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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정은-140화 (140/470)

〈 140화 〉 남북미 3국 정상회담(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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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성 국방부 장관과 수진 등이 서울로 돌아오기도 전에 온 언론이 나서서 수진을 이번 남북 공군과 해군 합동훈련 성사의 주역으로 만들어 놓고야 말았다.

그 바람에 민재인 대통령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때를 보고 있었으니 내가 전화로 협박도 병행했기 때문이다.

3급 이상 행정관으로 특채하지 않으면, 바로 희토류 채굴에 딴죽을 걸겠다고 말이다.

어떻든 수진은 그때 평양 다녀온 이후와 이전이 완전히 바뀐 현실에 잘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마음을 다잡아 먹고 친구 이수영과 함께 서울 광화문 인근의 아파트를 둘러보고 있었다.

“수진아, 여기 좋다. 저기 청와대도 바로 보이고, 광화문, 경복궁, 정부종합청사, 서울지방경찰청, 저 멀리는 북한산도 보이는데, 어때?”

“네가 마음에 든다면 이 아파트로 하자.”

“그럼 그래. 그런데 진짜 청와대에서 일할 거야?”

“그러기로 마음을 먹었으니까 이렇게 아파트 구하러 왔지.”

“학교는?”

“취업하는데, 알아서 처리해 주겠지. 안된다면, 휴학하고.”

“하긴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하시는 높은 분인 될 것인데, 안 해주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그렇겠지. 그리고 춘천 아파트는 팔 것이니까 나 보려면 여기 자주와.”

“춘천 아파트는 그냥 두면 집값이 지금보다 훨씬 오를 것이니까 팔지 말고 전세를 줘. 그리고 춘천 자주 안 올 거야?”

“자주 못 갈 것 같아서 그래. 그러니 네가 자주 놀러 와. 그리고 나도 춘천 아파트 팔기 정말 싫지만, 22살짜리를 3급으로 특채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 22살짜리가 아파트를 2채나 소유하고 있어 봐. 네가 좋아하는 야당에서 뭐라고 할까. 안 봐도 비디오 아니냐. 그래서 팔려는 거야.”

평양에 다녀온 이후 민재인 대통령에게서 준비되는 대로 특채하겠다는 말을 듣는 바람에 수진은 이렇게 춘천 아파트를 팔고, 광화문에 아파트부터 구하려고 했는데, 장소는 종로구 필운동이었다.

그리고 말한 것처럼 청와대, 광화문 등이 바로 보이는 곳으로 전세가 10억 원, 매매가는 11억이 조금 넘었기에 고민하다가 전세가 아닌 매입하기로 했다.

현 정부 정책 덕분에 아파트 가격이 1억이나 떨어졌다는 중개사의 말과 주변의 평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어떻든 그렇게 방 3개, 주방과 거실, 욕실 2개, 파우더룸과 베란다가 있는 40평형 아파트를 구매하기로 한 수진은 그 길로 학교로 가서 담당 교수를 만나 청와대에서 일하게 된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호위사령부에서 민은정 어깨에 별을 달아주고 있었다.

물론 대좌 계급장에도 별 4개가 박혀 있고, 북한군 소위 이상의 계급장에는 다 별이 박혀 있지만, 위관급은 가운데 빨간 줄 하나, 영관급은 가운데 빨간 줄 두 개가 그어져 있다.

그러나 장군은 가운데 빨간 줄이 없는 순수한 별 판만 박혀있었기에 격이 달랐다.

“민은정 소장! 별 하나 다니 태가 난다. 나!”

“감사합니다. 위원장 동지.”

“자식. 지금처럼만 해라. 알았어?”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좋아.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하면 별 하나 더 달아서 중장으로 진급시켜 준다. 하고 일주일 휴가 줄 테니까 집에 다녀와라. 그럼 할 일이 제법 있을 거다. 하고 이건 휴가비!”

이 말과 함께 한국 돈 1,000만 원이 든 봉투를 주었다.

민은정의 고향 개성은 이즈음 달러보다는 한국 원화가 자유롭게 통용되고 있었으니 다 개성공단 때문이었고, 개성 관광을 오는 한국 사람들 때문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휴가를 간 민은정이 돌아온 즈음 수진은 광화문 아파트로 이사했고, 청와대 비서실이나 국가안보실이 아닌 제1부속실 통일정책보좌 3급 행정관으로 특채됐다.

야당 일각에서 비판이 있었지만, 워낙 언론이 대서특필한 덕분에 그 비판은 곧 공허한 메아리처럼 힘을 잃고 말았다.

“우선 업무파악과 함께 북한과의 당면 현안도 공부하라는 대통령님의 특별지시니까 강 행정관은 다른 일 하지 말고, 거기 자리에 딱 앉아서 업무 파악하고, 북한과의 현안부터 공부해. 그런데 이사는 완료했어?”

“예, 짐이 별로 없어서 간단히 끝냈습니다.”

“그럼 됐네. 그런데 강 행정관 부자인가 보네. 광화문에 아파트도 다 사고 말이야.”

“유산으로 산 것이니 제 돈이라기보다는······.”

“그랬군. 아무튼, 힘내고, 오늘 환영 회식 있으니까 그렇게 알아.”

“저 술 잘 못 마시는데.”

“대통령님이 언제 호출할지 몰라서 우리도 술 진탕 마시는 그런 회식이 아니라 포도주 한잔하는 정도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단, 음주 운전은 절대 금지. 그건 알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성준기와 평양에도 같이 다녀온 2급 선임행정관 국정인 등과 그렇게 부속실 근무를 시작한 수진은 온종일 책상에 앉아 업무파악, 북한과의 당면 현안, 국방에 관한 공부에 학교 공부까지 했으니 다 민재인 대통령의 배려였다.

