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화 〉 한중전쟁(9)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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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상공 공중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수송기와 헬기를 타고 넘어온 중국 특수부대에 의해 북한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저격여단에서 100여 명이 죽고, 9군단에서 수백 명, 인민 수백 명까지 죽었다니 울화가 치밀어서 중국에 침투한 각 특수부대에 중국인을 무차별로 죽여 버리라고 명령하려다가 참았다.
“그럼 우리도 보복해야겠지.”
“철저하게 보복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단, 저항하지 않는 중국 비무장 인민은 제외해야 하오.”
“물론입니다. 위원장 동지.”
“좋소. 그리고 총참모장은 어서 가서 군대를 지휘하시오. 공중전에서는 이미 북남이 승리한 것 같으니까 이제 압록강만 잘 방어하면, 승리는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니까 말이오.”
이 전쟁 와중에도 보고를 위해 잠시 들린 총참모장 김진성을 그렇게 다시 돌려보내고, 민은정이 가져온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캄캄한 새벽이었지만, 맥주는 시원하다는 느낌으로 목을 타고 잘도 넘어갔다.
아마도 1차 공중전에서의 승리 때문이리라.
물론 다수의 피해가 나서 북한 공군은 이제 유명무실해졌지만, 그래도 공중전에서의 승리가 가져다주는 짜릿함과 그로 말미암은 제공권 장악은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도 있다는 방증 같았으니까.
“은정아, 가서 잠 좀 자라. 나도 잠깐 졸란다.”
“이 상황에서 잠이 오겠습니까. 위원장 동지. 그러니 저도 잠깐 조는 것으로······.”
“그럼 이리 와서 여기 앉아. 우리 같이 잠깐 졸자. 전쟁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
“위원장 동지, 우리가 반드시 이기겠죠?”
“반드시 이겨야지.”
전쟁은 한창이었지만, 졸음이 밀려오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지난밤부터 한잠도 못 자고, 전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새벽 6시를 맞았으니 말이다.
***
북한 인민군 287대련합부대는 바로 620포병군단으로 이 군단 전력은 내가 환생한 이후 꾸준히 증강되어 지금은 122mm, 130mm, 152mm, 170mm 자주포 500문, 122mm, 240mm, 300mm 방사포 700문, 122mm, 152mm 견인곡사포와 76mm, 100mm, 122mm, 130mm 평사포 500문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포병 군단이 한중 전쟁이 터지자마자 신의주 바로 남쪽 용천과 피현 일대에 진지를 구축하고 중국군에게 무시무시한 포격을 퍼붓고 있었다.
“슝! 슝! 슈앙!”
그 620포병군단에서도 가장 강력한 무기인 사거리 200km 이상인 300mm 방사포가 불을 뿜자 이런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뒤를 따라서 240mm, 122mm 방사포도 연달아 로켓탄을 날렸고, 그렇게 날아간 수천 발의 로켓탄은 압록강을 도강하려던 중국군에게 불벼락을 안겼다.
“재장전! 그동안 자주포 쏴!”
군단장 박인석의 명령에 방사포들이 재장전을 하는 사이 자주포들이 일제사격을 가했고, 이어서는 견인곡사포, 평사포 순으로 포격하면서 그야말로 중국군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그러나 간혹 중국군의 대포병 사격이 날아오기도 했으니 아직 중국 포병이 완전히 격멸된 것은 아니었다.
“1사단장, 너 뭐하는 거야. 그쪽이 지금 밀리잖아.”
“최선을 다해 막고 있습니다. 사령관님.”
“말로만 하지 말고, 무조건 막아. 우린 대한민국 해병대야. 최강의 해병대. 알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령관님.”
“말로만 하지 말고 막아. 못 막으면 1사단장 너를 내가 직접 압록강에 처박아 버리겠다.”
“예, 사령관님. 제 목이라도 걸겠습니다.”
대한민국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도 임기가 끝나 벌써 예편해야 했으나 주위의 반대도 무시하고 민재인 대통령이 그를 다시 그 자리에 앉혔다.
그랬는지는 몰라도 해병대에서 그는 거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고, 1, 2사단장이라도 감히 그에게 맞서지 못했다.
“6여단장, 너도 무조건 막아. 알았어!”
“예, 사령관님.”
