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1화 〉 F-1 삼족오(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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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전구의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한반도를 목표로 하는 핵미사일을 철거하고 다시 이야기하자는 민재인 대통령의 말에 리잔수의 표정은 급격하게 굳어졌다.
사실 이즈음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북해함대는 물론 동해함대의 정찰기를 동원해서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기를 밥 먹듯 하고 있었고, 그 양 함대의 함정을 동원해서는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들어가고 있었다.
물론 이 같은 행위는 다 한국의 반응과 대응을 시험하는 목적과 함께 무력 과시용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한국은 F-35A를 동원해서 정찰기를 압박했고, 해군 함정을 동원해서는 함정도 압박했다.
“남북이 군사 교류와 협력을 할 때마다 우리 중국도 북부 전구의 군사훈련을 더 맹렬하게 할 것이므로 중단할 수 없고,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므로 침범이 아니고, 우리 함정이 귀국의 배타적 경제 수역을 침범한 사실이 없습니다. 그리고 핵미사일은 한반도를 겨누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철거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귀국은 사실도 아니라고 우기고, 아무것도 중단할 수 없다면서 왜 우리에게는 중단하라고만 하시오?”
“그걸 몰라서 묻습니까?”
“그렇소. 그러니 알아듣기 쉽게 말 좀 해보시오. 이유가 뭐요?”
“우리 중국에 위협이 되는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동북아의 균형을 깨뜨리는 군비 증강을 그만두고, 우리 중국의 국가전략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하는 희토류 채굴을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이제 알아들었습니까.”
“아니, 못 알아들었소. 그리고 만약 중국이 진정으로 그런 것을 원한다면 상응하는 조처를 하시오. 아니면, 내정간섭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그러시다면 향후 벌어질 불미스러운 일은 모두 한국이 자초하는 것입니다.”
“협박이오?”
“협박이 아니라 사실을 주지하는 것입니다.”
민재인 대통령과 시진핑의 특사로 온 중국 서열 3위인 리잔수 정치국 상무위원의 회담은 단 한 치의 진전도 없이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그 즉시 민재인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 장관을 불러서 대미 특사와 대러시아 특사로 보내고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왜요? 장깨하고 이야기가 잘되지 않았습니까?”
“그렇소.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았소. 아니,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즉 한국 정도는 힘으로 찍어 누르겠다는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였소. 그래서 말인데, 이제 서서히 준비해야겠소.”
“준비는 이미 끝난 것 아닙니까?”
“그 준비의 끝이 어디 있소. 하나라도 더 철저하게 준비해놓아야 피해가 최소화되지.”
“그러시다면, 공화국은 전력을 기울여서 탄도탄이나 더 생산하겠습니다. 그래야 오만한 짱깨들에게 응징의 불벼락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니까요.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우리 공화국 군대는 남조선 군대와 달리 오늘 당장에라도 싸울 준비가 끝나있습니다. 그러니 남조선 군대나 싸울 준비를 끝내십시오. 그런데 삼족오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금 열심히 시험 중이니 곧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오. 그리고 그놈의 군대 자랑은 그만하고, 중국 핵미사일 기지는 타격할 준비가 완전하다고 말할 수 있으시오?”
“우리 특수작전군의 저격여단을 못 믿으시겠다면, 한국 특전사 요원들 특히 나를 참수하려고 만든 특수임무여단을 보내십시오. 하면 합동으로 작전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죠.”
“특수임무여단이지 김 위원장을 참수하려고 만든 부대는 아니오. 그리고 북에도 청와대를 공격하려고 만든 특수부대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니요?”
“말 돌리지 말고, 특수임무여단이든 707특수임무단이든 해군 특수전여단이든 국정원 요원이든 정보기무사령부 요원이든 누구든 하여튼 보내세요. 그래야 우리 애들이랑 손발이라도 맞춰보고, 그래야 유사시 빈틈없이 중국 핵시설을 타격하죠.”
유사시 중국 핵시설을 선제타격하려고, 총참모부 특수작전대대, 정찰총국, 특수작전군의 저격여단, 경보병 여단 등 북한의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그간 중국 각 핵시설 주변에 비트를 구축해서 무기류를 보관해 놓은 지 이미 오래였다.
그러니 한국 특수부대가 오면, 북한 요원들과 함께 그 작전을 더 점검해서 부족한 부분은 훈련을 강화하면, 중국 핵시설은 탄도탄과 공군의 폭격이 아니더라도 특수부대에 의해서 무력화될 것이었다.
“알았소. 우리 국군에서 가장 뛰어난 요원으로 5개 팀을 만들어 보내겠으니 북측 요원들과 훈련토록 조처해주시오. 그리고 탄도탄은 물론 대함과 대공, 대전차 미사일 등도 될수록 많이 생산해 놓으시고.”
“이미 충분하고도 남으나 이렇게 부탁까지 하시니 그러도록 하겠으니까 빨리 삼족오나 양산하고, 핵 추진 잠수함이나 진수하십시오. 지금 당장 미사일 전쟁부터 벌어지면, 북남이 그동안 준비해놓은 것만으로도 미사일 전쟁에서는 중국에 승산을 장담할 수 있겠지만, 그다음 벌어질 공중전에서는 아직 승산을 장담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으니까 말입니다.”
