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4화 〉 개전(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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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사령관이자 미래 연합군 사령부 부사령관인 도널드가 민재인 대통령은 물론 한국군 주요 지휘관이 모인 가운데, 이런 보고를 한 것은 그 며칠 후였다.
“12월 12일 일요일 0시를 기해 중국군이 북한과 한국을 침공할 것입니다. 이는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등 우리 미국의 모든 정보기관이 공통으로 내린 결론입니다. 대통령님.”
“하필이면 12월 12일, 신군부가 반란을 일으킨 그 날이야. 그건 그렇고 도널드 사령관, 주한미군 기지가 공격받지 않는 이상 주한미군은 참전하지 않는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소?”
“죄송하지만, 그렇습니다.”
“뭐, 좋소. 대신 미군과 미국이 획득하는 정보는 계속 제공해 주기로 바이든 대통령과도 약속했으니 그건 어기지 마시오.”
“물론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한미군은 대한민국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말로만 그러지 말고, 우리에게 뭐 더 줄 것은 없소?”
“드릴 것은 이미 다 드렸지 않습니까.”
“그럼 하나만 묻겠소. 중국 북부 전구에만 Z-10 공격헬기 300대, Z-9 공격헬기 200대, 합쳐서 500대의 공격헬기가 있다니 우리에겐 뭐가 있어야겠소?”
“공격헬기가 아무리 많아도 공중우세 즉 제공권을 장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야말로 종이호랑이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개전 즉시 벌어질 공중전에서의 우위부터 차지하시면, 중국 공격헬기는 그저 날아다니는 종이호랑이가 아니면 날아다니는 관일 것입니다.”
제 나라 미국의 전쟁이 아니라서 그럴까.
주한미군 사령관 도널드는 말 참 쉽게 했다.
그러나 어찌 보면 또 타당성이 있는 말이라 민재인 대통령은 뭐라고 타박은 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그러지 말고 A-10 공격기를 전부 우리에게 넘겨주면 안 되겠소.”
“한국군은 A-10 공격기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A-10 공격기도 제공권을 장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또한, 한국군에는 우리가 공여한 기체 포함 AH-64 아파치 공격헬기 200대가 넘게 있으니 중국 공격헬기 정도는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주기 싫으면 마시오.”
“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그건 제 능력 밖의 문제이고, 중국 공격헬기는 한국군의 전력만으로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군의 구식 전투기들도 중국 공격헬기 정도는 얼마든지 구워버릴 수 있는데, 뭐가 걱정이십니까.”
“사령관의 그 이야기를 들으니 중국의 핵무기도 공군도 해군도 육군도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겠소이다. 그려.”
“제 말은 그것이 아니라 한국군이 지난 2019년 국방개혁 이후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들여서 수많은 준비를 했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개전 초 미사일 전쟁과 공중전에서만 이기시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그러지 말고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서 중국 핵미사일기지라도 타격해 주시오.”
“그것도 제 능력 밖의 일이지만, 바이든 대통령께 건의는 해 보겠습니다.”
주한미군 사령관 도널드와의 대화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민재인 대통령은 곧장 청와대로 들어가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곧 전시지휘소로 가야 했기에 말이다.
그러나 빼먹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이것이었다.
“강 비서관도 오늘은 이만 퇴근하고, 집에 가서 짐도 챙기고, 이런저런 일도 처리한 다음 내일 말고, 모레 출근해요. 그때까지는 시간이 있으니까.”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그래요. 어서 가요.”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수진은 그 길로 청와대를 나와 집으로 간 다음 이런저런 짐을 챙긴 다음 차에 싣고 곧장 춘천으로 내달리면서 친구 이수영에게 전화했다.
“나야. 집으로 가니까 어디 가지 말고 기다려!”
“우리 집?”
“응! 그러니 집에서 기다려.”
그렇게 친구 이수영 집을 찾은 수진은 그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자마자 자물쇠가 달린 커다란 트렁크를 맡기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직 지하 금고 있지. 있으면 그곳에 좀 넣어놔.”
“뭔데?”
“내 귀중품과 여타 이런저런 그러나 내게는 중요한 것들이야.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이곳 춘천이 더 안전할 것 같아서 말이야.”
“진짜 전쟁 나는 거야? 언제 나는데?”
“며칠 안에 날거야. 그러니 어디 가지 말고, 집에만 있어. 여기는 중국이 공격할 이유가 없을 것 같으니까.”
“여기 2군단 사령부도 있고, 공군 미사일 부대 등도 있는데 위험하지 않을까?”
“그곳들은 다 저 소양강 건너에 있고, 여긴 아파트 단지와 주택 단지뿐인데 아무리 중국이 무식하다고 해도 민간인이 무더기로 사는 여기를 공격하겠니.”
“그래도 불안한데.”
“그럼 어디 따로 가 있을 곳은 있어?”
“제주도는 어떨까.”
“제주에는 해군 기지가 있어 여기보다 더 위험해!”
춘천 이수영의 집은 시내라서 2군단 사령부와 공군 미사일 기지 등과는 다소 떨어져 있었고, 태양자원이라는 제법 큰 고물상을 했다.
그리고 그 고물상 옆에 이층집이 있었고, 그 지하실에는 차고와 함께 금고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금고는 고물상으로 들어오는 가장 비싼 금속인 은(銀) 그중 은수저, 은가락지 등의 은 제품을 모아두고 시세에 따라서 처분하는 용도였다.
하여 수진이 그 금고에 자신의 귀중품을 담은 트렁크를 넣어놓은 것이다.
“그럼 어디로 피난 가?”
“그냥 여기 있어. 그건 그렇고 밥이나 줘.”
“밥?”
