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화 〉 F-1 삼족오(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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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난 2011년 북한 평강에서 희토류 채굴 사업을 추진하다가 그 당시 남북 정세 때문에 사업을 보류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제 사성그룹과 LJ그룹 그리고 북한의 조선 광물 공사가 각 3,000억 합쳐서 9,000억 원으로 합자회사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희토류 채굴을 시작했다.
여담이지만, 북한은 1980년대부터 희토류 개발을 시작해서 2014년에는 중국에 6만 kg의 희토류를 수출하기도 했으니 희토류에 관해서는 한국보다 북한이 더 채굴, 분리, 정련, 합금화 과정에 관한 기술이 앞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증거가 북한은 1960년대부터 일찌감치 희토류 연구를 진행했고, 희토류 원소를 분류해 내기 위한 기초연구와 금속을 뽑아내기 위한 야금학 연구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희토류 가공 제품을 만들어 이를 여러 분야에 응용하는 실용기술도 개발했고, 2009년 7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희토류 금속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보면서 공장일꾼들과 생산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희토류를 갖고 비료 생산과 축산, 양어, 잠업 등에도 활용하고, 각종 첨가제와 영구자석, 합금, 의약품 및 의료 기구 생산에도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김일성 종합대학을 비롯해 여러 연구기관이 희토류 화합물과 재료에 관한 양자역학적 연구, 초임계류체를 이용한 희토류 나노 재료제조 등 관련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열악한 전력 사정과 채굴 설비와 장비가 노후화해 채굴에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이렇게 남북 합작으로 희토류 채굴을 기획한 것이다.
“그건 이쪽, 어이! 그건 이쪽이야. 그리고 소장 동무, 광산 진입로 확장 공사는 어떻게 됐어?”
“남조선에서 온 굴착기 10대와 불도저 10대 등이 붙어 지금 공사 중에 있습니다.”
“전기와 수도는?”
“전기는 내달 고성 복합화력발전소와 개풍 복합화력발전소가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답니다. 그전까지는 지금 공급받는 전기와 남조선에서 가져온 대, 중, 소 발전기 150대로 어느 정도 충당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상수도는 저 옆 산 계곡에 취수장과 정수장을 만들어서 역시 이리로 끌어올 예정입니다.”
“직원 숙소와 공장 공사는?”
“위원장 동지께서 2건설여단을 지원해서 직원 숙소와 분리, 정련, 합금화 공장을 건설해준다고 했으니 그것도 곧 공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아울러서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수와 직원 숙소에서 나오는 폐수를 처리할 폐수처리장까지 공사해 준다고 했으니 사장 동지와 저는 인근 주민을 조속하게 개성으로 이주시키고, 광산 주변과 인민들이 떠난 곳 등에 환경오염에 강하다는 백합나무, 은행나무, 버즘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에 편백을 무더기로 심으면 됩니다.”
“묘목은 남조선에서 오나?”
“그렇습니다. 그러니 심기만 하면 됩니다. 5군단에서도 굴착기와 인원을 지원해준다고 했으니 말입니다.”
조선 광물 공사 사장 조기영과 압동 광산 소장 이정수의 대화처럼 희토류 채굴에 대한 준비는 이렇게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평강 압동 광산에서는 지금도 네오디늄, 세륨, 이트륨 등 희토류 원소와 탄탈룸, 인상흑연, 티타늄 등을 대량은 아니지만, 이미 생산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처럼 광산 진입로 확장, 채굴 장비 현대화, 전기와 수도 등 정비, 분리, 정련, 합금화 공장 신축 등을 하면서 압동 광산만이 아니라 인근의 광산에서까지 희토류 등을 채굴하려고 준비했다.
“그럼 인민들부터 개성으로 이주시키자고. 그런데 남조선 사성그룹과 LJ그룹 공장들도 개성공단으로 들어온다면서?”
“예, 사장 동지. 그 덕분에 1건설여단과 개성 건설단이 그 공장 공사를 시작했답니다.”
“2건설여단은 희토류 채굴을 위한 기반 시설 공사 등에 동원하고, 1건설여단은 공장 건설에 동원하다니 위원장 동지께서 이번 일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계시는지 그것만 봐도 알겠군. 그래.”
“그렇습니다. 건설여단을 다 동원했으니까 말입니다.”
“그 두 그룹의 공장이 들어오면 적어도 우리 인민 10만 명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니까 그러셨겠지. 그리고 우리가 희토류를 생산해서 그걸 남조선에 전량 팔면, 그 수익금으로 공화국을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실 것이니까.”
이렇게 남북의 희토류 채굴이 본격화되는 즈음 드디어 중국 서열 3위인 리잔수 정치국 상무위원이 시진핑의 특사 자격으로 민재인 대통령을 찾아왔다.
“어서 오시오. 특사!”
“반겨주시어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그리고 이건 주석의 친서입니다.”
“그래, 시 주석은 평안하시오?”
“평안하시면 좋겠으나 요즘 남북의 야합 때문에 편치 못하십니다.”
“야합이라니 아무리 특사라지만, 말이 지나치시오.”
“그럼 지금 남북이 추진하는 모든 일을 무엇이라고 해야 합니까?”
“야합이 아니라 남북 협력사업!”