***

2021년 3월 6일, 제주도 서귀포에 온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었으니 바로 남북미 3국 정상회담 때문이었다.

신임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리는 한미,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이었으니 나름 뜻깊은 자리는 맞았으나 바이든은 제주로 오기 전에 일본을 거쳐서 왔기에 여전히 한반도는 일본에 밀리는 미국의 동맹국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이 회담이 끝나자마자 그는 다시 중국으로 갈 예정이었으니 한·중·일 3국 중 한국은 과연 그에게 얼마만큼의 무게일까.

그러나 지금은 한미 정상회담이 아니라 나를 끼운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었기에 그가 느끼는 무게감은 한미 정상회담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시간, 판문점 평화공원에서는 호위사령부 부사령관 고성국이 한국 국방부 차관 등과 주한미군 사령관을 만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김 위원장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소.”

미국 대통령의 바이든의 이 첫마디 인사 아닌 것 같은 인사에 비릿하게 웃은 다음 이렇게 대꾸해주었다.

“나보다 더 유명한 대통령을 만나서 나도 반갑소이다.”

이 대꾸에 바이든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하여 눈싸움에서 절대 질 이유가 없어 나도 빤히 째려봤다.

그러자 눈치가 없는 민재인 대통령이 끼어들었다.

“무슨 인사가 그렇습니까. 자자, 오늘은 내가 주인 같으니까 우선 기자들을 향해 손이나 한번 흔들어 주십시다.”

그렇게 셋이 어색한 분위기에서 악수를 교환하고, 수많은 내외신 기자들을 향해 손까지 흔들어주었다.

그리고는 공개 석상에서 또 의미 없는 덕담(?)을 주고받는 등 자질구레한 요식행위를 한참이나 한 다음에야 결국 3자 비공개 회담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 세 사람만 남게 되었으니 거두절미하고 김 위원장에게 묻겠소. 정말 비핵화는 안 할 생각이오?”

“전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대로 인수인계를 받지 못했군요. 그러니 그런 소리나 하지.”

“뭔 인수인계요?”

“핵탄두 1기에 10억 달러, 10기 100억 달러, 100기 1,000억 달러가 아니라 1기 1기 협상에 각 10억 달러라고요. 그리고 오늘 같이 온 국무장관 버핏이 특사로 왔을 때 약속한 조선과 한국과 미국 3국 정상회담 선물로 1기, 이후 조미 선린 우호 관계를 봐서 또 1기를 선물로 드린다고 한 것 같은데, 그 이야기도 보고받지 못했소.”

“버핏에게는 보고받았소. 그 때문에 지금 주한미군 사령관이 판문점 평화공원에 가 있는 것이 아니요.”

“그런데 그런 황당한 소리를 하시오. 전화해서 그 1기도 주지 말라고 할까 보다.”

“뭐라고요?”

“자자, 두 분은 진정하시고, 북핵 문제는 차근차근 풀어야지 이렇게 감정적으로 풀 문제가 아닌 것 같으니 차근차근 이야기나 해 봅시다.”

바이든과 내가 서로 으르릉거리고, 민재인 대통령은 또 그걸 말리느라고 우리 사이에 끼어드는 바람에 3자 비공개 회담은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진짜 1기에 10억 달러나 받아야 비핵화를 하시겠다.”

“바로 그렇소. 그러니 10억 달러에 1기를 사거나 그게 싫으면 공화국과 귀국 미국에 더 유익한 경제협력 논의를 하거나 그도 아니면 우리 3국에 다 이득이 되는 다른 논의나 합시다.”

“우리 3국에 다 이득이 되는 것이 귀국의 비핵화 말고 또 있소?”

“귀국 기업의 개성공단 투자는 어떻소? 인건비 싼 동남아나 중국, 중남미 등을 억지로 찾아다니지 말고 공화국 개성 공단에 투자하면, 대충 그 나라들의 임금에 맞추어 주겠소. 그러면 귀국 기업은 아주 숙련되고, 질 높은 공화국 노동자를 얻는 것은 물론 철도를 이용해서 중국, 러시아, 중동, 유럽 등과 한국과 일본으로도 수출 물량을 수송할 수 있으니 시간과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오. 어떻소?”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말하는 것이오?”

“시베리아 횡단 철도도 있고, 중국 횡단, 몽골 횡단철도도 있소. 그러면 귀국은 동남아 수출 물량까지 철도로 수송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소. 그러니 우리 개성 공단에 투자하시오.”

“귀국이 비핵화를 한다면 생각해 보겠으나 그전에는 어림도 없는 소리요.”

“굳이 이렇게까지 나오면 판문점에 연락해서 핵탄두를 넘기지 말라고 해야겠소.”

“뭐라고?”

나와 바이든이 여전히 옥신각신하자 민재인 대통령은 우리를 뜯어말리기 바빴으니 이 자리에서는 한반도 운전자도 아니었고, 내 대변인도 아니었으며, 그 어떤 존재도 아닌 마치 이 게임의 심판 같았다.

“자자, 두 분은 조금 더 진정하시고, 차근차근 풀어나가자니까요.”

“뭘 자꾸 진정하고, 차근차근 풀어나가자고 그러십니까. 이 양반이 자꾸 억지 주장만 하고 있는데요.”

“뭐! 억지 주장?”

“그래, 억지 주장! 공화국은 엄연한 핵보유국인데, 그런 나라에 조건 없는 비핵화를 하라는 말이 말이야 방귀야. 뭐야. 그러니 당신 주장은 억지도 그런 억지가 없는 억지 주장이야. 그리고 정 공화국의 비핵화를 원한다면, 당신네 미국부터 비핵화를 해. 그럼 우리도 비핵화를 하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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