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258화 (258/470)

〈 258화 〉 항복 그리고 고구려위원회(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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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군 제20전투비행단 1대대가 폭격을 하고 돌아간 얼마 후 다시 은은한 폭음이 벙커 지붕에서 들려왔으니 그건 바로 한국 공군 제20전투비행단 1대대가 아닌 2대대 F-1 삼족오 전투기 20대였고, 이어서는 해남도 싼야 공항에서 출격한 제1전투비행단 1대대의 F-1 삼족오 전투기 20대가 다시 나타나 폭격을 가했기 때문이었다.

한국 공군이 이렇게 벙커에 폭격을 가하고, 그 폭음이 벙커 안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자 그곳에 있던 모두의 얼굴은 이루 형용하여 말할 수 없는 각양각색이었으나 그 와중에도 상황을 파악하고 이렇게 일갈을 터트리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리커창이었다.

그것이 불안감을 떨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고, 이제는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때가 진짜 다가왔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이었다.

“주석, 주석도 저 폭음을 들었을 것이니 이제 결정하시오. 자결이냐. 항복이냐. 이대로 앉아서 그냥 다 같이 죽느냐. 어서!”

리커창 입에서 이런 선택을 강요하는 일갈이 터지자 시진핑은 가소롭다는 듯 희미하게 웃었다.

마치 비웃는 것처럼 그렇게 말이다.

그러더니 곧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보낸 항복 조건 제1항이 내가 이미 말한 것처럼, 중화와 중국이라는 단어와 그 단어가 들어간 국호를 영원히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중화 민족, 중국이라는 이름까지 사용하지 못하고, 그런 내용을 교육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2항은 화학무기, 생물학무기, 핵무기 등 대량파괴무기를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하고, 레이저 무기, 레일건 등 신무기도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사찰을 받는다. 그런데도 항복을 하자고. 내가 이미 말한 것이 1항과 2항이다. 그런데도 항복을 하자고.”

“그럼 다 같이 죽읍시다. 그런데 우리가 죽으면 우리만 죽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중화도 다 같이 죽는 것이고, 주석이 그 모두를 죽이는 것이라는 것은 왜 모르시오.”

“3항은 탄도미사일의 연구, 생산, 보유, 배치를 금지한다. 그리고 탄도미사일로 전용될 소지가 있는 로켓의 연구, 생산, 발사, 보유를 금지하고, 기타 순항미사일, 대공미사일, 대함미사일 등등 여타 모든 미사일의 사거리는 50km, 탄두 중량도 50kg 이하로 제한하며, 생산량과 보유, 배치 수량은 각 미사일 당 200발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허가를 받아 생산, 보유, 배치한다. 또한, 과학, 항법, 기상, 탐사, 통신, 군사 등 어떤 형태의 위성이든 연구, 생산, 발사, 보유도 금지한다. 단, 민간 통신 위성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허가를 받아 임대하여 사용할 수 있다. 4항은 어떤 형태든 핵 추진 함정을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한다. 5항은 5세대 이상의 전투기와 폭격기, 무인기 기타 항공기를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한다. 그리고 6항은······.”

남북한이 중국에 제시한 항복조건은 이렇게 무시무시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 조건은 확정된 것이 아니었기에 중국은 합의를 통해서 항복조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수정할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될 확률은 높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가혹한 항복조건을 강요당할 수도 있었으나 지금 이 마당에 항복하지 않고, 뭘 더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시진핑은 여전히 항복할 마음이 없었다.

“항복조건 6항은 5세대 이하 4세대 전투기와 항공기, 살상용 무인기의 총 보유 숫자를 300대 이하로 하고, 해군 함정의 총 톤수는 10만 톤 이하로 하며, 잠수함은 일체 생산, 보유를 금지한다. 7항은 바로 일본 평화헌법 9조처럼 옛 중국은 국권 발동에 의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를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육해공군 및 그 이외의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치 않는다. 바로 이것이다. 8항은 7항에 따라서 군대를 보유하지 못하고, 국권 발동에 의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를 영구히 이를 포기하는 대신 외부의 침입에 대한 자위권은 가지고, 그 자위대 병력은 육해공 각 5만 명 이상을 초과할 수 없다. 그리고 총 자위대 병력은 15만 명 이상을 초과할 수 없고, 이를 웃도는 예비군, 훈련생도 등 어떤 형태의 무장 병력도 보유하지 못한다. 이런데도 뭐 항복하고 차후에 복수하자고. 이 조건을 다 지키면 과연 복수할 수 있을까.”

“주석,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으니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고 확신하오.”

“어림도 없는 소리.”

“당장은 어렵겠지만, 일본도 패전 후 근 77년 만에 지금 저렇게 설치는데, 우리라고 그렇게 되지 못하라는 법은 없소.”

“77년이나 한국의 지배를 받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겠다.”

“그럼 자결하시오. 당신이 더 주석에 앉아있다가는 77년이 아니라 100년이 지나도 우리가 살아날 가망성은 없으니까.”

“으하하! 이 어리석기 그지없는 놈!”

“당신보다는 어리석지 않으니 패전의 책임을 지고 어서 자결이나 하시오.”

리커창이 이 말과 함께 다시 한 번 더 한웨이궈 대교에게 국방부장 웨이펑허 상장과 연합참모부 참모장 리쭤청 상장, 중부 전구 이샤오광 사령원 등 패전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모두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한동안 말없이 궁리하던 한웨이궈 대교가 부하들에게 막 체포 명령을 내리려는데, 중부 전구 이샤오광 사령원이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리커창을 쏘려고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빨리 권총을 뽑아든 이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한웨이궈 대교와 함께 있던 황스런 중교였고, 그가 이 벙커 경비병들과 운용요원들의 실질적인 직속상관이었다.

