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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141화 (141/470)

〈 141화 〉 남북미 3국 정상회담(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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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내가 이렇게 언성을 높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회담장 밖에서는 남북미 3국의 수행원들이 모여서 회담 결과를 기다리며 여기저기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수진과 민은정도 있었다.

수진은 당연히 민재인 대통령의 수행원으로 첫 정상회담에 따라나선 것이고, 민은정은 마치 껌딱지처럼 내가 가는 모든 곳에 따라다니니 당연히 이번에도 따라온 것이었다.

그리고 나를 따라온 북측 수행원 중에는 민은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철현, 당 부위원장 오지용, 부위원장 겸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오수영, 농업부상 이철민, 체육성 부상 원길우, 그리고 호위사령관 이만철, 당정치국위원이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자 국무위원회 부장이자 나를 대신해서 백호 은행을 맡은 김창선, 나 강백호가 아닌 원판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성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뜻깊은 제주 방문객이 있었으니 그들은 다름이 아닌 이산가족이었다.

즉 제주를 고향으로 둔 북한 인민 일백 명이 이번에 나를 따라서 제주 고향방문을 온 것이었다.

그랬으니 지금 제주 여행 중인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으려고 언론이 그들을 벌떼처럼 따라다녔다.

“그동안 남조선을 방문할 때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만한 또래가 없었는데, 이제 강 행정관 아니 부이사관님이 있으니까 그럴 수 있겠다. 어떻든 청와대에서 일하는 것 축하한다.”

“높으신 장군님께서 부이사관님이라니 황송합니다. 그리고 민 장군님과 저는 직급이 안 맞아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기도 부담스럽습니다. 더불어서 저도 장군님으로 진급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호호호! 이제 농담도 다 하고, 그래 이러니 좋네.”

“국가도 사상도 종교도 인종도 초월해서 먼저 친구가 되자고 한 민 장군님의 배려이니 제가 더 감사하죠. 장군님!”

“놀리는 거지?”

“놀리다니요. 장군님!”

“나 그만 놀리고, 진짜 직급이 안 맞으면 내가 민재인 대통령님 만나서 직급을 더 올려주라고 아부라도 좀 할 테니까 그렇게 알아. 아니, 나에게는 백두산 산삼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으니까 이 친구인 나만 믿어. 그런데 3급이면 남조선 군대 계급으로는 어느 정도야?”

민은정은 내 특명으로 수진과 이렇게 친구가 됐다.

그러니 저번 북한 방문에 이어서 오늘 다시 만나자마자 이처럼 편안하게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아마 중령 정도일 거야. 그러니 장군님보다는 낮죠.”

“그럼 2급 이사관으로 승진하면 나와 직급이 맞아?”

“2급 이사관이 아니라 1급 관리관은 되어야 장군님과 직급이 맞을 겁니다. 장군님!”

“두 직급 승진이라면, 산삼 제법 들겠네. 그러나 나만 믿어.”

“산삼이라니 그건 뭐야?”

“산삼은 말 그대로 산삼이지. 그것도 백두산 산삼.”

“그래, 그런데 그 산삼이 뭐냐고?”

백두산 산삼을 민은정이 민재인 대통령에게 가끔 준다는 것을 수진이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니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이나 민재인 대통령도 때를 봐서 수진을 1급까지는 승진시킬 예정이었으니 두 여자의 직급은 어느 정도 맞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우리 미국도 비핵화를 하라. 그러면 북한도 비핵화를 하겠다.”

“이제야 알아들었네. 그리고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은 물론이고 향후 공화국과 남조선을 가장 위협할 중국까지 비핵화를 하면 우리도 비핵화를 하겠으니 그 나라들부터 비핵화를 시켜. 특히 중국을 비핵화시키면 미국이 간섭하기도 전에 우리 공화국이 먼저 비핵화를 할 것이니까.”

“도저히 말이 안 통하는군.”

“도저히 말이 안 통하는 것이 아니라 이건 나름의 정중한 요청이야. 당신도 눈과 귀가 있으니 이즈음의 중국 움직임을 보고 받을 것 아냐. 겉으로는 공화국과 아주 잘 지내지만, 공화국이 남조선과 가까워지면 질수록 중국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그래서 종내에는 공화국과 남조선이 통일까지 근접하면, 중국이 침략의 야욕을 드러낼 것이라는 걸. 아니지. 그 전에 침략할지도 모르겠네. 그러니 중국의 비핵화를 정중하게 요청하는 거야. 그래야 우리가 한번 중국과 맞서 싸워보기라도 하지. 안 그래?”

“중국이 한국을 침략하면 그때는 우리 미군도 자동 참전할 것이니 그런 억지는 부리지 마!”

“남조선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만 침략하면 그때는?”

“......,”

바이든이 순간 할 말을 잃었는지 나만 빤히 쳐다보더니 기어이는 민재인 대통령도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님, 전임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때도 미군이 자동 참전한다고 약속했으니 대통령님도 그 약속은 반드시 지키셔야 할 겁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북한으로 진주하는 순간 우리 한국군은 그런 중국군과 맞서 싸울 것이니 말입니다.”

“민 대통령님, 진짜 트럼프가 그런 약속을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제 말이 안 믿기면 직접 물어보셔도 됩니다. 그리고 그랬으니 그동안 우리에게 팔지 않았던 그 많은 무기도 판 것이고, 주한미군이 사용하던 아파치 공격 헬기도 양도한 것이고, 우리 KFX 개발에 필요한 기술도 과감하게 이전해준 것이니 말입니다.”

