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1화 〉 서막(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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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반항공군 제2 방공포병사단 3연대에 다시 비상이 걸린 것은 또다시 나타난 무인기 때문이었다.
보나 마나 북한 영해 가까이 들어온 중국 해군이 함상에서 날린 무인기였지만, 낮이고 밤이고 가리지 않는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북한 자체로 만든 M-1992 자주 대공포의 쌍열 30mm 기관포가 분당 약 1,000발의 탄을 날리자 중국 해군이 날린 무인기는 가루가 되어 바다로 추락했다.
이 3연대에는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방금 발사한 M-1992 쌍열 30mm 자주 대공포 그리고 M-1984 ZPU-4 14.5mm 4연장 대공 기관총, M1985 37mm와 M-1939 37mm 쌍열 자주 대공포, M-1985 2연장 57mm 자주 대공포, KS-19 100mm 대공포 등이 있었다.
여기에 사거리 13km~48km인 번개 2호와 번개 3호 지대공미사일까지 있었고, 보병이 휴대한 화승총 지대공 미사일까지 배치되어 있었다.
또한, 중국군의 상륙 공격에 대비해서 폭풍호 전차와 준마 장갑차까지 배치되어 있었기에 장산곶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이 연대는 한마디로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연대장 동지, 무인기 격추 했습네다.”
“벌써 몇 번째야?”
“오늘로 36번째 무인기 입네다.”
“다들 보았듯이 오늘도 중국 해군 아새끼들이 눈에 불을 켜고 무인기 날린다. 그러니 우리도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저 무인기에 언제 폭탄을 실어 자살공격을 해올지 모르니까. 다들 알갔어?”
“예, 연대장 동지.”
“좋아. 즉시 사단에 또 무인기가 나타나서 격추했다고 보고 하라우!”
사단과 군단, 총참모부를 거쳐 이 보고를 받은 나는 즉시 이 연대에 전화를 연결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자 3연대장이 이렇게 전화를 받았다.
“제2 방공포병사단 3연대장 대좌 조용수입네다. 위원장 동지.”
“조 동무, 수고가 많소. 그런데 벌써 몇 번째 무인기라고?”
“36번째입니다.”
“혹 자살공격 무인기는 아니었소?”
“지금까지 격추한 기체 잔해를 살펴본 결과 모두 정찰용이었습니다.”
“정찰용이라······.그런데 그곳 방어시설은 완벽하다고 할 수 있소?”
“완벽하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만, 자꾸 무인기가 나타나니 자주 대공포가 몇 문 더 있었으면 합니다.”
“쌍열 30mm 자주 대공포 그리고 14.5mm 4연장 대공 기관총, 37mm 대공포를 더 보내주겠으니 방어에 만전을 기하시오. 알겠소?”
“예, 위원장 동지.”
“좋아. 그리고 자주대공포와 함께 돼지 50마리와 소 10마리, 대동강 맥주와 소주도 보내주겠으니 목만 적당히 축이고서 방어에 만전을 기하시오. 아, 굴착기도 1대 보내주겠으니 장마가 오기 전에 방어진지 보강도 잘하고 말이오.”
이렇게 전화를 끊고 호위사령관 이만철에게 내가 말한 것들을 즉각 제2 방공포병사단 3연대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중국 해군이 자꾸 무인기를 날려서 정찰하는 것으로 봐서는 그들도 그 방공포병연대가 눈엣가시 같은 존재임에 틀림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시설을 더 보강해야지.
그런데 한국에는 중국의 무인 정찰기가 날아오지 않나.
하여 그것을 알아보려고 민재인 대통령에게 연락하라고 하고는 잠시 기다리니 이렇게 전화를 받는 것이 아닌가.
“안 그래도 내가 전화하려고 했는데, 마침 잘했소.”
“뭔 일 생겼습니까?”
“일본 총리가 내일 100억 달러 입금 한다고 하오. 단, 납북자들을 개성 평화마을에서 그 가족, 일본 정부 관리, 일본 적십자사와 함께 면담하기를 원하오. 가능하겠소?”
