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161화 (161/470)

〈 161화 〉 폭풍전야(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한국 외교부 장관 강영화와 주한 중국 대사 추국홍의 면담인지 뭔지 모를 만남은 아무 소득 없이 그렇게 끝나고, 그 보고를 민재인 대통령에게 한 강영화 장관은 그 길로 중국으로 직접 날아갔다.

주한 대사와의 면담으로 끝낼 일이 아니었기에 직접 중국으로 날아간 것이다.

그리고 이때 새로 국무총리가 된 지 얼마 안 되어 의욕이 넘치는 차영진이 법무부 장관 장시현, 국토부 장관 이정호, 행정안전부 장관 정영, 해수부 장관 문정혁을 불러 놓고는 이렇게 지시하고 있었다.

“아직 남은 불법체류자가 10만여 명이니 오늘부터 무기한으로 특별단속을 시행하시오. 법무부와 행안부, 해수부는 출입국 관리사무소와 경찰, 해양경찰을 총동원하는 한이 있더라도 특히 중국인 불법체류자를 집중적으로 단속하여 이 땅에 단 한 명의 중국인 불법체류자는 없도록 만드시오. 다들 무슨 말인지 아시겠소.”

“예, 그런데 총리님, 지금 법무부, 국토부, 행정안전부, 해수부 4개 부처와 각 부처의 산하 기관까지 총동원하여 불법체류자를 특별단속하라는 말씀이십니까?”

“바로 그렇소. 그간 특별단속으로 제법 많은 불법체류자가 줄었으나 아직 이 땅에는 10만 명이 넘는 불법체류자가 있고, 그중에는 이즈음 다시 경제 보복을 가하는 중국인이 다수요. 그러니 우리는 이 기회에 중국인 불법체류자부터 전부 단속하여 자국으로 돌려보내야 할 것이오. 아, 그리고 고용허가제는 전면 중단하고 있지요?”

“예, 총리님.”

“좋습니다. 그럼 내일부터 다시 특별단속을 시행합시다. 하여 이 땅에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국무총리 차영진의 이 지시에 다음 날 경찰청장 손용섭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경찰 수천 명이 다시 한 번 더 대림동을 에워 쌓다.

그리고 경기지방경찰청에서는 안산 단원구 원곡동을 에워 쌓고, 다른 지방경찰청에서도 각 지역의 중국인 거주 지역을 에워싸고 먼지를 털듯 차례차례 불법체류자를 검거하기 시작했다.

“중국 제품을 사용하지 말자!”

“중국 여행을 가지 말자!”

“중국은 한한령을 당장 철회하라!”

중국인 불법체류자 단속이 극에 달할 즈음 중국의 경제 보복도 극에 달했고, 그 바람에 광화문 광장에는 수천 명의 국민이 모여서 이런 구호를 외치면서 반중국 집회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에 발맞춰 여러 곳에서 중국 제품 불매 운동, 중국 여행 가지 않기 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LJ그룹이 중국에서 철수시킨 디스플레이 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개성공단에 짓고 있습니다. 아울러서 환경문제를 빌미로 중국 정부의 불법 조사를 받는 선전의 휴대전화 부품 공장도 철수해 개성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으니 우리 사성그룹도······.”

“우리 공장들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는 조사가 뭐지?”

“환경, 위생, 안전에 세금 문제까지 전방위적이며, 아예 사업을 못 하게 할 양인지 시시콜콜 모든 것에 다 딴죽을 걸고 있습니다.”

“불법 조사도 모자라서 시시콜콜 딴죽까지 건다.”

“그렇습니다. 회장님.”

“진짜 아예 나가라는 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도 중국에서 철수해서 개성공단으로 옮겨야 하나. 희토류를 이용한 제품 생산 공장도 개성 공단에 짓고 있으니 말이야.”

사성그룹 회장 이희용의 한숨까지 섞인 이 말처럼, 이때 중국의 사성그룹과 LJ그룹, 한대그룹 등 한국 기업들 거의 모두는 환경, 위생, 안전, 세금 문제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미 다수의 중국 내 공장은 개성공단,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으로 이전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인건비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동시에 중국 내에서 누렸던 혜택도 상당 부분 사라진 마당이었다.

거기다가 각종 세금 감면 정책도 아울러서 사라진 마당이었기에 기업들은 탈중국 하던 마당이었다.

그런데 이런 조처까지 더해지자 미련없이 떠나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그리고 이 덕분에 대박이 난 것은 바로 개성공단이었다.

중국 당국의 조사와 압박에 견디지 못한 한국 중소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개성공단으로 몰려왔기 때문이다.

“톈진의 스마트폰과 전동 공구, 시안의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공장을 일단 개성 공단으로 옮기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럼 이미 짓는 공장과 시너지 효과는 있겠군.”

“그렇습니다. 회장님.”

“우선 이미 철수 결정이 난 톈진의 휴대전화 공장과 광동의 후이저우 공장부터 개성 공단으로 철수하지. 그럼 내가 강수진 비서관을 통해서 북한에 한 약속은 지키는 것이 될 것이니까 말이야. 그리고 나머지 공장은 추이를 지켜보자고. 그래서 정말 우리 보고 떠나라는 것이면, 그때는 미련 없이 철수하기로 하고.”

“예, 회장님.”

