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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214화 (214/470)

〈 214화 〉 요하를 건너(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국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임단의 서민재 중위와 합참의 공필영 대령이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때 대한민국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는 입맛을 다시면서 대련에 몰려있는 중국군을 폭격하는 공군의 F-15K 전투기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랴오둥 반도로 올 때만 하더라도 드디어 대한민국 최강 해병대의 위용을 보여주고, 이 전쟁에서 혁혁한 공도 세우리라 생각했는데, 그 모든 공은 이제 모조리 공군으로 넘어갈 판이었기 때문이다.

“쟤들 F-15K 전투기들이 가고 나면, 또 누가 온다고?”

“F-1 삼족오 전투기입니다. 사령관님.”

“저 폭격에 살아남을 중국 놈이 있을까? 진짜 의문이다. 의문이야.”

“다 죽기야 하겠습니까. 아니, 다 죽으면 우리가 할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래서 참 좋겠다. 작전차장, 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생각하는 것이 왜 그 모양 그 꼴이냐.”

“제가 무엇을 잘 못 했습니까?”

“아니다. 됐다.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것 애들이나 푹 쉬라고 해. 그동안 싸운다고 힘들었을 것인데.”

“예, 사령관님, 그리고 해군 함대가 오후에는 도착할 것 같다고 하니 우리가 더 할 일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할 일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저 인민군 제24 해상저격여단 애들이 하품하고 있는 것이 더 문제다. 세계최강의 전투력을 가진 특수부대라는 애들이 하품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작전차장, 중국 놈들 아니, 짱깨들이 원래 이렇게 못 싸웠어? 아니, 이런 형편없는 당나라 군대였어? 다른 전쟁에서는 제법 잘 싸웠잖아. 안 그래?”

자신들이 세울 공을 공군이 다 차지하고 있자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는 이렇게 푸념 비슷한 말을 하는 반면 국군 21사단 백두산부대 65연대 3대대 12중대 1소대장 원은철과 그 소대원들은 아예 퍼질러 앉아서 스포츠 중계를 보듯 공군의 폭격을 보고 있었다.

“저 폭격이 끝나고 나면 우리 사단만 여기 남아서 랴오둥 반도를 대한민국 영토로 편입하는 작전을 전개하고, 해병대와 인민군 애들은 북경으로 진격해도 되겠는데 말이죠.”

“곧 해군도 온다니 그래도 되기는 되겠습니다.”

“그럼요. 그럼 우리만 여기서 재미나게 놀면서 작전할 수 있는데 말이죠.”

“소대장님은 작전이 목적이 아니라 노는 게 목적이군요.”

“어차피 이 전쟁은 우리가 이겼습니다. 그리고 그건 저 공군 전투기들이 저렇게 무언의 폭격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해병대도 데려가고, 인민군 애들도 데려가서 북경이나 점령하고 전쟁 끝내면 되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우리가 중국과 싸워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소대장님은 우리가 삽시간에 이긴 것 신기하지 않습니까?”

“그건 다 저 삼족오 전투기 만든 사람들 덕분이죠. 이 세상 누가 저런 전투기를 만들어서 중국 공군을 순식간에 묵사발 내고, 해군을 쓸어버리고, 저렇게 육군을 폭격할 줄 알았습니까. 그러니 이 전쟁의 승리는 다 저 삼족오 전투기 만든 사람들의 공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긴 삼족오 전투기가 없었으면, 아무리 우리에게 F-35A 200대가 있었더라도 이 전쟁 와중에 이렇게 편하게 앉아서 저런 폭격을 구경했겠습니까. 아니, 오히려 중국 공군에게 폭격을 당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바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저 삼족오 전투기 만든 사람의 공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국군 21사단 백두산부대 65연대 3대대 12중대 1소대장 원은철과 부소대장이자 고참 중사인 이철수가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 F-15K 전투기들에 이어서 F-1 삼족오 전투기도 폭격을 마치고 돌아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가 새로 나타나서는 역시 중국군을 폭격하자 둘은 저런 폭격에도 과연 살아남을 중국군이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어이는 장갑차에 숨겨놓은 캔맥주를 꺼내와 마시면서 공군의 폭격을 지켜봤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아침 6시 50분부터 시작된 전투에서 근 40분만 포격지원을 하고, 공군의 폭격을 구경하면서 캔맥주만 마셨다.

