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7화 〉 폭풍전야(9)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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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잔수, 중국 권력 서열 3위이자 정치국 상무위원은 그렇게 북한을 떠났다.
그가 떠나는 것을 붙잡지도 막지도 않은 것은 더는 말을 해봐야 입만 아플 것 같아서였다.
또한, 중국은 이제 말만 할 것 같지가 않고, 행동으로 나올 것 같았으니 잡아서 또 말해 봐야 뭐 하겠는가 하는 심정이었다.
하여튼 그를 보내고는 즉각 총참모장 김진성을 불러서 이렇게 말했다.
“총참모장, 이즈음 중국 북부 전구의 움직임과 방금 떠난 리잔수의 말과 행동, 표정을 보아하니 지금보다는 더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소. 안 그렇소?”
“위원장 동지, 만반의 준비가 이미 끝난 상황입니다. 하나 위원장 동지께서 이렇게 염려하시니 모든 것을 다시 한 번 더 점검해 보겠습니다.”
“그래 주시오. 그리고 중국군이 압록강을 넘어오면 제일 먼저 피해를 볼 신의주 인민들을 개성으로 이주시키는 작업은 잘 진행 중이오?”
“노동력이 있고, 이주를 원하는 인민은 모두 개성으로 이주를 완료했으나 고령이고, 죽어도 고향에 남겠다는 이들 다수가 여전히 신의주 등지에 남아있습니다.”
“강제로 이주시키지 않는 이상 굳이 남겠다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겠지. 대신 유사시 대피나 잘하도록 조처하시오.”
“유사시 교도대, 로농적위군, 붉은 청년근위대, 인민 내무군에서 조처하도록 해놓았습니다.”
“그럼 되겠군. 그리고 압록강 철교와 신압록강대교, 만포대교 등에는 적절한 조처를 해 놨소?”
“중국이 그 다리들을 공화국 침략에 이용할 수 없도록 이미 조처가 되어있습니다.”
중국 단동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 철교와 그 남단에 있는 신압록강대교에는 유사시 폭파 준비가 이미 되어 있었기에 총참모장 김진성이 이렇게 말한 것이다.
“대전차 사단의 준비는?”
“신의주와 정주-안주-평양을 잇는 도로, 의주와 구성-영변-개천-순천-평양을 잇는 도로, 압록강 수풍-삭주-구성-정주-안주-평양을 잇는 도로 등 각 곳에 배치되어 준비를 끝낸 상태입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더 점검하고, 각 기갑사단과 기갑여단도 점검하시오. 또 가장 중요한 전략군도 점검하고, 특수작전군의 훈련은 끝났소?”
“이번 주에 끝납니다.”
“그럼 남조선 특전대원들은 아직 우리 대원들과 개마고원에서 훈련하고 있겠네.”
“예, 위원장 동지.”
내 동생 수진에게 사랑한다고 했다는 서민재라는 놈이 어떤 놈인지는 몰라도 아직 개마고원에서 훈련하고 있다니 죽여 버리라고 하려다가 그만두고, 대전차 사단에 관해서 더 물었다.
이때 대전차 사단 본부는 평안남도 안주에 있었고, 각 연대는 총참모장 김진성이 말한 그 도로 주변에 배치되어 있었으니 만약 전쟁이 진짜 벌어진다면, 미사일 전과 공중전에서는 유용하지 않아도 중국군의 전차와 장갑차 대응에는 제법 유용할 것이었다.
어떻든 불안한 마음에 총참모장 김진성과 제법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도 다시 호위사령부를 점검하고, 이어서는 내가 직접 전략군도 점검했다.
그때 한국군 합참에서도 다시 한 번 더 중국군 침공과 그 저지를 위한 북진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다.
“자, 유사시 중국군이 압록강을 넘어오면 육군은 1군단 예하의 1, 2, 5기갑여단이 선봉에 서고, 그 뒤는 1기갑사단이 맡고, 30기계화보병사단, 19기동여단, 25기동보병사단, 1, 5, 6포병여단과 3, 5, 6, 28보병사단 등은 그 뒤. 1특공여단과 1, 5, 6공병여단, 66, 72, 73, 75동원보병사단과 기타 예하 부대, 1항공여단은 작전계획처럼 행동하오. 이의 있는 사람?”
“일단은 없습니다만, 1군단의 뒤가 아닌 제2의 진격로는 확실하게 우리 해병 6여단이 맡는 것입니다.”
“평양까지는 어차피 같이 가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중국군의 진격로에 따라서 우리 군도 제2, 3의 진격로를 만들어야겠지요.”
“그걸 모르는 사람이 여기 누가 있소. 중국군이 어디로 내려오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선택과 작전도 달라진다는 것을 말이오. 그래서 말인데, 중국이 최단 거리인 신의주와 정주-안주-평양을 잇는 선과 의주와 구성-영변-개천-순천-평양을 잇는 선, 지금 가장 유력한 그 두 선이 아니라 압록강 수풍-삭주-구성-정주-안주-평양을 잇는 선과 함께 다른 제3의 선도 선택한다면,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지금 우리는 1군단과 5군단이 중국군을 막을 2개의 방패인데 말입니다.”
“우리의 3번째 방패는 2군단의 102기갑여단과 3기갑여단에 내로라하는 사단들 즉 칠성부대, 승리부대, 이기자부대, 노도부대, 을지부대, 백두산부대, 율곡부대, 철벽부대 등이오.”
“중국군이 국경을 넘어오면 누가 먼저 평양까지 진격하느냐 하는 싸움인데, 그들 사단에는 기동력이 없지 않습니까?”
“그건 2군단장에게 들으시오.”
