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0화 〉 승전(勝戰)(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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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민재인 대통령이 합의한 조항까지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사전녹화한 대국민담화는 끝이 났으나 이 담화의 반향은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민재인 대통령과 나는 고구려위원회 구성을 서둘러서 추진했으니 모든 것을 민재인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 마무리 지어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려면 일을 서둘러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북에서 고구려위원회 구성에 관한 설왕설래가 이어졌지만, 전선의 상황은 매우 급하게 변하고 있었으니 그 첫번째가 바로 티베트 전선이었다.
얼마 전까지 티베트에서는 한국군 1개 대대와 미군 2개 대대, 인도군 3개 대대, 일본군 소대, 티베트 해방군 연대 규모 이상 병력이 중국군과 무장 경찰 등과 대등하게 싸웠다.
그러나 미군이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전선 상황은 급반전해 티베트 라싸는 곧바로 연합군에게 점령됐다.
그리고 그 티베트 라싸를 기반으로 연합군은 중국군과 무장경찰 등에 연전연승하면서 그들을 격파했고, 그 결과 이때에는 티베트 영토를 거의 수복한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였다.
그랬으니 이때에는 티베트 거주 한족들도 모조리 강제 추방하는 중이었고, 인도 거주 망명 티베트인들은 이 소식을 듣고 라싸로 몰려오는 중이었다.
하나 라싸와 회복한 티베트 영토는 당분간 한국, 미국, 인도군이 주축이 되는 군정을 받으면서 국가 체계를 만들어 가면 됐다.
티베트 전선이 이렇게 급하게 변해버린 것처럼 위구르 전선도 이제 거의 남북한군의 손에 떨어져서 역시 그곳 한족을 모두 쫓아내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한족은 티베트 한족들처럼 그냥 쫓겨나는 것이 아니라 가진 거의 모든 것을 빼앗기고 쫓겨나고 있었다.
즉 우루무치에 웅거하면서 저항한 벌을 그렇게 받는 것이었다.
“야, 저 차도 압수해!”
위구르 우루무치에서 빠져나가는 모든 길을 막은 남북한군은 한족들이 타고 가는 차 특히 승용차와 SUV 등 값나가는 차도 모조리 압수했다.
그 대신 낡은 차와 화물차, 버스 등은 세워 짐을 수색하면서 현금은 한화 약 170만 원(1만 위안) 이상은 모두 뺐고, 골동품, 보석, 귀금속 등등도 모두 빼앗았다.
그리고는 각 차량에 위구르를 떠나는 한족들을 가득가득 태워 간쑤 성 또는 칭하이 성으로 내쫓았으니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폭력사태가 벌어지는 일은 그냥 일상다반사였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총격도 벌어졌으니 그것도 흔히 있는 일이었고, 그 일을 위구르인들 특히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풀려난 위구르인들이 앞장서서 남북한군을 도와서 하고 있었다.
“전부 무장해제부터 하시오. 아니면 적으로 간주하여 모조리 사살할 것이오.”
자칭 동투르키스탄 독립군 멤티에리 하산 대장과 그 휘하의 독립군 약 1천여 명이 우루무치에 들어온 것도 그때였다.
그러나 그들은 철저하게 무장해제부터 당했고, 과격 위구르 이슬람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조직원들은 모두 검거되거나 위구르에서 추방 대기 중이었다.
그리고 위구르 독립연합의 압둘이 이끄는 인원들도 모두 무장해제 당해 우루무치에서 활동에 들어갔으니 이제부터 남북한군에 의한 군정이 본격 시행되면, 위구르도 독립국 건설을 위한 일이 하나하나 착수된다고 보면 됐다.
“1, 3여단은 어떻게 됐어?”
“오늘 중으로 카스지구(喀什地区)를 장악할 수 있다니 곧 전체 위구르가 우리 손아귀에 떨어질 것입니다.”
“대통령님과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가 점령한 모든 영토를 고구려라 명명하시고, 이 땅을 관리할 고구려위원회를 만드신다니 속히 나머지 땅도 다 점령해야 해. 그러니 다시 한 번 더 1여단장에게 전해. 오늘 중으로 카스 지구를 점령하지 못하면 타클라마칸 사막에 묻어 버린다고. 알았어.”
