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5화 〉 폭풍전야(7)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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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이야기로 사람 속만 뒤집어 놓은 민재인 대통령을 태운 대한민국 공군 1호기와 때깔부터 좋은 F-1 삼족오가 어랑 비행장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또 사람 약을 올리듯 어랑 비행장을 한 바퀴 선회한 이후 남쪽으로 기수를 돌리는 것이 아닌가.
빌어먹을!
그건 그렇고 이로써 청진, 단천, 고성, 개풍의 복합화력발전소는 돌아가기 시작했으니 발전소마다 1,100MW의 전기를 생산할 것이다.
그럼 북한 인민 약 400만 명 이상이 쓸 수 있었으니 나는 나의 이 위대한 업적, 즉 북한 전력난을 해소한 위대한 지도자가 됐고, 그러므로 인민들이 나를 칭송하는 소리만 들으면 됐다.
“강 비서관과는 무슨 이야기 했어?”
“서민재 중위 이야기했습니다. 위원장 동지.”
“민 소장이 저번에 이야기한 그 남조선 특전사 707특임단의 중위?”
“예, 위원장 동지. 그자가 강 비서관에게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그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답니다.”
“진짜야?”
“예, 사실입니다.”
내 동생 수진에게‘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라고 편지를 보낸 놈이 있다.
얼마 전에 민은정 소장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기어이 놈이 편지까지 보냈다니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개마고원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했으니 그냥 죽여버리라고 할까.
“강 비서관은 그 편지에 대해 뭐래?”
“훈련 마치고 돌아오면 특전사령관에게 말해 서민재 그자를 영창 보낸답니다.”
“하하하!”
“왜 웃으십니까?”
“아니 그냥. 그런데 민 소장이 보기에는 어떻게 될 것 같아?”
“저는 두 사람이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강 비서관에게 친구라고는 춘천에 사는 이수영이라는 애밖에 없고, 직계 가족도 없으니 남자친구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직계 가족이 나다 인마.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으나 그만두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제 남자친구를 사귈 때도 된 것 같기는 같았다.
아니, 내가 아직 강백호로 수진과 둘이 산다고 해도 남자친구 사귀는 것까지 반대할 수 있을까.
아마, 못할 것이다.
“그럼 중간에서 다리 더 놓아줘. 한데, 진짜 괜찮은 놈이었어?”
“일단 잘 생겼습니다. 그리고 육군사관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했다니 최소한 장군은 되지 않겠습니까. 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하니 좋았습니다. 또 특전사 중의 특전사라는 707 특임단에서 뽑혀 온 것으로 보듯 신체조건도 좋습니다. 하여튼 이런 여러 조건으로 보았을 때······.”
“남자든 여자든 잘 생기면 뭐든 다 좋아 보이는구나. 그렇구나. 그렇지. 민 소장?”
“절대 아닙니다.”
“아니기는 뭘 아니냐. 어휴~”
강백호는 키 181cm, 체중 75kg의 조기 축구와 헬스로 단련된 근육질 몸이었고, 얼굴도 그런대로 생겼었다.
그런데 이제는 짜리몽땅 오동통 살진 돼지처럼 생긴 김정은으로 변했으니 민은정 같은 절세미인이 보기에는 한참이 아니라 아예 눈에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원판 김정은과는 달리 이즈음의 나는 다이어트와 꾸준한 운동으로 이제 체중이 80kg 정도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어떻든 어랑 비행장에서 평양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민은정과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창밖을 보니 MIG-29 편대가 호위하고 있었는데, 저 전투기가 삼족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
***
2021년 화창한 5월 중순의 어느 날, 사성그룹 회장 이희용은 중국의 계속되는 압박에 기어이 톈진의 스마트폰과 전동 공구, 시안의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공장까지 개성 공단으로 옮길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는 이미 철수를 진행하던 광동 후이저우 공장의 개성 공단 부지까지 살펴보고 있었다.
그럴 즈음 광주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날아오른 FA-50 편대가 있었으니 이들은 곧장 서해로 나가 북상하면서 초계 비행을 하고 있었다.
이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는 원래 T-50과 F-5E/F가 배치되어 있었으나 중국을 대비한 전력 증강 방침으로 FA-50 3개 대대 60대가 배치됐고, 이후에는 F-1 삼족오 20대도 배치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제1전투비행단에 배치된 FA-50은 물론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는 모든 FA-50은 국방개혁 이전의 그 FA-50이 아니라 그사이 확 바뀐 FA-50이었다.
우선 레이더가 이스라엘 EL/M-2032 기계식 레이더에서 미 레이시온에서 개발한 소형 AESA 레이더인 AN/APG-84 RACR로 바뀌었고, AIM-120 암람과 AIM-9X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을 물론 미티어와 IRIS-T 공대공 미사일도 장착 가능했다.
거기다가 한국이 자체 개발한 철궁-1, 2 공대공 미사일도 장착할 수 있었으며, 축소형 타우러스와 JDAM 등도 탑재할 수 있었다.
“방탄 편대! 방탄 편대! 여기는 어미새-3다.”
“어미새-3! 여기는 방탄 편대, 말하라!”
“중국 해군 랴오닝함에서 이륙한 J-15 편대가 접근 중이다. 선회하라.”
“짱깨놈들이 오는데, 선회하라니 무슨 말인가?”
“F-35A 편대가 접근 중이니 방탄 편대는 선회하라!”
