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5화 〉 개전(7)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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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와 육군 1, 2, 5군단 다음으로 움직인 부대는 다름이 아니라 육군 미사일 사령부로 이 사령부의 직할 K-30복합비호여단, 천마지대공미사일여단, K-239천무다연장로켓여단, 천궁지대공미사일여단이 앞장을 서고 1사단과 2사단, 3사단이 그 뒤를 따랐다.
국방 개혁 이전 이 사령부의 사령관은 소장이었고, 편제는 여단 몇 개가 다였으나 점점 현무 미사일의 생산량이 늘어나자 사령부를 확대하여 이때 사령관은 중장이었고, 예하에는 직할 여단 4개와 1사단과 2사단, 3사단을 휘하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무 미사일 생산량이 더 늘어나서 이 사령부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자 사단을 더 증편한 것이 아니라 아예 합참 직할로 국군 유도탄사단이라는 이름을 단 3개의 직할 사단을 더 만들었다.
그리고도 생산량이 늘어나자 이제는 각 군단에 현무 유도탄여단을 하나씩 더 두었고, 공군 방공 유도탄 사령부와 해군 각 함대에도 육상 발사형 유도탄여단을 두었다.
그런데 그 3개의 합참 직할 유도탄사단과 1, 2, 5군단이 아니라 대한민국, 후방을 지키는 육군 3군단과 6군단 현무 유도탄여단은 다른 현무 유도탄도 아닌 사거리 1,000km~3,000km, 탄두 중량 2톤~5톤인 현무-4A, 4B, 4C 유도탄과 현무-3 유도탄만을 운용했고, 그 발사통제권은 합참의장이 쥐고, 각 군단장에게 발사를 명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육군 미사일 사령부도 그에 못지않은 전력을 가졌으니 각 직할 여단을 제외한 1, 2, 3사단은 각 5개 여단으로 편성되어 있었고, 1여단은 사거리 180km 현무-1 탄도미사일, 2여단은 사거리 300~800km 현무-2A, 현무-2B, 현무-2C 탄도미사일을 운용했으며, 3여단은 사거리 1,000km 현무-4A 탄도미사일, 4여단도 사거리 1,000km 현무-4A 탄도미사일, 5여단은 사거리 500~3,000km 현무-3A, 3B, 3C, 3D 순항미사일을 운용했으니 말이다.
어떻든 이처럼 막강한 한국군 대규모 부대가 휴전선을 넘어 북진하자 북한 인민군은 한편으로는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으니 남북 사이에는 아직도 완전한 믿음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접촉이 늘어나면 날수록 그 간극은 줄어들고, 서로 피를 흘리면서 중국군과 맞서 싸우면 싸울수록 그 믿음은 더 굳건해질 것이니 한국군 지휘관들은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다.
“야, 이 새끼들아! 네가 누군 줄 알아?”
“누구신데요?”
“나 국회의원이야. 국회의원!”
“그래서요?”
“알았으면 비켜. 나 저 미국 가는 비행기 반드시 타야 하니까. 어서 비켜!”
세상 어디에나 나라야 망하든지 말든지 남이야 굶어 죽든지 말든지 자기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인간들이 꼭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전쟁이 목전으로 다가오고 전국에 전시동원령과 계엄령이 선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을 통해서 외국으로 도망가려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았다.
얼마 전에는 어선을 타고 일본으로 밀항하던 사회부유층 30여 명이 해경도 아닌 해군 초계함에 잡혀서 전원 구속되고, 밀반출하려던 외화와 귀중품은 모두 압수, 국내에 남은 재산은 몰수되기도 했다.
“한 번만 더 저를 미시면, 바로 체포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만 보니 입만 열면 자칭 보수라고 떠들면서 안보 타령했던 사람이죠. 그런데 그런 사람이 이 와중에 미국으로 도망을 치려고요?”
“도망이 아니라 중요한 일이 있어 가야 한다니까. 그리고 미국 의회에 중국의 만행을 알리는 의원외교도 해야 하고······.”