“남북 협력사업이 아니라 우리 중국을 속이고 서로 야합하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꾸 이런 식을 나가시면, 우리 중국이 특단의 조처를 할 수도 있음을 경고하라고 주석께서 이야기하셨습니다.”
첫인사가 끝나자마자 이런 살벌한 대화가 오갈 만큼 이즈음 중국과 남북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었으니 모두 남북 협력사업 특히 희토류 채굴과 사성그룹과 LJ그룹 공장들의 중국 철수와 그 공장들의 개성 공단 이전, 남북 군사협력과 남북한군 합동 훈련 등 때문이었다.
“말이 지나치다고 이미 말했소. 그리고 귀국이 남북관계에 관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받아들일 수가 없소.”
“조선의 일이 어찌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입니까?”
“우리는 한민족이오. 대답이 되었소?”
“한민족이지만, 국가는 다릅니다.”
“언젠가는 한 국가가 될 것이오.”
“아직은 아니죠.”
“그래서 뭘 말하려는 거요. 질질 끌지 말고 요점을 말씀하시오.”
“희토류 채굴을 중단하시고, 남북 군사훈련과 군사 협력도 중단하십시오.”
결국, 이것이었다.
중국의 전략자원인 희토류에 대한 채굴금지 그리고 남북의 군사적 교류와 협력금지. 그 두 가지 말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그 두 가지를 거론했지만, 속으로는 아마도 남북 협력사업의 전면금지를 원한다는 것을 민재인 대통령은 알았다.
“남북 합동군사훈련은 이미 끝났소. 그리고 희토류 채굴은 중단할 수 없소. 또 그건 우리 정부가 하는 일이 아니라 기업이 하는 일이므로 정부는 그에 간섭할 수 없으니 그리 아시오. 귀국 정부는 기업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간섭하는지는 몰라도 우리 정부는 그러지 못하니까 말이오.”
“남북 해공군 합동 군사훈련은 끝났지만, 다시 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 희토류 채굴은 그 두 그룹이 조선과 합작으로 하지만, 그 일을 성사시킨 것은 한국 정부니 충분히 중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안 그렇습니까?”
“안 그렇소. 그리고 비록 그 일을 성사시키는데, 우리 정부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 두 그룹과 조선 광물 공사가 합작으로 하는 일이니 이것이 바로 이제는 우리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점이고, 남북 합동 군사훈련은 그간 남북이 선전포고 하에서 벼랑 끝 대치를 했고, 그건 귀국도 원하지 않았기에 남북 양국이 그런 벼랑 끝 대치를 영원히 끝낼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오. 그런데 그런 합동 훈련을 하지 말라는 것은 남북이 다시 선전포고하에서 극단적인 대치를 하라는 말이오?”
“극단적인 대치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중국에 위협이 되는 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귀국은 그간 F-35A를 무려 200대나 도입한 것도 모자라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기타 여러 무기도 실전 배치해 동북아의 균형을 깨뜨린 것도 부족해서 이제는 핵 추진 잠수함까지 건조하고 있으니 이는 우리 중국의 국가전략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하고, 군비경쟁을 촉발해서 역내의 안정을 해치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말 한번 잘했소. 그리고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을 촉발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귀국이오. 항공모함을 비롯해 J-20 스텔스 전투기와 동풍 탄도미사일 등으로 지금도 역내의 긴장을 촉발하고 있으니까 말이오. 그리고 이 동북아에서 진정으로 균형을 깨뜨리고, 역내의 긴장을 촉발하는 것은 바로 핵이오. 하고 그 핵을 보유한 국가는 이 동북아에 단 두 나라밖에 없소. 또한, 우리 한반도 바로 북쪽에서 귀국의 북부 전구가 지난달에도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는데, 그건 우리 한반도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오. 그런데 무슨 우리에게 귀국을 위협하는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억지를 부리시오.”
“그래서 뭐 한국도 핵을 개발하겠다는 것입니까?”
“우리가 뭐하려고 굳이 핵까지 개발하겠소. 하나 귀국이 자꾸 억지를 부리고, 군사훈련을 강행하면 우리도 우리의 역량에 맞는 대응책은 마련해 놓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오. 안 그렇소?”
민재인 대통령과 시진핑의 특사로 온 중국 서열 3위인 리잔수 정치국 상무위원은 이렇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가치 돋친 설전을 이어갔으나 좀처럼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양국의 견해차가 컸고, 생각하는 관점의 차이도 너무나 컸다.
“그래서 결론은 희토류 채굴을 중단하지 않겠다. 또 기회가 있으면 남북 군사훈련을 계속하겠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것입니까?”
“이미 말했듯 희토류 채굴은 우리 정부가 강제로 중단시킬 수 없으며, 남북 군사 교류와 협력도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그간의 대치 상황을 고려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할 것이오.”
“진정 그것이 대답이라면 우리 중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은 귀국의 이 무책임한 태도 때문에 벌어지는 것임을 명심하십시오.”
“그런 황당한 협박은 그만하고, 진정 동북아의 평화와 역내의 긴장을 완화할 생각이 있다면, 귀국 북부 전구의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귀국 항공기들의 우리 방공식별구역 침범과 귀국 함정들의 우리 배타적 경제 수역 침입이나 중단하시오. 그리고 한반도를 겨누고 있는 핵미사일을 모두 철거하고 난 다음 다시 한 번 마주 앉아 진지하게 이야기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