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3화 〉 요하를 건너(5)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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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군의 제2진공로는 발해만을 끼고 해안을 따라가는 것으로 국군 2군단의 102기갑여단과 3기갑여단, 그리고 임시 2기갑사단과 2, 27사단 등의 보병사단, 기동 5군단이었다.
그리고 그중 국군 2군단은 기어이 중국 랴오닝 성 후루다오시(葫芦岛市) 쑤이중현(绥中县)에 도착했고, 2군단장 강인철은 요하를 건너 이곳까지 진격해 온 감상과 산해관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주는 무게감에 쉽사리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기어이 요동을 지나고, 요하를 건너 여기까지 와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아. 그리고 여기서 50km만 더 가면, 그 유명한 산해관이다.”
“그렇습니다. 군단장님.”
“거기서 북경까지는 약 310km.”
“맞습니다. 차로 가면 약 3시간, 우리가 싸우면서 가도 하루면 북경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짜 대단하신 분이야. 그 짧은 시간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마음을 맞춰 오늘날 이런 대업을 만들어내신 분이니 말이야.”
“민재인 대통령님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래, 처음 국방개혁 한다고 전군 지휘관 회의를 했을 그때 대통령님께서는 눈을 시퍼렇게 뜨고 항명하려는 낌새를 보이는 참모총장님에게 옷 벗으라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지. 그뿐만이 아니라 교육사령부 부인호 사령관, 국방대학교 총장 김성민 중장 등은 그 자리에서 보직 해임하기도 했고, 나에게는 이렇게 물었지.‘인사사령관은 뭐 할 말 없소?’그래서 내가 무슨 말을 했는 줄 아나.”
“무엇이라고 했습니까?”
“그때 내가 이렇게 대답했지.‘군인은 오직 명령에 따라 죽고 살뿐이니 무엇이든 명령만 하십시오. 그럼 따르겠습니다. 대통령님!’그러자 대통령님이‘하하하! 사령관의 말이 가장 내 마음에 듭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인사사령관에서 이 2군단장이 됐고, 아직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기어이 여기까지 왔어. 우리 한민족 5천 년 역사에서 저 산해관을 넘어 진격한 장수가 누가 있을까? 그런데 이제 그런 영광이 내 눈앞으로 다가왔으니······.”
국군 2군단장 강인철은 생각이 많은 것 같았다.
그와 그의 2군단과 5군단도 요하를 건너자마자 치열하게 싸우면서 이곳까지 막힘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역시 지친 정병들과 중국 피난민들 때문에 잠시 진군을 멈추고 휴식을 취했으나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으니 수많은 생각이 그의 머리를 어지럽혔기 때문이다.
“저 산해관을 넘은 한국군 최초의 장군으로 군단장님의 위명(威名)은 청사에 길이길이 빛날 것입니다. 그 옛날 고구려의 광개토대왕과 그의 명장들이 남긴 기록은 얼마 남아있지 않으나 군단장님과 우리 2군단의 이번 진공 기록은 군단만이 아니라 국방부와 국방일보, 국방 TV 그리고 각 방송국에서도 기록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위명이라니······. 그건 그렇고 군단의 진공 기록은 잘 남기도록 다시 한 번 관련 부대에 지시해. 그래야 우리 후손들이 우리가 어떻게 싸웠는지 잘 알 것 아닌가.”
“군단 취재단에 다시 한 번 더 지시하겠습니다.”
“확실하게 지시해. 그리고 부관 자네도 이만 가서 쉬어! 나도 억지로 잠을 청해볼 테니까.”
그때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그 산해관이 있는 도시이자 진시황과 연관이 있는 허베이 성 동쪽의 발해만과 접한 친황다오와 톈진 그리고 북경 상공을 나는 전투기들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 공군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들이었다.
“대대장님, 북경 상공을 나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묘하다. 민항기에 승객을 태우고 북경에 온 적은 있었어도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오니 더 묘하다. 그건 그렇고 이쯤에서 전단부터 살포하자.”
“예, 대대장님.”
“대대 전단 투하!”
“투하!”