“사령원, 총 내려놓으십시오. 아니면······.”

“이놈! 지금 리커창 등이 반역을 꾀하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 그런데 감히 나를 막아!”

“······.”

“왜 대꾸도 못 해.”

“총이나 내려놓으십시오.”

중부 전구 이샤오광 사령원과 황스런 중교가 서로 총을 겨누는 그때 중부 전구와 북부 전구의 몇몇 장성들도 잇달아 권총을 빼 들었다.

그러자 벙커 경비병들도 모조리 권총을 빼 들고, 한동안 대치를 이어갔으나 누구도 먼저 권총을 발사하지는 않았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모두의 시선은 이제 이 사태를 어떤 방향으로든 종식할 수 있는 한웨이궈 대교에게로 쏠렸다.

그때 다시 은은한 폭음이 벙커에 연달아 울려 퍼졌으니 바로 대한민국 공군이 또 한 번 벙커버스터 공격을 가했기 때문이었다.

벙커 폭격이 그렇게 이어짐에 따라서 한웨이궈 대교는 물론 황스런 중교 이하 벙커 운용요원들과 경비병들은 차츰 불안감에 떨었고, 그런 불안감은 점점 커져서 기어이는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터져 나와 벙커 안을 가득 울려 퍼지도록 만들었다.

“황스런 중교, 무엇을 망설이나 패전의 책임이 있는 자들을 모두 체포하지 않고.”

“대교님,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그러니 패전지장들을 모조리 체포하라.”

“다시 한 번 더 묻겠습니다. 정말 체포합니까?”

“그래, 명령이니 빨리 체포해. 그리고 한국에는 항복하겠다고 통고하면서 이 폭격부터 멈추라고 해.”

“주석은 어떻게 합니까?”

“주석이 이 전쟁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있으니 체포하······.”

한웨이궈 대교가 혼란스러운 이 벙커 안 상황을 결정짓듯 이렇게 말하자 황스런 중교 이하 벙커 운용요원들과 경비병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모조리 앉은 자리에서 폭사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 일순간에 모두 사라졌으니 말이다.

비록 남북한에 항복하더라도 시진핑 주석과 국방부장 웨이펑허 상장, 연합참모부 참모장 리쭤청 상장 그리고 중부 전구 이샤오광 사령원 등은 전범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전범으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작았고, 이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더 낮았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이 전쟁 패전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체포하려고 했다.

물론 그중에는 시진핑 주석도 있었다.

그랬으니 그들에게는 이제 시진핑 아니 중국이라는 나라보다는 자신들의 목숨이 더 소중한 시간이 된 것이다.

그것이 배신이든 현실 인식이든 무엇이든 말이다.

그러나 이 벙커 안에는 벙커 운용요원들과 경비병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때까지 살아남은 중국군 수뇌부와 일반 장성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이들이 있었고, 그들 중에는 항복에 반대하는 이들도 상당했다.

그러니 그들은 자연 이 벙커 경비병들에게 체포당하지 않으려고 했고, 거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배신자 새끼들! 주석을 보호하라!”

중부 전구 이샤오광 사령원의 입에서 이런 소리가 터져나온 것은 한웨이궈 대교의 명령을 받은 경비병들이 진짜 시진핑을 체포하려는 찰나였다.

그리고 그의 권총이 한웨이궈 대교를 향해 불을 뿜는 찰나 그보다 먼저 황스런 중교의 권총이 불을 뿜었고, 국방부장 웨이펑허 상장과 연합참모부 참모장 리쭤청 상장 등 이 전쟁 패전에 책임이 있는 자들 역시 권총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탕!”

중국 지도부가 몸을 숨긴 핵 벙커 안에서의 총격전은 그렇게 벌어졌다.

그 결과 중부 전구 이샤오광 사령원과 중부 전구의 장성 여럿 그리고 이 패전 책임을 가장 먼저 져야 할 북부 전구의 살아남은 장성 몇 명도 사망했다.

그들의 총에 맞은 벙커 경비병 여럿도 사망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그리고 이미 전사한 북부 전구 리차오밍 사령원과 북부 전구 육군 사령원 왕인팡 소장처럼 전사하지 못하고, 고작 항복에 반대하다가 경비병들 총에 맞아 중부 전구 이샤오광 사령원 등은 그렇게 허무하게 죽었다.

또한 저우야닝(周亞寧) 로켓군 사령원, 쑹푸쉬안(宋普選) 후근보장부 부장, 리상푸(李尙福) 장비발전부장 등도 그 과정에서 사망했으니 쿠데타는 아니었지만, 중국 군부 주요 인물들은 그렇게 목숨을 잃었다.

중국은 그렇게 무너졌고, 시진핑도 어이없게 체포되어 국방부장 웨이펑허 상장, 연합참모부 참모장 리쭤청 상장 등과 함께 감금당했다.

“체포한 이들을 모두 감금하고, 빨리 한국에 연락해.”

총격전이 끝나고 가장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이렇게 말한 것은 뜻밖에도 리커창 총리였다.

그의 이 명령에 총격전 와중에 사망한 한웨이궈 대교 대신 황스런 중교가 벙커 운용요원들에게 한국에 연락할 것을 재차 지시하는 것으로 벙커 안의 작은 쿠데타 그러나 의미는 중대한 쿠데타는 성공한 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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