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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262화 (262/470)

〈 262화 〉 항복 그리고 고구려위원회(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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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이시바에게 이렇게 말하고 그의 얼굴을 보노라니 금방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진짜 민재인 대통령만 퇴임하지 않으면, 함께 손을 잡고 이 기회에 일본도 지도에서 반쯤 지워버리는 것인데, 정말 안타까워서 그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니 또 금방 표정을 바꾸고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김 위원장님, 청구권 금액은 반드시 내겠습니다. 그리고 해상자위대는 동중국해에서 설치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옛 중국의 패잔병들과 어민들이 혹시라도······.”

“총리,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공화국에는 일본 열도를 겨냥한 다탄두 핵미사일 200기가 실전 배치되어있소. 그리고 각종 탄도미사일 5,000기와 중국군을 쓸어버린 막강한 100만 대군이 건재해있음을 명심하여 해상이든 육상이든 절대 경거망동하지 마시오. 안 그러면 우리의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들이 동경을 향해 날아가는 불상사가 발생할지도 모르니까 말이오.”

“농담이라도 그런 끔찍한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그건 그렇고 우리 일본의 시베리아 횡단철도 이용과······.”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오. 그리고 일본의 시베리아횡단철도 이용은 조금만 더 두고 봅시다.”

“그럼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아닌 이제 고구려를 횡단해서 유럽으로 가는 화물철도이용이라도······.”

“그 고구려횡단 화물열차는 아직 운행하지 않소.”

“곧 할 것이 아닙니까. 옛 중국이 사용하던 유럽 화물열차를 이제 고구려가 이용하면, 한국 부산에서 서울과 평양을 거쳐 북경 그리고 우루무치를 거쳐 중앙아시아를 통과해 저 유럽의 영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으로 쌩쌩 달릴 것이 아닙니까?”

“그거야 그렇지만, 이제 전쟁이 끝났으니 끊어진 철로도 연결하고, 정비도 하는 등의 준비를 거쳐야 하니 아직 시간적 여유는 좀 있으니 그때 가서 봅시다.”

옛 중국과 유럽 간의 화물열차는 전쟁 전까지만 하더라도 활발하게 운행되었으나 한중전쟁으로 말미암아 지금 열차운행은 중지된 상태였고, 남북한에서 유럽으로 가는 열차는 이때 시베리아횡단철도만이 운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중국과 유럽 여러 나라를 잇는 철도 노선 중 만주 횡단철도와 몽골 횡단철도가 지나는 옛 중국의 동북 3성과 내몽골자치주는 이제 남북한이 완전히 장악했고, 중국 횡단철도가 지나는 감숙 성 북부와 위구르도 남북한에 장악된 바람에 옛 중국은 영원히 이 철도를 이용할 수 없었다.

그러고 이 땅은 곧 고구려위원회가 관리하는 고구려의 영토가 될 예정이었기에 일본이 이 철도를 이용해서 유럽까지 수출입을 할 수는 없을 것이 자명했다.

왜냐하면, 고구려위원회가 허락한다고 해도 내가 일본의 북한 지역 통과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열차가 운행을 재개하면, 그때 우리 일본의 이용도 꼭 좀 부탁합니다. 위원장님.”

“그때 가서 보자니까 그러네.”

“그러시지 말고, 꼭 좀 부탁합니다.”

“그때 가서. 그러니 청구권 금액 1,000억 달러나 잘 내놓으시오. 그리고 동중국해에서 해상자위대가 저지르는 무분별한 행동은 좀 통제하시고. 알겠소. 아니면 총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한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니까 말이오.”

일본 총리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표정이 급변하는 그를 뒤로하고, 대한민국 여당의 대통령 후보 이세연에게 간 다음 은근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 내 일본 총리와 잠깐 이야기하다가 왔는데 말이오.”

“무슨 말씀을 하고 오셨기에 저에게 이리 은근하게도 이야기하십니까?”

“공화국은 이미 각종 탄도미사일 5,000기가 준비되어 있고, 내일부터는 사거리 1,500km 안쪽의 화성 미사일을 하루에 100기는 만들어서 실전에 배치할 수 있소.”

“그래서요?”

“이 후보도 아시다시피 우리 공화국에서 일본 동경까지는 고작 1,100km도 안 되어서 굳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사용할 필요가 없소. 그래서 하는 말인데, F-1 삼족오 전투기 1,000대를 추가 생산해서 공화국에 주고, 한국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1,000대와 역시 탄도미사일 1만기를 준비하여 일시에 일본 열도를 쳐서 지도에서 지워버립시다. 이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가 지금이니까 말이오. 그럼 민재인 대통령은 중국, 이세연 대통령은 일본을 정벌한 위대한 지도자로 역사에 그 이름을 아주 멋지게 남길 수 있을 것이니까 말이오. 내 생각이 어떻소?”

“그런데 김 위원장님, 저는 아직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그리고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즉각 행동을 개시하자는 말이오. 그럼 민재인 대통령은 중국, 이 후보 아니 이 대통령은 일본의 항복을 받은 위대한 지도자로 역사에 영원토록 기록될 것이고, 당장 이번 선거가 아니라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도 재선은 떼놓은 당상이 될 것이오.”

“그런데 김 위원장님, 저는 아직 진짜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일 뿐이라서 그에 대한 확답을 해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그럼 진짜 대통령이 되시면?”

