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9화 〉 요하를 건너(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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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1군단 저격대대 서한국 하사와 고효준 병장은 그때 남북한의 공격 헬기와 무장 헬기 557대가 중국군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박수를 치고, 한편으로는 미간을 찡그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 헬기들이 무차별 공격을 마치고 돌아서는 즈음 요란한 제트 엔진 소리와 함께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 150여 대가 드디어 나타나자 고효준 병장이 먼저 이렇게 말을 꺼냈다.
“서 하사님, 드디어 F-35A가 왔지 말입니다.”
“그러네.”
“제 말이 맞았지 말입니다. 남북한 공격 헬기와 무장 헬기들이 짱깨들 공격하고 돌아서는 찰나 왔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저 F-35A의 공격을 받을 짱깨들도 참 불쌍하지 말입니다. 압록강에서 100만 대군이 패퇴하고, 이제 다시 100만 대군이 요하에 방어선을 치고, 그 뒤에 다시 100만 대군이 오면 뭐하지 말입니다. 남북한 공군은 물론 공격 헬기와 무장 헬기까지 눈에 불을 켜고 공격하는 데 말입니다.”
“공군이 거의 전멸한 상태에서 땅개들만으로 공격하면 어떻게 되는지 저놈들이 잘 보여주고 있잖아. 그리고 고 병장, 네가 불쌍한 짱깨들이라고 하는 애들 때문에 압록강에서도 이곳에서도 우리 애들 죽어간다. 그러니 다시는 저놈들이 불쌍한 놈들이라고 하지 마라.”
“가장 친했던 훈련소 동기 놈도 압록강에서 죽었지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저놈들이 불쌍하겠습니까.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그리고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로 고생한 것도 저놈들 때문이고, 이 전쟁을 불러온 것도 저놈들이고, 대국이라고 우리를 업신여기는 것들도 저놈들이고, 역사적으로도 저놈들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고통을 받았습니까. 그런데 진짜 저놈들이 불쌍하겠습니까. 한마디로 극혐입니다.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마십시오. 그건 그렇고 오늘 밤은 잠자기 그른 것 같으니까 커피나 한잔 더 마시지 말입니다.”
“그러자. 잠자기 그른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곧 저 요하를 건너서 진격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여유 있을 때 커피나 마셔놓자.”
남북한의 공격 헬기와 무장 헬기 557대가 중국군을 공격하고 돌아가자마자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 150여 대가 날아와서 또 한 번 중국군 머리 위에 폭탄을 무차별로 쏟아부었다.
국군 1군단 저격대대 서한국 하사와 고효준 병장은 그 모습을 보면서 그 와중에도 커피를 홀짝이고,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때 중국군은 압록강 공방전에서 패퇴한 100만 병력 중 후퇴한 패잔병과 2차로 뽑아 보낸 병력 100만 병력으로 요하 공방전에 임하고 있었고, 그 후미에 예비군과 지원병 등으로 다시 조직한 100만 명, 그렇게 총원 300만 명으로 이 전쟁에 임하고 있었다.
300만 대군, 이 바람에 중국 본토 즉 북부, 중부, 동부 전구에는 정규군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서부 전구와 남부 전구에는 약간의 병력이 남아서 무장 경찰과 함께 티베트와 위구르에서 한미일, 인도 특수부대, 티베트와 위구르 독립세력 등과 싸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압록강 공방전에 이어서 요하 공방전에서도 그 100만 이상의 대군이 남북한군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곧 패퇴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니 서한국이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
“우리가 이기고 있어서 그런지 커피 맛이 참 좋지 말입니다.”
“일단 따뜻해서 좋다. 그리고 현대전에서 공군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 번 알게 되어서 더 좋다.”
“저 F-35A 전투기들이 돌아가면 이제 누가 올 차례인지 아십니까?”
