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172화 (172/470)

〈 172화 〉 서막(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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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대일청구권으로 받은 돈은 무상 3억 달러, 정부 간 차관은 2억 달러였으나 이 돈은 연리 35%, 7년 거치 20년 상환이라는 조건으로 10년간 제공하며, 민간 상업차관으로는 1억 달러 이상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돈들은 포항제철 건설에 무상 3,080만 달러와 유상자금 8,868만 달러가 쓰였고, 이는 한국 정부가 일본에서 받은 무상과 유상 자금 5억 달러의 23.9%에 달하는 돈이었다.

이 이외에도 이 자금을 사용한 곳은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 코레일, 케이티(KT), 외환은행, 케이티앤지(KT&G), 한국수자원공사 등 10여 곳에 이르는데, 이 중 외환은행에는 원자재 도입 등을 위해서 1억3,200만 달러(26.7%)가 투입되었다.

한국전력에는 무상 366만 6,000달러와 유상 178만 달러 등 544만 6,000달러가 투입됐다.

또한, 건설부의 소양강댐 건설공사에 4,122만 달러, 내무부의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724만 달러, 철도청의 철도시설개량 등에 2,116만 달러가 쓰였다.

그런데 정작 일제의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일본에 피해를 본 당사자에게 개인적으로 쓰인 돈은 없었으니 참 기가 찰 노력이었다.

그러니 나라도 북한의 대일청구권 자금을 받으면, 그들 피해자를 위해서 일부라도 사용할 계획이었다.

어떻든 이런 지시를 내린 다음 날 오지용이 데리고 간 일본이 납치했다고 주장하는 이들과 일본 정부 관리, 그 가족 등이 개성 평화공원에서 만났고, 아홉 가족이 일본으로의 귀화를 원하자 오지용은 즉석에서 허가했다.

그러나 나머지 가족은 시간을 가지고, 차차 생각해 보겠다는 바람에 한 달간의 시간적 여유를 주기로 오지용과 일본 정부 관리, 그 가족 등은 합의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가 기다렸다는 듯 대일청구권 선금 100억 달러를 한국 정부로 송금했고, 일본 총리 이시바의 담화도 발표되었으나 그 내용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내용이었다.

“개새끼들. 확실히 쪽발이 새끼들은 믿으면 안 돼. 뭐.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 이 빌어먹을 새끼들. 일본 왕궁에다가 핵미사일이나 한 발 쏴 버릴까 보다.”

일본 총리 이시바의 일제 강점에 대한 사과문은 딱 그것이었다.

바로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과 군의 강제성을 인정한 담화와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발표했던‘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줬다. 의심할 여지 없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라고 한 담화를 계승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도 열이 받아 일본 왕궁으로 핵미사일을 한 발 쏴 버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일본과 싸우고 그로 말미암아 미국과 싸울 때가 아니었다.

어떻든 일본 총리 놈의 사과는 이것이었고, 대일청구권 선금 100억 달러는 입금되었으니 그 돈으로 일본 강점으로 피해를 본 당사자들에게 소정의 위로금이라도 주고, 나머지 돈으로는 중국 침략에 대비하고, 북한 경제를 더 활성화하는 등에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공정통제사는 알겠는데, 합동 최종공격통제관은 뭐 하는 사람이야?”

“공군의 폭격을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해.”

“공군의 폭격?”

“응, 공군의 지상 공격을 책임지는 사람.”

“그러고 보면 공화국이랑 달리 남조선 공군은 막강해. F-35A 스텔스 전투기만 해도 200대고, 이제는 F-1 삼족오라는 전투기도 자체적으로 만들어 낸다면서?”

“그래도 남북 공군이 싸울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지. 안 그래?”

“그건 맞다.”

민은정과 수진은 이때 신의주에 도착해서 유유히 흘러가는 압록강을 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정보기무사 요원 둘은 호위총국 요원들과 함께 중국 북부 전구를 감시 정찰할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기에 둘은 여유롭게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진짜 중국이 쳐들어오면, 우리 남북이 힘을 합쳐도 이길 수 있을까?”

“남북이 힘을 합치는데, 못 이길 이유도 없지 않을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 와중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을까.”

“그렇겠지. 그러나 아직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니니까 이런 이야기 그만하자. 그런데 여기 뭐가 유명해?”

“우리끼리 맛있는 것 먹기는 어려울 거야. 저기 신의주 시당위원장과 8군단장까지 오잖아.”

“역시 민 장군님 권력은 무시무시해. 그러니 8군단장까지 달려오잖아. 맞지?”

“강 비서관님, 잘 모시라고 위원장 동지께서 연락했겠지. 이런 것을 보면 역시 강 비서관의 힘은 북남을 가리지 않네.”

두 여자가 이런 말을 하는 찰나 신의주 시당위원장 오철록과 북한 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이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왔다.

“하하하! 민 소장, 어서 오시오. 그리고 처음 뵙겠습니다. 조선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입니다.”

“환대해 주어 감사합니다.”

“신의주 시당위원장 오철록입네다.”

“반갑습니다. 강수진이에요. 그리고 여기는 잘 아시는 민은정 소장님이시고요.”

“민은정 소장님은 물론 잘 압니다. 그런데 민 소장님, 위원장 동지께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복귀하시라고 전하라 했습니다.”

“빨리요?”

“예, 일본에서 100억 달러라고 말하면 알 것이라고 했습니다.”

“강 비서관, 저 사람들 두고 가면 안 되겠지?”

“혹 일본에서 대일청구권 100억 달러를 보낸 거야?”

“그런 것 같아. 그러니 위원장 동지께서 나를 빨리 오라고 하시겠지. 아마 너랑 같이 한국으로 바로 내려갈 수도 있겠다. 쇼핑하러. 호호호!”

