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화 〉 남북공군 합동훈련(7)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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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의장 김태호는 국방부 장관 서진성의 지시에 즉각 수진의 청원을 읽고는 수석 부의장 김정철, 공군 부의장 조성식에 더해서 공군 작전차장 이대식 등 합참의 주요 간부들에게도 읽게 했다.
그러니 당연히 그들이 동의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였고, 기어이는 합참의 대다수 인원도 그 청원을 보고 동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랐는지 공군 부의장 조성식은 공군 각 부대에 연락해 청원을 읽어보고 동의하라고 은근히 부추겼다.
그만이 아니라 국방부 장관 서진성도 대통령이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꼭 강요하는 것 같아서 국방부의 모든 인원에게 청원을 읽어보라고 역시 은근히 부추겼다.
그랬으니 그날이 다 가기 전에 청원 동의 인원은 3만 명을 넘고, 다음날에는 7만 명을 돌파해서 외교, 통일, 국방 분야에서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청원이 되고 말았다.
기존 최고 추천 청원은 약 4만 명이 동의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렇게 되니 모 신문과 방송에도 이 청원이 소개되고, 곧 국방 텔레비전, KTV 뉴스에도 보도됐다.
그러니 동의 인원은 점점 늘어나서 며칠 후에는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때 민은정이 청와대를 찾았고, 계속 이어진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그동안 8만여 명의 불법체류자와 43명의 범죄 용의자가 체포됐다.
“민 대좌, 이 먼 길을 설마 빈손으로 오지는 않았겠지요?”
“물론입니다. 대통령님, 그런데 위원장 동지께서 이번에는 협상해야 하니 쉽게 주지 말고, 질질 끌다가 주라고 하시는 바람에······.”
“정말 그랬다는 말이오. 섭섭하게.”
“예, 그러니 우선 협상부터 하시는 것이 대통령님에게는 더 좋으실 것입니다.”
“그럼 협상부터 합시다. 그래, 김 위원장이 준 가이드라인은 뭐요?”
“대통령님이 제시하는 조건보다 무조건 플러스하라는 것이 제가 받은 협상에 관한 위원장 동지의 지시사항이십니다.”
“역시 김 위원장의 잔머리는 기가 막히오. 그런데 뭐 나보고 잔머리 대마왕이라고.”
“위원장 동지께서 대통령님에게 잔머리 대마왕이라고 하셨습니까. 호호호!”
“그렇소. 민 대좌가 보기에도 그건 아닌 것 같고, 오히려 김 위원장이 나보다 더 잔머리가 좋은 것 같지 않소.”
민은정이 어떻게 그렇다고 하겠는가.
어떻든 이렇게 초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든 다음 민재인 대통령은 배석자를 모두 내보내고, 그녀와 독대를 하면서 다음 말을 꺼냈다.
“민 대좌도 벌써 우리 TV의 보도를 보고 왔겠지만, 한국에는 불법체류자가 너무 많아 지금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기에 이번 건에 대해서는 실무자가 아닌 내가 직접 협상해야 하고, 국회, 언론, 관가, 기업 등에도 당장은 알려지면 안 되오. 하여 우리 둘이 우선 대략적인 협상을 합시다. 그리고 지금 진행 중인 불법체류자 단속도 조속히 끝내고, 외국인 근로자도 더는 받아들이지 않는 등의 조처를 하면 농어촌과 건설업 등에서 제법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오. 물론 그전에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나 불법체류자를 고용하던 이들이 값싼 노동력이 없다고 불평불만을 쏟아내겠지. 그러면 그때 북한 노동자들을 민족 대통합과 동질성 회복 차원 등의 그런 거창한 구호를 붙여 한국에서 일할 수 있게 법을 만들겠소. 민 대좌가 보기에 내 생각이 어떻소?”
“우선 공화국 노동자까지 생각해주시는 대통령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물으시니 대답 드리겠습니다. 우선 한국 내의 상황이 복잡다단해서 우리 노동자를 받아들이려면 지금과 같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겠습니다.”
“바로 그렇소. 제법 준비를 해야 하고, 우리 국민도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오. 그래서 우선 불법체류자를 단속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오. 하면 일손이 부족하다고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고, 그때 내가 말한 것처럼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자는 공론의 장을 만든 다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오. 해야 북한 노동자도 제대로 된 대우와 임금을 받을 것이고, 향후 그것이 민족 통일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오.”
“민족 통일의 큰 밑거름까지 생각하시다니 솔직히 놀랍습니다. 저는 단지 그동안 우리 노동자가 외국에 나가서 노예 노동이나 마찬가지인 노동에 시달리는 것이나마 바로 잡아······.”
“그리 놀랄 필요 없소. 그리고 당장 통일을 하자는 것도 아니니까. 그건 그렇고 북 노동자들이 중국, 러시아 등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일했는지 말해보시오. 그래야 나도 적당한 조건을 제시하지.”