“주한미군에 주일미군에 미 항모전단의 함재기 그리고 미 본토에서 올 전투기까지 합치면 공중전에서도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고, 해전에서도 우리가 이길 수 있소. 문제는 미군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우리 편을 들어 중국과 싸우도록 만드는 것이고, 러시아가 엄정하게 중립을 지키거나 그도 아니면 우리 편을 들게 하는 것이오. 안 그러면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오. 더불어서 물량 공세로 나올 중국 육군을 상대할 대책을 확실하게 세워두는 것 정도 되겠지.”
“미군이 도와준다면야 중국 육군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아니, 우리 북남의 힘만으로도 중국 육군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중국의 핵전력이니 가장 뛰어난 특수요원들을 보내세요. 그래야 실수 없이 단박에 끝내지.”
“그건 걱정하지 마시오. 그리고 지금부터는 미국이 우리 편을 들도록 잘 어르고 달래야 하니 언행에 더욱 신중해야 하오.”
“알았습니다. 알았어. 양키 만세! 양키 만세! 양키 만세! 만세삼창이라도 외치면서 조용히 있겠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고, 하여튼 도발만 하지 마시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준비 잘해놓고.”
“걱정하지 마시고, 특수요원들이나 보내십시오. 그럼 개마고원에서 훈련하는 맛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줄 테니까요.”
이렇게 나와의 통화를 끝낸 민재인 대통령은 이번에는 경제부총리이자 기획재정부 장관 홍영기를 불러서 이렇게 지시했다.
“국방부와 방사청에서 제출한 원안 그대로 국방 분야 추가경정예산안을 즉각 편성하시오.”
“예, 대통령님. 그런데 야당에서 극렬하게 반대할 것입니다.”
“지금은 한 줌도 안 되는 야당의 반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요. 중국 특사 놈이 향후 벌어질 모든 불미스러운 일은 우리가 자초하는 것이란 위협까지 하고 간 이 마당에는 말이오. 그런데 어린아이 떼쓰듯 아무것도 모르고 떼쓰는 그런 야당의 반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를 지킬 역량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철저히 해놓으면 되오. 알겠소?”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당장 추경을 편성해서 국회에 넘기시오.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단은 내가 불러서 사정을 설명하겠으니까. 그리고 러시아에 좀 다녀와야겠소.”
“러시아에는 외교부 장관이 특사로 갔지 않습니까?”
“그렇소. 그러나 부총리도 다시 특사로 가서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임시 개통을 하루라도 빨리하자고 하시오.”
“아직 경원선과 동해선이 다 완성되지 않았는데,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개통한다는 말씀이십니까?”
경원선은 1차 북한 평강까지, 동해선은 공구별로 완성된 곳도 있고, 아직 공사 중인 곳도 있어서 정식으로 개통해 열차를 운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기존 철로와 새로 완성한 철로를 동시에 이용하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임시로 개통해도 문제가 없었기에 민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지시했다.
그리고 이것이 러시아에 던지는 미끼였다.
즉 남북미와 중국 간의 전쟁이 벌어져도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이득이 전혀 없을 전쟁에 개입해서 중국 편을 들지 말고, 엄정중립을 지켜달라는 그런 미끼 말이다.
그러면 이렇게 러시아에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안겨줄 시베리아횡단철도도 개통해 주고, 남북미가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 중국 편을 든 것보다 더 큰 경제적 이득을 보장해준다는 그 미끼 말이다.
“그렇소. 그리고 가는 김에 시베리아횡단철도는 물론 러시아 천연가스도 지금 파이프라인 공사가 끝난 북한 청진까지 보내달라고 하시오. 그곳 청진 복합화력발전소와 단천, 고성, 개풍 발전소도 곧 완공되니 연료로 사용하고, 우리나라도 발전용 및 여타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말이오.”
“러시아 천연가스까지 도입하면 미세먼지 감축과 가스값 안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시베리아횡단철도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이면, 일거양득이 아니라 일타삼피 이상의 효과가 나올 것이오. 거기다가 대규모 경협이 동반되면 더 좋으니 경협 부분도 한번 살펴보시오.”
“예, 대통령님.”
“부총리의 임무가 막중하니 반드시 완수하고 와야 하오.”
국가 전력통계 정보시스템의 2019년 4월 최신 자료에 따르면 발전 에너지의 kWh당 가격은 유류 168원, LNG 103원, 무연탄 71원, 유연탄 54원이다.
그러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운반선으로 수입해오는 것이 아닌 파이프라인으로 바로 공급받으면, 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 자명하니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체해도 전기료 인상 요인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럼 미세먼지 감축 효과와 국내 가스값 인하 효과와 전기료 인상 요인은 상쇄될 것은 명약관화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천연가스 수출로 말미암은 경제적 이득으로 러시아는 중국과의 전쟁에 중립을 지킬 요인이 하나라도 더 생기는 것이다.
하여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홍영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국방 분야 추가경정예산 40조 원을 편성하여 국회로 넘기라고 지시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 임시개통과 천연가스 수입, 경협 등을 협의하라고 러시아에 또 한 명의 다른 특사로 파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