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화 〉 개전(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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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1일, 미 해군은 자국의 고장 난 첩보위성 USA-193을 위성격추용으로 개조된 SM-3 미사일을 사용해서 고도 247km에서 격추했다.
이것으로 사실상 SM-3 미사일이 인공위성 격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SM-3 Block 2C라는 명칭의 위성격추용 미사일을 비밀리에 개발해 실전에 배치했다.
JDRADM 미사일도 공대공과 대레이더 이중목적 미사일이지만, 조기경보기 격추용으로 특수 개량해서 역시 트럼프 행정부 때 실전 배치했는데, 그 두 가지 미사일을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미국으로서는 어쩌면 표면적으로는 참전하지 않는 대신 최대한의 성의를 베풀고 있는지도 몰랐다.
또한, 전황에 따라서 중국 해군 함정들을 격침해주고, 티베트와 위구르 나아가서는 남중국해에서까지 중국의 발목을 잡아주면서 러시아의 참전도 막아주는 것이니 말이다.
“참 고맙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의 편지라도 써야겠군.”
“그러면 좋을 것입니다만, 위원장님이 그런 편지를 쓸 분은 아니시니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청구권 금액 올해분 1,000억 달러에서 미사일 대금 지급할까요? 말까요?”
“까짓것 하시오. 그리고 티베트와 위구르에 우리 특수부대는 안 보내도 되오. 이왕 후방을 교란하는 김에 화끈하게 해야지. 안 그렇소?”
“미국과 우리 일본 요원들과 함께하는 작전이니 아무래도 조선군보다는 한국군 특전사가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조선군에 요청하시겠다.”
“그렇습니다. 위원장님, 그리고 우리 일본은 남북한이 이기기를 진심으로 바라니 최선을 다해서 저 무도한 중국의 콧대를 꺾어주십시오. 또한, 우리 일본이 획득하는 중국에 관한 모든 군사정보는 한국을 통해서 넘겨 드릴 테니까 역시 승리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가 이겨야 일본이 지금까지 투자한 자금이 허공으로 날아가지 않을 것이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도 얻을 것이고, 시베리아횡단철도와 공화국 투자로 경제적 이득을 볼 것이니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오. 그래도 중국과의 전쟁을 틈타 불필요한 야욕은 부리지 마시오. 공화국에는 일본 열도를 겨누고 있는 핵폭탄이 수없이 많으니까. 아시겠소?”
일본 특사는 희미하게 웃으면서 돌아갔다.
진짜 쪽발이다운 그의 방문과 퇴장이 있고 난 이후 정찰총국장 장길상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물었다.
“요원들은 모두 중국으로 들어갔소?”
“예, 위원장 동지.”
“작전에 차질은 없겠지?”
“물론입니다. 그러니 믿어 주십시오.”
“그들에게 조국의 운명이 걸려있으니 총국장이 다시 한 번 요원들을 점검해 보시오.”
중국 내 공작을 위한 요원은 특수부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찰총국에도 있었기에 이런 전화를 하고 난 이후에는 특수작전군단장 이철래에게 또 전화를 걸어서 이런저런 것을 묻고 지시를 내리고, 이어서는 국가안전보위성과 인민보안성 등에도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는 또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전쟁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강영석 중령님 아니십니까?”
“맞아. 그동안 잘 지냈나. 김 대위!”
“하하하! 저는 잘 지냈죠. 그런데 중령님이 어떻게 여기에 계십니까?”
“조종사 재입대 프로그램 때문에 여기 있지. 아니다. 최초의 국산 전투기 삼족오를 배당해 준다고 해서 다시 입대했지.”
“중령님, 전역하고 민항기 몰면서 미국 국적도 취득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왜 미국으로 가지 않고 재입대를······.”
“전쟁이 난다고 미국으로 도망가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나 같이 돌아오는 사람도 있어야지. 안 그런가. 김 대위!”
“맞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또한, 잘 오셨습니다.”
“고맙네. 그런데 자네도 삼족오 몰아?”
“예, 그러나 중령님과는 약간 차이가 있는 기체입니다.”
“혹 소문에 들리는 그 F-2 삼족오?”
공군에서는 F-15K를 몰고, 전역 후에는 민항기를 몰다가 조종사 재입대 프로그램으로 다시 입대한 예비역 중령 강영석은 예전 잠깐 같이 근무했던 김승기 대위를 우연히 만났고, 이렇게 물었으나 그는 대답 대신 희미하게 웃기만 했다.
“뭐야? 그리고 대답은 안 하고, 왜 웃기만 해.”
“기밀사항입니다. 그래서 말씀 못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소문이 맞는군. 일급기밀이라는, 그렇지?”
“그것 또한 기밀사항입니다. 어떻든 재입대를 축하하고,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충성!”
그날 오후 강영석 중령은 비행단 활주로로 나오는 외부 무장을 달지 않은 시커먼 삼족오를 직접 눈으로 봤으니 그 기체가 바로 최초의 국산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였다.
그리고 자신은 외부 무장이 달린 F-1 삼족오 기체를 배당받아 이런저런 설명을 듣기 시작했으나 그의 눈에는 약한 습기가 맺혀있었다.
공군에서 생활하는 내내 자국 전투기가 없는 설움을 그대로 다 겪었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초창기 자신이 몰던 F-15K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마음대로 뜯어서 수리도 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이 돈 주고 산 기체인데, 마음대로 뜯어서 수리도 못 하고 미국 업체에서 수리를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그 설움 말이다.
그런데 이제 당당하게 대한민국에서 만든 4.5세대와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보고, 그것을 자신이 직접 조종하게도 되었으니까.
