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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143화 (143/470)

〈 143화 〉 남북미 3국 정상회담(5)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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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난색을 보이면서 이렇게 말끝을 흐리자 민재인 대통령이 한숨을 한번 길게 토해내고는 다시 말했는데, 그 모습을 보노라니 나도 답답했으나 지금은 끼어들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아서 묵묵히 앉아서 듣고만 있었다.

“몇 년이 아니라 몇십 년이 흐른다고 해도 지금 그 방법 말고, 북한 핵무기를 폐기할 방법이 있습니까?”

“국제사회가 나서서 2019년 이전보다 더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할 수 있다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을 통한 대북 제재는 이제 강력하게 반대하니 유엔을 통한 제재는 이미 물 건너갔고, 그럼 미국과 미국의 우방국만으로 제재해야 하는데, 과연 그 제재만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제재는 우리 대한민국도 이제는 반대하니 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 북한을 폭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진짜 일본 멸망에 3차 세계대전이 촉발될 것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빠진 바이든의 눈빛을 보니 자랑 같지만, 내가 환생한 이후 외교는 물론 정치까지 정말 잘한 것 같았다.

그러니 중국과 러시아를 완전한 내 편으로 끌어들여 유엔을 통한 대북 제재를 물거품으로 만들었고, 두 나라와의 교역을 확대해서 제재의 실효성까지 허물어버렸으며,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면 자동으로 참전하게끔 조중러 안보동맹조약서 상의 글자로만이 아니라 현실로 참전하도록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트럼프 정부와는 절묘한 협상으로 대부분의 대북 제재 또한 풀어버린 것은 물론 한국까지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으니까.

그러니 이제 미국 혼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민 대통령님은 왜 자꾸 북한 편만 드십니까?”

“예나 지금이나 우린 한민족이고, 중국이란 공통의 적과 일본이라는 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경제적 이유만으로도 북한 편을 들 수밖에 없는 처지니 그 점도 생각해 주십시오. 그런데 대통령님은 왜 자꾸 북한을 적으로 만들려고 하십니까?”

“북한이 우리를 적대시하니 우리도 적으로 대할 수밖에요.”

“그럼 이제부터라도 서로 적이 아니라 친구로 대하면 되겠군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적이 아니라 친구로 지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아예 북미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고, 나아가서는 군사동맹까지 맺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럼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될 것 아닙니까. 그래서 공동의 적인 중국을 견제하시죠. 믿을 수 없는 일본보다는 우리 남북이 훨씬 중국을 상대로 잘 싸울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북한과 상호 불가침 조약도 모자라서 군사동맹까지 맺으라고요?”

“예, 그러면 친구가 될 것 아닙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그것이 힘들다는 것을 민 대통령님도 잘 알지 않습니까.”

“아니, 모릅니다. 그리고 단지 핵 때문이라면, 미국은 핵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과는 왜 그렇게 잘 지내는 것입니까?”

또 한 번 바이든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은 나는 똑똑히 볼 수 있었으니 민재인 대통령의 말이 그에게 일정 부분 먹혀든다고 해야 해나 하여튼 그랬다.

“그들 나라와 북한은 근본적으로 다른 나라로······.”

“뭐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입니까. 다 같은 나라죠. 그리고 서로 적대시하니 또 적대시하여 지금의 이 문제가 터진 것 아닙니까. 그러니 이번 기회에 서로 친구가 되어 공동의 적인 중국에 맞서자는 것 아닙니까. 미국의 최대 적이 중국이지 북한이 아닌 바에는 말입니다.”

“향후 우리 미국의 최대 적국이 중국이 될 것은 자명하지만, 북한은 그동안 그런 중국의 앞잡이 노릇을 해왔으니······.”

“뭐라고? 앞잡이!”

“그래, 앞잡이!”

“이자가 정말 못하는 말이 없네.”

앞잡이라는 말에 발끈해서 내가 나서는 바람에 또 회담장에는 냉랭한 분위기만 흘렀다.

그러니 예의 민재인 대통령이 나섰다.

“자, 두 분은 진정하시고, 바이든 대통령님, 북한이 이제는 중국 편이 아니라 우리 편을 들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상호 불가침 조약, 군사동맹까지는 못 맺더라도 평화협정 정도는 맺고, 중국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시죠. 겉으로는 지금처럼 지내면서 말이죠.”

“이 양반아. 이게 바로 중국을 상대로 한 구밀복검(口蜜腹劍)과 면종복배(面從腹背) 전략이라는 거야. 하긴 양키가 그런 걸 알기나 하겠어!”

“뭐?”

“이제 뭐라고 대신 뭐냐? 이 무식한 양키 대통령님아!”

“그렇게 까불다가 진짜 큰코다친다.”

“코는 내가 아니라 당신이 더 크네.”

초등학생도 아니고 일국의 지도자가 이렇게 유치하게 싸운다면 남들이 믿을까.

그러나 바이든과 나는 이렇게 유치하게 싸웠고, 민재인 대통령은 우리를 말리면서 대안을 제시했으나 그 안에 관한 결론은 결국 아무것도 나오지 못했다.

그래도 미국과의 관계가 더 나빠지지는 않았고, 현상 유지 정도는 하게 되었으니 핵탄두 하나를 넘겨준 보답은 어느 정도 된 것도 같았다.

