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9화 〉 한중전쟁(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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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F-35A 스텔스 전투기의 무장 장착량은 내부무장으로 최대 AIM-120D 암람(AMRAAM) 4발 또는 2발의 암람과 2발의 JDAM을 탑재할 수 있었으니 탑재한 AIM-120D 암람 2발과 JDAM 2발을 다 소모한 F-35A 대대는 공역을 이탈해서 한국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F-35A가 아무리 스텔스 전투기라고 해도 완벽하게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것도 아니고, 눈으로 보면 보이고, 제트엔진 소리도 크게 들린다.
또한, 약 200km에서는 중국의 최신 레이더에 축구공 크기의 금속 구체와 비슷하게 잡히고, 30km 미만의 거리에서는 탐지도 된다.
하지만 적 전투기, 대공 미사일, 레이더, 전자전 장비에 탐지되기 전에 상대방을 먼저 탐지할 수 있고, 적의 대공 방어막이 강한 곳을 피하거나 적에게 들키지 않고,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적 영공을 통과할 수는 있다.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도 마찬가지다.
다만, F-35A보다 스텔스 성능이 조금 뛰어나서 더 적게 잡히고, 더 가까이 다가가야 잡히는 것뿐이다.
그랬기에 중국의 J-20 전투기 30대가 출격했을 것이나 그들을 맞은 것은 17전투비행단 1대대 F-35A 전투기 20대가 발사한 40발의 암람과 20전투비행단 2대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대가 추가로 발사한 20발의 암람이었다.
“20전투비행단 2대대 삼족오들은 암람 추가 발사했으면, 안산(鞍山)에서 뜬 J-20 전투기를 상대하라. 대수는 이번에도 30대! 그리고 J-10과 J-11 전투기도 함께 있으니 합치면 총 80대다.”
“알았다. 어미 새-8!”
“무리하지 말고 가진 미사일만 다 발사하고, 공역을 이탈하라. 곧 귀 전투단 3대대가 온다.”
“카피!”
어미 새-8이라는 호출 명을 가진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지시처럼 가진 미사일을 모두 발사한 20전투비행단 2대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대가 공역을 이탈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중국 공군의 J-20과 J-10, J-11 전투기들은 그 20전투비행단 2대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대를 오롯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그들이 발사한 AIM-120D 암람 미사일과 AIM-9X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을 정면으로 맞아야 했다.
“대령님, 저 레이더가 아직도 가동되는 것 같은데, 이제 그만 공격하시죠.”
“저 레이더는 가동되는지 몰라도 저 레이더를 보호하던 HQ-16 2개 포대는 현무 미사일에 박살이 났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봐. 이제 우리 공군 전투기들이 타우러스와 JDAM과 KGB(Korea GPS Guided Bomb)를 발사할 차례니까.”
“우리가 할 일을 미사일과 공군이 다 하면, 우리는 여기에 왜 온 것이며, 개마고원에서는 왜 그렇게 죽도록 훈련을 한 것입니까?”
“서 중위, 저 레이더 기지 파괴 말고도 우리가 할 일은 많아. 그 첫째가 이 중국의 후방을 교란하는 것이고, 둘째가 이 헤이룽장(黑龍江) 성이 우리의 고유 영토라는 것을 중국인들에게 각인해 주는 것 등등 말이야.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봐.”
특전사 707특임단의 서민재 중위와 합참 작전처 공필영 대령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중국 헤이룽장 성 솽야산시에 있는 중국 레이더 기지를 쳐다봤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진짜 F-15K에서 발사한 타우러스 미사일 2발이 날아와서 사각형 건물을 그대로 직격해 버리는 것이었다.
그 바람에 건물 옥상에 설치되어 있던 탐지거리 5,500km 다목적 레이더가 한순간에 폭삭 주저앉아버렸다.
“됐다. 서 중위!”
“그렇긴 하네요. 하면, 이제 이동하는 겁니까?”