“하하하! 가능하고말고요. 이미 다 찾아서 대기시켜놓았으니 즉시 개성으로 보내겠습니다. 그러니 일본 총리에게 그렇게 전하고, 사과문도 함께 발표하라고 하십시오.”
“뭔 사과문?”
“공화국을 불법으로 강점한 것과 강제 징용, 강제 징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등에 대한 사과지 뭔 사과겠습니까.”
“그렇다면 일본에 사과 제대로 받고, 돈 입금되면 뭐부터 가져갈 거요. 미리 준비해 놓게. 아, 그리고 뭐 때문에 전화했소?”
“사과는 제대로 받아야지요. 그리고 굴착기와 모니터, 컴퓨터, 산악 오토바이, 이유식, 분유, 의약품부터 준비해 주십시오. 그러고 한국에는 중국 정찰 무인기 안 날아옵니까? 우리 장산곶 제2 방공포병사단 3연대에는 벌써 36대나 날아와서 다 격추했는데 말입니다.”
“우리 백령도에도 7대가 날아왔고, 역시 모두 격추했소.”
“정찰용 무인기였습니까?”
국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예하 제5 방공유도탄여단 제1연대는 국방개혁 이후 창설된 부대로 백령도에 주둔하고 있었고, 슈퍼그린파인레이더와 연동된 애로우 3와 천궁 Block 1, 2, 그리고 패트리엇 PAC-3 MSE, 천마, 복합 비호, 자주 발칸, 지상 발사형 하푼 미사일 등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곳까지 중국의 무인기가 날아왔다.
“모두 정찰용이었고, 야간에 날아왔으며, 스텔스 무인기도 있었으나 모두 격추했소.”
“공중에서는 방공식별구역 침범, 해상에서는 영해 침범, 어선을 이용해서는 우리 해군의 대응도 알아보고, 힘도 빼놓더니 이제는 무인기까지. 이 짱깨들이 진짜 도발을 하려고 이러는 걸까요? 아니면······.”
“언제 도발하던 우리의 눈은 피할지 모르겠으나 미군 정찰자산의 눈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니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오.”
“미군이 확실하게 도와준답니까?”
“저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그 확답은 받지 못했지만, 중국에 관한 정보는 공유하기로 하고 이미 그 정보를 받고 있으니 그 문제도 조금만 더 기다려 보시오. 내 반드시 미군이 우리를 도와주도록 만들 것이니까.”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괴팍하고, 막무가내였던 트럼프가 이 시점에서는 이렇게 그리울 줄이야.”
“중국의 도발 대응 문제에 관해서는 나도 그가 그립소. 그러나 바이든도 곧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를 도와줄 것이오. 그런데 다른 물건은 다 이해를 하겠는데, 우리가 그렇게나 많이 지원한 굴착기와 산악 오토바이는 뭐하려고 또 가져가려고 하시오.”
“그동안 한국에서 지원해준 그리고 우리가 가져온 굴착기는 지금 전부 도로, 철도, 저수지, 하천 공사와 나무 심기, 농사 등에 사용하고 있어서 당장 군에 필요한 것은 없는 실정입니다. 하고 곧 장마가 올 것인데, 그 전에 각 부대의 참호와 대전차 장애물 등을 점검하고, 보수 보강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 굴착기 아닙니까. 그러니 바로 보내주십시오. 그리고 산악 오토바이는 우리 대전차 사단과 저격여단, 경보병 여단 일부 병력이 운용할 것이니 그것도 최대한 빨리 보내주십시오.”
그동안 한국에서 지원받고 또 가져온 굴착기는 말 그대로 지금 북한의 모든 공사 현장에 투입되어 공사에 동원된 인민들의 일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그 때문에 정작 굴착기가 필요한 군에서는 이용을 못 하는 실정이었다.
그것이라도 있어야 대전차 장애물도 손보고, 참호도 보강하고, 대전차 참호도 팔 것인데 말이다.
그리고 산악 오토바이는 저번에 가져온 것을 지금 대전차 사단에서 운용하고 있었는데, 아주 유용해서 대전차 사단은 물론 저격여단과 경보병 여단 일부 병력도 이용하게 할 예정이었다.
