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화 〉 남북미 3국 정상회담(8)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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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그룹 회장 이희용의 이 말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윤모 거기다가 LJ그룹 구경모 회장까지 나서자 수진은 어쩔 수 없었는지 기어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으니 자신을 굳이 평양으로 보낸 민재인 대통령의 뜻도 거기에 있는 것 같았기에 말이다.
“이 회장님의 말씀 잘 알겠습니다만, 방금 하신 말씀처럼 중국에서 철수하는 공장을 개성공단으로 옮기고, 희토류를 이용한 여타 제품 생산 공장도 개성 공단에 세울 의향이 진짜 있으십니까?”
“물론이오. 내 약속하리다. 강 이사관.”
“그럼 그 조건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담판을 지어 보겠습니다. 뒤에 가서 그 약속 지키지 않으시면, 남북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회장님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건 중국에서 철수하는 디스플레이 공장과 전기 차량 배터리 공장을 개성공단으로 옮기겠다고 한 구경모 회장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사성그룹 이희용이요. 한 번 한 말은 반드시 지키니 믿어주시오.”
“나도 그 약속은 지키니 믿어주시오.”
이희용은 수진이 김정은 위원장과 담판을 지어 남북 공군과 해군 합동훈련을 성사시킨 장본이자 제주도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끝나고 서귀포 관광을 갔을 때 김정은 위원장과의 담소에서 제대로 한 방 먹였다는 소문과 민은정과 오지용이 수진을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이 일의 가장 중요한 키는 수진이 쥐고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랬기에 이렇게 부탁한 것이고, 이렇게 확답을 준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 기업의 오너라는 자존심 같은 것도 버리고서 말이다.
그리고 그건 LJ그룹 구경모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공동취재단 기자들이 오늘 협의에서도 진전이 없으면 북한 희토류 채굴은 무산될 것이라는 보도를 한국으로 전송하고 난 후 열린 협의에서 오지용은 여전히 어제와 같은 태도로 나왔다.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수진이 민은정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지용 부위원장님의 태도로 보아서는 이 협의가 무산될 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 김정은 위원장님 좀 만나게 해줘.”
“위원장님을?”
“응, 부탁하자.”
“그럼 오지용 부위원장님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그렇겠지만, 오히려 그래서 너에게 이렇게 부탁하는 거야. 너라면 오지용 부위원장님이 기분 나빠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김정은 위원장님을 만나게 해줄 것 같으니까.”
“그거 아부야?”
“응, 아부이자 부탁이야. 그러니 만나게 해줘. 그럼 서울 오면 내가 신세 갚는다.”
“내가 알기로 2급 이사관 월급이 대략 450만 원이 조금 넘는 정도였는데, 그걸로는 신세 못 갚을걸.”
“장군님은 역시 통도 크시네. 그리고 그건 기본급이고, 거기서 수당 붙으면 연봉으로 한 1억 원은 될 거야. 또 월급 말고도 나 돈 좀 있으니까 서울만 와. 그럼 이탈리안 레스토랑, 프렌치 레스토랑 어디라도 전세를 내서 거하게 대접할 테니까.”
민은정이 이 말을 듣고 빙그레 웃으면서 내가 한 말을 생각했다.
‘남조선 강수진 이사관이 나를 만나려고 하면 못 이기는 척하고······.’
내가 이런 지시를 내렸으니 민은정은 못 이기는 척 잠시 딴청을 피우다가는 이렇게 말했다.
“프렌치 레스토랑이 좋겠다. 그리고 그 약속 반드시 지켜.”
“물론이니까 서울만 와.”
“그럼 그 말 믿고, 나 조용히 나갈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봐.”
“알았습니다. 장군님. 그리고 믿습니다. 장군님!”
“그것도 아부야?”
“이건 진심이야!”
민은정이 그 길로 조용히 협의회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이희용은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오지용은 그녀가 나가거나 말거나 오늘도 계속 딴죽을 걸고 있었으니 그것도 내가 시켰기 때문이었다.
어떻든 내 계획 아니지 민재인 대통령과의 합작 계획은 이렇게 잘 진행되어 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수진이 만나고 싶어 한다는 보고를 민은정이 했을 때는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모산 특각이 좋겠지. 그러니 그리로 모셔와!”
그렇게 우리 남매는 자모산 특각에서 다시 만났다.
약간의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민은정이 자리를 피해 주기 무섭게 수진이 먼저 이렇게 말했다.
“민재인 대통령님 말씀으로는 이미 위원장님과 희토류 채굴에 관한 협의가 끝났다고 했는데, 오지용 부위원장님은 계속 딴죽을 걸고 있습니다. 이거 혹시 위원장님이 배후에서 그러라고 조종했기 때문이 아닙니까?”
“내가 무슨 조종을 했다고 그런 무시무시한 말을.”
“그럼 오지용 부위원장님이 왜 그러시는지 이유는 아십니까?”
“그건 그 사람이 욕심이 많아서 공화국에 하나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려다 보니 그런 것이겠지.”
수진과 대화만 하면, 왜 이렇게 궁지에 몰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마치 고양이 앞의 쥐처럼, 아니 그 정도는 아니지만, 못된 짓 하다가 누나나 엄마에게 들킨 것처럼 그렇게 행동하게 되니 이게 다 현실 남매라서 그런 것인가.
아니, 내가 오빠인데 왜 나이도 한참 어린 여동생에게 그런다는 말인가.
