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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145화 (145/470)

〈 145화 〉 남북미 3국 정상회담(7)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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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용의 딴죽에 참다못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윤모가 이렇게 언성을 높이자 가만히 둘의 협의를 지켜보고 있던 사성그룹 회장 이희용과 LJ그룹 구경모 회장 등도 귀를 쫑긋했다.

그때 수진도 민은정과의 수다를 잠시 멈추고 역시 사태의 추이를 조용히 관망하기 시작했다.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의 처지를 좀 더 생각해 달라는 것 아니오.”

“그러니까 그 처지라는 것이 뭡니까?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알 것 아닙니까.”

“구차하게 내 입으로 그걸 꼭 말해야겠소.”

“예, 말하세요. 개성공단 투자입니까? 아니면 다른 지원입니까? 도대체 뭡니까?”

“예전 러시아가 공화국에 희토류 채굴권을 주면, 공화국의 철로를 전부 새로 깔아준다고······.”

“지금 북한의 경의선과 경원선, 동해선 철도는 우리 기업이 전부 공사 중이고, 그중 경의선은 사리원까지 1차 공사가 끝나 이 평양까지 2차 공사를 시작했고, 경원선도 우리 백마고지역에서 귀측 평강까지 1차 공사가 끝나 그 평강에서 원산까지 2차 공사 중이고, 동해선도 군데군데 공사가 끝나 곧 정식 개통될 날이 머지않았는데, 이 마당에 뭔 철도 이야기를 꺼내십니까.”

“철도만이 아니라 도로에다가······.”

“도로라니요. 그리고 그 도로 공사도 이미 끝난 곳이 있고, 나머지는 지금 열심히 공사 중이지 않습니까. 그것도 모자라서 우리 수원-서울-문산 간 고속도로가 귀측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와 연결되어 부산에서 목포에서 평양까지 얼마든지 갈 수 있고, 그 개통식만을 남겨두지 않았습니까. 또한, 경의선 도로는 8차선으로 확장되어 개성 공단을 거쳐 개성까지 일사천리로 갈 수 있게 됐고, 동해선 도로도 4차선 확장 공사가 거의 끝났고, 금강산 고속도로 고성에서 원산까지 4차선 확장 공사는 진행 중이고, 국도 31호선 양구에서 금강까지 2차선 공사도 거의 끝났는데, 무슨 도로 이야기입니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윤모의 말처럼 이때 경의선 철도는 사리원까지 1차 공사가 끝나 평양까지 2차 공사 중이었고, 경원선도 백마고지역에서 평강까지 1차 공사를 끝내고, 원산까지 2차 공사 중이었다.

동해선 철도는 총 9개 공구 중 사성건설이 맡은 1공구 제진~통천 구간과 2공구 부건건설이 맡은 통천~원산 구간과 8공구 청진~라선 구간과 9공구 라선~온성 구간은 공사가 끝났고, 여타 공구도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중이었다.

그러므로 부산에서 유럽까지의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정식 개통될 날이 머지않은 상태였고, 8공구와 9공구 공사가 끝남으로써 러시아에서 청진까지, 청진에서 러시아까지는 지금 당장 열차를 운행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남북 도로 연결 사업도 다수 진척을 보여 수원-서울-문산 간 고속도로가 북한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와 연결되어 부산에서 출발하거나 목포에서 출발하거나 곧장 평양까지 갈 수 있었고, 경의선 도로는 8차선으로 확장되어 개성공단을 거쳐 개성까지 일사천리로 갈 수 있었으며, 동해선 도로도 원산까지 4차선 확장 공사가 거의 끝났고, 북한 금강산 고속도로 공사는 고성에서 원산까지 진행 중이었고, 국도 31호선 강원도 양구에서 금강까지 2차선 공사도 거의 끝나가는 중이었다.

“공화국에는 그 도로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소.”

“그래서 도로를 더 깔아 달라는 말입니까?”

“하여튼 희토류를 채굴하면 가장 먼저 할 곳이 평강 압동 광산일 것이오. 그런데 그곳까지의 도로도 전기도 철도도······. 그리고 채굴해도 희토류는 분리과정, 정련과정 그리고 합금화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와중에 공해물질이 제법 발생하는 관계로······.”

“앞에서 말했듯 평강까지는 경원선 철도 1차 공사가 끝나서 통행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고, 채굴하는 데 전기가 필요하다면, 그건 우리 측에서 보내주면 되고, 분리과정과 정련과정 그리고 합금화 과정은 이미 귀측에서 하고 있으니 투자 자금 9,000억 원으로 그 공장을 현대화하고, 환경 오염을 줄이는 투자를 하면 될 것이 아니요.”

“그래도 우리 공화국이 너무 손해를 보는 것 같으니······.”

“그럼 뭘 어떻게 하자는 말입니까?”

오지용이 이제는 이런 식으로 계속 협의의 순조로운 진행을 막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윤모에 이어서 이희용 사성 그룹회장과 LJ그룹 구경모 회장까지 나섰으나 그는 거의 요지부동이었다.