그러면 북한의 험악한 도로 사정과 산악이라는 지형 특성을 아주 잘 살려서 정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 혹 중국 내륙으로 진격하더라도 이 산악 오토바이는 기동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런 용도라면 내 최대한 물량을 준비해 놓으라고 지시하겠소. 아, 그리고 우리 강 비서관은 안전하게 잘 있소?”
“호위총국에서 경호하고 있으니 안심하십시오. 그리고 고작 1급 비서관에 앉혀놓고는 너무 막 부려 먹는 것 아닙니까?”
“수석이나 차관으로 승진시키면, 이리저리 국회에도 불려가고 이런저런 일도 해야 하니 지금처럼 누구의 간섭도 안 받는 1부속실에 있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오. 강 비서관도 그러기를 원하고.”
“하여튼 일 너무 막 부려 먹지 마십시오. 그 어린 애에게 보현사 복원도 모자라서 이제는 특수부대 애들도 맡기고, 중국 공작하는 애들도 맡기고, 월급도 많이 안 주면서 말입니다.”
“출장비는 많이 챙겨주겠소. 그리고 강 비서관이 나보다 부자요. 부자!”
“20억이 넘는 재산을 가진 민 대통령보다 무슨 부자입니까.”
“나는 서울에 아파트 한 채 없지만, 강 비서관은 여기 종로에 11억짜리 아파트 있지. 정기예탁금도 무려 10억 원이나 있지. 보통 예탁금에도 무려 수억 원이나 있지. 그것만 해도 20억 원이 훨씬 넘고, 나보다는 부자요. 부자!”
“혹 뒷조사라도 했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십니까?”
“뒷조사는 무슨 뒷조사. 다 강 비서관에게 들었지. 그리고 그 돈은 다 부모님과 오빠가 남겨준 유산이라고······.”
그 오빠가 나라서 더 할 말이 없었다.
어떻든 민재인 대통령과의 통화를 그렇게 끝내자마자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자 당 중앙 군사위원회 위원이자 정치국 위원이자 국무위원회 위원인 오지용을 불러서 이렇게 지시했다.
“부위원장, 일본에서 공화국의 대일청구권 선금 100억 달러를 입금한다는 연락이 남조선 민 대통령에게 왔다니 그 사람들 데리고 당장 개성 평화마을로 가시오. 그래서 일본 관리 등과 만나게 해주고, 각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라서 부위원장이 알아서 조처하시오.”
“위원장 동지, 정말 일본에서 100억 달러 입금한다고 했습니까?”
“남조선 민 대통령과 방금 통화했으니 확실할 것이오.”
“감축합니다. 위원장 동지.”
“감축할 일만은 아니니 우선 그 일을 마무리 짓고, 남조선에도 다녀와야겠소.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물품부터 가져와야 하니까 말이오.”
“민은정 소장도 같이 가야 하는데······.”
“민은정 소장은 지금 다른 일로 평양에 없으니 그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즉시 부위원장과 합류시킬 것이오. 그러니 그 일은 우선 부위원장이 책임지고, 그 사람들을 자유의사에 따라서 잘 조처하고, 당장 공화국에 필요한 물품부터 가져오시오.”
“예, 위원장 동지.”
오지용에게 일본이 납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을 데리고 개성 평화마을로 가라고 지시한 이후 내각총리 임재룡을 불러서는 이렇게 물었다.
“그래, 그동안 조사한 결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살아있는 사람이 있었소?”
“7명이 아직 살아있습니다. 위원장 동지.”
“음, 하면 징용이나 징병 피해자는?”
“징용 피해자는 23명, 징병 피해자는 11명이 생존해 있었습니다.”
“일단 그 생존자들부터 이 평양으로 데려오고, 징용, 징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사망자 가족은 다 확인해 놓았소?”
“거의 확인했으나 여전히 파악되지 않는 가족이 일부 있습니다. 위원장 동지.”
“내각을 총동원해서라도 즉각 그 가족을 찾으시오. 일본이 대일청구권 선금 100억 달러를 남조선으로 입금한다니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 주어야 하니까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