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0화 〉 폭풍전야(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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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주석과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쉬치량, 국방부장 웨이펑 상장, 연합참모부 참모장 리줘칭 상장, 장비발전부장 리상푸 상장, 후근보장부장 쑹푸시안 상장 등이 모여서 심각한 얼굴로 회의 아닌 회의를 하고 있었다.
“주석, 조선이 더는 우리말을 듣지 않는 것이 지금의 요점이지 다른 것이 요점이 아닙니다.”
“그래서 무얼 어떻게 하자고?”
“이즈음 조선은 한국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면서 우리가 탐낸 지하자원을 모두 한국으로 팔아넘기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우리의 전략자원인 희토류까지 한국과 합작하여 채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라늄까지 한국에 다 넘어갈 것입니다. 그러니 이른 시일 안에 적절하고 확실하고 조선이 정신을 차릴 수 있는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석, 조선의 지하자원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정보에 의하면 조선은 꾸준하게 탄도미사일 숫자를 늘려서 이제는 보유 숫자가 1만기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전차 숫자도 꾸준히 늘려서 우리 북부 전구와도 맞설 수 있는 전차를 실전에 배치했고, 매달 5기의 MIG-29 전투기도 조립 생산하고 있으며, 전략 잠수함이라고 할만한 잠수함까지 실전에 배치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국과 육해공군 모두 합동 훈련을 하는 지경이니 역시 이른 시일 안에 정신을 차리도록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합니다.”
“저도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주석. 다들 조선을 염려하는데, 지금은 조선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더 문제입니다. 이번에 한국이 자체 개발한 4.5세대 전투기에 관한 보고는 주석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일각의 주장에 따라면, 그 삼족오라는 전투기가 4.5세대가 아니라 5세대 스텔스 전투기라고 합니다. 물론 아직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그 삼족오라는 전투기는 논외로 하더라도 한국에는 F-35A 전투기가 무려 200대나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또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한국에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가 무려 48대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서 한국 공군의 로우급 공격기인 FA-50 120대까지 AESA 레이더와 암람 그리고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했고, 이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철궁-1, 2 미사일과 천검-2 미사일까지 달고 하늘을 날아다닐 겁니다. 주석, 이 모든 전력이 뜻하는 바가 비단 조선만을 대비하는 것일까요.”
“주석, 저도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리잔수 정치국 상무위원이 저번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민재인 대통령을 만나서 우리 중국의 전략자원인 희토류의 채굴금지와 남북 군사교류 금지, 경제협력 금지를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습니다. 그럼 이제 우리 중국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그동안은 주석이 전략적 인내를 내세워서 참고 또 참고 있었으나 이제는 그럴 때가 아니라 행동할 때입니다. 그러니 남북에 동시에 징벌의 채찍을 드십시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쉬치량, 국방부장 웨이펑 상장, 연합참모부 참모장 리줘칭 상장, 장비발전부장 리상푸 상장의 연이어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시진핑이 입을 연 것은 그때였다.
“북부 전구에 99식 탄커(전차)가 몇 대지?”
“예, 주석. 북부 전구에는 99식이 400대, 96식이 700대. 합쳐서 1,100대의 탄커가 있습니다.”
“그 전력이면, 조선을 그냥 뭉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닌가?”
“그럴 수는 있으나 조선도 선군호라는 탄거를 1,200대까지 늘렸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주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조선 공군은?”
“공군이라고 할 전력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MIG-29 전투기를 조립 생산해서 현재 65대까지 늘렸다고 합니다. 그 이외에는 MIG-23 56기, MIG-21 150기로 전력 이외의 전투기들입니다.”
“우리 북부 전구의 전투기 전력은?”
“주석의 지시로 북부 전구의 전투기 전력을 꾸준히 강화한 덕분에 지금 북부 전구에는 J-20 20대, J-16 20대, J-11 100대, J-10 60대, J-8 150대 등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런 전력이라면 조선의 전투기들을 한 시간이면 다 전멸시킬 수 있을 것 같고, 99식과 96식 탄커로는 조선의 탄커를 모두 뭉갤 수 있겠는데 뭔 그런 우려를 해. 그리고 한국의 전력이 아무리 강화되었다고 해도 그들은 우리 중국을 절대 넘볼 수 없어. 그러니 모두 쓸데없는 우려는 그만해. 그래도 우리의 요구를 무시한 벌은 내려야 할 것이니 모두 다른 방법을 말해봐. 뭐가 남북을 동시에 확실하게 벌 줄 수 있을지 말이야.”
리잔수 정치국 상무위원이 저번 특사로 와서 민재인 대통령에게 거의 협박을 하고 간 것과는 상반되게 시진핑은 이렇게 느긋한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그러자 국방부장 웨이펑 상장이 다시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북부 전구의 전력이 비록 조선을 깔아뭉갤 정도의 전력이나 한국이라는 변수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탄커가 국경을 넘는 순간 한국도 휴전선을 넘어올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이즈음의 남북 관계를 보면 이제 그 확률은 거의 500%이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북부 전구의 전력을 더 강화하자는 말인가?”
“바로 그렇습니다. 최소한 조선을 완전히 깔아뭉개고, 국경을 넘어오는 한국군을 격퇴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때는 다른 전구가 도울 것인데, 굳이 북부 전구의 전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을까?”