“그만 나불거리고 꺼지세요. 현역 국회의원이라 이 정도도 봐준 겁니다. 아니었으면 바로 체포했습니다.”
“이 새끼가 뭐라고?”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야, 김 상병, 이 새끼 체포해!”
이렇게 외국으로 도망치려다가 계엄군에 체포되는 국회의원도 있었지만, 외국에서 중국과 싸우겠다고 돌아오는 사람도 일부 있었고, 그들은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때 나도 대충 짐을 정리하고, 다른 곳도 아닌 내가 처음 김정은으로 환생한 그 자모산 특각 옆에 지은 신자모산 특각 지하 벙커로 내려갔다.
이때까지 건설여단 1개 대대가 동원되어 지하 벙커 보강작업을 해 중국의 핵미사일 공격에도 끄떡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벙커버스터 공격에도 휘파람을 불면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서 만경대 구역 용악산에 있는 특각 및 용악산 지하 지휘소 즉 호위사령부 예하 방공포병사령부 지휘소, 호위사령부 지하 지휘소, 총참모부 지하 지휘소, 제1 지휘소, 호위사령부 예하 91수도군단과 고사포군단, 평양경비사령부 지하 지휘소 등 어느 곳이라도 바로 지하통로를 통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놈은 개마고원 지휘소나 만포 지휘소로 가자는 놈도 있었지만, 생각을 해보라.
모두 중국과 가깝고, 이미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런 지휘소로 가면 내가 무사하겠는가.
아마도 중국 특수부대 애들이 기를 쓰고라도 나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설칠 것이니 이 평양에 있는 것이 장땡이었다.
“은정아, 맥주나 가져오고, 민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나 연결해봐!”
“예, 위원장 동지.”
민은정이 내 지시에 얼른 맥주를 가져오고, 전화를 연결하자 한 모금을 마신 다음 기다리니 반갑지는 않은데,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니 억지로 반가운 척을 해야 하는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들려왔다.
“왜 또 전화요.”
“강수진 비서관 데리고 전시지휘소로 갔습니까?”
“옆에 있는데, 바꿔 줄까요.”
“옆에 있으면 됐습니다. 그런데 거긴 중국 핵미사일이나 벙커버스터에 뚫리지 않겠죠?”
“김 위원장이 있는 곳보다는 여기가 더 안전할 거요. 건축 기술도 우리 한국이 북한보다는 훨씬 뛰어나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긴 새로 보강 작업까지 했으니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
“그럼 여기는 보강 작업을 안 했을까. 국방 개혁 이후 거금을 들여 보수, 보강, 확장까지 북한보다 훨씬 뛰어난 우리의 건축기술로 했으니까 걱정을 하지 마시오. 중국이 핵미사일이 아니라 뭐를 쏴도 강수진 비서관은 안전할 것이니까.”
“그 말은 마음에 듭니다. 그건 그렇고 내일입니다. 내일. 그러니 오늘 선제공격을 하죠. 북부 전구 애들도 전부 전진 배치되어있다는 정보 보고가 내 책상에 한가득하니 말입니다.”
“북부 전구만이 아니라 중부 전구와 동부 전구의 전투기와 폭격기들도 대기 상태요. 그러나 우리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도 오늘은 아니니 내일 합시다. 저들이 12일 밤 0시를 기해 공격한다니 우린 11일 밤 8시쯤이 어떻소? 그때까지 국민도 대피하도록 조처하고 말이오.”
12일 0시, 중국이 공격한다는 미국과 일본의 첩보가 다시 전해진 것은 이틀 전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선제공격했으면 했는데, 민재인 대통령은 내일 11일 오후 8시를 기해서 선제공격하자고 했다.
그리고 그때까지 국민을 대피시키고 말이다.
그러나 이때 북한 인민 대다수는 지하 벙커로 대피한 이후였다.
전국 곳곳에 워낙 지하 벙커가 많았기에 말이다.