“그래, 여긴 안전하겠지만, 나는 대통령님 모시고 전시지휘소에 들어가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밥이라도 든든하게 먹어둬야지. 안 그래?”
“불안하게 무슨 그런 소리를 해.”
“불안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아주 현실적으로 말한 거야. 어떻든 우리 살아서 다시 보자. 그래야 또 밥을 얻어먹지.”
친구 이수영 집 지하 금고에 내가 준 금괴 1kg 3개와 내가 남긴 귀중품 그리고 기타 여러 가지 귀중품도 맡기고, 또 내가 준 2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목에 건 수진은 밥을 얻어먹고, 곧장 원주로 내달렸다.
그리고는 외삼촌과 외숙모를 만나서 인사하자마자 또 이렇게 말했다.
“외숙모 고향이 경북 봉화라고 했죠. 그럼 여기보다는 그곳이 더 안전할 것 같으니까 그곳으로 가 계세요.”
“집 나가면 고생인데, 어디를 가. 우리는 그냥 여기 있으련다.”
“여긴 8전투비행단과 가까워서 위험하니 외숙모 친정으로 가 계세요. 아셨죠.”
“집 나가면 고생이라니까.”
“외삼촌, 저에게 남은 가족이 이제 누가 있다고 이렇게 고집을 부려요. 그러니 속히 외숙모 친정으로 가세요. 그리고 그래야지만, 한국이도 마음을 놓죠.”
“한국이가?”
“그래요. 그러니 그곳으로 가 계세요.”
외삼촌을 설득하고 또 설득하다가 기어이 그곳에서 하루를 묵은 수진은 다음 날 아침, 다시 서울로 돌아와 집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를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그런 수진과는 달리 그때도 바삐 움직이는 부대가 있었으니 그중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아무래도 해병대 1사단이었다.
그동안 강원도 고성에 주둔하고 있다가 그날 어둠이 내리자마자 동해선 철도에 기존 전차와 장갑차에 신형 전차와 장갑차까지 배치받아 그것을 전부 싣고는 원산으로 북상했다.
이 해병대 1사단이 이렇게 움직인 이유는 대한민국, 후방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육군 6군단과 그동안 철저하게 준비한 해안 방어와 그보다 더 막강한 공군력 그리고 해군의 방어를 뚫고, 중국군이 대한민국 영토에 상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해병 1사단이 움직인 것이다.
그리고 이 1사단만이 아니라 국군의 제2의 진격로 즉 기동 5군단의 선봉에 서서 진격하려고 했던 해병 6기동여단도 경원선에 전차와 장갑차 등을 싣고 이때 원산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군의 침공 날짜가 미국에 의해 파악되었기 때문이었고, 6군단 예하의 60동원보병사단이 60기계화보병사단으로 개편되면서 5군단으로 배속됐기 때문이었다.
즉 해병 6기동여단이 빠져도 5군단의 전력이 그만큼 강화되었기에 이런 선택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때문에 해병 2사단도 1군단의 뒤를 따라서 진격하도록 애초에 계획되어있었으나 역시 중국군의 침공 날짜가 미국에 의해 파악되자 일부 부대만 남기고 대부분의 부대가 역시 경원선에 전차와 장갑차를 싣고 원산으로 향했다.
이렇게 됨으로써 대한민국 해병대는 전부 원산에서 모인 다음 야음을 틈타 평양 북방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런 해병대의 뒤를 따라서 1군단의 1, 2, 5기갑여단과 1기갑사단 역시 야음을 틈타 경원선이 아닌 경의선에 전차와 장갑차 등을 싣고 북진했으며, 30기계화보병사단, 19기동여단, 25기동보병사단, 1, 5, 6 포병여단도 그 뒤를 따라서 북상했다.
“다른 군단이 다 출발했다니 우리도 가지.”
“예, 부군단장님.”
해병대와 1군단이 출발했다는 보고를 받은 2군단의 102기갑여단과 3기갑여단을 이끌고 경원선에 오른 이는 2군단 부군단장 이용기 소장이었다.
보통 부군단장은 진급 경쟁에서 밀린 소장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지만, 이용기 소장은 그런 경우가 아닌 실질적인 2군단의 이인자로 군단장 강인철을 대신해서 제3의 진격로를 책임진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지휘관이었다.
그랬기에 102기갑여단과 3기갑여단의 뒤를 따라서 2, 7, 12, 15, 21, 22, 23, 27보병사단 이렇게 총 8개 보병사단의 직할 전차대대와 포병대대, 수색대대까지 3개 대대 합쳐서 총 24개 대대로 구성된 제2기갑사단이 북진했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해병대와 육군 1군단, 2군단이 움직이자 그 뒤를 따라서 움직인 군단은 당연히 육군 기동 5군단으로 그 선봉에는 국방개혁 이전 육군에서 가장 막강했던 20기계화보병사단의 후신인 20기갑여단이 서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기동 5군단의 본진인 수도기계화보병사단, 8, 11, 60기계화보병사단 그리고 7포병여단 등이었다.
그렇게 육군 기동 5군단의 1개 기갑여단과 4개 기계화보병사단과 포병여단, 항공여단, 방공여단, 현무 유도탄여단 등이 북진에 북진을 거듭했다.
“해병대와 보병들 모두 갔으면 이제 우리 차례인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속히 진격해야 야음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겠지. 아무리 현대 과학 문명이 발달했어도 주간보다는 야간에 움직이는 것이 더 유리하겠지. 아, 그리고 출발하기 전에 위장막을 다시 한 번 더 점검하고, 적의 무인기에 대비해서 복합비호여단 1대대를 선두에 세우도록.”
“예, 사령관님.”
“좋아. 그렇게 위장막 확인하고, 복합비호여단 1대대를 선두에 세우고 출발하자고. 우리는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 부대가 대다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