합참 수석부의장 김정철의 이 말에 그동안 이 대화에 끼었던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 1군단장 이철영, 육군 부의장 김진규 등이 동시에 2군단장 강인철을 쳐다봤다.
“그런 부담스러운 눈빛은 사양입니다. 그리고 수석부의장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우리 군단의 2, 7, 12, 15, 21, 22, 23, 27보병사단 이렇게 8개 보병사단의 직할 전차대대와 포병대대 여기에 수색대대 이렇게 총 24개 대대로 기계화사단을 능가하는 임시 2기갑사단을 만들어서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하여 우리 2군단에서는 이미 몇 번의 연습까지 끝냈습니다.”
“각 사단 직할 전차대대는 현재 전부 K2 흑표전차와 K1A2 전차고, 포병대대도 K-9 자주포와 K55A1자주포로 무장하고 있어 기동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각 사단 수색대대는 무슨 수로 북한까지 간다는 말입니까?”
“지금 각 사단에 배치된 K808과 K200A1장갑차가 몇 대인지 아십니까? 그러니 수색대대만이 아니라 군단 직할 2특공여단까지 모두 장갑차로 수송 가능하므로 각 사단 및 군단의 수송대대까지 동원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그들 수송대대는 보급품과 후속 부대 수송만 해주면 됩니다. 또한, 군단 직할 항공대대와 공중강습대대, 제2, 3, 8포병여단까지 있으니 이만하면 1기갑사단에 뒤지지 않은 전력으로 제3의 방패가 되지 않겠습니까.”
“으음!”
“아!”
2군단장 깅인철의 이 설명에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와 1군단장 이철영 등이 이런 탄성을 터트렸다.
나름 제법 획기적인 방법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부대를 편성하면 8개 전차대대와 8개 기갑수색대대, 8개 포병대대, 1개 항공대대와 공중강습대대 그리고 천무다연장로켓으로 무장한 제2, 3, 8포병여단 등을 보유한 기갑사단 급의 부대가 탄생하는 것이니 말이다.
기실 1군단 1기갑사단의 전력은 K2 흑표전차 396대, K21 장갑차 264대, K-9 자주포 87대 등이었으니 2군단 8개 전차대대의 전차 수량 352대는 그에 못지않은 전력이었다.
또 2군단의 내로라하는 사단 수색대대 대원들의 전투력은 1기갑사단 하차 보병과 비교하면 우위에 있으면 있었지 결코 그 아래가 아니었다.
그러니 대한민국 국군은 하나의 방패가 아니라 하나의 창이 더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모두 2군단장의 말을 들었으면, 휘하 부대를 다시 한 번 더 점검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시오. 요즈음 중국의 움직임을 보면 시기가 멀지 않았음을 피부로도 느껴지니까 말이오.”
“딴죽을 걸려는 것이 아니라 만약 중국이 제3의 선이 아니라 제4의 진격로를 개척해 내려오면 그때는 어떻게 합니까?”
“그때는 공 사령관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해병대가 막으면 되지 뭐가 걱정이오.”
“정말이십니까?”
각 군단장과 각 사령관, 육군 수석 부의장 김정철의 대화와 작전 계획을 가만히 듣고만 있던 합참의장 김태호가 나선 것은 그때였다.
“중국이 제4의 진격로로 오거나 제3의 진격로로 오거나 해병 1사단은 원산으로 가서 일격을 가해야 하니 해병대 사령관은 이 점을 명심하고,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착실히 하시오. 알겠소?”
“예, 의장님! 그리고 우리 해병대는 오늘 당장에라도 원산으로 갈 수 있으니 준비 같은 것은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해병대가 아니라 대한민국 해병대. 대통령님이 그 말을 들으면 어쩌려고. 그리고 준비는 하면 할수록 생기는 것이니 1사단뿐만이 아니라 2사단도 1군단의 뒤를 따라서 진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조처를 해놓고. 알았소?”
“예, 의장님.”
“자, 이제 진짜 멀지 않았다는 것을 여러분도 느낄 것이니 각자 맡은 부대를 즉각 북진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더 준비를 점검하고, 기동력이 생명이니 각 부대의 수송 수단 및 전시 필요한 차량 동원 숫자도 정확하게 계산하여 즉각 차량 동원령이 내려지도록 그것도 다시 한 번 더 살펴보시오. 모두 알겠소?”
“잘 알겠습니다. 의장님!”
이때 해병대는 여타 사령부 폐쇄와 그 예하 부대 통폐합을 거쳐서 해병 1사단은 정예화된 병력 5,000명으로 편성을 마무리 지었다.
이 인원이 대한민국 해군과 해병대가 자력으로 한 번에 적진에 상륙시킬 수 있는 최대한의 병력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1사단이 이렇게 정예화된 반면 2사단은 1사단 감축 인원까지 받아들여 병력이 약 1만 5,000여 명으로 늘어난 대신 서북도서를 다 방어하고 있었다.
해병 6기동여단은 K2 흑표전차 총 88대와 K21 장갑차 44대, K-9 자주포 18대, 그리고 AH-64 아파치 공격헬기 20대, AH-1W 슈퍼 코브라 공격헬기 36대, OH-58D Kiowa 헬기 12대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럼 나는 미래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자 주한미군 사령관을 만나기 위해서 먼저 가겠으니 다들 다음에.”
합참의장이자 미래연합군사령부 사령관이 된 김태호가 그렇게 자리를 떠나려 하자 뭐가 궁금한 게 그리 많은지 해병대 사령관 공경호가 떠나려는 그를 붙잡으려고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의장님, 중국이 쳐들어오면 주한미군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우리랑 손잡고 중국과 싸우는 것입니까? 주한미군 말고 주일미군과 미 해병대는 또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