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6화 〉 요하를 건너(8)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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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병대 6기동여단장 서정호가 그때 여단에 이렇게 돌격 명령을 내리자 6기동여단 1, 2대대의 K-2 흑표전차 80여 대가 가장 먼저 빗발치는 중국군의 소총과 기관총, 수류탄과 간혹 날아오는 RPG-7의 사격을 가볍게 무시하고, 대련 중국군 방어진지로 돌격하면서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그 뒤에는 K-21 보병전투장갑차 30여 대가 따르면서 70구경장 40mm 기관포로 K-236 복합기능탄을 비처럼 토해냈다.
그러자 중국군들이 숨어 있는 참호 위에서 복합기능탄이 폭발하면서 그 아래 숨어 있던 이들을 한꺼번에 휩쓸었으니 흑표전차보다는 K-21 보병전투장갑차가 중국군 보병들에게는 더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그에 지지 않는 방공대대 K-30 30mm 비호복합의 30mm 쌍열 기관포도 중국군 보병들을 향해서 기관포탄을 토해냈고, K-263A1 20mm 자주발칸도 20mm 기관포탄을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하늘에서는 AH-64 아파치 공격 헬기와 AH-1W 슈퍼 코브라 공격 헬기 그리고 참매 소형무장 헬기, 땅에서는 K-2 흑표전차와 K-21 보병전투장갑차, K-30 30mm 비호복합, K-263A1 자주발칸이 그렇게 중국군을 무차별 공격했다.
그 바람에 1만여 명이던 중국군은 점점 줄어들어 어느 사이 1천 명 이하로 줄었고, 곧 수백 명밖에는 남지 않게 됐다.
“사단장 동지, 어서 이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그때 중국 북부 전구 제1기계화사단 사단장 동치우(董其武)에게 그의 부관이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도저히 대련을 벗어나서 도망칠 엄두가 나지 않아 잠시 머뭇거렸다.
그런데 그 찰나 AH-64 아파치 공격 헬기가 쏜 30mm 기관포 포탄이 그를 휩쓸고 지나가 버렸으니 그는 머뭇거리다가 영원히 움직일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가 전사한 얼마 후, 남은 중국군 일부는 사살됐고, 일부는 포로가 되는 것으로 대련은 남북한군의 손아귀에 떨어졌다.
수서(隋書)에 보면, 서기 614년(영양태왕 25년) 수나라 양제의 3차 침입에 수나라 장군 내호아(來護兒)가 비사성을 공격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당서(唐書)에는 서기 645년 당 태종의 침입에 장량(張亮)이 수군을 이끌고 산둥반도의 동래(東萊)로부터 바다를 건너와 비사성을 공격해 함락시키고, 남녀 8천 명을 포로로 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 비사성이 있는 대련 금주구가 그렇게 대한민국 해병대와 육군 21사단 그리고 인민군 제24 해상저격여단에 의해 다시 수복된 것이다.
“포로들은 무장해제 시키고, 죽은 자기 동료들 시체를 저기 공원으로 모으라고 해. 그리고 공병대대에는 그 공원에 굴착기로 땅 파주라고 해. 그래야 시체 묻지.”
“예, 사령관님.”
“우리 애들은 몇 명이나 전사했나?”
“27명입니다.”
“당장 공군 불러서 애들 조국으로 돌려보내고, 해군에게는 입항하라고 해. 아, 피난민을 태운 여객선은 계속 운항하겠지?”
“예, 산둥반도 옌타이에서 대련을 오가는 여객선으로 계속 운항한답니다. 요금을 평소의 10배로 받으니까요.”
“전쟁 통에 그 애들만 신났군. 하여튼 짱깨들은. 그건 그렇고 외국인은 없었나?”
“이곳의 외국인들은 모두 떠났는지 아직은 없습니다.”
대련에는 아직 제법 많은 중국인이 남아있었으니 그들을 다 산둥반도로 보내려면 시일이 상당히 걸릴 것은 자명했으나 중국인 소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
아니면, 고토를 수복했다고 해도 그 고토는 온전하게 한민족의 것이 아닐 것이니 말이다.
