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8화 〉 남북미 3국 정상회담(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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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 통신망으로 들려오는 합참 해군 부의장 이경호의 이 말에 박길상은 비릿하게 웃었다.
그 말인즉슨 한국 해군이 이미 신포급에 대한 정보를 상당히 알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었기에 말이다.
하여 호탕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하하하! 그렇소. 바로 SLBM 탑재 잠수함이요.”
“그렇군요. 함명이라도 알 수 있겠습니까?”
“신포급이 아니라 공화국에서는 고래 2호로 불리니 그리 알면 될 것이오.”
“고래 2호라니 앞으로는 그렇게 불러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남북 해군의 통신이 있었던 얼마 후, 그 신포급이 아닌 남포급 1번 남포함, 2번 개성함, 3번 원산함이 먼저 그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위풍도 당당하게 독도함, 마라도함, 백령도함과 나란히 섰고, 고래 2호 잠수함들도 수상으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서 세종대왕함과 율곡 이이함, 강이식함과 나란히 섰다.
“뿌웅~”
그러자 북측에서 이런 뱃고동 소리를 울렸고, 대한민국 해군이 그에 응답하는 것으로 남북 해군은 일렬로 늘어서서 독도까지 순항 훈련을 시작했다.
“총원 전투배치!”
세종대왕급 이지스 방공구축함 4번 강이식함 내에 전투배치를 알리는 방송이 나가자 시험운항 중인데도 불구하고 승조원들이 일사불란하게 각자의 위치에 자리를 잡았고, 이 함정에 탑승한 방위사업청과 이 함정을 건조한 조선소 관계자들도 각자의 위치를 잡았다.
이렇게 강이식함은 시험 운항에서도 실전처럼, 모든 훈련을 소화하면서 함정의 이상 유무를 파악하고, 개선 보완해 하루라도 빨리 취역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시험 운항 중인 함정 온사문함, 대걸중상함, 동명성왕함, 유리명왕함, 대무신왕함, 장수태왕급 잠수함인 장수태왕함, 장문휴함, 선왕 대인수함도 마찬가지였고, 강습상륙함인 백령도함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남북 해군 합동훈련이 강이식함과 여타 시험 운항 중인 함에게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훈련이었다.
그래서 시험운항 중인 함정들까지 참가시킨 것이지만 말이다.
“쾅! 쾅! 쾅!”
북한 해군의 남포급 1번 남포함, 2번 개성함, 3번 원산함이 동시에 100mm B-34 다목적 함포를 뿜어내면서 순항 훈련 중 사격훈련까지 하자 대한민국 해군의 세종대왕함도 5인치 62 구경장 127mm KMk.45 Mod 4 함포를 발사했다.
그 뒤를 따라서 율곡 이이함과 강이식함, 온사문함, 대걸중상함, 동명성왕함, 유리명왕함, 대무신왕함도 동시에 함포를 발사했다.
남북 해군은 그렇게 순항 훈련을 하면서 사격훈련까지 병행했다.
그리고 다시 순항 훈련에 들어갔을 때 그들의 머리 위로 한국 해군의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 8대가 아니라 굉음을 내면서 날아가는 전투기가 있었으니 바로 한국 공군의 F-35A 편대와 F-15K 편대였다.
“쐐애액~”
한국 공군의 F-35A와 F-15K가 굉음을 토해내면서 남북해군을 지나쳐가자 그 뒤를 따라서 북한 항공군의 MiG-29 8대가 비행했으니 이는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북한 전투기가 대한민국 영해로 들어온 것이라서 북한 해군이 영해에 들어온 것에 이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남북 공군은 항속 훈련에 이어서 모의 공중전 그리고 폭격 훈련까지 차례대로 실시했으니 이도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이때 민재인 대통령은 미래연합군사령부를 방문해 이 남북 해공군의 합동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곳으로 오기 전에는 기어이 수진을 1급 관리관으로 승진시킨 이후였다.
“축하해요. 강 비서관.”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그래요. 그리고 앞으로도 북한과 협상할 일, 그리고 할 일도 아주 많을 것이니까 그 일들도 지금처럼 잘 해내기를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통령님.”
수진이 1급 비서관(관리관)으로 이렇게 승진하자 제1부속실에는 부속실장 성준기와 함께 1급 관리관이 둘이나 되었으나 수진은 통일정책비서관이었고, 성준기는 말 그대로 부속실장이었으니 하는 일도 달랐고, 직급은 같아도 호봉도 달랐으며, 직책도 달랐으니 별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제1부속실 통일정책보좌 3급 행정관으로 특채된 지 얼마 안 되어 2급 이사관으로 승진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1급 비서관으로 승진하자 청와대 내부는 물론 관가, 국회, 언론에서 더욱 수진을 주시할 것은 자명했다.
어떻든 그런 수진도 민재인 대통령을 따라서 미래연합군사령부에 와 있었다.
“대통령님, 보시는 것처럼 해군과 공군은 순항 훈련과 사격 훈련, 모의 공중전, 폭격 훈련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남북 해공군이 합동으로 훈련하는 것이고, 우리 영해와 영공에 북한 해군과 공군이 훈련을 목적으로는 처음 들어온 아주 뜻깊은 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그렇군요. 아무튼, 이 훈련이 우리 군에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니 의장께서는 빈틈없이 남은 훈련도 잘 마무리하세요.”
“예, 대통령님.”
“아, 그리고 이 훈련을 성사시킨 우리 강수진 비서관에게도 점심 한번 사면 더 좋고 말이오.”
