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8화 〉 요하를 건너(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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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방부 장관 서진성이 이렇게 독촉하자 베트남 응오 쑤언 릭 국방부 장관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의 말처럼 베트남의 힘만으로는 영원히 파라셀제도의 작은 암초 하나라도 중국으로부터 되찾을 수 없었고, 미국이 나서면 역시 작은 암초 하나라도 얻을 수 없을 것을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국가 중대사를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말했다.
“장관님, 다시 한 번 더 우리 주석님과 총리와 상의해보고 답을 주겠으니 잠시만 시간을 더 주십시오.”
“다시 말하지만, 미국이 나서기 전 아니, 오늘 안으로 결정해야 하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은 그렇게 영토에 대한 욕심이 없소. 단지 그 해역을 통과하는 우리 국적 선박의 안전항해를 위해서 또 중국이 그 바다를 통한 팽창 야욕을 우리가 막기 위해서 그 섬이 필요할 뿐이오. 만약 우리가 달리 마음을 먹었으면, 귀국과 상의도 하지 않고 벌써 파라셀제도를 점령했을 것이고,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와 중사군도(中沙群島)의 중국군도 모두 섬멸했을 것이오. 하나 우리는 귀국과의 우호를 생각해서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이고, 또한 귀국이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와 중사군도의 중국군을 공격한다면 얼마든지 지원도 해 줄 수 있소.”
“그 말을 진심으로 믿어도 되는 것입니까?”
“진심이 아니면 내가 벌써 우리 군에 파라셀제도를 공격하라고 명령했겠지 왜 장관을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겠소.”
한국 국방부 장관 서진성과 베트남 응오 쑤언 릭 국방부 장관이 서울 모처에서 만나 이런 논의를 하는 그때 국군 21사단 백두산부대도 해병대와 같이 랴오둥 반도를 국군 56보병사단과 75동원사단에 넘겨주고, 원래의 자리인 제2 진공로에서 싸우고 있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65연대 3대대 12중대 1소대장 원은철은 끝없이 투덜거리고 있었다.
“제기랄! 그냥 대련에 남아서 중국놈들이나 산둥반도로 쫓아내면서 룰루랄라 놀고 있었으면 되는데, 또 여기까지 끌려와서 똥포나 쏘고 있으니 아이고 내 신세야!”
“똥포 아닙니다.”
“시끄럽다. 그러고 너, 대련에서 뭐 챙겼어?”
“그 금목걸이 하나밖에 못 챙겼습니다. 인민군 제24 해상저격여단인지 날강도여단인지 하는 그놈들이 싹 쓸어 가버리는 바람에 말입니다.”
“몇 돈짜리인데?”
“두 냥은 나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대장님도 여자 친구 준다고 프라다 핸드백과 지갑 챙기고, 미화 5,000달러도 챙겼지 않았습니······.”
“너도 돈 챙겼잖아. 이 자식아!”
“저는 중국 위안화 그것도 고작 3,000위안 챙겼을 뿐입니다.”
“3,000위안이면, 약 50만 원?”
“예, 그런데 전쟁 끝나면 중국 위안화 환율이 반은 떨어질 것이니 소주 한 잔 값도 안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이 탄 장갑차 조종수 말년 병장 김종기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원은철은 장갑차 한쪽에 잘 챙겨놓은 대련 프라다 매장에서 노획한 핸드백과 지갑을 바라보고, 이어서는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역시 자신이 사용하려고 챙긴 지갑과 그 속에 든 미화 100달러짜리로 5,000달러도 만져보았다.
“금 두 냥이나 있잖아. 이 자식아. 그리고 인마, 기회는 또 온다. 그건 그렇고 저 담장 밑으로 가자!”
“어디 담장요?”
“또 말이 이상해졌다.”
“뭐가 이상해졌다고 그러시는지 모르겠지 말입니다.”
원은철이 탄 K-808 장갑차는 그렇게 무너진 주택의 담장으로 가서는 탑재된 K-4 고속유탄기관총만 담장 밖으로 내놓고, 가끔 눈에 들어오는 중국군을 향해 유탄을 날리면서 81mm 박격포로는 대대 공격에 포격지원을 했다.
“저격수다!”
“어디?”
“1시 방향 3층 건물 옥상! 한 방 먹여!”