“예, 사령관님.”
위구르 원정군 사령관이자 특수전 사령관 박성혁의 부관이 이렇게 대답하지 않아도 특수전 사령부 예하 1, 3공수특전여단은 위구르의 서쪽 끝 카스에 입성해서 소규모의 중국 무장경찰과 공안, 민병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으나 그들은 곧 모두 사살되고 말았다.
그러니 남북한의 지도자가 고구려라고 명명한 점령지의 서쪽 끝이 될 위구르 카스 지구도 곧 남북한군의 손아귀에 떨어질 것이었다.
이렇게 티베트와 위구르에서 사실상 전투가 끝나고, 점령지 소개와 독립국 건설을 위한 군정에 들어간 반면 북경과 산둥반도 등에서는 여전히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곳은 아무래도 북경이었다.
“쏴!”
북경 시내에 투입되어 중국군과 교전하던 특수작전군 제1정찰여단의 포격 지원 요청을 받은 북한 인민군 620포병군단의 240mm 방사포가 가장 먼저 불을 뿜었다.
그리고 이어진 170mm 자주포 1개 대대 12문의 지원 사격에 중국군이 몸을 숨기고, 북한 특수작전군 제1정찰여단을 공격하던 북경 싼리툰 인근의 스위소텔 북경 홍콩 마카오 센터 호텔은 곧 불길에 휩싸였다.
그러나 일시에 무너지지는 않았으나 곧 이어진 추가 포격에 이 430개의 객실을 가진 호텔도 서서히 무너져내리기시작했다.
북경 인민대회당까지 걸어서 13분, 직선거리로 약 4.5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 호텔이 무너짐으로써 이제 북경 점령도 목전에 다가온 느낌이었으나 그럴수록 북경에 남은 중국군과 무장경찰, 민병대 등은 악에 받쳐 독을 품고 싸웠다.
그렇게 북경에 남은 중국군과 무장경찰 등이 독을 품고 악착같이 싸우자 남북한군은 더 이상의 희생을 바라지 않는다는 듯 일시 철수한 다음 기어이 공군을 동원했다.
이때 북경 수도 공항에는 인민군 제1전투기사단의 F-1 삼족오 전투기 60대가 전개되어 있었기에 그들과 톈진 공항에 전개된 한국 공군 17전투비행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40대, 그렇게 총 100대를 동원해서 중국군과 무장경찰, 민병대 등이 몸을 숨긴 모든 북경 시내 건물을 타격했다.
그동안 북경의 일반 민간 건물은 될 수 있는 한 타격하지 않던 남북한군의 입장이 이처럼 돌변한 이유는 더는 희생이 나오면 안 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고, 하루라도 빨리 이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그렇게 남북한 공군의 대규모 공습에 이어서 그동안 남북한이 힘을 모아 개발한 각종 무인기가 떼거리로 날아가서 자폭 공격을 한 다음에는 남북한의 각종 자주포와 방사포가 요소요소를 또 타격했다.
그리고는 기어이 공격헬기들의 지원을 받는 K-2 흑표전차를 앞세운 기갑부대가 다시 북경 시내로 진입해서 잔적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야, 저 11시 방향 10층 건물 쏴!”
“몇 층을 쏘라고?”
“7층! 저격소총 들고 있는 짱깨 한 놈 숨었다. 쏴!”
국군 1군단 1기갑사단의 고용배와 서민재도 이 전투에 참가해서 중국군 저격수가 숨은 10층 건물 중 7층을 흑표전차 주포로 날려버리고, 이어서는 12.7mm 기관총으로 민병대로 보이는 셋을 더 사살했다.
그렇게 국군과 인민군 기갑부대가 북경 시내에 진입하자 이제 겨우 20만여 명도 남지 않은 중국군과 무장경찰, 민병대 등은 더 발악적으로 나왔으나 남북한군의 압도적인 화력에 막혀서 그 발악에도 차츰차츰 패퇴했다.
“지원 포격이 있다고 우리에게 뒤로 빠지라는데!”
“그럼 빠져야죠. 야, 후진!”