“다른 전구가 도와도 유사시 조선과 한국을 징치할 주력은 북부 전구이니 전력을 더 강화해줄 필요는 있습니다. 주석!”
“그렇다면 지금부터 생산되는 J-20 전투기와 99식 탄커는 전부 북부 전구에 배치해줘. 그러면 유사시 남북을 동시에 확실하게 깔아뭉갤 수 있겠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그리고 그러는 것이 중부, 동부, 남부, 서부 전구의 전력을 빼서 북부 전구의 전력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더 잡음이 없는 방법이고, 타 전구의 전력도 온전히 보전하는 길이니까. 그럼 되겠어?”
“예, 주석. 그리고 남북을 동시에 상대로 가정하고,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번 시행하시죠. 그럼 남북에 주는 확실한 메시지도 있을 겁니다.”
“굳이 하겠다면 그것도 해. 그리고 남북을 확실하게 벌 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이번에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조선 관광도 중단하고, 조선에 주는 원유도 중단하시죠. 그리고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불법을 조사해서 아예 우리 중국에서는 사업을 못 하게 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좀 치사한 방법이지만, 그것도 실시해. 그리고 또 한 번의 한한령(限韓令)으로 모든 한국 문화 상품 등등의 수입도 금지해버려. 그런데 그런 것 말고 뭔가 더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
시진핑이 이렇게 묻자 다들 한마디씩 방법을 제시했으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지 그는 고개만 주억거렸다.
그러다가 약간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자자! 이제부터 생산되는 J-20 전투기와 99식 탄거는 모조리 북부 전구에 배치하고, 남북을 동시에 상대로 가정하고 대규모 훈련을 시행해. 그리고 남북관광 중단, 조선 원유 공급 중단, 한국 기업 퇴출. 일단 이렇게 결정이 났으니 이것부터 실시해. 그리고 한국과 조선이 이 조처에도 말을 듣지 않으면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할 방도를 지금부터 찾아봐. 다들 알았나.”
“예, 주석!”
중국의 이 조처로 말미암아 지난 2017년 3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말미암은 한한령 이후 취해진 모든 보복조치가 다시 취해졌으니 영향을 받은 것은 비단 관광과 문화 상품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연달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불법 조사가 벌어지기 시작했으니 한중간의 골을 점점 깊어져 갔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제재는 별로 실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으니 중국 관광객의 감소는 한국 관광객과 이즈음 늘기 시작한 일본 관광객과 미국 등 외국 관광객이 채워주었고, 원유 공급 중단은 북한에서 석유가 생산되는 관계로 역시 아무 실익이 없었다.
그와 반대로 그런 보복 조처를 당한 한국은 제법 타격을 입었기에 강영화 외교부 장관이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서 이렇게 따지기에 이르렀다.
“대사, 귀국의 한한령 때문에 우리의 관광 산업은 지난 2017년 이후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고, 아울러서 방송, 게임, 영화, 연예 산업 등도 심대한 타격을 입고 있소. 또 김치, 삼계탕, 인삼, 홍삼 등 우리 식품과 화장품 등 미용용품은 아예 수출길이 막혔으니 하루속히 한한령을 풀어주시오.”
“우리 중국은 한한령을 내린 사실이 없으며, 한국 관광은 우리 국민이 스스로 알아서 하고 말고 하는 것이지 우리 정부가 하라 마라 할 권한도 이유도 없습니다. 또한, 기타 여러 가지 즉 장관이 말한 그런 것도 우리 기업이 스스로 수입하지 않고, 국민은 소비하지 않는 것이지 우리 정부가 관여한 사실이 없으니 장관께서는 그런 말씀 마십시오.”
“그럼 우리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불법 조사는 뭐요?”
“사성그룹가 LJ그룹 등의 한국 기업이 우리 중국 법규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기에 당국에서 조사하는 것이라고 들었으니 법규에 어긋나는 행위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조사도 그치겠지요.”
“진짜 그런 억지 부릴 것이오.”
“본국에서 들은 그대로를 이야기할 뿐입니다.”
“귀국 정부에 분명히 전하시오. 이런 식이면 우리도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는 것을. 알겠소?”
“어떤 조처를 하시겠다는 말씀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정부가 어떤 조처를 한다면 중한 양국의 우호만 더 상할 뿐임을 경고하는 바입니다.”
주한 중국 대사 추국홍은 발뺌부터 시작해 은근한 협박까지 구사하면서 강영화 외교부 장관을 가지고 놀려고 했다.
“우리 한국 정부의 조처가 아니라 귀국 중국 정부의 조처로 말미암아 지금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데, 뭐라고요?”
“우리 정부는 아무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자꾸 오리발 내미시면, 우리도 조처한 다음 오리발 내밀 것이니 그 모든 사태의 책임은 귀국 중국 정부에 있음을 다시 강조하니 그리 아시오.”
“또 말씀드리지만, 우리 중국 정부는 어떤 조처도 한 사실이 없으며, 한국 정부가 어떤 조처를 하면 우리 중국 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조처를 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를 명심하십시오.”
“귀국 정부가 먼저 시작한 일 아니오. 그러니 한한령을 풀어달라는 것이고.”
“장관님, 우리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내린 사실이 없습니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자꾸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