이때 국군 1군단 1기갑사단의 서민재와 고용배는 랴오닝 성 후루다오 젠창현을 출발해 허베이 성 친황다오 루룽현에 막 진입하려다가 일단의 중국군 저격수들을 만났다.
“OK!”
그 순간 K-2 흑표전차의 120mm 주포가 M830A1 다목적 대전차고폭탄을 발사해서 중국군 저격수를 날려버렸다.
그러나 저격수를 잡는 것은 흑표전차보다는 K-21 보병전투장갑차가 훨씬 효율적이었고, 간혹 K-30 30mm 비호복합과 K-263A1 20mm 자주 발칸포가 나서기도 했다.
“야 용배야, 그런데 짱깨들 이제 전차 없나. 짱깨들과 멋지게 전차전 한번 해보는 것이 내 소원이었는데, 요하부터 여기까지 오면서 제대로 된 전차전은 없고, 전부 당나라 군대 같은 애들밖에 없으니까 뭔가 좀 이상해서 말이다.”
“저 짱깨들이 그 당나라 군대의 후예니까 그렇지. 그리고 전차전 하다가 죽고 싶냐?”
“죽기는 인마. 멋지게 이겨야 그것이 바로 내가 바라는 전차전이지.”
“헛소리하지 말고 잘 쏘기나 해라!”
“나야 뭐든 잘 쏘지. 특히 꽃밭에 오줌을······.”
서민재가 거기까지 이야기했을 때 AH-64 아파치 공격 헬기 2대가 날아오더니 한 건물에다가 로켓을 쏴댔다.
그 모습에 그와 고용배, 그리고 전차장 이희철은 입맛만 다셨다.
랴오닝 성 후루다오 시 진창현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제대로 된 중국군을 만나지도 못하고, 기껏해야 저격수와 기관총 공격 정도만 받았다.
그러다가 간혹 RPG-7이 날아왔지만, 사단의 선두에서 진격하는 흑표전차를 파괴하지도 못했고, 그 사수는 곧 전차포탄에 맞거나 흑표전차의 뒤를 따르는 K-21 보병전투장갑차의 40mm 포탄이나 K-30 30mm 비호복합의 30mm 포탄에 맞아 그대로 절명하기 일쑤였다.
그러니 서민재의 바람처럼 이제 전차전은 꿈도 못 꾸는 그런 상황인데, AH-64 아파치 공격 헬기는 물론 기타 헬기까지 나타나서는 자신들이 상대해야 할 적들을 싹 쓸어버렸으니 말이다.
하여 서민재와 고용배, 이희철은 그저 입맛만 다시면서 간혹 나타나는 저격수 등에게 전차포만 쏘고 있었다.
“저 아파치들 때문에 전차전은 더 물 건너갔고, 우리가 할 일도 다 사라질 것 같다.”
“그럼 네가 잘하는 오줌이나 싸!”
“그럴까. 그런데 당나라 군대의 후예들이 이 형님이 오줌 누는 것과 이 형님의 물건을 보면 아예 전의를 상실할 것이 뻔한데 그러면 더 전차전은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닐까.”
“뭐라고. 하하하!”
서민재와 고용배의 이 대화에서처럼 이때 중국군은 진짜 당나라 군대의 후예인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지난 압록강 공방전과 요하 공방전, 그리고 이 만리장성 공방전이라 불러야 할 전장에서 무기력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앞 두 번의 공방전에서 근 200만 대군과 최신 99식 전차와 96식 전차 거의 전부와 여타 전차까지 합쳐서 약 8,000대 이상의 전차를 잃었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너무나 무기력했다.
그리고 중국 공군과 해군이 박살이 난 데 이어서 이제 중국 육군도 당나라 군대처럼 박살이 나고 있었고, 그 와중에 남은 전차라고는 88식, 79식, 59식과 63식과 62식 경전차 그리고 05식 경전차 등 약 800여 대뿐이었다.
그중 남부와 서부 전구에서 싸우고 있는 전차를 빼면, 이 만리장성 공방전에 동원된 전차는 약 500여 대뿐이었다.
그러나 그들 전차가 은폐 엄폐에서 고개를 내미는 순간 남북한 공군과 공격 헬기들의 공격부터 받아야 했고, 간혹 전차전이 벌어진다고 해도 그들 전차로는 한국군 K-2 흑표전차는 고사하고, 북한군 선군호 전차에도 밀렸으니 중국군 전차는 그야말로 굴러다니는 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굴러다니는 관 같은 중국군 59식 전차 50여 대가 하필이면 그때 서민재와 고용배의 국군 1군단 1기갑사단 앞에 나타났다.