그래도 외국인은 없었으니 그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어떻든 이때 지린 성, 헤이룽장 성에는 이미 북한군 9군단과 6군단이 들어가서 아직 남은 중국인들을 강제로 추방하고 있었고, 내몽골과 랴오닝 성은 한국군 동원사단들이 들어가서 역시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북 3성의 인구가 약 1억 2,000만 명 정도였기에 그들을 다 쫓아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 때문에 철도, 도로, 항만, 공항 등은 파괴하지 않은 것이다.
그 바람에 이 전쟁 통에도 대부분 교통수단이 정상 운행 중이었으나 철저한 검문검색은 이루어지고 있었다.
“사령관 동지, 보시는 것처럼 에어버스 A350-1000 2대, 보잉 747-8I 2대, 보잉 787-10 2대, 보잉 777-300ER 4대니 싸울 필요도 없이 반반 나누어 가지면 됩네다.”
“모두 중국 국제항공 거요?”
“그렇습네다. 그러니 뒷말도 안 나올 것입네다. 하고 이 여객기를 일단 점검할 정비사와 평양으로 가져갈 조종사를 한국에서 좀 불러주십시오.”
“북한 고려항공에도 조종사와 정비사가 있지 않소.”
“그들보다는 아무래도 이 여객기를 운항하고 있는 한국 항공사의 조종사와 정비사가 더 믿음직하지 않갔습네까.”
“하긴 그렇기는 하겠네. 하면, 내 합참에 연락하겠소. 대신 그들은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이기 때문에 군에서 오라 가라 마음대로 할 수 없음은 미리 알아주시오.”
“물론입네다.”
이렇게 북한 인민군 제24 해상저격여단과 대한민국 해병대는 중국 국제항공 소유였던 에어버스 A350-1000, 보잉 747-8I, 보잉 787-10 각 1대, 보잉 777-300ER 각 2대씩을 나누어 가졌으니 이를 단순히 돈으로 계산해도 각자 미화 약 15억 달러 이상은 될 것이었다.
***
남북한군은 2021년 12월 25일 오후부터 진공을 멈췄다.
그리고는 아직 동북 3성 등을 떠나지 않은 피난민과 중국에 남은 외국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면서 휴식, 보급, 전력보강 등에 매진했다.
그때 남북한 외교 당국은 전 세계에 중국 거주 자국민과 자국 기업, 관광객 등을 조속히 철수하라고 연일 독촉했고, 유엔을 통해서도 전쟁 당사국이 아닌 타국 국민과 기업과 관광객의 중국 철수를 강력히 촉구했다.
그 결과 아직 중국에 남아 있던 간 큰 외국인들도 하나둘 빠져나갔고, 기업들도 앞을 다투어서 철수했다.
그런 일련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이때 뜨거운 조국애로 북경 방어선에 집결한 중국군은 150만여 명이 넘었다.
그중에는 압록강 공방전과 요하 공방전의 패잔병과 자원입대한 이들까지 있었으니 병력이 이렇게나 불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사흘이 지나고 나흘이 지나도 오라는 남북한군은 오지 않고, 피난민과 차가운 바람만 불어오자 뜨거운 조국애는 서서히 식어 이제는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추위에 얼어 죽을 판이었다.
그랬으니 만리장성을 따라 파놓은 참호도 버리고, 모두 북경 외곽의 마을로 이동해 피난민이 떠난 집에 들어가서 추위도 피하고, 시가전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또 전단인가?”
“그렇습니다. 사령원 동지.”
“내용은?”
“곧 폭격이 있을 것이니 민간인은 속히 북경을 버리고 황하 이남으로 가고, 외국인은 모조리 중국을 떠나라는 내용입니다.”
“빌어먹을!”
이때 북경 방어 중국군을 총지휘하는 이는 다름 아닌 중부 전구 사령원 이샤오광(乙曉光)이었고, 북부 전구 지휘관들은 패전의 책임을 물어 시진핑에 의해 모두 숙청됐다.
