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9화 〉 서막(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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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 군의 정찰자산이 중국 북부 전구를 직접 정찰하려고 북한 영공에 들어가지는 못했기에 합참의장 김태호가 이런 부탁을 한다는 것을 수진은 알았다.
그러나 이 정도면 이미 민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었을 것이기에 수진이 즉각 이렇게 물었다.
“대통령님께는 이미 허가받은 사항입니까?”
“장관님을 통해서 이미 대통령님께 건의된 사항인데, 대통령님의 지시 사항은 내가 뭐라고 말 안 해도 이쯤이면 강 비서관이 알겠죠.”
“저에게 밥부터 사고, 부탁하라고 하셨군요. 그렇죠? 그랬으니 그동안 밥도 안 사던 의장님이 난데없이 밥 산다고 저를 불러냈고요.”
“하하하! 강 비서관에게는 뭘 숨기지도 못하겠소.”
“그런데 다른 기종은 다 알겠는데, RF-35와 RF-2 삼족오는 뭔가요?”
“간단하게 말해 F-35A와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를 정찰기로 개조한 기체로 이번에 실전에 배치했소.”
“그렇군요. 그런데 의장님, 군에서 다 알아서 하겠지만, 우리 군의 E-8 Joint STARS 지상 조기경보통제기와 글로벌 호크 정찰기, RC-135V/W 리벳조인트 전자전 정찰기가 북한 영공으로 들어가서 북부 전구를 정찰하면, 중국군이 단박에 알아챌 것이고 그럼 오히려 아니한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데, 그래도 하시겠습니까?”
“그래서 RF-35와 RF-2 삼족오 스텔스 정찰기도 투입하려는 것이오.”
“스텔스 정찰기라고 해서 중국의 감시망에 안 잡힌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RF-35와 RF-2 삼족오 스텔스 정찰기는 중국 레이더에 잠자리나 벌 정도 크기로 잡힐 것이니 다른 기체와는 달리 제대로 정찰할 수 있을 것이오.”
수진은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았으나 중국의 대 스텔스 레이더들이 그동안 보여준 능력은 그런 불안함을 조금은 잠재워주었다.
“아무리 중국 레이더들이 스펙과는 다른 사양으로 서방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니 스텔스 정찰기와 스텔스 무인 정찰기들만 조심해서 운용하는 것으로 하시죠.”
“스텔스 정찰기와 스텔스 무인 정찰기들만 운용해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니 좋소.”
“그런데 제가 알기로 이번에 F-2 삼족오 스텔스기를 개발하면서 그 스텔스 기술로 같이 개발한 무인 스텔스 정찰기와 무인 스텔스공격기는 작전 반경이 짧아 북한 영공을 지나 중국 영공까지 들어가기에는 무리인 것으로 아는데, 그럼 그 운용요원과 장비 등을 북한으로 보내서 중국 북부 전구를······.”
“역시 강 비서관이오. 그렇소. 그 운용요원과 장비들도 북한으로 가서 중국 북부 전구를 감시 정찰했으면 하니 그것도 좀 도와주시오.”
“그럼 이 저녁이 아주 비싼 저녁이네요.”
“또 봐서 이번에는 점심을 사겠으니 꼭 좀 도와주시오.”
“의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에게 또 다른 부탁이 있군요. 뭔지 속 시원하게 말씀하세요.”
우리 군이 운용하는 무인기 종류는 많았지만, 비교적 대형으로는 예전부터 운용하던 RQ-101 송골매와 그것을 국방 개혁 이후 개량한 송골매 2 그리고 무인공격기로 개량한 소형의 송골매 3가 대표적이었고, 내가 준 설계도로 만든 대형 무인 스텔스공격기 흑룡도 있었다.
그리고 여기 또 2종류의 무인기가 더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내가 준 설계도의 중국 샤프 소드 기술과 J-20의 스텔스 기술 등을 바탕으로 새로 만든 무인 스텔스 정찰기 올빼미와 중형 무인 스텔스공격기 말벌이 그것이었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소형 송골매 3, 중형 말벌, 대형 흑룡이라는 무인 공격기도 보유하게 되었으니 이것도 다 내 덕분이었다.
그런데 올빼미와 말벌 둘 다 그렇게 대형 기체가 아니라서 운용반경이 약 200km밖에는 되지 않았으니 중국 북부 전구를 감시 정찰하려면, 북한 영토 그것도 저 평안북도나 자강도, 양강도 깊숙한 곳으로 가야 했고, 그곳으로 가서도 북부 전구 전체를 감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군에서는 E-8 Joint STARS 지상 조기경보통제기와 글로벌 호크 정찰기, RC-135V/W 리벳조인트 전자전 정찰기를 운용하고 싶어 했으나 그건 너무나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그럼 강 비서관, 그 무인 스텔스 정찰기 올빼미 운용요원과 장비 그리고 우리 군의 합동 최종공격통제관(JTAC, Joint Terminal Attack Controller), 공정통제사(CCT, Combat Control Team), 정보기무사령부 요원들도 북한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시오.”
“어려운 문제군요.”
“강 비서관이라면 해낼 수 있다고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셨다던데 꼭 좀 부탁하오.”
“총원 몇 명입니까?”
“합동 최종공격통제관 1명, 공정통제사 1명, 정보기무사령부 요원 2명과 무인 스텔스 정찰기 운용요원 11명 합쳐서 15명이오.”
“그 15명이 중국 북부 전구를 감시 정찰한다. 그런데 합동 최종공격통제관과 공정통제사는 지금 당장은 필요 없지 않습니까? 무인정찰기 운용요원과 정보기무사 요원은 중국 정보를 수집하려면 필요하지만 말입니다.”