“처음 온 것이 F-1 삼족오 30대와 F-15K 20대, F-16 76대, FA-50 44대 합쳐서 170대였고, 두 번째 온 것이 북한 공군 전-1 삼족오, MIG-29, MIG-23, MIG-21, J-7, SU-25, SU-22, IL-28 등 총 290여 대였고, 그다음이 EA-18G 그라울러 45대와 F-2 삼족오 320대, 그다음은 아파치와 코브라 등 공격 헬기 등 557대, 이제 저 F-35A 150여 대니 다음 차례는 우리 공군의 F-1 삼족오, F-15K, F-16, FA-50 합쳐서 170대가 오겠지.”
“몇 대 격추되었을지 모르니까 그중에서 150대만 와도 중국 애들 결딴나겠지 말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말한 거다. 그렇게 결딴난 짱깨들을 우리가 곧 저 요하를 건너가서 공격할지도 모른다고.”
“하긴 그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쇠뿔도 단김에 빼야 하니 공격 시기는 지금이 적기 같지 말입니다. 그러고 원래 최고의 전과는 후퇴하는 놈들을 뒤에서 칠 때 올리는 것인데 말입니다.”
“그렇겠지.”
“어떻든 서 하사님도 저 짱깨들 한 100명은 저격해서 이 한중전쟁에서 저격수로 이름을 드날릴 수 있을 것이지 말입니다.”
이때 중국의 H-6K 폭격기에서 발사한 CJ-10A 순항미사일 총 468발 중 요격당하지 않고 한반도로 날아온 아니, 평양을 노리고 날아온 250여 발 중에서 북한 호위사령부 소속 제2방공포병사단 5연대, 1, 2연대 순으로 요격을 마치고 나자 그래도 살아남은 미사일 20여 발이 평양 시내로 날아 들어왔다.
그러자 고사포 군단의 ZPU-4 14.5mm 4연장 고사기관총, 23mm 2/4연장 고사기관포, M-1939 37mm, S-60 57mm, KS-19 100mm 대공포 등이 연달아 불을 뿜었으나 그중 15발이 끝까지 살아남아 북한에서 아주 상징적인 장소를 타격했는데, 바로 이곳들이었다.
“위원장 동지, 금수산 태양궁전에 중국 미사일 7발이 떨어졌고, 노동당 본청에 3발, 김일성 광장 정중앙에 2발이 떨어졌으며, 만수대 언덕의 주석님과 장군님 동상에도 3발이 떨어졌습니다.”
“뭐라고?”
“금수산 태양궁전과 노동당 본청, 김일성 광장 정중앙, 만수대 언덕의 주석님과 장군님 동상에 중국 미사일이······.”
“주석님과 장군님은?”
“아직은······.”
금수산 태양궁전은 평양직할시 대성구역 미암동 금수산(모란봉) 기슭에 있는 석조건물로 김일성이 죽기 전까지 그의 관저로 금수산의사당 또는 주석궁이라고 불리다가 김정일의 70번째 생일인 2012년 2월 16일에 금수산 태양궁전으로 개칭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거기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되어있다는 것이다.
나야 중국 미사일이 떨어져서 김일성과 김정일 시신이 어떻게 되든 무슨 상관이겠는가마는 문제는 지금은 내가 강백호가 아니라 김정은이라는 것이었다.
하여 놀란 척을 하면서 이렇게 묻는 것으로 서막을 연 다음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억지 분노를 표시했다.
“이 개 같은 짱깨 새끼들. 당장 로켓군 사령관에게 북경 자금성을 날려 버리라고 해. 아니, 천안문 광장에 있는 모택동 기념관부터 날려버리라고 해. 당장!”
한바탕 억지 분노를 터트린 다음 이 정도면 될 것 같아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제는 진짜 김일성과 김정일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나 혼자 우뚝 서도 북한에서 누가 내 권위를 흔들 것 같지는 않았다.
처음 김정은으로 환생했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그 두 사람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도 예의도 갖추지 않는 등등 하자 이런저런 뒷말이 나왔지만, 쌀과 핵을 바꾸는 것으로 식량난을 해결하고, 남북 경협으로 경제난도 어느 정도 해결하고, 마지막으로 전력난까지 해결하자 뒷말은 쏙 들어갔다.