“잠시만 더 지켜보다가 지점 2로 이동하자.”
“알겠습니다.”
***
2021년 12월 11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한중 미사일 전쟁이 어느 정도 끝난 밤 11시부터는 본격적인 공중전이 전개됐다.
그러나 대공 레이더 기지들이 대다수 파괴되고, 하늘로 날아오르기만 하면 격추당하는 조기경보통제기 그리고 위성까지 줄줄이 격추된 중국군은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살아남은 이동식 레이더는 아직 제법 있었기에 멋모르고 중국 영공으로 들어간 한국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가 아닌 F-15K 3대, F-16 5대, FA-50 7대가 격추되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예외인 전투기들이 있었으니 그건 F-35A와 바로 이 전투기들이었다.
“편대 Fox Three!”
“영어 말고 그냥 암람 발사로 하시면 안 됩니까? 편대장님!”
“알았어. 인마, 암람 발사하고, F-2 삼족오에게 자리 비켜주고, 우리는 J-11을 잡으러 간다.”
“로저(Roger)!”
“영어 쓰지 마! 이 자식아!”
조종사 재입대 프로그램으로 다시 입대한 예비역 중령 강영석은 20전투비행단 1대대장을 맡고 있었고, F-1 삼족오 전투기를 몰고 지금 중국 단둥 상공에서 중국 J-20 전투기를 향해서 암람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면서 윙맨인 역시 예비역 대위 조용호에게 이렇게 말한 다음 J-11 전투기 즉 중국이 기술도입 생산한 수호이 Su-27 전투기들을 상대하러 갔다.
***
2021년 12월 11일 오후 11시 05분, 각 미사일 부대와 공군이 맹활약하는 바람에 가장 할 일이 없어진 한국은 다름 아닌 해군이었다.
중국 해군은 자기 영해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기 영토에 딱 붙어 최대한 한반도와의 거리를 벌리려고 했으니 그 이유는 북한의 사거리 500km 이상 되는 장거리 초음속 대함미사일 특히 북한이 중국 강습상륙함 태산함을 격침한 그 금성 5호 미사일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다 그 금성 5호 초음속 대함 미사일 때문이라고는 딱히 말할 수 없었고, 한국 공군 덕도 좀 있었다.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를 앞세운 한국 공군의 전투기들이 AGM-84 하푼(Harpoon) 공대함 미사일의 여러 버전을 차례차례 발사해서 중국 해군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 즈음이었으니 말이다.
어떻든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F-35A 200대를 구매하고,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0대를 생산해서 실전에 배치한 덕분에 한국 공군은 정말 잘 싸웠고, 그 선봉에는 언제나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8대가 있었고, 그 뒤에는 F-1 삼족오 전투기 120대가 있었다.
“북한에 이렇게 방사포와 자주포가 많은지 오늘 처음 알았다. 이제는 사격 소리에 귀가 다 아프다. 아파. 고 병장은 안 그래?”
“예, 서 하사님. 그런데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숨어 있어야 하는 것이지 말입니다.”
“죽을 때까지.”
국군 1군단 저격대대 서한국 하사는 관측병으로 군단장이 직접 붙여준 고효준 병장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자신은 이제 병사 때부터 맡았던 일반 보병의 분대급 저격수는 아니었지만, 관측병 없이 혼자 움직이는 한마디로 스카우트(Scout)급 저격수였다.
그런데 헌터킬러(Hunter killer)급 저격수들에게나 붙이는 관측병이자 독도, 통신, 사격보조 등의 임무를 담당하는 고효준 병장을 보면서 이것도 다 수진이 배경 때문에 군단장이 직접 붙여준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고효준 병장이 별로 탐탁하지 않았다.
“어, 저건 우리 군단의 K-239 천무다연장로켓입니다.”
“그렇군.”
“이번에는 귀 잘 막아야지 말입니다.”
