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화 〉 남북미 3국 정상회담(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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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충분히 알아듣게끔 이렇게 친절하게 기밀까지 언급하면서 말해주었는데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무지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 같았다.
그랬으니 이런 황당한 말을 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너희의 이동식발사대와 미사일 기지를 다 파악하고 있으니 그런 위협은 안 통해. 그리고 내 말 한마디면, 당신이 자는 침실 상공에 B-2 폭격기가 날아가 있을 거니까 그딴 공갈은 그만 쳐!”
“이해력부터 좀 기르는 것이 어때. 내가 방금 우리 이동식발사대에 대해서 그만큼 이야기를 했는데, 뭐 위치를 다 파악해놓았다고. 진짜 웃기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그리고 미사일 기지도 너희가 절대 모르는 곳이 적어도 3곳 이상이야. 또 대외적으로 알려진 우리 미사일 기지가 진짜 기지일까? 아니면 가짜 기지일까? 그러면 진짜 기지는 어디이고, 가짜 기지는 어디일까? 너희가 하늘에서 보고 파악해 놓은 것이 혹 너희 말로는 더미(dummy), 우리말로는 모형은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
미국이 절대 모르는 전략 핵미사일 기지 즉 함북 남포태산과 평북 학성산, 강원 황룡산 기지에 더해서 내 직속으로 이동식발사대 여단도 이번에 창설해 대대별로 비밀스러운 곳에 숨겨두었다.
거기다가 전략 로켓군이 가진 이동식발사대도 대대별로 날마다 위치를 바꾸어서 주둔지를 정했고, 대외적으로 알려진 미사일 기지들에는 무더기로 모형이 설치되어 있어서 위성이나 정찰기로 보면 어느 것이 진짜인지 어느 것이 가짜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폭격해봐야 가짜를 폭격할 가능성이 더 컸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GBU-53 SDB 2로는 파괴할 수 없는 지하 갱도에 배치된 것도 많았고, 내 직속이나 호위사령부 직속 그리고 전략로켓군이 가진 것이 아니라 각 군단이 보유한 탄도미사일도 부지기수였고, 그 미사일들도 각자 나름의 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랬으니 어서 와서 폭격해달라고 고사라도 지내는 미사일은 단 한발도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폭격으로 북한 미사일을 제거하려면, 다 제거하기도 전에 수백 발의 중단 거리 탄도미사일에 숨은 다탄두 핵미사일에 일본부터 침몰하는 장면을 목격해야 했다.
일본이 용빼는 재주가 없는 이상 수백 발의 중단 거리 탄도미사일 속에 숨은 다탄두 핵미사일을 모조리 요격할 수는 없을 것이니까.
또 핵미사일을 품은 고래 1호와 2호 잠수함이 인공위성이나 정찰기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고 위장막 공사를 새로 한 여러 기지에 웅크리고 있다가 유사시에는 소리 소문이 아니라 흔적도 없이 바닷속으로 사라질 것인데, 그것은 또 어떻게 찾아낸다는 말인가.
그 기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공격한다고?
어느 기지에 있는 줄 알고, 뭐? 전 기지 앞에 다 웅크리고 있으면 걸린다고?
그러기에는 북한 잠수함이나 해군 기지는 너무 많았고, 동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가까운 서해 서한만에도 기지가 있었다.
그런데 미국 핵잠수함이 중국 코앞 서한만까지 들어온다고?
아니, 러시아 코앞이자 신형 러시아 핵잠수함들이 판을 치는 동해 즉 함경북도 나선 웅기만 또는 나진만에나 들어올 수 있을까.
“공갈은 그만 치라고 했다.”
“이봐 바이든 대통령. 내가 당신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일국의 지도자야 그런데 어디서 그딴 막말이야. 그러니 앞으로는 말조심부터 해.”
“말조심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나 해. 그리고 공갈·협박도 그만 치고 알았어.”
“진짜 이해력부터 좀 더 길러라. 그만큼 이야기해줘도 미국이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그런 망상에 사로잡히지 말고,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 그리고 너희 미국은 전지전능한 신(神)이 아니야. 알아!”
“뭐라고?”
“또 그놈의 뭐라고? 그리고 이딴 쓸데없는 회담 할 바에야 아예 하지를 말자고. 민재인 대통령님, 미국 빼고 우리끼리 경제협력 논의나 더 하시죠. 저번에 말한 희토류 채굴도 이제 시작하시고요. 어떻습니까?”
“우리 미국의 협력 없이 남북 경제협력이 될 것으로 생각해. 그런데 뭐 희토류를 채굴한다고?”
“그래, 우리 공화국에 최소 2,000만 톤에서 최대 4,800만 톤이 매장되어 있는 희토류, 그 매장량이면 중국과 1위를 다툴 수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미국도 채굴에 참여해. 아니면 북남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공화국 희토류를 채굴해서 희토류 세계일등을 차지할 것이고, 그때 가서 그 희토류를 미국에 수출할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우리 미합중국에도 희토류가 다수 매장되어있으니 그딴 협박은 사절이고, 속히 비핵화나 해.”