“서 하사, 뭐 불편한 것 없나?”

“없습니다. 군단장님.”

“내게 부탁할 것도 없고?”

“부탁할 것도 없습니다.”

“역시, 강 비서관의 동생다워. 나는 자네가 편한 곳으로 보내 달라거나 전투에서 죽지 않을 후방으로 보내달라거나 하면 얼마든지 보내줄 마음이 있었는데, 이렇게 씩씩하게 대답하니 말이야.”

“군단장님, 혹시 강수진이 그러라고 부탁했습니까?”

“자네 누나가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할 사람으로 보이나.”

“그건······.”

“서 하사, 자네는 자네 누나를 너무나 모르는 것 같군. 그래서 말인데, 이 전쟁에서 우리가 저 인민군들과 아무 마찰 없이 이렇게 힘을 합쳐서 잘 싸우는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아니, 누구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힘을 합쳐서 잘 싸운다고 생각하나?”

국군 1군단 저격대대 서한국은 요하를 건너 이곳 랴오닝 성 후루다오 진창현까지 오면서 약 20여 명의 중국군을 저격했다.

그리고 중국 피난민들 때문에 전군의 진격이 멈추자 배정받은 숙소인 어느 강변 여관에서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군단장 이철영이 호출하는 바람에 지금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밖의 질문을 받고는 잠시 고민했다.

“그건 대통령님과 김정은 위원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맞아. 그러나 그러도록 중간에서 역할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 누굴까?”

“그게 강수진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우선 자네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자네 누나 강 비서관은 국방부 장관님도 못한 남북군사훈련을 성공하게 한 사람이고, 이 전쟁이 나기 전에는 우리 특수부대가 개마고원에서 훈련받은 이후 중국에 투입되도록 한 사람이고, 전쟁 직전에는 우리 정찰기와 무인기들이 신의주에서 중국을 감시하도록 한 사람이고, 정보기무사 요원과 여타 부대 특수요원들을 북한을 통해 중국으로 침투시킨 사람이야. 물론 그 세세한 내용은 나도 모르는 극비지만 말이야. 또 사성그룹 이희용 회장과 LJ그룹 구경모 회장을 데리고 북한에 가서 북한 희토류 채굴을 성사시킨 사람이기도 하지. 이 정도면 중간에서 아주 역할을 잘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 전쟁에서 남북한군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아무 마찰 없이 힘을 합쳐서 잘 싸워 승리하도록 하는데, 공헌한 공은 또 얼마일까?”

“······.”

“대답 못 하겠으면 앞으로 자네 누나에게 잘해. 이 전쟁이 우리의 승리로 끝나면 자네 누나는 눈코 뜰 새 없이 남북을 오가면서 우리가 점령한 그리고 앞으로 점령할 동북 3성과 허베이 성 일부, 북경, 천진 등을 놓고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할 거니까.”

“그 일은 통일부 등 정부 부처에서 해야지 왜 강수진이 합니까?”

“내가 앞에서 얘기한 것 벌써 잊었나. 통일부도 국방부도 이 나라 어느 정부 부처도 대한민국 최고라는 사성그룹과 LJ그룹도 못한 일을 자네 누나는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듣기로 자네도 자네 누나 덕분에 북한 민은정 소장과 사적으로 만났다면서?”

민은정 이야기가 나오자 서한국은 그 와중에도 헤벌쭉 웃음을 보였으니 전장에 나온 남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첫째가 죽지 않는 것이고, 둘째가 바로 여자인 것 같았다.