“한번이 아니라 두 번이라도 사겠습니다. 대통령님, 그런데 강수진 비서관이 저 같은 아저씨랑 식사하려고 하겠습니까.”
“그건 좀 위험한 발언인데······. 그리고 정 그렇다면 합참에서 가장 잘생긴 총각을 뽑아 데리고 가면 될 것 아니오.”
“그러겠습니다. 강 비서관도 괜찮죠?”
“의장님, 합참에 잘 생긴 총각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는데요.”
민재인 대통령과 합참의장이자 미래연합군사령부 사령관인 김태호의 농담 반 진담 반 대화에 수진이 이렇게 끼어들자 두 사람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건 옆에서 대화를 듣던 국방부 장관 서진성과 합참 수석부의장 김정철, 육군부의장 김진규 등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미래연합군사령부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았으니 그건 다 남북 해공군의 합동훈련 때문이었다.
어떻든 그 훈련은 그날 종료된 것이 아니라 다음날까지 이어졌고, 이번에는 한국 해군이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한 영해로 들어가서 순항훈련과 사격훈련을 했고, 공군의 F-35A와 F-15K에 더해서 전자전 공격기 EA-18G 그라울러까지 북한 영공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모의 공중전과 폭격 훈련도 모자라서 북한의 러시아제 S-400 트리움프와 S-300 그리고 중국제 HQ-16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등 여타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나 찾아봐라. 숨바꼭질까지 했으니 모두 중국군을 염두에 둔 훈련이었다.
중국도 이때 S-400 트리움프를 산둥반도와 랴오둥반도, 푸젠성에 각 2개 포대 합쳐서 총 6개 포대를 배치해두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여간에 이렇게 남북 해공군 합동훈련이 쌍방에게 이득이 될 것들만 골라서 보람차게 끝난 며칠 후 민은정이 옥류관 서울 분점 점검이라는 명분으로 서울을 찾았다.
물론 내가 수진을 만난다기에 허락을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어서 와. 자, 이건 서울방문을 축하하는 꽃다발!”
“뭘 이란 것을. 아, 그리고 드디어 비서관(관리관)님이 된 걸 축하해!”
“다 장군님 덕분이네요.”
“내 덕은 무슨 내 덕. 그런데 이제 우리 서로 급수가 대충 맞아?”
“그런 게 뭐가 중요해.”
“중요하지. 서로 급이 안 맞다. 급이 다르다면서 아직도 그런 것을 따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
1급 괸리관은 군 계급으로 하면 준장 또는 소장, 행정부는 실장급, 지자체는 도 부지사, 광역 부시장, 사법부로 하면 고등법원 부장판사, 검찰은 차장검사, 경찰은 치안정감과 거의 같은 직급이었다.
그러니 비록 남북으로 나뉘지만, 민은정은 우리의 준장급인 인민군 소장이었고, 수진은 1급 관리관이었으니 직급이 이제 서로 비슷하게 맞춰진 것이다.
“북쪽에서도 그래?”
“그래, 그리고 남쪽에서도 그런 것 따지는 꼰대들이 아주 많더구먼.”
“하긴. 그렇지.”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제 직급이 대충 맞춰졌으니 그런 소리 안 나오겠죠.”
“그건 그렇겠다. 아, 어서 차에 타. 프렌치 레스토랑 예약해 놨으니까.”
“비서관님 차도 다 타고, 하여튼 영광입니다.”
“장군님이 타는 벤츠 같은 그런 좋은 차 아닙니다요.”
“그건 위원장 동지 차고, 내 차는······.”
“장군님 차는 포드 익스플로러라면서요. 그러니 내 차보다 좋은 차입니다. 그런데 우리 왜 남자들처럼 차 이야기하고 있지.”
“호호호! 그러게.”
민은정과 수진은 그렇게 종로의 한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민은정을 알아본 종업원에 주인까지 약간 소란을 피웠으나 곧 그녀를 따라온 경호원들 때문에 조용해졌다.
그리고 이때에도 국정원에서 수진을 경호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나서지 않고 조용히 상황만 주시하고 있었다.
“역시 장군님의 인기는 남북을 안 가리네.”
“내가 연예인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래서 좀 불편해.”
“이 기회에 연예인 해보는 것은 어때?”
“싫습니다요. 그리고 나는 군대가 좋습니다요.”
“하긴 나도 이즈음 가끔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불편해. 연예인들은 그런 인기로 먹고사는데, 우린 그런 것이 불편하니 연예인 할 팔자는 아닌가 봐.”
“북남 해공군 합동훈련과 희토류 채굴을 이루어낸 강수진 비서관! 이런 뉴스 많이 나오더니 기어이 남쪽 사람들도 널 알아보기 시작했구나.”
“지상파 말고도, 24시간 뉴스 채널에서 거의 매시간 그런 뉴스가 나온 적이 있었으니까. 그건 그렇고 뭐 시키자.”
수진과 민은정은 그렇게 식전 빵과 콜리플라워 크림의 오세트라 캐비어로 시작해서 베이컨, 그린 아스파라거스, 당근 퓌레와 커리 에멀션의 가리비구이, 농어, 푸아그라, 등심 스테이크로 이어지는 음식을 먹으면서 제법 많은 수다를 떨었다.
“남조선 식당은 외래어가 너무 많아서 디저트 시키기도 겁난다. 이것 봐. 헤이즐넛 아이스크림과 베일리스 크렘 몽테를 곁들인 부라우니 또······.”
“나도 그런 건 어려워. 그건 그렇고 중국에서는 무슨 말 없어?”
“특사가 다녀갔어. 북남 해공군 합동훈련이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