한국 공군 20전투비행단 1대대장 예비역 중령 강영석과 조용호 예비역 대위와 그의 대대원들은 북경 상공에 중국인과 아직 중국에 남은 외국인은 속히 북경과 중국을 떠나라는 내용과 함께 동북 3성과 내몽골자치구는 남북한의 고토이므로 이제 남북한이 수복해서 관리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 수만 장을 뿌렸다.
그리고는 다시 기수를 돌리면서 북경을 사수하려고 방어진지를 구축하는 중국군의 머리 위에 자탄 650개, 300m 반경을 초토화하는 CBU-58 확산탄을 각 4발씩 투하했다.
어떻든 이렇게 친황다오, 톈진, 북경에는 수백만 장의 전단이 뿌려졌고, 폭격도 병행했으나 피난민이나 외국인이 이용하는 도로, 철도, 공항, 항만은 그 폭격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이제 남북한 공군의 작전 반경에 북경이 완전히 포함됐다는 그것이었다.
이때 한국 공군은 랴오닝 성 차오양 공항에 주둔해 있었고, 그곳에서 북경까지는 직선으로 395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리고 북한 공군이 점령한 다음 주둔하고 있는 내몽골자치구 남동부의 츠펑 공항에서도 북경은 약 330km밖에 되지 않았으니 이제 남북한 공군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북경을 폭격할 수 있었다.
“야, 막 쏴! 막 쏘라고!”
“줄이기 500이랍니다.”
“그럼 500 줄여서 막 쏴! 어, 저건 또 뭐야?”
“어제 그 KA-1입니다. 로켓 쏩니다.”
“야, 잠깐 사격 중지.”
국군 21사단 백두산부대 65연대 3대대 12중대 1소대장 원은철과 소대원들은 2021년 12월 26일 오전 7시 32분부터 중국군에 대한 포격 요청을 받고, K281A1 81mm 자주 박격포로 포격지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선통제기 겸 경공격기 KA-1 3대가 나타나서는 자신들이 포격하던 방향으로 로켓을 쏘자 잠시 사격을 중지하고는 지켜봤다.
“소대장님, 사단 항공대대 참매도 옵니다.”
“잘됐네. 우린 쉬자.”
“그런데 어제 사단과 해병대의 참매 10대와 AH-1W 슈퍼 코브라 공격 헬기 6대, 총 16대가 격추됐다는데, 오늘도 잘 날아옵니다.”
“인마, 복수해야지. 너도 죽으면 내가 복수해주마.”
“그런 재수 없는 말 하지 마십시오. 저도 소대장님처럼 제대 한 달 남은 말년입니다.”
“그래서 말도 사제냐?”
“그렇지 말입니다.”
자신이 탄 장갑차 조종수 말년 병장 김종기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원은철은 KA-1와 참매 소형무장 헬기가 중국군을 공격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봤다.
육군 21사단과 해병대, 북한 인민군 제24 해상저격여단은 어제 거의 온종일 이어진 공군의 폭격과 공격 헬기들의 공격에 이어서 포병의 포격까지 지켜보면서 푹 쉬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6시 50분부터 시작된 전투 때문에 근 40분간 포격지원을 하다가 다시 나타난 KA-1과 참매 소형무장 헬기 때문에 또 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참매 소형무장 헬기는 어제 공격에서 중국군 지대공 미사일에 10대, AH-1W 코브라 공격 헬기는 6대나 격추됐다.
그리고 그 대가로 중국군 지대공 미사일 포대와 자주 대공포, 전차, 장갑차, 자주포 등 기갑 장비는 거의 파괴되는 바람에 이제는 거의 보병이 된 중국군을 대한민국 해병대와 육군 21사단, 북한 인민군 제24 해상저격여단이 아침 6시 50부터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피난민 상황은 어떤가?”
“아직 이곳에서 친황다오까지는 피난민들이 제법 많습니다. 의장님.”
“1군단과 제3, 4, 5진공로의 북한 인민군들도 피난민에 길이 막혔다니 어쩌겠는가. 잠시 멈추고 피난민이 다 떠날 때까지 기다려야지. 아, 그리고 그 기간에 각 군단이 점령한 지역이 대한민국의 고토라는 것을 확실하게 해야 하고, 적 방어선에 대한 포격은 멈추지 말게.”
“예, 의장님.”
“그럼 수고하게.”