“제가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거의 노예 노동 수준으로 월급은 대략 한국 돈으로 30~ 50만 원 정도를 받고,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했으며, 숙소와 음식 등 생활여건도 열악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민 대좌, 그렇게 받은 월급의 거의 70~80%도 얼마 전까지는 북한 당국과 관리들에게 뜯겼으니 그들의 사정은 안 봐도 알만하겠지. 그런데 요즘은 연 400만 원 이하는 0%, 400만 원에서 800만 원은 3%, 1,000만 원까지는 5%,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까지는 10%, 3,000만 원까지는 20%, 5,000만 원까지는 25%, 8,000만 원까지도 30%, 1억 이상은 40%만 세금으로 내면 더는 당국과 관리들에게 돈을 뜯기지 않아도 된다고 들었는데, 진짜 그렇게 하고 있소.”
북한의 소득세는 이렇게 정해졌다.
그래서 북한 노동자들은 해당 구간의 세금만 내면 더는 당국이나 관리 등에게 돈을 뜯기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 만약 이를 어기고 노동자의 돈을 착취하는 당국자나 관리 등이 있으면, 그는 착취한 돈의 최소 10배에서 최고 100배까지를 추징당하고,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했으니 한마디로 인생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위원장 동지의 특별지시로 그렇게 세법을 만들고, 최고인민회의에서 확정까지되어 이미 시행 중입니다.”
“김 위원장 그 사람 예전에는 그렇게 노동자들 돈을 뜯던 사람이 갑자기 너무 변해서 북한 노동자들도 참 의아할 것이오. 안 그렇소?”
“공화국 인민 누구나가 위원장 동지의 조처에 열렬하게 찬성하고 환영하고 있으니 제 대답이 되었으리라고 믿겠습니다.”
“하하하. 알았소. 알았어. 내 더는 민 대좌 앞에서 김 위원장 험담은 하지 않겠소. 그리고 내가 제시하는 조건은 이렇소. 일일 8시간 근무에 월급으로는 150만 원 이상, 일당으로는 8만 원, 현대화된 공간에서의 숙식제공, 일요일 휴무. 어떻소?”
“한국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이 180만 원 이상이니 그보다는 형편없는 대우군요.”
“월급 150만 원 이상이면, 개성공단과 경의선, 동해선 철도, 도로와 단천 광산, 발전소 건설 등 북한 내 우리 기업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보다 많거나 거의 같은 수준이니 형편없다고는 할 수 없소. 또한, 북한 경제 규모를 생각하면, 다소 높은 임금이고, 중국, 러시아에서는 고작 30~ 50만 원 정도를 받고,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했으며, 숙소와 음식 등 생활여건도 열악한 수준이라고 방금 민 대좌가 말하지 않았소.”
“일당 8만 원 노동은 정확하게 어떤 것을 말하는 것입니까?”
“말 그대로 일용직 노동을 말하는 것이오. 상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없는 사업주가 일당을 주고 노동자를 고용하는 그런 것 말이오. 그래서 일당으로 8만 원을 책정했소.”
“그들에게도 숙식제공이 됩니까?”
“농협과 수협 등으로 준공공기관 성격의 파견업체를 만들어서 인력을 관리하고, 숙식도 제공할 것이오. 그럼 되겠소?”
사업주에게 받는 일용직 노동자 일당은 9만 원이었다.
그러나 북한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순수한 일당을 8만 원으로 책정한 이유는 그 차액 1만 원으로 파견업체의 수익을 일정 부분 보존해주고, 숙식제공을 해주기 위함이었다.
그래도 모자라는 북한 노동자 숙식제공에 따른 비용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그 노동자들은 한 달에 적어도 20일은 일해야 일반 근로자와 비슷하게 월급을 맞출 수 있는 것입니까?”
“지금 우리나라에서 불법체류하면서 일까지 하는 외국인 대부분을 추방하고 나면, 건설업까지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이니 일용직이라도 한 달에 20일은 일거리가 충분할 것이오.”
“우리 노동자가 일하다가 다치면 그때는 어떻게 됩니까?”
“산재 처리해서 치료해주겠으니 그건 걱정하지 마시오.”
“그럼 정리하면, 일용직이든 상시 근로든 숙식제공에 월 150만 원 보장, 일일 8시간 근무, 일요일 휴무, 다치면 무상 치료 그 정도가 되겠네요. 아, 그리고 일요일 휴무 말고 휴가는 없습니까?”
“그건 사업체마다 다르니 근로계약을 할 때 최대한 휴가를 보장하도록 하면 될 것이오. 그럼 되겠소?”
“제가 확답을 해 드릴 위치에 있지는 못하지만, 대충은 된 것 같습니다. 하면 이 안을 위원장 동지께 보고하고 지침을 받아 다시 오면 되겠습니까?”
“그러시오. 하나 아직은 우리가 준비가 안 됐고, 준비할 것도 많으니 시기를 좀 조정합시다. 그 사이 북에서는 노동자를 선발해 놓으면 될 것이오. 그럼 이제 산삼······.”