하여튼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데 나에게 요렇게 따지고 드는 수진을 보노라니 나중에 전공을 살려 기자를 하면 아주 잘할 것 같아서 흐뭇했으니 역시 내가 오빠는 맞는 것 같았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위원장님이 뒤에서 조종한 것 같습니다만.”
“그건 강 이사관이 오해한 거요.”
“그럼 제가 오해하지 않도록 위원장님이 민재인 대통령님과 한 협의대로 합의되도록 조처해주십시오.”
“해주지. 내 해주겠어. 그러나 그전에 남조선에서 해줄 것이 있는데.”
“사성그룹과 LJ그룹이 개성공단에 투자할 겁니다. 그럼 되겠습니까?”
“얼마나?”
“사성그룹은 중국에서 철수하는 공장과 채굴한 희토류를 이용한 제품생산 공장, LJ는 디스플레이 공장과 전기 차량 배터리 공장입니다. 그 정도면 지금 개성공단에 투자한 기업들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고, 오히려 위원장님께서 그 공장에서 일할 노동자를 충원하기도 힘들 것입니다.”
“하하하! 내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남조선 한국한옥(주)과 손을 잡고, 개성에 300호 한옥 마을과 3,000호 한옥 마을에 이어서 이번에 5,000호 한옥 마을도 건설했소. 그뿐만이 아니라 오면서 봤는지 모르겠으나 개성 시가지를 재정비하면서 살림집 5만 호를 더 지었고, 살림집 10만 호를 가진 신도시도 공사 중이오. 그럼 강 이사관이 보았을 때 얼마의 노동자를 더 확보해 개성공단에서 일 시킬 수 있겠소?”
“한옥 8,000채와 주택 15만 호라면, 최소 15만 8,000명은 되겠고, 최대로는······.”
이때 개성은 내가 처음 환생했을 때의 개성이 아니라 그사이에 환골탈태한 개성이었다.
그 덕분에 내 돈 2억 달러와 추가 3억 달러 그리고 북한 중앙 정부 자금 5억 달러와 개성시 자금 등등이 더 투입되었음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런 자금 덕분에 개성 만월대는 궁전의 중심 건물인 회경전이 이미 복원됐고, 장화전과 원덕전도 복원되었으며, 지금은 건덕전을 복원 중이었다.
그리고 개성 남대가의 전통 한옥 마을은 한국한옥(주)이 정비, 개축 등을 하는 바람에 우리 고유의 역사와 전통이 제대로 살아있는 한옥 마을로 바뀌어 이즈음은 이곳을 찾는 한국과 외국 관광객에게 호평을 받고 있었다.
또한, 인근에 건축된 200실과 300실의 한옥 호텔 2채도 성업 중이었고, 한국식의 대형할인점과 쇼핑센터, 백화점에 극장 등도 들어서 개성은 예전의 개성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주택 10만 호를 가진 평양 여명 거리나 창천 거리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개성 신시가지에 인민들이 다 입주하면, 개성은 또 한 번 도약해서 남포직할시를 제치고, 인구 100만 명을 웃도는 북한 제2의 도시가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최대로는 30만 명 이상이지. 그리고 희토류를 채굴해 분리, 정련, 합금화 과정을 거쳐 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공해물질이 발생하는 관계로 그 분리, 정련, 합금화하는 공장 인근의 주민을 모두 소개해서 개성으로 이주시킬 것이니 또 얼마나 노동자를 확보할 수 있겠소.”
“그건 좋은 정책인 것 같습니다. 그 평강 압동 광산 인근 주민이 한 2만 명은 됩니까?”
“그 정도는 아니나 인근의 주민까지 다 옮기려면, 그 정도는 옮겨야 공해 물질에 노출되는 인민이 전혀 없을 것이오.”
“주민 2만 명을 옮기고, 광산도 현대화하고, 공장도 현대화하고, 도로도 정비하고, 전기, 수도 등까지 새로 설비하려면, 투자 자금 9,000억 원으로 감당이 되겠습니까?”
“거긴 공화국이지 남조선이 아니라서 그 돈이면 가능하고도 남소. 또 그들 주민을 옮기려고 개성 신시가지 주택을 10만 호로 늘려 지은 것이라고도 보면 되오.”
“오래전부터 희토류 채굴을 염두에 두고 계셨다는 말씀이시군요. 어떻든 희토류 채굴하는 겁니다. 조건은 민재인 대통령님이 말한 그대로입니다. 그러니 두말하기 없고, 오지용 부위원장님께는 위원장님이 잘 말씀드려 주십시오.”
“물론. 그리고 사성그룹과 LJ그룹은 약속한 공장을 반드시 개성공단에 지어야 하오. 강 이사관!”
수진에게 이렇게 확답을 받는 조건으로 북한 희토류 채굴 협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그날 저녁에는 남북협의서가 만들어지고, 남측에서는 산업통상부장관 정윤모, 사성그룹 회장 이희용, LJ그룹 회장 구경모 등이 서명했다.
그리고 북측에서는 오지용 부위원장 그리고 국가자원개발성 이진삼, 조선광물공사 사장 조기영 등이 서명했다.
또한, 그 서명식과 함께 남측 기자들의 열띤 취재가 대한민국 뉴스를 탔고, 뉴스가 방송될 때마다 수진의 이름이 희토류 채굴의 일등공신으로 대한민국 국민 입에 회자하기에 이르렀으니 민재인 대통령은 수진을 1급 관리관으로 승진시킬 기회만 찾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