“우리 인민들은 지난 70여 년 미제의 공격에 대비해서 파놓은 지하 벙커로 대부분 피해있으니 남조선 인민들이나 대피시키세요. 그런데 남조선에는 지하 벙커가 별로 없는 것으로 아는데.”
“충분히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내일 밤 8시요. 8시!”
“좋습니다. 그리고 무운을 빕니다.”
“무운은 무슨, 그러나 북한으로 올라간 우리 병사들 잘 좀 부탁하오.”
“그건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럼.”
나와의 통화를 끝낸 민재인 대통령은 곧장 전시지휘소 엄밀하게 말하면, 평택 미군 기지에 있는 CC평택에서 나와 바로 과천 정부 청사로 향했다.
이 CC평택 벙커는 전술핵 직격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벙커로 험프리스 탱고로도 불리며, 미국 백악관 지하벙커, 미국 샤이엔산 벙커와 함께 가장 견고한 미국의 3대 핵 벙커로 분류된다.
그러나 국방 개혁 이후 이 견고한 벙커를 다시 대대적으로 보수, 보강, 확장하여 한국군과 주한미군 그러니까 지금은 미래 연합군 사령부가 동시에 들어가서 전쟁을 지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 정부 주요 인사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으니 여기 벙커가 아니면 민재인 대통령이 전시에 어디를 가겠는가.
특히 여기는 중국군의 공격을 걱정할 필요도 없는 주한미군기지였으니까 말이다.
“총리께서 주요 공무원을 이끌고 관악산 벙커 B5로 대피하겠다니 대통령으로서 뭐라고 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런 말씀하지 마시고, 꼭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주십시오. 대통령님.”
“물론입니다. 아, 그리고 후보자께서도 총리와 함께 가시오. 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꼭 다음 대통령이 되어서 내가 이루지 못한 남북통일의 대업도 완수해 주고요.”
“심려하지 마십시오. 대통령님, 그리고 저만이 아니라 야당 후보들과 지도자들도 같이 대피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선처해주십시오.”
“그러시오. 단, 인원에는 제한을 두겠소.”
민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2020년 5월 초까지였으니 이제 임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은 한마디로 레임덕에 시달리는 대통령이 되어야 마땅했다.
그리고 그 권력은 차기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세연에게 집중되어야 했으나 이때 민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세연 후보의 지지율 60%를 넘어서는 거의 85%에 육박했기에 레임덕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때에는 더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로 무장해 누구도 그 말에 토를 달지 못했고, 반대하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그랬으니 임기가 지난 합참 육군 부의장과 공군 부의장, 해병대 사령관 등등을 다시 그 자리에 그대로 앉혔으나 누구도 뭐라고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국방 개혁과 이후 전쟁 준비를 함께한 이들이 전쟁 지휘를 더 잘하리라는 것이었으니 더 뭐라고 하지도 못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그곳에서 대통령님의 무운을 빌고 있겠습니다.”
“내가 아니라 우리 국군 장병의 무운을 빌어주시오. 그럼 이만.”
총리와 여당의 대통령 후보 이세연, 여당 대표, 원내 대표 등과 주요 공무원들을 그렇게 만난 민재인 대통령은 이어서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그리고 헌법재판소 소장 등을 만나서 역시 안전한 벙커로 대피하도록 조처하고는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국민의 대피에도 온 힘을 쏟으라고 지시했다.
그건 그렇고 그 관악산 B5 벙커는 정부 과천청사 그리고 벙커 B1과 지하로 연결돼 있었기에 그 두 곳이면, 주요 요인들이 대피하고도 남을 장소였다.
그 벙커 이외에도 청와대 지하벙커와 용산 국방부 B2 벙커, 용산의 CC서울, 성남 청계산 지하에 있는 CP탱고에도 주요 요인과 한국군 각 부대가 들어가 있었고, 여타 다른 벙커도 마찬가지였기에 전쟁 발발 하루를 앞두고 대피할 사람은 거의 대피했다고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