그러나 진작 그 시진핑은 북경을 버리고 남경이 아니라 허난 성(河南省) 정저우(郑州)에 가 있었고, 그 지위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어 예전의 그 권위는 없었다.
아니, 이즈음은 알게 모르게 쿠데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뭐를 가져왔다고?”
“에어버스 A350-1000, 보잉 747-8I, 보잉 787-10 각 1대, 보잉 777-300ER 2대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위원장 동지.”
“진짜야?”
“예, 제24 해상저격여단과 대한민국 해병대, 육군 21사단이 대련을 공격하고, 그 와중에 대련 공항을 공격해서 그 여객기들을 노획했고, 각 5대씩 나누었다고 합니다.”
“나 참.”
“위원장 동지, 이제 전용기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민은정! 민은정! 내가 중국 여객기 노획해서 그걸 전용기로 타고 다니면 세상 사람들이 나보고 뭐라고 하겠어. 그런데 그런 말이 나와.”
“승전하고 획득한 자랑스러운 전리품을 타고 다닌다고 모두가 우러러볼 것입니다.”
“너도 참 아부가 많이 늘었구나.”
“아부가 아니라 예부터 전리품은 자랑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민은정, 만약에 이 민은정이 중국군에게 포로로 잡혀 전리품 취급을 받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를 생각해보니 일단 소름부터 끼쳤다.
비록 지금이 여자를 전리품 취급하는 시대는 아니었어도 말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민은정의 말에도 약간의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중국과의 전쟁에서 노획한 여객기를 전용기로 타고 다니면 세계인들이 진짜 뭐라고 할까.
“저 전용기가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노획한 것이래.”
“북한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노획한 것이 저 전용기야.”
“한국과 북한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빼앗은 여객기가 저거야.”
“중국과의 전쟁에서 빼앗은 여객기를 전용기로 개조해서 타고 다니는 것이 저거야.”
이럴까.
아니면 남의 나라 여객기를 빼앗아 타고 다닌다고 강도라고 할까.
“자랑스러운 것이든 뭐든 일단 가져왔으니 항공군에 맡겨서 우리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항공군 1호기와 2호, 3호, 4호, 5호기로 명명해.”
“위원장 동지. 전리품은 언제나 자랑스러운 것이었으니 너무 괘념치 마십시오. 그리고 전용기로 개조해서 그렇게 명명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알았으니까 일단 그래라. 그런데 전용기로 개조하려면 아무래도 남조선으로 보내는 것이 좋겠지.”
“공화국보다는 남조선의 항공 기술이 뛰어나니 그러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조종사와 정비사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건 민 소장이 항공군과 고려항공, 내각 담당 부서와 상의해서 조종사와 정비사를 뽑아. 만약 고려항공 소속 조종사와 정비사가 뽑히면 모두 항공군 장교로 입대시키고, 알았지.”
“예, 위원장 동지. 빈틈없이 처리하겠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참 이상하기는 하다.”
“이상할 것 전혀 없습니다.”
민은정이 이렇게 말한 다음 남북 핫라인을 통해서 수진을 찾았고, 이 전쟁 통에도 한동안 수다를 떨더니 곧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여자에 의해서 노획한 여객기들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자회사인 한국항공서비스가 있는 경남 사천으로 이동해서 본격적인 정비를 받기 시작했으며, 국방과학연구소와 대안항공 등등의 업체도 참가해서 전용기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국이 가져간 5대도 모두 전용기로 개조될 예정이었으니 돈도 많으면서 왜 하필이면, 중국에서 노획한 여객기를 전용기로 개조하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민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안 남았기에.
그도 아니면 야당이 전용기 도입을 반대해서.
그런데 이제 야당이라고는 한 줌도 안 되었으니 전용기를 지금처럼 빌려 쓰지 않고 도입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인데, 결국에는 민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굳이 전용기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그러는 것이라고 봐야 했다.
어떻든 그런 가운데 2020년 하고도 1월 20일을 맞았으니 남북한군이 진격을 멈추고, 중국 피난민과 외국인 등이 점령지와 북경 등에서 떠나기를 기다린 지 25일이 흐른 시점이었다.
“한국 공군이다.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