“적 전차!”
“어디요?”
“11시 방향, 거리 1.950m!”
“확인!”
“쏴!”
“쾅!”
전차장 이희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중국군 59식 전차를 포착한 서민재가 주포를 발사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과 함께 움직이던 다른 K-2 흑표전차들도 중국군 59식 전차들을 발견하고 주포를 발사하는 것으로 국군 1군단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의 K-2 흑표전차 44대와 중국군 59식 전차들의 전차전이 그렇게 벌어졌다.
“명중!”
“또 없습니까?”
“12시 방향, 거리 1.890m!”
“확인. 쏩니다.”
“쏴!”
한국군 K-2 흑표전차 44대와 중국군 59식 전차 50여 대의 소규모 전차전은 그렇게 약 5분 정도 이어졌다.
그런데 그 짧은 5분간의 교전이 끝나자마자 멀쩡하게 굴러다니는 중국군 전차가 단 1대도 없었고, 한국군 흑표전차 중에서 멈춰선 전차는 1대뿐이었으니 이건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국군 1군단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가 그렇게 소규모 전차전에서 일방적으로 승리하는 순간 제5진공로의 북한 인민군 특수작전군과 호위사령부 직속 제1대전차사단, 102전차사단, 103전차사단 등도 소규모 중국군 전차를 격파하고 있었다.
그리고 같은 제5진공로의 인민군 특수작전군 11저격여단이 가장 먼저 만리장성을 돌파해서 중국 북경 미윈현 외곽에서 다시 소규모 중국군과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니 이 북한 인민군 특수작전군 11저격여단이 남북한군 중에서 가장 먼저 북경에 들어간 부대가 되는 영광을 얻은 것이다.
“탕!”
“서 하사님, 나이스 샷! 35번째입니다.”
“그걸 다 세고 있고, 고 병장 너도 참 할 일이 없는가 보다.”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첫째 서 하사님을 지켜야지. 둘째 중국군 찾아야지. 셋째 서 하사님이 필요한 물품 현지 조달해야지. 아주 할 일이 많습니다.”
“참 할 일이 많아서 좋겠다. 출발!”
국군 1군단 저격대대 서한국 하사와 고효준 병장은 이때 K-808 장갑차를 타고 다니면서 간혹 중국군이 보이면 저격을 하고 있었으니 이 1군단 본부 앞을 막는 중국군도 거의 없었다.
그랬기에 랴오닝 성 후루다오 진창에서 출발해서 여기 친황다오 친룽만족자치현까지 거침없이 진격해왔고, 이제 중국 허베이 성 쭌화시(遵化市)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었다.
그곳에서 북경은 그야말로 코앞이었으니까.
그렇게 서한국 하사와 고효준 병장이 장갑차에 타는 순간 특전사 707특임단의 서민재 중위는 내몽골자치구 츠펑에서 출발해 허베이 성 청더시의 웨이창 만족 몽골족자치현, 펑닝 만족자치현을 거쳐 드디어 북경의 관문이자 만리장성이 있는 허베이 성 장자커우시(张家口市)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때 특수전 사령관이 각 부대를 멈춰 세운 다음 이렇게 지시했다.
“1, 3, 7여단은 북경이 아니라 내몽골의 성도이자 직할시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市)를 접수하고, 그곳 공항부터 확보한다. 그리고 특임단과 9, 11, 13여단은 북경으로 신속 진군한다. 이상!”
이로써 남북한군은 중국의 북경까지만 그 영토를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서쪽 지방도 공략 특히 내몽골자치구 전체를 공략 확보하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그전에 우선 그 후허하오터와 그 후허하오터 공항을 이용해서 내몽골에서 가장 큰 도시라는 바오터우를 장악해야 했다.
그리고 또 그 바오터우와 그 바오터우 공항을 이용해서는 추가로 중국 간쑤 성과 칭하이 성 등을 공략할 수 있었고, 위구르로 가는 중간 기착지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더불어서 북경 서쪽 산서 성(山西省)과 산시 성(陝西省)도 마음먹으면, 바로 공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