사성그룹 회장 이희용이 이런 결정을 내리는 즈음 LJ그룹에서도 비슷한 결정을 내놨고,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한대자동차도 북한 투자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

2021년 5월 초의 어느 화창하기 그지없는 날, 부산역이 아닌 서울역 광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고, 그 인파들이 바라보는 단상 위에는 민재인 대통령과 나 김정은 그리고 러시아 대통령 푸틴, 일본 총리 이시바, 미국 부통령 데이비드, 독일 총리 메르켈, 핀란드 총리 티모, 폴란드 총리 마테우시, 벨라루스 대통령 알렉산드르, 몽골 대통령 할트마긴, 프랑스 외교장관 장이르, 주한 영국 대사 등의 수많은 내빈과 외빈이 앉아 있었다.

이것만 봐도 이 행사가 국제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행사인지 바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시베리아 횡단철도 임시 개통식을 거행하겠습니다. 아직 이 서울역에서 이어지는 경원선과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동해선의 완전한 개량, 개선 공사가 끝나지 않은 관계로 임시 개통식이라는 이름을 걸었지만, 사실상 이 행사가 정식 개통행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식순에 따라서 그동안의 경원선과 동해선 개량, 개선 공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이때까지 경원선 공사는 1단계 서울에서 북한 평강까지 공사가 끝나 그 평강 압동에서 진행 중인 희토류 채굴에 필요한 물자를 막힘없이 수송하고 있었다.

그리고 2단계 공사도 시작되어 그 평강에서 원산까지 기존 선로 개량, 개선 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었으니 곧 서울에서 원산까지의 경원선도 개량, 개선 공사가 끝날 것이었다.

동해선은 이때 구간별로 공사가 끝난 곳도 있었고, 아직 끝나지 않은 구간도 있었기에 이렇게 임시 개통이라는 이름을 걸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개통하는 것이었다.

아니었으면, 부산역에서 정식으로 시베리아횡단철도 개통식을 거행했을 것이다.

어떻든 간략한 경원선과 동해선 개량, 개선 공사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민재인 대통령의 축사가 있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북녘의 동포 여러분.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각국의 지도자와 관계자 여러분. 오늘 드디어 꿈에 그리던 시베리아횡단철도의 개통식을 임시지만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이 서울역에서 저 부산역에서 열차로 북녘 원산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거쳐서 벨라루스 민스크, 폴란드 바르샤바 그리고 독일의 베를린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장이르 프랑스 외교부 장관이 와계시듯 곧 프랑스까지 이 대열에 참가하고, 영국도 곧 참가할 것입니다. 또 북방으로는 핀란드까지 이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연결되어 마음만 먹으면 북으로는 핀란드, 남으로는 독일, 프랑스, 영국까지 갈 수 있는 시대가 우리 앞에 도래해······.”

민재인 대통령의 이런 축사에 이어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축사, 그리고 미국 부통령 데이비드의 축사, 독일 총리 메르켈 등등의 축사가 연이어 이어졌다.

그러나 일본 총리 이시바는 축사 명단에 없었고, 그 축사 행렬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바로 나였다.

“친애하는 북남의 동포 여러분, 드디어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우리 민족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저 반도체와 휴대전화기 등등 첫 수출품을 실은 화물 열차와 제비뽑기로 뽑힌 운 좋은 관광객 150명을 태운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첫 열차가 이곳에서 기적을 울리고, 대륙을 건너 유럽까지 달릴 것입니다. 동포 여러분, 그동안 우리는 상상했습니다. 한반도에서 열차를 타고 유럽까지 달리는 그런 상상을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 상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한반도, 우리는 지금 그런 한반도에서 살고 있습니다. 비록 북남으로 갈라졌지만, 열차가 하나가 되었듯 우리도 곧 하나가 될 날을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상상도 열차처럼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나는 느낍니다. 동포 여러분도 느낍니까?”

내가 축사를 하다가 말고, 이렇게 묻자 일부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목청을 높여서 묻자 그제는 태반이 내 말에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것을 보면 그사이에 남북은 정말 많이 가까워진 것을 피부로도 느낄 수 있었다.

“동포 여러분도 그런 것을 느낀다니 감회가 뭉클합니다. 그러나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중국 측 인사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아닌 중국횡단철도 개통식이 아니라서 참석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중국은 지금 한한령으로 한국에 경제 제재를 하는 등 여러 제재를 가하고 있고, 공화국에도 관광 금지와 원유 원조 금지의 제재를 가하고 있기에 이 자리에 오지 않은 것입니다. 하여 이 자리에서 중국에 이야기합니다. 대국이면 대국다워야 대국이지 대국이 소국처럼 행동하면 그건 대국이 아니라 소국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대국답게 행동하십시오. 그리고 북남의 동포 여러분! 우리 이제 달려봅시다. 저 대륙의 끝 유럽으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아무리 봐도 이런 연설은 잘하는 것 같았다.

원판 김정은은 이만큼 못하던데, 하긴 그놈보다는 내가 나아야지.

어떻든 이렇게 강렬한 축사를 하고 어깨를 으쓱이면서 자리로 오니 민재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이비드 미국 부통령 등은 박수를 쳤으나 일본 총리 이시바는 인상을 구겼다.

‘저 새끼는 저만 축사에서 뺐다고, 이 위대한 수령이자 위원장 동지의 축사에 손뼉도 안 쳐!’

일본 총리 이시바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이렇게 혼잣말을 하고는 자리로 돌아오자 사회자가 테이프절단식이 있는 역사 안으로 이동할 것을 요청하기에 자리에서 일어나 민재인 대통령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저 일본 총리 놈에게 축사 안 시킨 것은 잘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는 왜 초청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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