그런데 이제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고토를 수복하고 나면, 내가 그 두 사람에 대해서 별 신경도 안 쓰고, 막무가내로 행동해도 북한에서 어느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하겠는가 말이다.
어떻든 하루라도 빨리 그 두 사람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하더라도 퇴색은 시켜놔야 내가 처신하는데, 걸림이 적을 것은 명약관화했다.
하여간에 내가 평양에서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노발대발 쇼를 하는 사이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 150여 대가 폭격을 마치고 돌아간 요하 전선에서는 국군 1군단장 이철영과 2군단장 강인철, 5군단장 손석민 그리고 북한군 각 군단장이 통화로 한국 합참, 북한 총참모부와 작전을 조율했다.
그런 다음 각 군단장은 자신 휘하 군단 장병들에게 명령을 하달하기에 이르렀고, 국군 1군단장 이철영도 이런 명령을 군단에 하달했다.
“친애하는 1군단 장병 여러분, 우리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싸웠고, 그 결과 압록강 공방전에서 승리했으며, 이제 이 요하 전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 옛날 광개토대왕이 이끌던 고구려의 용맹한 장병들처럼 저 요하를 건너 북경까지 막힘없이 달려갈 것이다. 친애하는 1군단 장병 여러분, 곧 공군의 F-1 삼족오 전투기와 F-15K, F-16, FA-50 전투기들이 다시 한 번 더 출격해서 저 요하 전선의 중국군을 폭격하는 즉시 우리도 저 요하를 건널 것이니 지금부터 모든 준비를 철저히 하여 진격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모든 군단 장병의 무운을 빌면서.”
국군 1군단장 이철영의 이 명령인지 연설인지 모를 말이 군단에 전달된 얼마 후 서한국 하사와 고효준 병장도 1군단 저격대대로 복귀해서 진격 준비를 서둘렀다.
그때 1기갑사단의 서민재와 고용배와 전차장 이희철도 전차포탄과 기관총탄을 보급하고, 전차에 기름도 넣고, 전투식량도 챙기고, 이곳까지 오면서 중국 편의점에서 털어온 소시지, 음료수, 우유, 과자, 빵 등으로 배도 든든하게 채웠다.
“곧 저 요하를 건너서 진격할 거라는 서 하사님 말이 맞았지 말입니다.”
“그래, 그리고 아주 피곤한 하루가 될 것 같으니까 준비는 철저히.”
“물론이지 말입니다. 그런데 뭐 달리 필요한 것은 없습니까?”
“이 요하에 와서 총 한 방 안 쐈으니 탄환은 다 있고, 총기도 깨끗하게 손질해 놨고, 필요한 것은 먹을 것과 마실 것 그리고 핫팩뿐일 것 같은데.”
“이제부터 장갑차 타고 다닐 것 같은데, 굳이 핫팩이 필요하십니까?”
“그래도 챙겨봐. 또 어디서 하차해 싸울지 모르니까.”
“알았지 말입니다.”
서한국과 고효준이 이런 말을 나눌 때 한국 공군 F-1 삼족오 전투기와 F-15K, F-16, FA-50 약 170대가 다시 요하 전선에 출격해서 그때까지 끈질기게도 살아남은 중국군 특히 전차, 장갑차, 자주포, 지대공미사일 포대, 자주 대공포, 방사포, 자주 박격포 등 기갑차량만 골라서 공격하고는 다시 단둥으로 돌아가자 각 군단장은 드디어 때가 됐다는 듯 진격 명령을 내렸다.
“조국에 계시는 시청자 여러분, 여기는 예전 중국 랴오닝 성 요하(랴오허, 遼河)입니다. 이제 우리가 수복한 이 고토에서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군 1군단 1기갑여단이 저 앞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 서토(西土)로 진격할 것입니다. 저 서토는 우리가 그토록 수복을 바랐던 요동이 아니라 고구려의 비원이 담겨 있는 땅 요서(遼西)입니다. 고구려 26대 영양태왕과 강이식 병마원수가 이 요하를 건너 요서를 공격한 지 어언 1423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다시 이 요하를 건너 요서로 진격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군이 드디어 요하를 건너 요서로 진격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