그 모습을 말없이 한동안 지켜보던 수진이 나서려는 순간 민은정이 조용히 말리는 바람에 수진은 나서지 않았고, 희토류 채굴 협의는 더는 진척을 보이지 않았으며, 그렇게 첫날 협상은 요란한 환영식과 개성공단 방문 그리고 평양까지의 순조로운 여정과는 상반되게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여기는 평양입니다. 정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희용 사성그룹 회장 등이 개성공단 관리 사무소에서 환영을 받을 때와는 달리 이곳 평양 옥류관에서 벌어진 희토류 채굴에 관한 협의에서는 아무것도 합의하지 못하고 그야말로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남북은 내일 다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지만, 오늘 북측의 협의 태도로 보아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희토류 채굴이 무산될 수도 있는······.”

“오늘 남북의 희토류 채굴 협의는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양측 최고 지도자가 합의한 상황이 이렇게 실무진의 만남에서 허무하게 끝난 것으로 봐서는 북쪽에서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 다시 만나면 북한이 또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르지만, 이대로 희토류 채굴이 무산되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대할 것이므로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협의가 무산되자 기다렸다는 듯 공동취재단의 이런 기사가 대한민국으로 송출되어 뉴스 시간마다 방송되고 또 방송됐다.

그리고 석간과 조간신문까지 이 소식을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싣고, 다음 날 아침에는 청와대에서 이에 관한 브리핑까지 했으니 이 소식을 접하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럴 즈음 2차 협의가 다시 열렸으나 오지용은 어제보다 더 이상한 요구들로 오전 협의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그에 한국 공동취재기자단은 암울한 기사를 연달아 송고했다.

그리고 열린 오후 협의에서는 정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아니라 이희용 사성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

“부위원장님께서는 계속 협의만 무산시키고 계시는데, 진정 원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사성그룹에 원하는 것이야 더 많은 공화국 투자지 뭐가 있겠소이까.”

“우리 그룹 대북 투자팀이 여러모로 개성 공단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니 잠시만 더 기다려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내가 이러는 것이 아니요. 뭔가 손에 잡히는 것이 있어야 나도 적당하게 합의를 해주지.”

“우리 LJ에서 중국에서 철수하는 디스플레이 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개성공단으로 옮기겠으니 이만 협의하시죠.”

LJ그룹 구경모 회장까지 이렇게 나섰으나 오지용은 여전히 눈에 보이는 명확한 투자가 없다면서 또 협의를 질질 끌었다.

“부위원장과는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으니 김정은 위원장님을 만나게 해주시오.”

“정 장관 동지, 이 일의 전권은 나에게 있으니 나와 협의하기 전에는 위원장 동지를 만날 수 없소.”

“그러지 말고 만나게 해주시오.”

“나와 협의하기 전에는 절대 만날 수 없다니까 그러네.”

“그럼 우리는 이만 철수하겠소.”

“여기까지 와서 그냥 철수하면 손해가 막심할 것인데도 간다는 말이오. 그리고 그러다가는 공화국의 희토류는 모두 러시아로 넘어갈 것이오.”

이렇게 둘째 날 협의도 무산됐다.

그러자 기자들은 앞을 다투어 희토류 채굴 무산을 기사로 작성해서 타전하는 바람에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가 그런 줄로 받아들였다.

그때 한국 측 인사들은 모두 모여 내일 한 번 더 오지용을 설득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한국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회의 끝에 이희용 사성그룹 회장이 수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일 오지용 부위원장을 다시 만나도 그가 어제오늘 하는 것으로 봐서는 별달리 뾰족한 수가 없을 것 같으니 강 이사관께서 김정은 위원장을 한번 만나 설득해 보는 것이 어떻겠소?”

“오지용 부위원장이 자기를 거치지 않고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수 없다고 하는데, 제가 만나자고 해서 만나주겠습니까. 회장님.”

“강 이사관에게는 민은정 소장이라는 패가 있지 않소. 그러니 그녀를 이용하면 오지용 부위원장을 건너뛰고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날 수 있을 것이오. 그럼 김 위원장을 설득해서······.”

“그랬다가는 희토류 채굴에 전권을 쥔 오지용 부위원장 눈 밖에 나서 더 어려운 협의를 할지도 모릅니다.”

“북한은 우리보다 위계질서가 더 확실한 사회요. 그러니 김 위원장이 결정하면 그가 아무리 전권을 쥐었다고 해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니 강 이사관께서 우리를 대표해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설득해 주시오. 지금 우리 중에서 그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이사관이 유일한 것 같으니까 말이오. 내 이렇게 부탁하겠소.”

“이희용 회장님이 이렇게 부탁까지 하는데 강 이사관, 그렇게 해요.”

“장관님, 그리고 회장님, 굳이 그러기를 원하신다면 제가 민은정 소장에게 부탁은 해보겠습니다. 그러나 장담은 할 수 없으니 그 점 염두에 두시고, 오지용 부위원장을 잘 설득해서 일을 잘 마무리 지을 방도도 마련해 보십시오.”

“강 이사관께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이 일을 잘 풀어준다면, 내 반드시 중국에서 철수하는 공장을 개성 공단에 지을 것이고, 희토류를 이용한 여타 제품 생산 공장도 개성 공단에 지을 의향이 있소. 그리고 여기 LJ 구경모 회장도 중국에서 철수하는 디스플레이 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개성 공단으로 옮긴다고 했으니 이만하면 계속 딴죽만 거는 오지용 부위원장은 설득 못 했어도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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