지금 대한민국 해병대가 압록강을 방어하는 곳은 중국군이 도강하는 가장 북쪽으로 자강도 초산 근방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수심이 그렇게 깊지 않고, 대략 2~3m 정도가 되는 곳이 많아서 중국군 전차와 장갑차가 그런 곳을 골라서 그냥 도강했다.
그 덕분에 해병대는 중국군에게 다소 밀리고 있었으니 그들 앞에 나타난 중국군이 거의 10만 명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해병대가 그렇게 악전고투할 때 그들을 도와줄 이들이 하늘에서부터 왔으니 바로 대한민국 공군의 F-15K 1개 대대 20대였다.
“쿠앙! 쿠쿵! 쿵!”
F-15K 1개 대대 20대가 떨어뜨린 Mk-84 2,000파운드 범용폭탄 20발이 압록강 너머 중국군 진영에서 터졌는데도 해병대에게는 마치 이렇게 지축을 울리는 소리로 들렸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라 폭탄의 폭발력에 지름 15m, 깊이 11m의 구덩이가 생기면서 중국군을 휩쓸어 버리자 그 모습에 해병대원들은 열심히 싸우는 와중에도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끝도 아니었다.
또 다른 F-15K 1개 대대 20대가 날아와서는 중국군 머리 위에 MK-20 로크아이 II(Rockeye II) 집속탄 혹은 클러스터 폭탄(Cluster Bomb)이라 불리는 분산형 폭탄을 떨어뜨렸기 때문이었다.
“퍼퍼퍼펑!”
그러자 폭탄 하나당 200여 개의 자탄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중국군 전차와 장갑차, 차량 등을 무차별로 공격해 이런 연속 폭발음이 일대를 순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오늘은 공군이 좀 마음에 드는군! 크하하!”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가 공군의 그 폭격을 보면서 이렇게 웃음을 터트리는 그때 다시 한 번 하늘에서부터 그들을 도와주는 도우미가 나타났으니 바로 항공작전사령부 3여단의 이때까지 살아남은 AH-64D 롱보우 아파치 공격헬기 48대였다.
이 기체는 모두 주한미군에게 인계받은 기체로 총 54대였으나 그동안 6대가 격추되고, 이번 출격에는 이렇게 48대가 해병대를 도우러 온 것이었다.
해병대 기동 6여단에도 직할 항공대대가 있고, AH-64 아파치 공격헬기 20대와 AH-1W 슈퍼 코브라 공격헬기 36대 등이 있었다.
그러나 그 기체들은 모든 무장을 사용해서 중국군을 공격한 이후 후방으로 빠져 재무장을 하는 상태였기에 항공작전사령부 3여단의 AH-64D 롱보우 아파치 공격헬기 48대는 해병대에게 그야말로 구세주로 보였다.
“잘한다. 잘해. 다 쓸어 버려라!”
공경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파치들은 중국군 전차와 장갑차만 골라서 파괴하고는 이어서 30mm 기관포를 난사하더니 유유히 자리를 떴으니 바로 지상조기경보통제기의 지시 때문이었다.
한국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피스아이였지만, 지상조기경보통제기는 바로 E-8 Joint STARS로 공군은 총 7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기체는 항속거리가 920km, 레이더 탐지거리는 450km였고, 9~12km 상공에서 중국군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감시하면서 육군과 공군의 폭격과 포격, 공격을 통제하고 있었다.
“여긴 둥지-7. 항작사 3여단은 속히 공격을 마치고 재무장을 한 다음 인민군 801기계화군단을 지원한다. 이상!”
이 지시에 항공작전사령부 3여단의 AH-64D 롱보우 아파치 공격헬기 48대는 중국군 공격을 마치고, 임시 작전기지인 평안북도 구성 외곽으로 날아갔으니 그곳에서 재무장하고 다시 출격해야 했기 때문이다.
“포병여단과 유도탄여단은 지상조기경보통제기의 지시에 따라서 중국군을 무차별로 포격하고, 20기갑과 수기사는 1군단, 8기보는 2군단, 11기보는 인민군 8군단, 60기보는 해병대를 지원한다. 이상!”
대한민국 육군 기동 5군단이 드디어 압록강 전선에 투입된 것은 2021년 12월 12일 오전 7시 2분경이었다.