그러나 강영석이 모르는 것이 있었으니 그건 자신의 삼족오 기체도 4.5세대가 아니라 외부 무장만 제거하면 바로 5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된다는 그것이었다.
“빨리빨리 챙겨. 하나라도 빠뜨리면 안 되니까 다시 확인하고 알았나!”
“예, 대대장님.”
그 시간 국군 21사단 전차대대 대대장 서진수는 드디어 철원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에 대대원들을 독려해서 이삿짐을 싸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일지는 모르지만, 철원에서 대기하다가 중국이 침공하면 곧장 경원선을 타고 북한 평강으로 가서 북진에 북진을 거듭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21사단 전차대대만이 아니라 이 사단 직할 포병대대도 철원으로 이동하려고 이삿짐을 싸고 있었고, 수색대대도 대대 연병장에 늘어선 K808 장갑차와 사단 수송대대에서 지원을 나온 K-711A1 5톤 트럭에 짐을 싣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국군 2군단의 2, 7, 12, 15, 22, 23, 27사단의 전차대대와 포병대대, 수색대대도 철원으로 이동하려고 준비 중이었고, 2군단의 102기갑여단과 3기갑여단도 이동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탑승! 전원 탑승!”
그때 국군 2군단 직할 2특공여단도 이 행렬에 빠질 수 없었기에 여단 소속의 K808장갑차와 K-711A1 차량에 나누어 탑승했다.
이 2특공여단만이 아니라 2군단 각 사단 수색대대도 2군단의 특성에 맞는 정예 산악 수색대대에서 이제는 이처럼 장갑차나 차량을 이용한 기계화 차량화 수색대대로 거듭나고 있었으니 이도 국방개혁 이후의 변화라면 변화였다.
어떻든 이 2특공여단의 뒤를 따라서는 2군단에서 가장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제2, 3, 8포병여단이 움직였지만, 2군단 공중강습대대와 항공대대는 철원으로 가지 않았으니 이들은 차량보다 더 기동력이 뛰어난 헬기를 운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2군단 직할 항공대대에서는 AH-64 아파치 공격헬기 12대와 소형무장 헬기(LAH) 참매 36대, KUH-1 수리온 그리고 각종 무인기를 운용했으니 대대급 부대가 아니라 사실상 여단급 부대였으나 명칭은 대대였다.
어떻든 이렇게 국군 2군단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전쟁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 2군단보다 더 바쁜 부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해병대 그것도 1사단이었다.
“빨리빨리 탑승하라는 말 못 들었어!”
대한민국 해군의 독도급 강습상륙함 독도함, 마라도함, 백령도함에 천왕봉급(만재 8,000톤)과 고준봉급(만재 4,900톤) 상륙함도 아니라 해병 1사단 병력이 탑승하는 것은 바로 열차였다.
즉 동해선 열차를 타고 곧장 국군 2군단 102기갑여단이 떠난 강원도 고성으로 가서 그곳에서 대기하다가 중국이 북한을 침공하는 즉시 다시 동해선 열차를 타고 원산으로 북상할 예정이었기에 말이다.
이때 동해 북부선은 완공되어 지금은 시험 운항 중이었기에 해병 1사단이 탄 열차는 곧장 포항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갈 수 있었다.
이 해병 1사단과는 달리 해병 2사단은 유사시 사단 본부가 있는 강화도에서 바로 개풍군으로 상륙해 북상할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었고, 해병 6기동여단은 주둔지에서 역시 북상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충식 원사와 박유진 상사 그리고 이정수 중사와 공진기 중사 넷은 오늘부터 고리 원자력 발전소로 간다.”
“파견입니까?”
“그렇다.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서 적 특수부대의 침투에 대비한다. 숙식은 발전소에서 해결해 줄 것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소지품만 챙겨서 가도록. 알았나?”
“예, 대대장님.”
대한민국, 후방, 엄연히 따지면 북진하는 1, 2, 5군단과 3군단 지역이 아닌 서울, 경기,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전 지역을 책임지는 군단이 바로 6군단이었다.
이 군단은 국방 개혁 이전에는 수도군단 등이었지만, 지금은 6군단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예하에는 10저격연대, 11저격연대, 12저격연대, 10포병여단, 11포병여단, 12포병여단, 10방공여단, 11방공여단, 12방공여단, 10화생방여단, 11화생방여단, 12화생방여단, 10특공여단, 11특공여단, 12특공여단 그리고 직할 현무 유도탄여단, 60, 66, 72, 73, 75동원사단 그리고 31, 32, 35, 36, 37, 39, 50, 51, 53, 55향토사단을 거느린 막강한 군단이었다.
그중 10, 11, 12저격연대는 국방 개혁 이후에 창설한 부대로 부대원은 대한민국 국군 각급 부대에서 전역한 부사관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받아 만든 그야말로 6군단의 핵심 전력이었다.
넓은 후방을 책임지고, 적 특수부대의 침투에 대응하려면 다른 전력도 필요하지만, 전문화된 저격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래서 탄생한 부대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오늘 그 10저격연대 1대대의 김충식 원사와 박유진 상사, 이정수 중사와 공진기 중사 넷은 고리 원자력 발전소로 파견을 갔으니 중국 특수부대가 대한민국 후방에서 가장 노릴 만한 목표물은 아무래도 그곳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만약 그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라도 누출된다면, 부산은 물론 울산, 양산, 김해, 창원 등 그야말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핵심지역이 타격을 받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일시에 후방 지역이 공황상태에 빠져들 것은 자명했다.
그래서 이들 넷이 파견을 가기 이전부터 이 발전소에는 10특공여단에서도 파견을 나와 있었으니 그들 병력과 전문 저격수 넷과 자체 경비가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지키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