“여기는 우리 제1전비 공역이니 우리가 그 짱깨들 맡겠다. 이상!”
대 중국 감시를 위해서 서해 상공을 날고 있던 E-737 피스아이(Peace Eye)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의 통화를 이렇게 끊어버린 방탄 편대 편대장 장호익 소령은 선회하라는 지시를 어기고 대신 중국 랴오닝함의 함재기인 J-15를 향해 곧장 나아갔다.
그러자 편대기들도 편대장기를 따라서 곧장 나아갔으니 바로 똥개도 제집 앞에서는 50점 먹고 들어간다는 딱 그 모양새였다.
그러나 그들은 미티어와 AIM-9X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을 달고 나온 초계비행이었기에 실제 교전이 벌어져도 절대 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
“저 짱깨놈들이 타고 다니는 J-15 별명이 날아다니는 상어라면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편대장님, 조기경보통제기의 통제를 어기고 이래도 되는 겁니까?”
“인마, 여긴 우리 공역이야. 우리 공역! 그러니 우리가 저 날아다니는 짱깨 상어에게 오늘 제대로 된 검독수리의 위용을 보여준다. 다들 알았어.”
“몰랐습니다. 그리고 뒤에 벌어질 일의 책임은 편대장님이 다 지십시오.”
“알았다. 이 겁쟁아!”
윙맨이자 사관학교 후배 고준우 대위에게 이렇게 말한 장호익 소령은 이제 레이더에도 선명하게 잡히는 중국 J-15를 향해서 더 속도를 높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여긴 방공관제사령부다. 방탄 편대는 즉각 기지로 귀환하라.”
“여기는 방탄 편대, 여기는 우리 공역이라 저 짱깨들은 우리가 상대하겠으니······.”
“너 누구야? 당장 기지로 귀환 안 해!”
“나 방탄 편대장 장호익 소령으로······.”
“죽기 싫으면 기지로 가라! 가! 아니면, 진짜 죽여버린다.”
방공관제사령부에서 떨어진 불호령에 결국 꼬리를 내린 장호익 소령의 방탄 편대가 기수를 틀어 광주 기지로 귀환하는 즈음 굉음을 내면서 그들을 스쳐 지나는 다른 비행편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20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해서 역시 서해를 초계비행 중이었던 F-35A였다.
“여기는 대한민국 공군의 솔개 편대 편대장 공정민이다. 귀 편대는 지금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이에 본 편대는 귀 편대가 즉각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 밖으로 나갈 것을 명령한다. 귀 편대는 대한민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즉각 방공식별구역 밖으로 나갈 것을 명령한다. 이상!”
“......,”
“귀 편대는 대한민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즉시 밖으로 나갈 것을 명령한다.”
“......,”
솔개 편대장 공정민이 이렇게 수십 번을 경고 통신했으나 중국의 J-15 편대는 응답조차 하지 않고,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해 그대로 남하하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자주 중국 군용기의 우리 방공식별구역 침범이 있었지만, 그 기체들은 대부분 전자전기인 Y-9G였다.
그런데 이즈음은 H-6 폭격기와 더불어서 오늘은 항공모함 랴오닝함의 함재기 J-15가 최초로 우리 방공식별구역으로 넘어온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솔개 편대가 호출해도 중국 J-15는 무응답으로 점점 남하해 우리의 제주도와 이어도 사이를 지나갈 것 같았다.
중국 군용기가 지난 2019년 울릉도와 독도 사이로 진입해 비행한 적은 있었지만, 제주도와 이어도 사이를 통과한 사실은 단 한 차례도 없었기에 솔개 편대는 추적 및 감시 비행과 경고 방송 등 전술조치를 시행하면서 J-15를 계속 따라갔다.
“다시 한 번 경고한다. 귀 편대는 지금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즉각 우리 대한민국의 방공식별구역을 벗어나라. 이건 명령이다.”
“......,”
역시 아무 응답도 없던 J-15 편대가 급히 방향을 튼 것은 제주도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점으로 우리나라 영공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곳이었다.
그렇게 방향을 튼 J-15 편대들이 모함으로 귀환하는 것까지 확인한 솔개 편대도 곧장 20전투비행단으로 귀환했다.
그리고 얼마 후, 국방부와 외교부는 즉각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과 관계관을 초치해 중국 J-15 편대가 사전 통보 없이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것을 엄중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며칠 후 다시 중국의 군용기가 이어도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해 대한해협을 따라 울릉도 쪽으로 북상했으니 그 기체는 J-15가 아니라 바로 H-6 폭격기였다.
그 때문에 우리 F-15K 편대가 역시 추적 및 감시 비행과 경고 방송을 하면서 H-6 폭격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벗어날 때까지 전술 조처를 했다.
그리고 다시 국방부와 외교부가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과 관계관을 초치해 중국 H-5 폭격기가 사전 통보 없이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것을 엄중히 항의했다.
그런데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중국 군용기의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 침입은 연달아 일어났고, 중국 군용기 기종도 다양해서 H-5 폭격기부터 J-15 함재기, J-11을 개량해 만든 멀티롤 전투기이자 중국판 스트라이크 이글이라는 J-16, 다기능 공중우세기인 SU-35도 있었다.
이처럼 중국 군용기가 제집처럼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자 우리 공군도 그에 대응해 F-15K, F-35A, F-16V를 출격시켜 대응했고, 그런 가운데 2021년 5월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