수진과 민은정은 그 길로 신의주 시당위원장 오철록과 북한 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 그리고 호위총국과 정보기무사령부 요원 둘과 함께 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으나 그 주된 이야기는 역시 일본이 보낸 100억 달러였다.

그런데 점심 메뉴로 올라온 불고기보다는 같이 나온 배속 김치 맛에 반한 수진이 기어이 이렇게 말했다.

“이 배속 김치 좀 싸주면 안 될까?”

“왜 남조선으로 가져가게?”

“응, 진짜 맛있다.”

“강 비서관님이 원하면 싸 주어야지요. 호호호!”

배속 김치란 배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백김치를 말아 넣은 것도 있고, 아예 배와 함께 담그는 방법도 있고 여러 가지인데, 지금 수진이 먹는 것은 전자 즉 배 속을 파내고 백김치를 말아 넣은 것이었다.

어떻든 그렇게 신의주에서의 일을 대충 마치고, 수진과 민은정은 평양으로 향했고, 정보기무사 요원 둘은 호위총국 요원 둘과 함께 신의주에 남았는데, 아직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은 조선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했으므로 중국을 감시 정찰할 적당한 장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수진이 평양에서 서울로 돌아오고, 민은정과 오지용 등도 서울로 와서 대일청구권 선금 100억 달러로 북한에 필요한 물품 쇼핑을 한동안 하고 난 7월 말의 어느 여름 저녁, 서한국이 육군 부사관학교에서 퇴교해 하사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수진 앞에 나타났다.

“수고했다.”

“딱 그 한마디야! 뺑이치고 왔는데.”

“이 철없는 동생아, 나도 너 만큼 뺑이치고 있고, 아직 휴가도 못 가고 일하고 있다. 이 더운데.”

“대북정책비서관이 뭔 할 일이 그렇게 많다고 뺑이를 쳐.”

“얼마 전에는 북한 신의주까지 갔다 왔다. 이 철없는 아가야. 그런데 너 오늘 날 잡고 온 거야. 아니면 어디 가서 점이라도 치고 길일이라고 해서 온 거야. 뭐야?”

“뭔 소리야.”

“따라와. 네가 꿈에도 그리는 사람 만나게 해주고, 우리나라 최고 호텔 프렌치 요리도 먹여 줄 테니까.”

“내가 꿈에도 그리는 사람이 누군데? 그리고 뭐 프렌치 요리라고?”

그 길로 수진은 서한국을 데리고 신라호텔 프렌치 식당으로 갔고,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민은정을 만났다.

그때 민은정을 보고 환호성이 아니라 괴성을 지른 서한국의 표정은 한마디로 가관이었다.

“장군님, 저번에 이야기한 내 동생이야. 하필이면 오늘 휴가를 나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데려왔으니까 이해해줘.”

“물론. 그런데 동생이 귀엽게 생겼다.”

“충성! 하사 서한국. 이렇게 뵈게 되어 가문의 영광입니다. 우와!”

“야 인마! 대한민국 육군 하사가 조선 인민군 소장에게 충성이라고 경례하면, 너 뭐야? 인민군이야? 국군이야?”

“민 장군님과 함께라면 인민군 해도 상관없겠다. 왜!”

“정보기무사령관에게 전화해야겠다. 여기 얼빠진 육군 하사 한 명 있으니까 잡아가라고.”

“해라 해! 그리고 장군님, 반갑습니다. 저는 서한국으로 예전부터 장군님의 팬으로······. 그런데 실물이 화면보다 훨씬 더 예쁘십니다. 그리고 실례가 안 된다면 같이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민은정을 보고 진짜 정신이 빠졌는지 정신이 나갔는지 아니면 혼까지 빠진 건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이런저런 말을 쏟아내는 서한국을 보는 수진의 표정은 기가 막힌 딱 그 자체였다.

“장군님, 보다시피 애가 좀 모자라니 이해를 좀 해.”

“귀엽기만 한데 왜 그래.”

“얘가 귀엽다고?”

“그래. 그리고 그동안 훈련받는다고 힘들었을 것인데, 뭐 시키자. 어서!”

“강수진! 민 장군님 말씀 들었지.”

“뭐라고?”

그렇게 수진과 서한국은 옥신각신 아옹다옹하면서 콜리플라워 크림의 오세트라 캐비어, 샬럿 피클 마이크로 샐러드와 바질 오일의 꽃새우 마리네, 대게 무슬린과 크림 수프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를 먹고, 와인까지 마시면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갔다.

“민 장군 보면서 침 그만 흘리고, 이제 1기갑사단으로 원대 복귀하는 거야? 아니면 다른 부대로 가는 거야?”

“1기갑사단으로 간다. 하나 원대 복귀는 아니고, 사단 직할 저격수 중대로 갈 것 같다.”

“1기갑사단에 저격수 중대가 있었어?”

“이번에 만들었다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고, 일단 그리로 갈 것 같아.”

“그 부대로 가기 싫으면 말해. 이 누나가 다른 건 못 해줘도 네가 가고 싶은 부대로는 보낼 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말인데 집에서 가까운 원주로 보내줄까? 아니면 후방인 부산으로 보내줄까?”

“빽은 싫다. 그것도 강수진 네 빽은 더더욱 싫다.”

“어디 가고 싶은 곳이 있기는 있는가 보네. 어디야? 이 누나가 합참의장 아니, 국방부 장관님께 직접 이야기해서 보내준다. 어디야? 그리고 인마, 빽이 아니라 내가 그동안 국방부에 해준 것에 대한 아주 미약한 미미한 보답이라고나 할까. 그러니 말해. 어디 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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