“그때는 진지하게 한번 고민해보겠습니다.”

“그 말 진심으로 믿겠소. 그러나 그때가 되었는데도 미적거리면, 그때는 진짜 북남관계는 파탄이 나고, 고구려도 파탄이 나서······.”

내가 막 뭐라고 말을 덧붙이려는데, 베트남 총리가 와서 아는 척을 하는 바람에 그만 입을 닫고, 그와 파라셀 제도에 관한 이야기만 한동안 했다.

그러고 나니 이번에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영국 총리 에머슨이 와서 역시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이어서는 역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인도 총리와도 인사한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미 국무부장관 버핏이 다가와서는 이렇게 묻는 것이 아닌가.

“김 위원장님, 리커창 등은 왜 전쟁범죄자로 기소하지 않았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민재인 대통령님은 영 말씀을 하지 않으시니 말입니다.”

미국도 엄연히 이 전쟁 참전국이었다.

그런데 대통령도 아니고 부통령도 아닌 국무부 장관이 항복의식에 와서는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다가 대뜸 이런 것을 물으니 그 저의부터 의심스러웠으나 웃으면서 이렇게 말해줬다.

“모조리 전범으로 사형시키면, 옛 중국을 이끌어가고, 우리에게 전쟁배상금도 주고, 항복 조건도 지킬 자들이 없어지지 않겠소. 그래서 살려주는 것일 뿐이오.”

“진짜 그 이유뿐입니까?”

“그럼 무슨 다른 이유가 있겠소. 그건 그렇고 티베트 독립국 건국 준비는 잘되고 있소?”

“덕분에.”

“거기 우리 지분도 있으니까 잊지 마시오.”

“같이 싸운 한국은 몰라도 귀국에 무슨 지분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한국과 우리가 같이 싸운 거요. 그런데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던데 사실이오?”

“귀국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한미군 철수하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그 소원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것도 농담이라고 하시오.”

“어떻든······. 그리고 축하합니다. 중국을 주저앉혔으니 말입니다.”

“귀국이 광둥 성으로만 상륙했어도 중국의 힘을 더 뺄 수 있었을 것인데······.”

하필이면 그때 러시아 총리가 와서 말을 거는 바람에 미 국무부장관 버핏과는 그만 대화를 중단하고 말았다.

그러나 참석한 거의 모든 외빈과 인사하고, 대화를 나눔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내 위상도 전과는 달라짐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고, 그건 나만이 아니라 함께 참석한 북한의 모든 인사와 한국의 인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고구려위원회 위원장 비서실로 간다고?”

“응, 그래서 서울 아파트도 내놓았어. 앞으로 여기 북경에서 살려면 굳이 서울 아파트가 필요 없을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럼 자주 못 보겠다.”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위원장 비서실 남북협력수석비서관이니까. 그건 그렇고 여기 북경에도 기존 있던 것 말고, 전혀 새로운 옥류관 분점 정식으로 세울 거지?”

“당연하지.”

“그럼 됐다.”

“그런데 여기 북경은 이 자금성 인근만 그런대로 멀쩡하지 이 외곽의 주택가, 산업단지, 여타 시설은 대부분 파괴되어 생활하기 좀 불편하겠다.”

“여기 2,200만 명이 살던 대도시야. 그런데 고구려위원회가 아무리 이곳에 자리를 잡아도 남북한에서 얼마의 인구가 이곳으로 이주할까. 한 1,000만은 올까. 그러니 남아 있는 건물과 주택 등만으로도 그 인구를 다 수용하고도 남으니까 파괴되거나 낡은 시설물은 다 철거하고, 그 자리에 숲을 조성하거나 공원을 만들면 아주 쾌적한 도시가 될 거야.”

“하긴 여기 북경이 2,200만 명, 이 밑의 천진은 1,200만 명, 심양은 850만 명, 장춘은 720만 명, 하얼빈은 980만 명, 대련은 600만 명이 살았으니 파괴된 건물 등은 다 철거하고, 그 자리에 숲이나 공원을 조성하면 살기는 좋겠다. 아, 그리고 전쟁 때문에 미세먼지가 사라져서 공화국 하늘도 요즈음은 이 북경 하늘만큼 아주 청명해. 서울도 그렇지?”

한중전쟁 때문에 옛 중국에서 날아오던 미세먼지가 전부 사라지자 한반도는 이즈음 청명한 날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제법 되었기에 전쟁 때문에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전혀 없고, 인근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도 없는 이 북경처럼 공기가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항복기념 만찬에 참석한 수진은 역시 만찬에 참석한 민은정에게 대충 그렇게 대답해주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나눴다.

그런데 그때 국군 1군단장 이철영이 그런 수진을 발견하고는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강수진 비서관, 그동안 잘 지냈소? 아, 서한국 하사는 무탈하게 잘 있고, 곧 휴가도 보내드리겠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여러모로 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군단장님, 그리고 여기는 저보다 더 유명하니 말하지 않아도 누군지 아시죠.”

“물론이오. 민은정 소장,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는······.”

“이번 한중전쟁 승전의 주역 중 한 분이신 대한민국 국군 1군단장 이철영 중장님을 여기서 뵙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호위사령부 소장이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국무위원장 특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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