“민재인 대통령님, 미국에도 희토류가 있다니 그럼 우리는 희토류에 이어서 우라늄도 채굴하시죠. 그래서 희토류에 이어서 우라늄으로도 세계일등을 한번 해보고, 그 돈으로는 중국 침략에 대비해서 미국제 무기가 아니라 러시아제 무기를 왕창 구매하시죠. 그럼 트럼프 때 미국 무기 200조 원 이상 쌌는데, 바이든 이 사람 때는 단 1원어치의 무기도 안 사주면, 미국의 그 힘센 군산복합체 등쌀에 과연 대통령 자리 그대로 유지하는지 한번 보시죠. 어떻습니까?”
국방개혁 이후 한국이 도입한 미국제 무기 대금이 200조 원은 넘지 않았지만, 이렇게 부풀려서 이야기하자 바이든의 인상이 한없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과거에나 현재나 힘이 센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김 위원장, 당사자를 앞에 두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실례니 우선 한 번 더 물어봅시다.”
“뭘 더 물어봅니까. 미국에도 희토류가 있다는데, 우라늄이라고 없겠습니까. 그리고 남조선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 무기 팔면 되니 이러겠죠. 그런데 내가 알기로 남조선은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산 무기 총 약 36조 원어치를 수입해 미국 무기 수입 세계 1위 국가였고, 2018년에는 다시 약 10조 원, 전력을 대폭 증강한 2019년에는 거의 100조 원, 2020년에도 약 40조 원, 올해도 약 40조 원, 내년에도 그만큼이 무기 구매비로 책정될 것이 뻔하고, 그럼 미국 무기 최대 수입국 아닙니까? 그런데 그거 다 끊기면, 그 힘센 군산복합체 등쌀에 진짜 대통령직 유지하기 어렵겠다. 아니, 어렵겠지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바이든의 얼굴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굳어지더니 기어이는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러더니 말로는 나를 이길 수 없었는지 대상을 내가 아닌 민재인 대통령으로 바꾸더니 이런 말을 꺼내놨다.
“민재인 대통령님, 설마 우리 미국이 아닌 러시아로 무기 수입처를 돌리지는 않겠지요?”
“바이든 대통령님, 그전에 북한의 비핵화 즉 미국이 그동안 주장해온 북한의 일괄 비핵화와 그에 따른 제재 해제는 이미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고, 트럼프 대통령 정부 때는 북한에 대한 수많은 제재를 대부분 해제해주었기에 오늘날 남북은 제법 많은 경제 교류와 인적, 물적 교류 나아가서는 군사 교류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교류를 다시 돌리기에는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중국의 압박과 야욕이 점점 현실화되는 이 시점에서 말입니다.”
“중국이 북한을 침략할지 말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 우리 정보기관들의 중론입니다.”
“얼마 전 중국 북부 전구에서 북한 붕괴를 대비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습니다. 명목이 북한 붕괴였지만, 그것은 실상 북한 침공을 위한 군사훈련이었으니 대통령님께 그런 정보를 올린 정보기관의 수장들부터 교체해야겠습니다.”
“중국 북부 전구 훈련은 그동안 여러 번 시행된 것이 아닙니까?”
“여러 번 시행된 것이지만, 그 목적은 늘 북한 침공이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부터는 러시아 동방전략훈련에 사상 처음으로 참가하더니 작년에는 기갑여단과 포병여단까지 보냈습니다. 그것도 유사시 북한으로 진주할 기갑여단과 포병여단을 말입니다. 그리고 서해에서의 해상 훈련은 이제 아주 지겨울 정도입니다. 그러니 생각해 보십시오. 그 일련의 훈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러니 대통령님에게 중국의 야욕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정보기관의 수장들부터 교체하라는 겁니다. 트럼프 정부의 정보기관장들은 현실적인 판단을 제대로 했는데 말입니다.”
“민 대통령님이 그렇게 염려하시니 중국의 움직임을 더 자세히 검토하라고 지시하겠으나 그런 중국의 움직임과 북한 핵 문제는 다른 것입니다.”
“다른 것은 맞습니다만, 현시점에서 북한 핵을 일괄폐기하기에도 이미 때가 지난 것 같고,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것 같으니 점진적으로 하자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지금 판문점에서 핵탄두 1기가 주한미군에 넘어가듯 그리고 그동안 북한 핵탄두 10기가 넘어왔듯 그렇게 말입니다. 거기에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한 가지는 한반도가 평화적으로 통일되고, 중국의 침략이 없으면 그때 통일 한국은 핵무기를 영구히 폐기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때는 귀국 미국도 상대하기 까다로운 북한이 아니라 통일 한국을 상대로 핵무기 폐기를 압박할 수 있으니 지금보다는 쉽게 핵무기를 폐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그때까지 서서히 점진적으로 북한 핵을 폐기하시죠.”
내가 원하는 핵무장을 한 강력한 통일 한국은 아니었지만,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하는 바람에 바이든의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시점에서 북한 핵을 폐기할 방법이 없었으니까.
제재는 이미 물 건너갔고, 한국의 허락 없이는 북한을 폭격할 수 없을 것이고, 만약 미국 혼자 북한을 폭격했다가는 내가 말한 것처럼 당장 미국 본토는 논외로 하더라도 일본이 핵 공격을 받아 멸망할 것이고, 또 북한을 폭격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자동으로 참전해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것이니까 말이다.
“민 대통령님의 말씀은 그럼 한국이 평화적으로 통일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그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때는 우리 정치인이 아니라 위대한 통일 한국의 국민이 나서서 핵 무장을 반대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니 자연스럽게 핵무기를 전부 폐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어떻게 믿습니까. 그리고 그러려면 앞으로 몇 년이나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