“트럼프가 그랬다는 말이죠.”

“자, 이제 대충 사정을 안 것 같으니까 바이든 대통령, 공화국 비핵화니 뭐니 그딴 개소리하기 전에 중국 핵무기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대답부터 내놔보시오.”

“중국이 귀국을 공격한 것도 아닌데, 무슨 대책을 내놓으라는 거요.”

“똥인지 된장인지 꼭 맛을 봐야 아오. 그리고 귀국의 그 잘난 정보기관들이 당신에게 도대체 뭘 보고 하기에 지금 돌아가는 정세도 모르고 그딴 소리요.”

“뭐라고요?”

“뭐라고요. 뭐라고요. 그 말밖에 할 말이 없소.”

좀 조용해지는 것 같다가 나와 바이든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자 아니나 다를까 또 민재인 대통령이 나섰다.

그렇게 우리 3자의 첫 대면과 회담은 한 치 앞으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아옹다옹하고, 말리는 것으로 점철되고 있었다.

나야 미국과 지금처럼만 지내면 뭐 손해를 볼 것도 없었다.

단, 중국이 진짜 북한을 침략하면 그때는 같이 싸워주면 좋고 말이다.

하나 민재인 대통령이 그럴 때는 한국군도 참전한다고 했으니 바이든 대통령이 바보 등신 천치가 아닌 이상 남북과 중국이 싸우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가 중국을 침몰시킬 수 있는 마지막 절호의 기회임을 모르지는 않으리라.

그럼 당연히 미군도 참전하겠지.

아니지.

지금 하는 것을 보니 참전하는 대신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관전만 하고 있을 가능성도 보였다.

“비핵화나 하시오.”

“비핵화! 그 한마디가 더 있네. 젠장!”

“그러니 비핵화나 하시오. 그리고 중국이 귀국을 침략할지 말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 우리 정보기관들의 중론이고, 내가 봐도 그러니 그런 얄팍한 수로 나를 속일 생각은 하지 말고, 속히 비핵화나 하시오. 그리고 경고하는데, 나는 트럼프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만 아시오. 알겠소.”

“그건 모르겠고 트럼프와 다르면 뭘 어떻게 하겠다는 말이오. 설마 그 잘난 스텔스기를 동원해서 공화국을 폭격이라도 할 참이오?”

“못 할 것도 없지.”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한번 해보시오. 단, 그전에 그러면 핵전쟁이 벌어진다는 것은 명심하고, 일본 열도가 찬연한 핵 불빛에 한 줌의 재로 화한다는 것도 명심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공화국과의 동맹 자동참전조항에 따라서 참전해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진다는 것도 명심하고.”

“뭐라고?”

“또 그놈의 뭐라고? 그리고 그딴 뭐라고 소리나 하지 말고, 잘 들으시오. 공화국 폭격은 곧 일본 열도 침몰! 3차 세계대전이오! 됐소!”

북한을 폭격하는 순간 일본 열도가 찬연한 핵 불빛에 침몰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의 동맹에 따라 자동참전해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진다는 내 엄포 아니 협박에 바이든이 치를 떨었다.

그러고 보면 이즈음의 일본과 3차 세계대전은 미국의 아킬레스건이 된 지 오래였기에 나는 전가의 보도처럼 심심하면 일본 열도 침몰과 3차 세계대전을 들먹였고, 그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왜냐하면, 조·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이라는 이름을 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중화인민공화국 간의 동맹 조약 2조에 따라서 중국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자동참전하게 되어 있었고, 내 환생 이후 이 조약은 더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북한과의 안보동맹조약에 따라서 중국과 마찬가지로 자동참전하게 되어있었으며, 내 환생 이후에는 예전 김정일, 그리고 원판 김정은 때와는 달리 국제사회에 명확하게 미국이 북한 핵 시설을 폭격하면 자동참전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었다.

그러니 나는 환생 이후 미국과의 관계만 빼고는 외교를 참 잘한 것이리라.

“그전에···. 일본이 핵 공격을 당하기 전에······. 중국과 러시아가 참전하기도 전에 북한은 지도에서 사라질 것인데, 그딴 협박이 나에게 통할 것으로 생각해!”

“그렇게 자신 있으면 한번 해보자고. 어디가 먼저 지도에서 사라지는지. 당장 해볼까? 그리고 이 양반아. 우리가 미국의 폭격 위협에 벌벌 떨면서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그따위 폭격에 대비도 해놓지 않았을까. 어떤 미친 전쟁호전광들이 우리 공화국에 이동식 발사대 108대가 있고, 그것을 F-22, F-35 등에 탑재한 GBU-53 SDB 2로 일시에 제거할 수 있다고 하던데 우리가 바보야. 이동식발사대를 너희가 아는 곳에 전시해놓고 폭격해달라고 고사라도 지내게. 그리고 이동식발사대는 말 그대로 이동식이야. 오늘 너희가 파악한 위치가 내일은 너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 있을 물건. 하고 108대가 아니라 그보다 숫자가 훨씬 많고, 또 너희 머리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곳에 배치된 것도 있으며, 공화국이 폭격을 받으면 내 명령이 없어도 즉각 일본과 너희 미국 본토를 향해 반격할 다탄두 핵미사일이 적어도 150기 이상이야. 뭔 말인지 알겠어. 그러니 자신 있으면 폭격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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