“예, 만나서 같이 사진도 찍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 누구나 만나고 싶어 안달하는 민은정 소장과 사적으로 만나 사진까지 찍은 그것은 누구 덕분인가? 통일부, 국방부, 사성그룹, LJ그룹, 총리님, 아니면 대통령님. 누구 덕분인가?”

“강수진 덕분에······.”

“그럼 이제 자네 누나가 이 전쟁이 끝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알겠지. 아니,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겠지. 그리고 남북 간의 논공행상을 잘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어렴풋이 알겠지.”

군단장 이철영의 이 물음에 아무 대답도 못 하고 숙소로 돌아온 서한국은 다음날까지 수진에 대해서 생각해봤으나 자기가 알던 그 수진과 지금의 수진이 다른 사람 같아서 쉽게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가 뒤에 있다는 것, 즉 내가 김정은이라는 것을 모르니 그건 어쩌면 당연했다.

“강이식함 좌로 100만 옮겨 효력사!”

“웅비-2 알았다.”

한국 해군 원정 함대 기함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 4번 강이식함은 이때 중국 랴오둥 반도 대련 앞바다 성해만 대교 바로 코앞에 정박한 상태로 전선통제기 KA-1 웅비와 교신하면서 포격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이 성해만 대교는 총연장 6.8km, 왕복 8차선으로 차도가 상, 하 2층이어서 꼭 부산 광안대교를 닮은 해상 교량이었다.

어떻든 강이식함은 그런 해상 교량 코앞에서 한국 공군에 이어서 대련에 주둔한 중국군을 향해 함포사격을 시작했다.

“쾅! 쾅! 쾅!”

강이식함의 Mk45 mod4 5인치(127mm) 함포가 불을 뿜자 원정 함대의 온사문함과 대걸중상함의 함포도 같이 불을 뿜었다.

그리고 한국형 방공구축함 1번 동명성왕함, 2번 유리명왕함, 3번 대무신왕함, 4번 태조대왕함, 5번 고국천왕함, 6번 을파소함에 이어서 이순신급 구축함 충무공 이순신함, 문무대왕함, 대조영함과 대구급 호위함 6척, 인천급 호위함 6척의 함포도 불을 뿜었으니 24문의 127mm 함포 포탄이 대련의 중국군 머리 위로 쏟아졌다.

“왕바딴! 왕바딴!”

남북한을 응징하려고 시진핑이 전쟁 바로 전 중국 북부 전구에 편성한 제1기계화사단 사단장 동치우(董其武)는 압록강 방어전에서 패퇴해 요하 방어선으로 간 것이 아니라 이 랴오둥 반도로 들어왔다.

그리고 계속 밀려 결국은 대련에 자리를 잡고, 이리저리 흩어진 부대를 끌어모으고, 남북한 공군의 공습에 천만다행으로 죽지 않고 살아남아 상륙에 성공한 병력, 북부 전구 해군 일부, 대련에서 자원입대한 병력까지 합쳐서 약 10만여 명의 병력으로 대련 사수를 결심했다.

그러나 남북한 공군의 연이은 공습, 공격 헬기들의 공격, 한국 해병대와 21사단 포병대의 포격, 그리고 이제는 한국 해군의 포격에 제대로 남아난 기갑 장비는 아무것도 없었고, 병력도 1만여 명 이하로 줄어들자 이렇게 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그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사단장 동지, 이제는 아파치입니다.”

그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과연 한국 육군의 AH-64 아파치 공격 헬기들이 무더기로 날아와서는 안 그래도 1만여 명 이하로 줄어든 병력을 향해 로켓과 30mm 기관포를 무차별로 쏘고 있었다.

대공 화기는 모두 파괴되고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5.8mm 88식 경기관총과 12.7mm 89식 중기관총 등이 무장의 전부였으니 그것으로는 저 아파치 마음대로 격추할 수도 없었다.

아니, 격추를 시도하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어디에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로켓이나 기관포에 맞아 죽어 나가기 일쑤였다.

“으악! 또 옵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참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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