아직 완전하게 날이 밝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조명도 필요치 않을 정도였기에 5군단 각 부대는 군단장의 명령에 따라서 압록강을 방어하는 남북의 각 군단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방 개혁 이전 대한민국 육군의 최강 기계화부대였던, 20기계화보병사단과 수도기계화보병사단, 그러나 국방 개혁으로 20기계화보병사단은 20기갑여단으로 변했고, 1군단 1기갑사단의 창설로 수도기계화사단의 명성도 퇴색했지만, 이 두 부대의 활약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
그리고 26기계화보병사단을 흡수 통합하여 K-2 흑표전차 총 132대를 가진 8기계화보병사단과 20기계화보병사단의 일부 부대를 받아들여 역시 K-2 흑표전차 132대를 가진 11기계화보병사단도 실전에 투입되자마자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원사단에서 기계화보병사단으로 개편된 60기계화보병사단은 해병대를 지원하러 가서 우왕좌왕하다가 사단장이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은 다음부터는 그런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 넷공 둘공 삼공, 동 하나둘넷 하나넷 삼넷!”
“북 넷공 둘공 삼공, 동 하나둘넷 하나넷 삼넷?”
“오케이!”
한국군 합동 최종공격통제관 윤정기 중령은 여전히 이렇게 GPS 좌표를 불러주면서 공군의 폭격을 요청하면서 맹활약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다시 중국군 전차 50여 대가 F-16 편대가 떨어뜨린 집속탄 MK-20 로크아이 II(Rockeye II)의 무수한 자탄을 뒤집어쓰고 고철로 변해버렸다.
“내래 조선인민군 4군단장 조성호요. 그간 수고 많았소.”
“반갑소. 나는 대한민국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요. 그리고 지금은 길게 인사할 시간이 없으니 속히 방어선을 지원해 주시오.”
“알갔소.”
북한 인민군 4군단은 황해도 해주에 군단 본부를 두고, 국군 1군단과 대적하는 북한의 전연 군단으로 남북 대치상황에서 수많은 도발을 감행한 그 군단이었다.
그러나 이제 휴전선은 그대로 두고 남침이 아니라 북진을 해와 오늘 압록강 방어선에서 대한민국 해병대를 도와 중국군을 맞아 싸우게 됐으니 이것도 역사적인 한 장면이리라.
그리고 대한민국 해병대도 그들 인민군 4군단과 휴전선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지난 70여 년간을 대치했으니까 말이다.
이 인민군 4군단과 3군단, 7군단, 12군단에 이어서 1, 2, 5군단까지 압록강 방어선에 투입되자 전선은 차츰 남북한군이 우세해지기 시작했다.
“대대, 중국군 기갑부대부터 공격한다. 1편대부터 공격 개시!”
한국 공군 8전투비행단 1대대의 F-1 삼족오 전투기 20대가 마침 그때 그 북한 인민군 4군단 상공을 지나가면서 압록강을 도하하는 또는 도하하려고 하는 중국군 기갑부대에 MK-20 로크아이 II(Rockeye II) 분산형 폭탄 수십 발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각 폭탄이 내장하고 있던 라이터 크기의 자탄 200여 개가 중국군 전차와 장갑차를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그러나 그들만이 아니었다.
곧이어서 또 다른 F-1 삼족오 전투기 1개 대대 20대가 나타났고, 이어서는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들까지 가세했다.
그리고 압록강 공중전에서 동료 기체 52대를 잃는 바람에 이제 114대밖에 남지 않은 한국 공군의 F-16 대대들도 차례대로 나타나 복수라도 하듯 중국군 머리 위에 MK-20 로크아이 II(Rockeye II) 분산형 폭탄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우리도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격!”
한국 공군 F-16 전투기에 이어서 나타난 기체는 다름 아닌 F-4 팬텀과 F-5 제공호들로 이들 기체는 앞선 공중전에서 각 20대와 35대의 동료기체를 잃은 상태였다.
그러나 살아남은 그 나머지 기체 10대와 65대는 이렇게 동료 기체들의 복수를 위해서 그리고 아직은 존재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서 전선에 다시 투입되어 AGM-142 팝 아이 공대지 미사일과 일반 항공폭탄을 무차별로 중국군 머리 위로 투하하고는 유유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