“웃죠. 그리고 잔도 들고!”

삼자 회담이 그렇게 끝난 후 가진 만찬에서 내 말에 민재인 대통령이 먼저 환하게 웃으면서 잔을 들었고, 바이든은 마지 못해 잔을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조찬에 이은 기자회견을 끝으로 아무 성과도 없이 제주도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은 공식적으로 끝이 나고 바이든은 중국으로 떠났고, 민재인 대통령과 나는 서귀포 관광을 했으니 당연히 수진과 민은정도 따라붙었다.

“강 행정관은 북남 공군과 해군 합동훈련을 위한 실무회담에도 참가하겠지요?”

“김 위원장님, 실무회담에는 말 그대로 남북의 실무자가 참가해야지 제가 무슨 능력이 있어 공군과 해군의 실무 회담까지 참가하겠습니까.”

“아니지. 실무 회담일수록 그 훈련을 성사시킨 장본인이 참가해야지. 그리고 북이고, 남이고 간에 군발이들은 다 고지식하고, 고집도 세서 서로 양보를 잘 안 해요. 그러니 강 행정관과 우리 민 소장이 같이 참가해서 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도록 해야지.”

“김 위원장님 말씀 그대로면, 민은정 소장님도 고지식하고, 고집이 센 군인인데 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겠습니까?”

“하하하! 맞네. 맞아. 민 소장도 군인이니까. 김 위원장, 우리 강 행정관에게 한 방 먹은 소감이 어떻소?”

“벌써 편드십니까. 그리고 민은정 소장은 군인이기 이전에 내 특별비서라서 다른 군발이들과는 체질적으로 다릅니다. 또 민은정 소장 말로는 강 행정관의 직급이 부이사관으로 자신에 비해 낮아 대통령께 산삼이라도 드리고, 아부라도 해서 직급을 자신과 같은 1급 관리관으로 진급시켜야 북남이 여러 문제를 서로 협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데, 대통령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 실무 회담이 끝나면 일단 2급 이사관으로 승진시키겠소. 그럼 되겠소?”

민재인 대통령의 이 말을 들은 수진이 가장 놀랐고, 민은정은 그 말을 듣고 희미하게 웃었으며,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다음은 희토류. 그리고는 1급 관리관!”

“다 알면서 뭘 그런 말까지.”

“하하하! 그렇다면 민은정 소장에게 산삼 들려서 보내겠습니다.”

“그래 주면 나야 고맙지. 그건 그렇고 미국과는 현상 유지라도 잘해야 하오. 아니면 우리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으니까.”

“어제와 오늘 보니 바이든 그 사람보다는 나 위대한 위원장님이 더 잔머리가 뛰어난 것 같았으니까 그 문제는 내게 맡겨 놓으십시오.”

“믿겠소.”

서귀포 어느 호젓한 바닷가에서 이런 대화를 나눈 다음 인근 횟집으로 가서 남북의 모든 수행원과 함께 식사하고, 3월 제주의 봄도 만끽했다.

그때 북한 제주 실향민들도 제주 관광을 계속하고 있었으니 제주는 역시 평화의 섬이 맞았다.

***

판문점 평화공원에서 남북 공군과 해군 실무자들과 민은정, 수진 등이 만나서 합동훈련에 관한 실무 회담을 하는 사이 민재인 대통령은 사성그룹 회장 이희용과 LJ그룹 회장 구경모를 다시 청와대 안가로 불러 북한 희토류 채굴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한 번 더 했다.

그리고 남북 공군과 해군 합동 훈련이 2021년 3월 22일 월요일 열리기로 결정된 다음 날 민재인 대통령은 이런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에 남북 공군과 해군의 합동 훈련을 3월 22일 동해에서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전해드릴 소식은 그 훈련 소식이 아니라 바로 이것입니다. 저번 제주에서 열린 남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저는 북한의 희토류 채굴에 관한 협의를 했고, 그에 따라서 곧 북한 희토류를 채굴할 우리 기업관계자와 정부, 청와대 관계자로 협상단을 꾸려 북한으로 보내 구체적인 협상을 할 예정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석유, 석탄, 금, 은, 동, 마그네사이트, 옥, 자수정에 이어서 북한의 희토류까지 국제시세보다 저렴하게 도입할 것입니다. 북한의 희토류 추정 매장량은 최소 2,000만 톤에서 최대 4,800만 톤으로 중국과 1위를 다툽니다. 그러니 우리 기업이 국제시세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이 희토류를 공급받으면, 우리의 LCD, LED, 스마트폰, IT 산업, 전자제품 등은 물론 형광체와 광섬유, 원자로 제어제, 레이저와 페인트,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열 발전, 첨단 무기 등에 사용되어 그 경제적 파급력은 상상 이상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남북은 이제 하나의 경제 협력체 나아가서는 공동체가 되어갈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곧 시베리아횡단철도가 개통되면, 우리는 열차로 저 시베리아를 지나 유럽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또 하나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세월 족쇄처럼 우리를 채워온 분단의 역사는 이제 과거의 유물로 박물관에 고이 모셔두고, 우리는 새로운 희망과 번영이 넘치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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