국군 2군단장 강인철과 이렇게 간단하게 통화를 끝낸 합참의장 김태호는 이어서 공군부의장 조성식에게 이렇게 말했다.
“공군의 폭격은 쉴 틈이 없어야 하니 그건 부의장이 잘 알아서 조처하시오. 특히 지금 대련에 웅크리고 있는 중국 패잔병들은 특히.”
“모조리 섬멸하겠습니다.”
“좋소. 그리고 미사일사령부와 국군 유도탄사단도 쉴 틈이 없어야 하오.”
“지금도 공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면 이제 해군인데, 그래 중국 잠수함은 다 격침했소?”
“우리 영해에 들어온 중국 잠수함은 없다고 자부할 수 있으나 아직 다 격침하지는 못했습니다. 의장님.”
“그럼 이제부터 중국 잠수함 격침은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 헬기에 맡기고, 원정 함대 구성은 어떻게 됐소?”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 4번 강이식함과 5번 온사문함, 6번 대걸중상함과 한국형 방공구축함 1번 동명성왕함, 2번 유리명왕함, 3번 대무신왕함, 4번 태조대왕함, 5번 고국천왕함, 6번 을파소함과 이순신급 구축함 3척, 대구급 호위함 6척, 인천급 호위함 6척, 독도급 상륙함 3번 백령도함, 장수태왕급(4,500톤) 잠수함 1번 장수태왕함, 2번 장문휴함, 안창호급(3,000톤) 잠수함 1번 안창호함, 2번 손병희함, 3번 이동녕함, 손원일급(1,800톤) 잠수함 1번 손원일함, 2번 정지함으로 함대를 구성했습니다.”
“하면 속히 대련으로 보내 육군을 지원해주고, 이후 발해를 우리의 영해로 만드시오. 북한 해군에도 내 지원을 요청하겠으니까.”
대한민국 최초의 원정 전투함대는 이렇게 구성됐으니 이지스급 방공구축함 3척과 한국형 방공구축함 6척, 이순신급 구축함 3척, 호위함 12척, 상륙함 1척, 잠수함 7척이었다.
그동안 중국 탄도탄 요격과 중국 잠수함 격침에만 매달리면서 거의 놀다시피 한 해군에게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나 여전히 이 함대에 참가하지 않는 함정들은 그 일을 계속할 예정이었다.
이때 국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임단의 서민재 중위와 합참의 공필영 대령은 아직 같이 있었고, 특수전사령부도 다른 육군 군단들처럼 일단 북경으로의 진격을 멈추고, 내몽골자치구 츠펑 공항 인근 중국인들이 모두 피난을 떠난 텅 빈 마을에 머물고 있었다.
“다른 군단들이 중국 피난민들 때문에 잠시 멈춰 섰다니 우리도 멈춰야지 어쩌겠나. 그 대신 내몽골과 동북 3성을 우리 영토로 만드는 작업은 빈틈없이 해야겠지.”
“피난민을 다 죽일 수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그래, 그리고 내 마음 같아서는 피난민이 죽거나 말거나 속히 북경을 점령해서 중국의 항복을 받아내 이 전쟁이 끝냈으면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아쉽군.”
“피난민들이 무더기로 죽으면 국제사회가 우리를 그냥 두겠습니까. 그러니 북경에서 중국군들이 방어준비를 더 철저하게 하는 시간을 주는 한이 있더라도 피난민들이 다 북경 이남으로 떠나기를 기다려야죠. 거기다가 아직 중국에 남은 외국인도 제법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래, 그 대신 공군과 미사일사령부와 유도탄사단 등은 그들 중국군을 계속 공격하고 말이지.”
“그렇습니다. 방어진지를 아예 구축하지 못하도록 쉼 없이 폭격하고, 포격해야지만 우리 군의 희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그건 나도 동감이야. 우리가 참가하지 못한 압록강 방어전에서 남북한의 전사자가 제법 나왔으니 이제 더는 전사자가 나오면 이 전쟁에서 승리해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말이야.”
“예, 그러니 대령님도 반드시 살아남으셔야 합니다.”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자네나 살아남아서 강수진 비서관님과 좋은 시간이나 보내. 둘이 잘되면 더 좋고 말이야.”
“대령님이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이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