 예상지역을 제외한 곳은 북경이라도 평당 가격이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을 정도로 저렴했고, 무주택자 또는 재산 1억 미만의 서민과 참전용사에게는 우선 매수권을 주었으며, 무주택자이자 재산 1억 미만이자 참전용사에게는 더 많은 특혜를 주었다.
하고 남북한의 주택보유자와 1억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은 주택 1채나 토지 100평 중 하나만 살 수 있었고, 그 이상의 토지 매입은 금지해버렸기에 부동산 투기를 어느 정도는 차단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안되면 더욱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는 고구려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할 참이었다.
“좋겠다. 부자라서. 그런데 나는 돈 없다. 아니, 좀 빌려줘라. 북경에 좋은 곳 많던데, 땅 한 100평만 사게.”
“지난 4개월 동안의 한중전쟁 참전수당과 월급 등으로 적어도 5,000만 원은 받았을 것인데, 그 돈은 다 뭐했어? 그리고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응, 그러니 빌려줘. 그리고 그 돈은 내가 목숨 걸고, 아니 중국군 70명이나 사살하고 받은 돈이라서 좀 찝찝해 그런다.”
“중국군을 70명이나 죽였어?”
“그래, 그리고 잘 싸웠다고 무공훈장까지 받았고, 6월에는 중사로 진급까지 시켜준단다. 그러니 네가 한 1억만 빌려줘라.”
“놀다가 온 줄 알았더니 제법 잘 싸웠네. 좋아. 대신 차용증 써. 이자도 내놓고. 그래야 뒷말 안 나오지.”
“쓴다. 당장 쓴다. 대신 이자는 많이 못 준다.”
한중전쟁 참전수당은 대한민국이 옛 중국에서 받은 전쟁배상금 2,000조 원 중에서 참전용사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장군은 약 1,000만 원, 영관급 장교는 900만 원, 위관급 장교와 부사관 그리고 최전방에서 싸운 병사는 모두 800만 원 정도를 지급했고, 참전했어도 후방에서 근무한 장병은 400만 원 정도만 지급했다.
그리고 서한국처럼 최전방에서 싸우고, 제법 많은 전공을 세운 장병에게는 추가로 얼마간의 무공수당을 더 주었기에 서한국은 2021년 12월, 2022년 1월, 2월, 3월 총 4개월간의 월급과 생명수당, 참전수당과 무공수당 명목으로 약 5,000만 원을 받았다.
“알았으니까 은행 이자만 내놔.”
“알았다. 그런데 민은정 소장님은 언제 와?”
“헛물켜지 말고 차용증이나 써.”
“내가 무슨 헛물켠다고 그딴 소리야.”
“네가 헛물 안 켜면 누가 켜. 그러니 빨리 정신 차리고 너에게 맞은 여자나 찾아봐라. 이건 이 누나의 진심 어린 충고다.”
그렇게 둘이 아옹다옹하면서 진짜 차용증까지 쓰고 나니 역시 휴가를 받은 민은정 소장이 호위총국 경호원 10명과 함께 수진의 아파트로 왔다.
그 바람에 서한국은 입이 귀까지 찢어졌으나 경호원들 때문에 금방 입이 한발은 튀어나와서 뭐라고 하려다가 민은정에게 이런 말만 들었다.
“호호호! 동생은 보면 볼수록 귀엽다. 그래서 말인데, 내 친구 소개해줄까?”
“뭐라고요.”
“개성에 있는 내 친구 소개해준다고. 아, 지금은 북경에 있으니까 휴가 끝나고 북경으로 돌아가면 그때 소개해줄게. 그 애도 인민군 하사니까 북남의 하사끼리 한번 만나 봐. 그래서 잘 되면 최초의 현역 북남 하사 커플이 탄생하는 거지.”
이 말을 들은 서한국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지만 수진은 만면에 웃음을 머금더니 즉각 끼어들어서 이렇게 말했다.
“민 소장, 친구 사진 있으면 나부터 보여줘 봐.”
“내 친구 예뻐.”
“사진 있으면 보여줘.”
수진이 사진을 보여 달라고 하자 민은정이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된 사진을 보여줬는데, 진짜 귀엽고 예쁘게 생겨서 미인 친구도 역시 미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는 됐다.
그러자 서한국도 관심을 보였기에 수진이 못을 받듯 이렇게 말했다.
“지금 북경에 있으면 이번 전쟁에도 참전했겠네. 어느 부대야?”
“제4진공로의 인민군 2군단 본부에서 참전했고, 지금 북경에 주둔하고 있으니까 동생만 마음에 든다면 내가 소개해줄게. 그리고 둘이 잘 되면 같이 북경에서 근무하도록 내가 힘도 좀 쓸 테니까. 어때 소개해줘?”
“당장 해줘.”
“동생은?”
“너는 헛물켜지 말고, 당장 소개받아라.”
민은정이 묻고, 수진이 은근히 압박까지 하자 서한국은 겨우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 말았다.
그렇게 서한국에게 민은정 친구 인민군 하사를 소개해 주기로 하고, 셋은 그 길로 서울 모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즐기면서 휴가를 만끽했다.
“대령으로 진급시켜준다는데, 왜 군에 안 남으시려고 하십니까?”
“그러는 자네는 소령으로 진급시켜준다고 해도 왜 안 남으려고 하는데.”
“후배들을 위해서 길을 열어주려고요.”
“나도 그래. 그리고 나는 원래 영혼이 자유로워서 군대 체질이 아니야. 그래서 다시 민간항공사나 들어가서 내가 점령한 이 바오터우 공항이나 호화호특 또는 북경 노선이나 몰려고.”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끝까지 윙맨 하려고?”
“예, 죽을 때까지 대대장님의 윙맨 하겠습니다.”
“그럼 이번에 고구려항공이 생긴다는데, 우리 그리로 갈까?”
“고구려항공이요.”
“그래, 고구려위원회에서 관리하는 그야말로 고구려 국적 항공사라는데, 어때?”
내몽골 바오터우 공항에서 출격해서 최후까지 시진핑 등이 숨어 있던 충칭의 벙커를 타격한 한국 공군 제20전투비행단 1대대장 예비역 중령 강영석과 조용호 예비역 대위는 각각 대령과 소령으로 진급시켜준다는 공군의 제안을 뿌리치고, 그 길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