“우리가 선제 타격할 목표도 있기에 꼭 필요한 인원이오.”
“그렇다면 중국 내 활동도 병행하겠다는 말이군요.”
“중국 내 활동은 국정원과 정보기무사령부가 이미 하고 있으니 그 인원들과 연계하여 활동할 것이오. 또 북한 정찰총국 등도 중국 내에서 활동하니 그들이 입수한 북부 전구 정보도 우리가 획득했으면 좋겠는데.”
합동 최종공격통제관은 간단하게 말해 항공기의 무장 투하와 해제 권한, 공격 방향 지정, 무장 추천, 최종 공격 여부, 재타격 지시 등 항공화력 전 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다.
공정통제사는 공군 소속의 특수부대로 유사시 공수부대가 적진에 침투할 수 있도록 항공기를 유도하고, 아군 전투기의 폭격을 지원하며, 지상 정보 수집, 물자 투하, 병력 착륙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니 이들이 중국과 가까운 북한 영내에서 활동하면서 이미 중국 내에서 활동 중인 국정원과 정보기무사령부 요원들과 연계하여 중국 내 선제 타격해야 할 목표물을 획득, 재설정 등등을 하겠다는 말이었다.
이러니 전쟁이 목전으로 다가온 것 같아서 수진은 갑자기 목이 막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서 마음을 다잡아 먹고는 이렇게 말했다.
“의장님, 국정원장님, 안보실장님, 국방부 장관님 그리고 정보기무사령관님이 해야 할 일을 죄다 저에게 맡기시고, 고작 점심 한 끼를 더 사시겠다고요.”
“술도 사겠소.”
“뭐라고요?”
“군인이 뭔 돈이 있겠소. 그러니 꼭 좀 부탁하오.”
“국방부 특수활동비는 다 뭐하는데, 의장님이 밥 한 끼 살 돈이 없습니까? 그것도 이런 중요한 일을 추진하면서요.”
“그것이······.”
“됐습니다. 제가 가난한 것도 아니니까 오늘은 제가 사죠. 대신 그 사람들 최정예로 뽑아야 하고, 북한에서 활동해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물론이오. 그리고 이미 그런저런 교육을 하고 있으니 본연의 임무만 수행하지 북한에서 엉뚱한 짓은 안 할 것이오.”
“우리 군 최초의 북한 파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그 사람들이 본연의 임무가 아닌 진짜 엉뚱한 일을 벌이면 남북이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단박에 무너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그건 저로서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니 의장님이 다시 한 번 더 그 인원들에 대한 교육을 점검해 주십시오.”
수진의 말처럼, 합동 최종공격통제관 1명, 공정통제사 1명, 정보기무사령부 요원 2명과 무인정찰기 운용요원 11명 합쳐서 15명이었지만, 우리 군 최초의 북한 파견이었다.
그러니 본연의 임무가 아닌 괜한 엉뚱한 짓을 벌이다가는 그동안 쌓은 남북의 신뢰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었기에 수진은 이렇게 강조 또 강조했다.
“걱정하지 마시오. 내 직책을 걸고서라도 그 인원에 대한 교육은 철저히 해 놓겠으니까.”
“그럼 됐나요. RF-35와 RF-2 삼족오 스텔스 정찰기와 올빼미 무인 스텔스 정찰기에다가 최종공격통제관 1명, 공정통제사 1명, 정보기무사령부 요원 2명과 무인정찰기 운용요원 11명, 합쳐서 15명의 북한 파견.”
“맞소. 그것만 강 비서관이 잘 좀 해결해 주시오. 그럼 내 그 은혜 잊지 않고, 점심도 사고, 술도 사겠소.”
“제가 비록 나이도 어리고, 세상 물정에 대해서는 개뿔도 모르지만, 대통령님의 제안에 청와대에서부터 일하기 시작한 그 날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하면, 제 이 작은 능력으로도 내 조국 대한민국과 북한을 포함한 우리 민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의장님은 저에게‘은혜’이런 말 사용하지 마십시오. 지금 우린 다 같은 대한민국 공무원이니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그저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하하하! 역시 강 비서관이오. 내 처음 대통령님이 강 비서관을 뽑았다고 할 때 마치 박근애 정권의 유천추 행정관과 같은 그런 인물인 줄 알았소. 그런데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그런 인물과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고, 그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한 수많은 일을 해낸 것은 물론 이제는 국정원장님, 안보실장님, 국방부 장관님 그리고 정보기무사령관 이 4명이 해야 할 일을 혼자서 다 해내고 있소. 거기다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 말, 참 가슴에 와 닿소. 그래서 말인데, 나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보겠소. 또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에는 나이, 학력, 출신, 경륜, 세상 물정 이런 것은 정말 개뿔도 아니라는 것을 오늘 강 비서관의 이야기를 듣고 깨달았소. 고맙소.”
“칭찬이 너무 과분한데요. 그런 의미에서 밥값은 제가 내겠습니다. 또 그래야 김영란법에도 걸리지 않을 것 같은데요.”
“내가 내야 김영란법에 안 걸리는 것이 아니오?”
“그럼 각자 내죠.”
“그럴 수야 없지. 그런 부탁을 하면서 밥까지 안 사면 말이오. 그건 그렇고 강 비서관, 혹시 남자친구 있소? 저번 대통령님께서 합참과 공군에서 가장 잘생긴 총각 소개해주라고 한 것을 보면 없는 것 같은데 혹 없으면, 내가 한사람 소개해주면 안 될까? 강 비서관도 아는 사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