서한국은 이때 평안북도 신의주 인근 야산에 조성된 지하 콘크리트 벙커의 조그맣게 뚫린 틈으로 조중친선 다리라는 압록강 철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야산 벙커는 그야말로 천혜의 입지를 가진 곳이라서 그런지 전면 틈으로 보면 신의주 시내, 압록강, 강 건너 중국 단둥이 다 보였고, 뒤로 보면 이 야산에 의지해 열심히 포를 쏘는 북한군 방사포와 자주포도 다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옆으로 보면 신의주와 평양을 잇는 도로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래서인지 중국군의 자주포와 방사포 포탄이 그동안 수백 발 이상 이 야산을 때렸지만, 콘크리트로 원체 튼튼하게 지어진 덕분인지 벙커는 끄떡도 없었다.
“쏴! 무차별로 쏘란 말이다.”
북한 인민군 제8군단장 박수일 중장이 악을 쓰자 북한이 자랑하는 300mm 방사포와 170mm 자주포가 연달아 불을 뿜었고, 그 뒤를 따라서 240mm, 120mm 방사포와 152mm, 130mm 자주포도 불을 뿜었으니 다 8군단 직할 방사포여단과 포병여단의 전력이었다.
이 덕분인지 아니면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그리고 공군의 폭격 때문인지 중국 단둥은 이미 불바다가 되어서 멀쩡하게 남아있는 건물이 보이지 않았으나 북한 신의주 일부도 불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동!”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그리고 공군의 폭격, 남북한 특수부대의 습격 때문에 중국 로켓군의 직접 지시를 받는 선양의 51기지, 다롄의 810 유도탄여단, 통화의 816 유도탄여단, 820 유도탄여단 등은 이미 무력화되어 그곳에서 운용하던 대표적인 DF-21 중거리 탄도 미사일과 여타 탄도 미사일들은 이미 무력화됐다.
그러나 북부 전구의 포병 세력은 아직 건재했기에 군단장 박수일의 명령에 대포병 사격을 피해 조금 옆으로 이동한 인민군 8군단 방사포여단과 포병여단이 다시 불을 뿜었다.
그리고 기어이 이곳 신의주까지 진격한 한국군 1군단 직할 1포병여단에서 운용하는 K-239 천무다연장로켓과 M270 MLRS, K-9 자주포까지 이 사격에 가세해서 중국 단둥과 그 후방의 동성 인근의 중국군 기지에 불비를 내리고 있었다.
“쾅!”
하나 간혹 이렇게 중국군이 쏘는 포탄이 날아와 서한국이 있는 벙커 지붕을 강타했으니 아직은 중국군 포병 전력이 완전히 괴멸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쐐액!”
그때 서한국의 귀에 제트 엔진 소리가 들리고 압록강을 넘어 날아가는 시커먼 물체가 잡혔으니 다름 아닌 한국 공군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편대였다.
“아직 짱깨 땅개들은 안 넘어오지 말입니다.”
“넘어오고 싶어도 못 넘어오는 것이 아닐까.”
“아니, 왜 안 넘어오지 말입니다.”
“이제 미사일 전쟁은 막 끝난 것 같고, 지금 봤듯이 전투기들이 공중전을 벌이는데, 땅개들이 죽으려고 넘어올까. 적어도 저 압록강을 도강하려면, 중국 공군이 제공권은 아니더라도 공중 우세 정도는 잡아야겠지. 그런데 우리 공군이 보기보다 훨씬 잘 싸우고 있으니 아마 도강은 어렵지 않을까. 대신 우리가 저 압록강을 건너 만주로 진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역시 민재인 대통령님이 F-35A 200대를 도입하고, F-1 삼족오와 F-2 삼족오 전투기를 만들어낸 것이 주효한 것 같지 말입니다.”
“고 병장, 너도 민 대통령 지지자구나.”
“서 하사님은 이 상황에서도 대통령님이 존경스럽지 않으시다는 말입니까?”
“나는 그 양반 싫다. 진짜 싫다.”
“아니, 왜 싫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