고용배와 서민재가 탄 흑표전차가 후진하자마자 K-9 자주포 포탄이 원래 그들이 있던 곳 전방 약 350m 앞에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그러고도 모자랐는지 곧이어 F-1 삼족오 전투기 편대가 날아오더니 콘크리트 6m를 뚫고 들어가서 폭발하는 GBU-28 벙커버스터까지 투하하고 갔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어서 곧 다른 F-1 삼족오 전투기 편대가 나타나더니 MK-82 500파운드 일반폭탄과 Mk-83 1,000파운드 일반폭탄 그리고 Mk-84 2,000파운드 즉 Mk-80 계열 중에서 가장 크고 파괴력이 강력한 폭탄까지 투하하고 갔다.
“저기 지하철역 아냐? 아예 작살을 내는구나.”
“무덤으로 만들어 버리는 거지 뭐!”
“저 지하철역에 몇 놈이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네 말처럼 무덤이 됐을 거다.”
“그래도 이 북경에 한 20여만 명은 더 남아있다니 우리가 죽일 놈들은 많다.”
“그건 맞는 말 같다.”
“그러니 빨리빨리 짱깨들 쓸어버리고 집에 가자!”
그렇게 고용배와 서민재가 탄 K-2 흑표전차는 다시 진격을 시작했다.
그때 국군 21사단 65연대 3대대 12중대 1소대장 원은철도 장갑차에 몸을 묻고 북경 시내로 진입해 들어가고 있었다.
“기갑과 특수부대 애들만 들어가도 되는데, 굳이 우리까지 들어갈 것이 뭐가 있다고 이러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우리까지 시내로 들어가는 것은 포격지원을 위해서지 말입니다.”
“포격지원은 우리 말고도 K-9 자주포도 있고, 여타 다른 포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우리 똥포까지 가야 하느냐 내 말은 그 말이다. 이 자식아!”
“똥포 아니지 말입니다.”
“너 이 새끼, 똥구멍을 확 막아버린다.”
“그건 가혹 행위입니다.”
“그럼 가혹 행위 대신 명령 불복종으로 확 쏴버릴까. 네가 선택해라. 말년병장 김 병장, 요 빤질빤질한 김 병장, 넌 뭘 선택할래?”
자신이 탄 장갑차 조종수 말년병장 김종기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원은철의 눈은 사방을 빠짐없이 살폈고, 그의 손은 장갑차에 장착된 12.7mm 기관총에 가 있었다.
여차하면 누구든지 바로 쏴 버릴 수 있게끔 말이다.
어떻든 원은철과 그의 소대원들은 아직 아무도 전사하지 않았고, 부상한 이도 없었으니 말은 이렇게 해도 싸움은 여전히 잘했다.
“그러지 말고, 시원하게 맥주나 한 캔 드시지 말입니다.”
“맥주 다 떨어졌······.”
“제 것 드십시오.”
“진짜냐?”
“예, 장갑차라도 음주 운전은 안 되니 소대장님이 제 것까지 다 드시고, 중국군이나 무장경찰, 민병대가 보이는 족족 쓸어버리십시오.”
“너 점점 인간이 돼 가는 것이 아무래도 뭔가 좀 수상하다.”
“수상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도 수상해. 그리고 말이 또 이상하게 바뀌었고 말이야.”
“무슨 말이 바뀌었다고 그러는지 모르겠지 말입니다. 어! 포격지원 요청 아닙니까.”
원은철 소대의 K281A1 81mm 자주박격포가 그렇게 불을 뿜었지만, 이 한중전쟁에서 가장 활약이 두드러지는 박격포는 다름이 아니라 120mm 자주박격포였다.
특히 120mm 자주박격포는 기존 중대 기준 박격포 운용인원을 32명에서 24명으로 줄일 수 있어서 미래 군 구조개편에 따른 운용인력 감소에도 대비할 수 있었다.
또한, 현용 K242A1 4.2인치 박격포보다 사거리는 최대 2.3배, 화력은 1.9배 늘어났고, 박격포를 탑재한 상태로 360도 회전할 수 있었기에 차량의 회전 없이도 목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변화되는 작전환경에서 효과적인 화력지원이 가능했다.
그러니 K281A1 81mm, K242A1 4.2인치 박격포는 이제 서서히 퇴물 취급을 받고 있었으나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기에 운용은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